[항저우 NOW] 효자종목이 저물고 있다…'노골드 위기' 레슬링, 깜짝 메달이 터질까
토토군
0
37
0
2023.10.06
▲ 한국 레슬링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둘째날까지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효자종목 노릇을 하던 레슬링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4일 시작한 레슬링 종목에서 연이틀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틀 동안 10개 체급에 도전해 동메달 2개의 저조한 출발을 보여줬다.
레슬링은 스포츠 이벤트에서 효자종목으로 명성을 떨쳤다. 올림픽에서는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양정모가 한국 첫 금메달을 안겼을 만큼 뿌리 깊은 종목이다. 레슬링의 인기가 한창 좋던 시기에는 1996 애틀랜타,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2연패를 차지한 심권호가 국민의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레슬링은 아시안게임에서도 선전을 빼놓을 수 없다. 2014 인천 대회만 보더라도 금메달을 9개나 쓸어담아 아시아 정상을 자랑했다.
최근에는 경쟁이 쉽지 않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이 2개로 줄어들더니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노메달에 그쳤다. 대회마다 1개씩은 챙기던 효자종목에서 생존을 걱정해야 할 만큼 위기를 피부로 실감했다.
레슬링 대표팀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이번 대회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1진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게 지난달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2진급을 파견했다. 항저우에서 최소한 두 차례 애국가를 울리겠다는 각오로 반등을 기대했다.
▲ 한국 레슬링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둘째날까지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 연합뉴스
출발은 좋지 못하다. 내심 기대했던 2개의 금메달 후보 그레코로만형의 김현우(77kg급)와 류한수(67kg급•이상 삼성생명)가 고배를 마신 게 컸다. 김현우는 한국 레슬링 역대 세 번째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던 레전드로 2012 런던 올림픽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등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 종목 최고의 자리를 누볐다.
류한수도 아시아 무대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이 체급에서 두 차례 세계선수권(2013·2017년) 우승과 아시아선수권(2015•2021년) 제패, 아시안게임도 2014 인천 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모두 정상에 올랐다. 아시안게임 3연패를 목표로 항저우로 향했다.
둘 모두 이번 대회를 현역 생활의 마지막으로 삼았다. 장벽은 세월이었다. 노장이 된 김현우는 1라운드에서 무릎을 꿇었다. 허무하게 아시안게임을 마무리할 뻔했으나 다행히 상대가 결승에 올라 패자 부활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동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두려했지만 마지막 성적표는 4위였다.
기대가 컸던 류한수는 8강에서 멈췄다. 다크호스라 불리던 87kg급의 신병철(전북도청)도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류한수와 신병철 모두 상대 선수가 결승에 오르지 못해 패자부활전의 기회도 얻지 못했다.
그나마 첫날 위안이었던 건 한국 레슬링의 현재를 짊어갈 정한재(수원시청)가 패자부활전 끝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점. 그러나 첫날 출전한 선수 중 한 명도 결선에 오르지 못한 건 상당한 충격이었다.
▲ 한국 레슬링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둘째날까지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가운데 김민석이 동메달을 수확했다 ⓒ 연합뉴스
이튿날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레코로만형 130kg의 김민석(수원시청)이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동메달을 따내긴 했지만 이날도 준결승에서 다수 발목이 잡혔다. 이날 역시 결승 진출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 상황에서 깜짝 스타가 나타날지 관심이다. 6일 한국 레슬링은 남녀 자유형 5체급에 출전한다. 57kg급 김성권(성신양회)은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서 4위로 무산됐던 메달 획득에 재도전한다. 65kg급의 김창수(수원시청)는 저돌적인 공격 스타일이 장점이라 메달을 기대하는 자원이다.
여자 68kg급의 박현영(경북체육회)과 76kg급의 정서연(서울중구청)은 20대 한창인 선수들이라 어디까지 정진할지 관심이 크다. 62kg급의 이한빛(완주군청)도 선전을 다짐한다.
▲ 한국 레슬링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둘째날까지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