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송구 2개로 입증한 KIA의 눈… 트레이드 야심, 본격 시험대 시작됐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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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7
▲ 27일 두 차례 도루 저지에 성공하며 강한 어깨를 뽐낸 주효상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근래 들어 확실한 포수가 없어 고전했던 KIA는 지난해 트레이드로 데려온 박동원(LG)까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다. 그나마 박동원 영입 후 포수 걱정을 한시름 놓을 수 있었던 KIA로서는 또 모든 것을 원점에서 시작해야 할 판이다.
그러나 김종국 KIA 감독은 추가 영입 등 여러 시나리오에 대해 굵은 선을 긋고 있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막판 "기존 포수들로 시즌 준비를 잘 하겠다"고 강조했다. 캠프부터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고생한 선수들의 노력을 믿고, 이 선수들에게 먼저 기회를 주며 포수진을 장기적인 시선에서 꾸려가겠다는 의지다.
한승택 신범수 김선우가 캠프 기간 중 눈도장을 받기 위해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빈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역시 주효상(26)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이미 KIA 조직에 있던 선수들이고, 주효상은 신입생이기 때문에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측면이 있다. 2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주고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라 앞으로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기도 하다.
서울고 시절부터 대형 포수감으로 기대를 모았던 주효상은 아직까지는 자신의 잠재력을 다 폭발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키움에서도 박동원 이지영이라는 베테랑 포수들이 밀려 출전 기회는 많지 않았다. 어쩌면 주전 경쟁의 기회가 주어진 KIA는 주효상으로서도 기회의 땅이다. 히어로즈 사령탑을 역임하는 등 주효상을 잘 아는 장정석 단장의 승부수이기도 하다.
시범경기 기간 중 경기력에 대한 평가가 다소 엇갈린 부분은 있었다. 그러나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는 두 차례나 도루 저지에 성공하는 등 빠른 팝타임을 보여줘 주목을 받았다. 매번 이런 송구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분명히 재능은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빠른 몸놀림과 강한 어깨였다.
3회에는 롯데가 자랑하는 준족 중 하나인 안권수를 2루에서 잡아냈다. 포구와 송구 모두 용이한 지점에 공이 들어가기는 했으나 발 빠른 안권수를 잡기 위해서는 한치의 흐트러짐도 용납되지 않는 상황. 그러나 주효상은 공을 빨리 빼내는 동시에 곧바로 송구 동작으로 이어 갔고, 레이저 송구는 자연 태그가 가능한 정확한 위치로 가며 안권수를 잡아냈다.
8회 박승욱의 도루 시도도 잡아냈다. 스트라이크존에서 빠진 높은 쪽 공이라 송구 자세를 잡기가 쉽지 않았는데 역시 팝타임이 좋았다. 송구의 강도와 정확도 또한 수준급으로 이뤄진 덕에 간발의 차이로 박승욱을 잡아낼 수 있었다.
김 감독은 포수 주전 경쟁에 대해 "항상 말하지만 포수는 수비 쪽이 우선"이라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한승택 주효상 두 포수가 잘하고 있다며 격려했다. 주효상은 이날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어갈 만한 멋진 송구 두 개를 보여줌과 동시에 타석에서도 모처럼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분위기 전환을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