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2부
내기-2부
아침부터 퇴근시간이 다가오는 지금까지 어제 그 내기가 신경쓰여 아무일도 할 수가 없었다. 하루에 네다섯개비씩 피던 담배도 오늘 벌써 한갑을 다 펴간다. 그러다보니 머리도 아프고 ‘이러다 내기기한인 한달도 안되서 죽는거 아닌가’라는 쓸데없는 생각도 든다.
‘아!! 그렇지.. 이 내기에 대해선 혜린이한테만 얘기 안하면 되는거였어..’
지갑속을 뒤져 다시 그 종이를 꺼내보았다..
-B는 C에게 이 내기에 대해 얘기해선 안되며 이를 위반시 B는 A에게 20억을 준다.-
‘맞아.. 그럼 종현이한텐 상의해도 되는거군.. 이런.. 이걸 이제야 알다니 나도 참...’
일어나서 휴게실로 가는데 과장님이 째려본다..
하긴.. 오늘 벌써 스무번 가까이 들락날락 거리니.. 하지만 과장님 눈빛까지 신경쓰기엔 맘의 여유가 없으니 신경안쓰고 당당히 휴게실로 갔다..
던힐 1미리 하나 입에 물고 불을 붙이며 종현이한테 전화를 걸었다...
나는 잘 알지 못하는 음악... 서태지음악이란 것만 안다.. 종현인 컬러링이며 벨소리 모두 서태지껄루 해놓으니까...
“어~ 남규. 어인일이야? 결혼하고 연락도 뜸하더니.. 이제 내 생각이 난건가?”
“종현아.. 지금 농담할때가 아니야 나한테 조금 심각한 문제가 생겼거든. 만나서 얘기해야겠는데 오늘 시간되냐?”
“몬데 이리 급해? 나야 시간이야 매일 넉넉하지 백수아니냐..크크 술한잔 산다면 오늘시간은 전세내주마”
“그래그래 술열잔이라도 사줄께. 나 곧 퇴근하니까 1시간뒤에 송내역에 나와있어.”
“알았어.. 몬진 모르겠지만 심각한가보네. 자세한 얘긴 이따 들려주구려”
“그래 끊을께”
휴우... 다행이다.. 종현이라면 몬가 나에게 도움을 주겠지..
재용이랑 같이 고등학교 동창인 종현이.. 중학교때 전교1등을 밥먹듯이 하더니 고등학교 들어와서는 그냥 평균을 유지하던 친구다. 하지만 우리 반 모든 친구들은 종현이의 천재성에 대해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이 친구가 범죄를 저지른다면 완전범죄라고 해서 별명이 ‘완범’이었으니까... 지는 자유로운 천재로 불러달랬지만... 그렇게 부르는 애는 아무도 없었다. 모 종현이만 도와준다면 어떻게든 되겠지란 생각으로 맘이 조금은 편해진다..
종현이가 자주가는 바에 가서 그 종이를 보여주었다. 섹시바라는 곳은 처음 와봤다..
보기만 하고 만지는 것은 금지된 곳이라나.. 란제리 차림의 아가씨들을 보고만 있으라니.. 이건 남자한테 고문아닌가? 원래는 손님 한 파트마다 한명씩 붙어서 얘기상대도 해준다는데 종현이나 나나 바텐더랑 농담따먹기 하고 있을때가 아니라 왠지 썰렁한 분위기에 우리바텐더는 옆에 다른파트너와 같이 옆테이블 손님이랑 놀고 있었다.. 간간히 이쪽 눈치도 보는게 분위기 괜찮아지거나 우리가 부르면 올 것 같다. 속옷차림에 하이힐을 신은 모습은 무척이나 섹시해보인다. 저렇게 입고 일할라니 몸매는 당연히 좋은데다가 거울을 통해 보이는 뒷모습이 더욱 섹시해보인다. 저 엉덩이에 내 자지를 대고 문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며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가서 멋쩍은 생각에 바텐더에게 눈을 떼고 종현이를 쳐다봤다.
근데 왠지 종현이 표정이 심각해보이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