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30분의 인형
새벽 3시 30분의 인형
새벽 세 시 반.
편의점의 형광등이 하얗게 빛나는 그 시간.
슈라토는 오늘도 카운터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손님은 거의 오지 않는 시간대. 지루함이 뼈까지 파고들어 눈꺼풀이 자꾸 내려앉았다. 꾸벅… 꾸벅…
“이봐요? 알바형! 정신 차려봐요.”
갑작스런 소년에 가까운 목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허억!!
슈라토는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잠든 사이 손님이 들어와 물건을 슬쩍하고 나갔을까 봐 전신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잠이 싹 달아났다.
“이봐요? 정신 차렸어요?”
카운터 바깥쪽을 바라보니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소년이 불만 가득한 얼굴로 서 있었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건가요? 한참 불렀잖아요…”
소년의 퉁명스러운 말투에 슈라토는 미안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학생! 내가 깜빡 잠이 들었나 보다… 미안. 뭘 주문했었니?”
“존!”
“어? 뭐라고?”
“제 이름은 학생이 아니라 존이라구요!”
소년은 자존심이 상한 듯 험상궂게 인상을 찌푸렸지만 그 모습마저 어딘가 귀엽기만 했다. 슈라토는 호칭을 고쳐 다시 물었다.
“그래, 존! 뭘 주문했었니?”
그제야 만족한 듯 인상을 푼 존은 주위를 슬쩍 두리번거리더니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개밥 있어요?”
뭐?
슈라토는 순간 당황해서 눈을 깜빡였다. 이런 새벽에 개밥이라니. 별난 손님도 다 있구나 싶었다.
“그래, 저쪽이 사료 코너야… 원하는 거 직접 골라봐!”
“네, 고마워요…”
존은 그렇게 대답하고 사료 코너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걸음걸이가 이상했다. 혼자 걷는 게 아니라 뭔가를 질질 끌고 가는 듯했다.
슈라토는 카운터에 가려 보이지 않는 부분을 보려고 몸을 앞으로 숙였다.
카운터 반대편 아래쪽.
헉!!
아무리 봐도 열여섯, 열일곱쯤 되어 보이는 아릿따운 소녀가 개목걸이에 묶인 채 질질 끌려가고 있었다.
순간 혈압이 치솟았다. 무의식중에 탄성이 새어 나왔다.
“헙…”
그 소리가 꽤 컸는지 낑낑대며 소녀를 끌던 존이 고개를 홱 돌렸다.
“아… 놀라게 했다면… 미안…”
슈라토는 당황해서 습관처럼 사과를 내뱉었다. 존은 별 관심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개줄을 잡아당겼다.
“순순히 따라오라고, wizard06! 저쪽에 네가 먹을 밥이 있다니까…” “니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니까 어서 가서 직접 골라보라니까…”
슈라토의 가슴이 쿵쾅거렸다.
‘이게… 말로만 듣던 인견놀이인가?’
친구가 일본 여행 갔다 와서 들려준 이야기가 떠올랐다. 사람 목에 개목걸이를 채우고 줄로 끌며 온갖 변태적인 짓을 하는 그 장면을 지금 눈앞에서 보고 있는 것이다.
슈라토는 눈을 크게 뜨고 그 광경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그러다 더 충격적인 사실을 깨달았다.
wizard06라 불리는 그 아름다운 소녀는 속옷 한 점 걸치지 않은 완전한 전라였다.
슈라토의 두 주먹이 저절로 불끈 쥐어졌다. 흥분이 온몸을 휘감았다.
“에잇… 정말 못 써먹겠네. 야 wizard06! 넌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그 전에 데리고 다녔던 psy1584나 jns74100이나 interrupt들은 내 말에 복종했었는데…”
슈라토는 어안이 벙벙했다.
‘최소한 네 명 이상의 인견을 데리고 다닌다는 거야…?’
찰싹! 찰싹! 퍽퍽!
갑자기 거친 소리가 울렸다.
고개를 돌리니 존이 wizard06의 뺨을 후려치고 발로 차고 있었다.
소년이 고개를 돌려 슈라토와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알 수 없는 기묘한 전율이 온몸을 스쳤다.
슈라토는 무의식적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정의감이 폭발했다.
순식간에 달려들어 불끈 쥔 주먹을 존의 안면에 꽂아 넣었다.
퍽!
“으악~”
존은 무력하게 나동그라졌다.
“무… 무슨 짓이에요…”
슈라토는 자신이 방금 무슨 짓을 했는지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쪽 다리를 붙잡고 덜덜 떨며 애처로운 눈빛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wizard06의 모습을 보자 모든 이성이 날아가 버렸다.
“이 개자식! 더 이상 그녀에게 손대면 내가 용서치 않아!”
말을 뱉고 나서야 스스로도 놀랐다. ‘내가 이렇게 대담한 말을…’
하지만 자신감은 금세 무너졌다. 일개 알바생 주제에 뭘 어쩌겠다는 건가. 주인에게 말하면 당장 쫓겨날 텐데.
사과해야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wizard06가 다리를 흔들며 고맙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미소에 다시 불이 붙었다.
“개자식! 뭘 보고 있어!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어!”
“으윽… 췟… 너 두고 봐… 이 집 주인에게 다 말해버리겠어…”
존은 겁에 질린 얼굴로 문밖으로 뛰쳐나갔다가 다시 문을 열고 머리를 내밀었다.
“흥! 인견이라면 내 방에도 많이 있다고… 그런 말 안 듣는 인견 나도 필요 없어!” “하지만 넌 괘씸하니까 용서 안 할 거야… 주인한테 말해서 쫓겨나게 만들겠어!”
후다닥 도망치는 존의 뒷모습을 보며 슈라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벌거벗은 채 자신을 바라보는 wizard06의 시선을 느끼고 급히 점원용 티셔츠를 벗어 그녀에게 덮어주었다. 곧장 전화기를 들었다.
“maylily7 형? 아… 나 슈라토예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일하는 가게 알죠?” “사정이 생겨서 그런데… 내 대신 잠시만 가게 좀 봐줘요…” “아… 이유는 지금 말하기 곤란하고… 잠깐이면 돼요!!”
통화를 끝내고 시계를 보니 4시 15분. 이 시간이라면 아직 사람도 없을 터.
슈라토는 wizard06를 들쳐업고 자취방으로 향했다.
“이름이 뭐야?”
“?”
“wizard06라는 건 별명이나 호칭 아니야?”
“…모르겠어요… 기억이 안 나요…” “내 원래 이름이 뭔지… 내가 어디서 왔는지… 나를 괴롭히던 그 소년이 누구인지도…”
“저런…”
“걱정 마. 내가 널 도와줄게.” “네가 기억을 찾을 때까지 내가 보살펴줄 테니… 이곳에서 나와 함께 살면서 기억이 떠오르기를 기다리자!”
“…고마워요… 으음… 저…기…”
“슈라토. 내 이름은 슈라토야!!”
“고마워요… 슈라토…!!”
슈라토는 그녀의 맑은 두 눈을 마주하며 잠깐이지만 이상한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이 아름다운 소녀를 끝까지 지켜주겠다고 다짐할 뿐이었다.
그렇게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1주일 후.
“wizard06 어딨어!”
“ㅜ.ㅜ 슈…슈라토… 왜 그래요?”
“제기랄… 다 너 때문이야. 거기 알바에서 쫓겨나서 벌써 일주일이 다 되도록 일자리도 못 구하고 있잖아…” “거기가 두 사람 몫 식비까지 부담해야 하니… 난 이제 돈이 없다고…”
“ㅜ.ㅜ 미…미안해요…슈라토…”
“제길… 미안하다면 다야? 미안하다면 그에 걸맞는 성의를 보여줘야지… 앙?” “내 말이 틀려?”
“…ㅜ.ㅜ 흑흑… 당신 말이 맞아요…슈라토… 내가 당신에게 어떻게 해야…악!!”
슈라토는 그녀의 윤기 흐르는 머리카락을 거칠게 잡아당겨 한쪽으로 밀쳐냈다.
눈물 흘리는 그녀의 눈동자가 들어왔다.
“으으… 그…눈… 그 눈을 볼 때마다 기분이 나빠져…” “흐흐흐… 너 같은 건… 너 같은 건… 그래 맞아!”
슈라토는 일주일 전 존이 사용하던 개목걸이와 개줄을 떠올렸다. 방 안을 뒤지다 그것을 찾아냈다.
“개면… 개답게 개목걸이를 목에 차고 다녀야지… 흐흐흐…”
“흑흑… 너무해요…흑…”
“뭐라고? 이게 어디서 그런 소리를… 내가 그 개자식으로부터 널 구해줬으니 널 어떻게 하든 다 내 맘이야…”
“…흑…흑…”
슈라토는 울고 있는 그녀를 내려다보다 갑자기 달려들었다.
“아악… 왜… 왜 이래요?”
“이젠 주인 이름도 잊어버린 거야? 잔말 말고 벗어!”
“아악… 이러지 마요…아악…”
슈라토는 반항하는 그녀를 힘으로 제압하고 옷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찢어진 천 조각 사이로 조각상처럼 완벽한 속살이 드러났다.
흥분한 슈라토는 그녀의 다리를 강제로 벌리고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으음…”
간간이 신음소리만 새어 나왔다.
슈라토는 옷을 벗어던지고 우람한 페니스를 툭툭 건드리며 그녀의 보지에 무자비하게 쑤셔 넣었다.
의식을 잃은 그녀의 몸은 슈라토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릴 뿐이었다.
그는 시뻘게진 눈으로 그녀를 훑으며 두 손으로 가슴을 꽉 쥐었다.
“으음…”
고통에 인상을 찌푸리는 그녀를 보며 슈라토는 광소했다.
으흐흐흐… 으헤헤헤헤…
페니스를 빼내고 그녀를 방바닥으로 끌어당겨 OTL 자세로 눕혔다.
뒤에서 껴안고 페니스를 다시 쑤셔 넣었다.
30분 넘도록 미친 듯이 흔들어대던 슈라토는 마침내 전신을 부르르 떨며 그녀의 자궁 깊숙이 정액을 뿜어냈다.
페니스를 뽑자 붉은 혈흔이 묻어 나왔고 그녀의 보지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첫 경험이었다.
슈라토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 채 개목걸이를 들어 의식 없는 그녀의 목에 채웠다.
새벽 1시. 동네 편의점.
“어서 오… 허헉…”
점원은 들어오는 손님을 보고 얼어붙었다.
시뻘게진 눈의 슈라토가 알몸의 미소녀 목에 개줄을 채워 질질 끌고 들어오고 있었다.
“크하하하하… 어때… 즐겁지? 흥분되지?” “그 개자식과 처음 이곳에 왔을 때부터 알아봤었어야 했는데… 크흐흐…”
wizard06가 점원을 보더니 애처롭게 “…도…도와주세요…” 하고 속삭였다.
슈라토는 화가 나서 그녀를 구타하기 시작했다.
짝! 짝!
“어디서 이것이… 넌 개야… 개… 개면 주인에게 복종해야 하는 거야… 앙?”
점원은 그가 제정신이 아님을 깨닫고 달려들어 주먹을 날렸다.
퍽!
“으악…”
슈라토는 나동그라졌다.
점원은 “더러운 놈…” 하고 욕을 내뱉은 뒤 그녀에게 옷을 입혀주고 데리고 가게를 나섰다.
그때 한 소년이 가게 안으로 들어오다 점원과 눈이 마주쳤다.
점원은 아주 잠깐… 뭔가 말을 들은 듯했지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눈물 범벅인 그녀의 얼굴을 닦아주며 점원은 나지막이 속삭였다.
“날 따라와요… 내가 당신을 보살펴줄게요!”
그녀는 슬픈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점원의 품에 안겨 눈을 감았다.
점원은 그녀를 안고 자취방으로 향했다.
슈라토는 땅바닥에 쓰러진 채 자신에게 다가오는 소년을 보았다.
“여어… 어때? 내 인형과 놀아본 소감이? 그녀는 처녀였는데 말야… 흐흐…”
슈라토는 그제야 지난 일주일 동안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어디에도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점원의 자취방에 도착한 순간 천사 같은 얼굴로 잠든 듯 보이던 소녀가 음란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이 녀석은 며칠이나 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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