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의 괴성
윤희의 괴성
회사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면서 직원을 늘리고,
나는 현장보다는 영업 쪽에 더 많은 시간을 쏟기 시작했다. 일이 재미있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두 여자를 사귀게 되었다. 30대 초반의 아담하고 세련된 스타일의 윤희, 그리고 나보다 두 살 위지만 편안하고 지적인 혜숙. 두 사람은 스타일부터 성격, 분위기까지 거의 정반대였다.
윤희는 잘 웃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잘 끌어가는 밝은 타입이었고, 혜숙은 주로 내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주는 따뜻하고 깊이 있는 여자였다.
한동안 말이 없던 윤희가 어느 날 술 한 잔을 하면서 드디어 모든 것을 한꺼번에 털어놓았다.
20대 중반, 미용실 중견으로 일할 때 사귄 남자가 겉으로는 평범한 회사원처럼 보였는데, 임신해서 동거를 시작하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은 그가 사채업자 밑에서 일한다는 것이었다. 연애할 때는 몰랐지만 동거를 시작하자마자 그의 거친 성격과 술만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는 모습이 드러났다. 아이를 낳고 혼인신고만 한 채 살았는데, 폭력은 점점 심해졌고 결국 친정에서 고소까지 해서 이혼하게 되었다.
다시는 남자를 만나지 않겠다고 맹세하며 한동안 혼자 지냈다. 그러다 단골 남자 손님 중 하나가 계속 친절하게 대해주다 보니 어쩌다 사귀게 되었고, 이혼 후 아이를 하나 키우고 있다는 사실도 이해해 주며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고 했다.
미용실은 은근히 괜찮은 직업이었다. 손목과 손가락 관절에 무리가 오는 게 문제지만, 그것만 조심하면 주택가 작은 미용실도 보통 월 삼백만 원은 넘게 번다고 했다. 그래서 남편이 집에서 놀아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는 여건이었다.
그런데 직장을 잘 다니던 그 남편이 회사에서 크게 싸우고 그만두더니, 다시 직장을 구할 생각은 하지 않고 백수로 빈둥거리기 시작했다. 아이를 돌보는 게 고마워서 잠시 쉬라고 기다린 게 1년이 넘었는데도 일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러던 중 전 남편이 찾아와 깽판을 치고, 백수 남편은 바깥으로 겉돌더니 카드 빚을 상당히 많이 지게 되었다. 심지어 윤희의 카드로 몇천만 원을 썼다고 했다. 전 남편 일과 카드 빚이 빌미가 되어 다시 동거를 정리하고 빚을 겨우 정리한 뒤, 남자를 소개받아 데이트를 하던 중 또 전 남편이 찾아와 난리를 쳤다. 집으로, 미용실로 찾아오는 전 남편 때문에 무엇을 하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혜숙의 이야기는 또 달랐다. 남편이 작은 가게를 하다 정리하고, 선배가 하던 단란주점을 인수했는데 그곳 마담과 눈이 맞아 처음에는 술 핑계로 외박을 하더니, 나중에는 아예 대놓고 마담과 동거를 시작했다. 이혼하자고 했더니 혜숙 앞으로 되어 있는 아파트를 처분해서 나누자고 해서 열받아 간통으로 고소한 뒤에야 몸만 나가는 것으로 합의하고 이혼했다고 했다. 이혼할 때 보면 남자건 여자건 조금은 치사해지는 것 같다고, 혜숙은 씁쓸하게 웃었다.
윤희는 전 남편이 폭력으로 구속되면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는지 자주 연락이 왔다.
술 한 잔 하고 노래방에서 놀다가 키스를 나누었다. 찐하고 감미로운 키스였다. 노래방을 나오면서 서로 어디로 갈지 어정쩡하게 서 있는데, 윤희가 “나중에 가자”고 했지만 나는 그 말을 무시하고 거의 끌다시피 모텔로 데리고 들어갔다.
숨 쉬는 것도 잊은 듯 키스에 몰입하던 윤희가 잠시 숨을 고르며 자리에 앉았다.
“저기… 관계를 안 해본 지 오래되었어요… 겨우겨우 잘 참고 있는데…”
하고 싶지만 참고 있었다는 말. 관계를 하게 되면 앞으로 계속해야 하는데 책임을 지겠느냐는 뜻으로 들렸다. 남자가 생각하는 섹스와 여자가 생각하는 섹스가 다르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미 몸이 열리기 시작한 윤희를 그냥 보내는 건 예의가 아니었다. 나는 앉아 있는 그녀에게 다가가 다시 키스하며 몸을 일으켰다.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자 윤희는 내 목을 감으며 입술을 정신없이 비비고 빨아댔다. 온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꿈틀거렸다.
스탠드만 켜고 불을 끈 뒤 천천히 그녀의 옷을 벗겼다. 거친 숨소리는 멈추지 않았고, 브래지어를 벗길 때는 파르르 떨었으며, 팬티를 벗길 때는 낮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오랜만에 느끼는 기대감 때문일 터였다.
나도 옷을 벗고 그녀를 샤워실로 데리고 갔다. 타월 대신 손으로 직접 바디워시를 발라 거품을 내며 그녀의 몸을 씻겨주었다. 몇 년을 혼자 지냈다는 그녀의 몸은 거품이 일고 있을 뿐인데도 눈을 파르르 떨며 낮은 신음을 흘렸다.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그녀를 눕히고 천천히 예열에 들어갔다. 굵은 웨이브 머리 사이로 숨은 귀를 입으로 찾아 물고, 목을 따라 어깨까지 혀로 핥으며 빨았다. 등을 애무하고 옆구리를 물고 빨자 그녀의 몸이 심하게 꼬이며 침대를 휘저었다. 허리를 지나 엉덩이를 빨고 허벅지와 무릎 뒤를 핥자 상체를 들썩이며 가만히 있지 못했다.
몸을 돌려 그녀의 얼굴을 보니 이미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다시 입술을 찾자 정신없이 빨아들였다. 오른손으로 젖가슴을 주무르자 작은 신음이 새어 나왔고, 입에 담아 빨자 큰 탄성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아…”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그녀의 가슴은 오랫동안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던 탓인지 입에 물자마자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젖꼭지를 물고 세게 빨자
“아으… 미치겠네… 아… 어떻게… 아…”
몇 년 만의 섹스 때문인지 그녀의 몸은 쉽게 달아올랐다. 입이 아랫배로 내려가 허벅지를 빨고 무릎 뒤를 핥자 보지 계곡에 빛이 반사될 정도로 이미 흥건히 젖어 있었다. 클리토리스를 혀로 대자마자 터지는 탄성에 생각지도 못한 말이 섞여 나왔다.
“아으… 어떻게… 아으… 좋아… 너무 좋아… 보지가… 아… 이상해… 보지가…”
그녀가 “보지”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순간, 나는 예상치 못한 야릇한 흥분을 느꼈다. 클리토리스를 빨며 손가락을 보지 안으로 넣자 흥건히 젖은 살이 손가락을 삼키듯 빨아들였다.
“어유… 너무 좋아… 미칠 것 같아… 어떻게… 좋아… 아…”
왼손으로 젖가슴을 주무르고 입으로는 클리토리스를 빨며 오른손가락으로 보지를 후비자 그녀는 거의 울음 섞인 목소리로
“어유… 미치겠어… 보지 너무 잘 빤다… 어떻게… 흑흑…”
신음이 점점 커졌다. 방음이 잘 된 모텔이었지만 너무 큰 소리에 나는 결국 젖가슴을 주무르던 손으로 그녀의 입을 막았다. 입을 막은 채로 클리토리스와 보지를 동시에 자극하자 그녀는 또 한 번 강하게 절정을 느꼈다.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자지를 그녀의 보지에 가져다 대었다. 이미 충분히 젖어 있던 보지는 자지를 부드럽게 받아들였다. 천천히 밀어 넣자 윤희는 내 목을 꼭 끌어안고 정신없이 입과 목을 빨아댔다.
허리를 조금씩 강하게 움직이자 그녀의 신음이 다시 커졌다.
“아웃… 어떻게… 어떻게… 죽을 것 같아… 어… 어… 어유… 어유…”
다시 한번 절정을 느끼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나는 그녀를 엎드리게 하고 뒤에서 다시 자지를 밀어 넣었다. 엉덩이를 잡고 강하게 박아대자 그녀의 신음은 베개에 묻혀도 여전히 크게 울렸다.
너무 큰 소리에 당혹스러워 아주 세게 박는 것조차 겁이 날 정도였다. 옆방에 누가 있다면 분명 짜증을 낼 터였다. 하지만 이제 사정 직전이었다. 나는 온갖 연예인들을 떠올리며 사정을 조절하려 했지만, 윤희의 신음 때문에 오히려 더 빨리 끝나버렸다.
그녀는 한 번 더 절정을 느끼고는 내 가슴에 매달려 있다가 힘없이 침대에 뻗었다.
“조금만… 아… 조금만 쉬었다고 해요… 힘들어요… 힘들어요… 잠시 좀 쉬었다고 해요…”
아직도 꺼덕거리는 내 자지를 외면한 채 윤희는 그대로 잠이 들었다. 얼굴은 벌겋게 상기되어 있고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나는 그녀를 깨우지 않고 조용히 샤워를 한 뒤 모텔을 빠져나와 출근했다.
열한 시가 다 되어서야 아직 잠이 덜 깬 윤희에게서 전화가 왔다. 점심이라도 같이 하고 싶었지만 선약이 있어 미안하다고 했다.
며칠 뒤 지방 출장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혜숙에게서 전화가 왔다. 딸이 걸스카우트 행사로 이틀 여행을 가서 오랜만에 자유로운 시간이 생겼다며 술 한 잔 사겠다고 했다. 나는 특유의 말버릇으로 “전 아무거나 다 잘 먹습니다… 참치회면 다 아무거나…” 하며 웃었다.
중간 지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차가 막혀 늦었고, 혜숙이 먼저 참치집을 잡아 기다리고 있었다. 소주 한두 잔이 오가자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 혜숙은 보험 일 하면서 받는 편견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특히 유부남을 만나 술 마시고 계약을 따내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는 말도 했다.
술이 몇 잔 들어가자 혜숙이 어렵게 말을 꺼냈다.
“나이는 내가 두 살 많지만… 우리 편하고 좋은 친구 해요.”
악수를 청하는 손을 나는 못 본 척했다.
“나는… 지금도 충분히 친구가 많아요. 남자든 여자든 친구를 더 키우고 싶진 않아요…”
너무 직설적이었지만, 친구라는 말로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는 느낌이 들어 갑자기 길게 만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나는 계산하려 했지만 혜숙이 이미 계산을 마친 뒤였다.
“운동신경은 좋아 보이시지 않는데 행동은 빠르시네요? 진짜 저녁 사실 줄 알았으면 더 비싼 걸로 먹는 건데 아쉽네요…”
“비싼 거 시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이번엔 내가 샀으니 다음엔 재우 씨가 사요…”
“글쎄요… 그럴 기회가 생기면 그렇게 하지요… 나가실까요?”
혜숙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소장님께선 여자를 잘 이해하는 분이라고 들었는데… 소장님이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은데요? 요새 젊은 여자들은 모르지만 내가 속한 세대에선 ‘친구 하자’고 하는 게 가장 적절한 표현 같아서 한 건데…”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모른다기보다 오해하고 싶지 않아서지요. 혜숙 씨는 그런 뜻을 담아서 얘기했지만, 모든 여자들이 그런 뜻을 담아서 표현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자기 뜻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자기 보호 장벽 안에 갇혀 있는 분에게는 별 매력을 못 느껴서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혜숙에게 저녁 잘 먹었다고 인사하고 먼저 택시를 잡아주었다. 나는 차가 있어서 대리운전을 부르려고 했다.
그런데 차 뒤에서 혜숙의 목소리가 들렸다.
“운전은 안 하시는 게 좋겠어요… 가다가 보니 음주 검사하던데요?”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녀는 차 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까 왠지 차를 후진시키고 싶었는데 큰일 날 뻔했네요…”
“후진하시지 그랬어요? 죽지는 않을 테고 보험 하는 사람이 보험 안 들었겠어요?”
그녀는 마음을 정한 듯 여유롭게 웃었다. 우리는 팔짱을 끼고 천천히 걸었다. 모텔이 보이자 그녀가 고개를 살짝 숙였다.
모텔에 들어와 최대한 그녀를 편안하게 해주려 했지만 긴장이 되는지 말이 없어졌다. 나는 천천히 그녀를 안고 입을 맞추었다. 처음엔 몸이 굳어 있었지만,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자 점점 힘을 빼며 목을 끌어안고 적극적으로 키스해왔다.
샤워를 하며 작은 배려를 해주자 혜숙은 등 뒤에서 나를 안으며 천천히 등을 어루만지더니 엉덩이를 빨고 불알을 만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적극적인 애무에 나는 놀라면서도 더욱 자극을 느꼈다.
그녀는 내 몸을 돌려 하늘을 향한 자지를 부드럽게 입에 물고 정성껏 빨았다. 손으로는 불알을 계속 어루만지며 강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섹스는 생각보다 밋밋했다. 혜숙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그 후로 연락이 점차 줄어들었고, 나는 윤희를 만나다가 또 다른 여자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다.
속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혜숙을 통해 제대로 알게 되었다.
며칠 뒤 윤희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전 남편 시댁 어른들이 찾아와 아이를 생각해서 한 번만 기회를 주라는 말에 많이 고민하는 것 같았다. 아버지 없이 자라는 아이들의 상처를 생각하면 싫고, 재혼해도 전 남편이 언제든 찾아올까 봐 두렵다고 했다.
나는 마땅히 해줄 말이 없어 그녀를 차에 태우고 인천으로 향했다. 월미도에서 바다 바람을 쐬며 많이 걸었다. 많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조금은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한강 둔치에서 커피를 마시려 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우리는 차로 도망치듯 들어왔다. 비가 너무 세차게 내려 차 안에 습기가 빠르게 차올랐다.
윤희가 조용히 말했다.
“카섹스… 한번 해 보고 싶었어요.”
나는 후미진 곳에 차를 대었다. 비 소리와 음악 소리가 섞여 윤희의 괴성을 어느 정도 가려줄 것 같았다.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누운 내 위로 윤희가 올라앉았다. 그녀는 마음껏 괴성을 지르며 젖가슴을 흔들고 엉덩이를 미친 듯이 움직였다.
“아… 죽겠어… 어유… 보지가 아려… 아… 보지가 이상해… 어떻게… 나와…”
비가 오지 않았다면 번호판을 가리고 했을 텐데, 빗소리가 고마울 따름이었다. 윤희는 원 없이 소리를 지르며 절정을 느꼈다. 나는 그녀가 지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지막으로 그녀의 입에 정액을 쏟아부었다.
그것이 윤희와의 마지막 섹스였다. 그 후로 두세 번 더 만났지만, 전 남편 시댁의 눈물 어린 호소와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 때문에 윤희는 결국 전 남편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몇 년이 흐른 작년, 우연히 윤희를 다시 만났다. 친구 집에서 밤을 새우고 해장국을 먹은 뒤 사우나를 다녀오다 ‘조윤희 미용실’이라는 간판을 보고 설마 하며 안을 들여다보니 윤희와 눈이 마주쳤다.
차 한 잔 하자고 했지만 일행이 있어서 다음에 들르겠다고 했다. 그때 안에서 남자 하나가 나와 인사를 했다. 전 남편은 아니었고, 동갑이나 한두 살 아래로 보이는 그 남자는 예전에 알던 손님이라고 소개했다.
대낮에 미용실에 있는 걸 보니 분명 셔터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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