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합시다
오영호.. 내 나이 32살 먹도록 풀리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고등학교 중퇴후 다니는 직장마다 6개월을 못
버티고 뛰쳐나왔고, 결국 남 밑에서 일할 성격이 아니라는 알고는 과일장사부터 시작해서 채소, 생선, 때로
는 중고가전까지 안해본 장사가 거의 없을 지경이다. 그리고 모두 말아먹었다.
결혼도 내 뜻과는 달랐다. 27살까지 닥치는 대로 만나고 데리고 자다가 덜컥 임신이 되는 바람에 지금의 아
내와 억지로 결혼식을 올렸다. 첫 딸을 낳고 3년뒤에 아들을 낳아 1남1녀다.
그리고 올해 52세이신 어머니 이숙경.. 어머니도 내 뜻하고는 안 맞았다. 세번 째로 자식도 없는 홀아비와
결혼식을 올리고 한 7, 8년 조신하게 사신다 싶더니 그 아저씨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나니 또 캬바레로, 묻지
마 관광여행으로 다니며 남자들과 어울리셨다. 그래도 난 모른 척 했는데 그동안의 내 장사밑천을 어머니가
대부분 대주셨기 때문이다.
난 못마땅해도 외롭게 사시느니 차라리..하고 포기했다. 또 왠 홀아비 꼬셔서 결혼하신다고 할거고 말릴 생
각은 없었다.
그런데..
말려야 할 이유가 생겼다.
세번째 결혼한 홀아비가 알고 보니 통장이 여러 개인 현금부자에다가 그 앞으로 1억짜리 생명보험이 들어있
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둘째 아이 생일 때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2차로 간단하게 인삼주를 몇 잔 하시더니
술김에 자랑을 늘어놓으시는게 아닌가.
돌아가신 그 아저씨는 알기로 친척하나 없는 분이어서 어머니가 단독으로 그 모든 걸 상속받게 되신거다.
난 고민에 빠졌다.
어차피 어머니가 그 돈을 당신 자신을 위해서만 쓰실 분은 아닌 걸 잘 알지만 네번 째 결혼을 하신다면 상황이
달라지는 것이다. 캬바레나 관광여행으로 만나는 놈팽이야 뻔한 것들 아니겠는가.
어머니가 입이 무거운 분도 아니고, 저렇게 떠벌리고 다니시면 파리끓듯 남자들이 어머니에게 달라붙어 결혼
하자고 유혹할 게고, 그럼 수억에 달하는 유산은 모두 허공에 날라갈것이다.
몇 날을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은, 내가 믿을 만한 남자를 어머니에게 붙여주는 것이었다. 어머니와 결혼할 생
각은 전혀 없지만 성적으로 만족시켜줄 수 있는, 그러니까 어머니의 유산에 손을 대지 않을 만한 젊은 남자를
붙여주기로 했다.
어느 평일 오후, 가게를 아내에게 맡겨놓고 약속장소인 한 패스트푸드점 앞으로 갔다.
[오래 기다렸냐?]
[한 20분쯤요..]
교복을 입은 그 녀석은 하교하고 곧장 와서인지 가방을 등에 매고 있었다.
[너 좋아하는 걸로 하나 골라봐..]
[빅맥세트 하나 주세요.]
[아가씨, 나 쥬스도 한 잔 줘.]
내가 만원짜리를 내밀자 알바생이 나를 째려본다. 아가씨란 말이 싫었거나, 반말투가 맘에 안들었거나..
그냥 모른 체 했다.
[그러니까, 이 사진의 아줌마한테 이리하고, 저리저리해서, 요리요리 하란 말이야. 알아들었어?]
[네..]
말수가 적은 놈이라 고개를 끄덕이며 묵묵히 듣기만 한다. 아직 고1이지만 키가 벌써 180이다.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게 어린 티가 나지만 훤칠하게 잘 생긴 놈이었다. 순진하고 얌전한 놈인 줄 알았지만 캐물어보니
벌써 여자하고 자본 경험이 여럿이었다.
[그런데요.. 그 다음은 어떻게 해요?]
[그 다음?]
그 다음이란, 어머니를 섹스로 녹인 후를 말한다. 난 그 녀석에게 어떻게 해서든 어머니를 섹스로 만족시켜서
딴 남자들은 쳐다보지도 않게 해야한다고 신신당부하는 중이었다.
[다음은 니가 알아서 해. 내가 말한 거만 명심하고. 알았지?]
[네..]
녀석과 몇 번 공중목욕탕에 가본 적이 있어서 녀석의 물건이 얼마나 대물인지 보고는 놀란 적이 있었다. 그 정
도면 어머니를 충분히 만족시키고도 남았다.
[다 먹었냐? 더 먹을래? 그래, 그럼 가서 얌전히 있다가 전화 받으면 시키는대로 하는거다.]
[네..]
난 녀석이 먹은 것과 비슷한 세트를 포장해달라고 해서 손에 들려보내줬다. 그걸 들고 가는 뒷모습이 듬직해보
여 흐뭇했다.
2. 중매(?)
그로부터 며칠 후..
[어머니, 오늘 또 나가세요?]
[응! 나 오늘도 늦는다. 니들끼리 밥먹어라. 나 챙기지 말구..]
어머니는 하늘하늘한 분홍 원피스로 잔뜩 멋을 부리고 가게에 들리셨다.
[어머니, 술 적당히 드세요.]
[아유, 내 몸은 내가 알아서 챙겨. 신경꺼.]
[어머니, 그리고 이거..]
[그게 뭔데?]
난 밀봉된 편지 하나를 어머니에게 건네주었다. 겉봉에는 아름다운 여인에게 라고 적혀 있었다.
[아름다운 여인에게? 뭐야 이게?]
[저도 몰라요. 우체통에 들어 있더라고요. 왠 남자가 던져 놓고 도망가던데요?]
[그래? 금은방 하는 김씬가..]
어머니는 얼굴을 붉히고 편지를 핸드백에 집어 넣으시더니 휑 하고 사라지셨다. 아마 모퉁이를 돌아서 몰래
뜯어 보실 것이다. 아름다운 여인이 꼭 어머니를 지칭하는 것일리는 없건만 어머니는 단순하고 맹한데가 있
으셔서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연애편지에 기뻐하는 기색뿐이다.
물론 난 그 내용을 안다. 내가 직접 타자 해서 밀봉해 넣은 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뒤져 온갖 미사여구
를 다 찾아(쉬운 걸로만) 섞어 넣었기 때문에 조잡하지만 그래도 순정파 어머니에게는 직효로 들을 것이다.
그 이후 난 매일같이 어머니에게 편지를 전해 드렸다. 어머니는 주위를 수소문하다가 편지의 장본인을 찾지
못하자 궁금해서 못 견뎌하시는 것 같았다. 어쩌다 식사 때 마주 하면 어머니가 남자들에게 얼마나 인기가 많
은 지 밥풀을 토하며 자랑이 심해지셨다.
일부러 하루를 건너 뛰었더니 그 날은 하루종일 안절부절 못하며 우체통을 들여다보셨다.
그리고 8일째 되는 날, 난 녀석의 전화번호를 넣은 편지를 틈을 보아 우체통에 넣었고, 어머니는 바로 뒤져서
편지를 꺼내 읽으셨다. 녀석에게 전화를 걸어 둘이 만나기만 하면 1단계는 일단 성공이었다.
녀석에게는 전화가 오거든 어떤 수작을 부려서라도 어머니를 불러내 만나라고 당부했다. 얌전하고 말수가 적
은 녀석이라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어머니가 워낙 호기심많고 적극적인 분이라 가능성은 반반으로 보았다. 그
리고 만날 때 가능하면 20대로 보이게 신경을 쓰라고 주의를 주었다. 녀석이 고1인 걸 알면 어머니가 넘어가
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수시로 전화해서 보고하라고 했다.
[그래서? 얘기는 좀 오래 했어? 2시간? 그리고? 술도 마시고? 잘했다. 어.. 어.. 또 만나기로 했어? 언
제? 어디서?]
첫번 째 만남에 술까지 마셨다는 건 어머니가 녀석에게 호감을 가졌다는 증거였다. 녀석이 운전할 수만 있으면
다음 단계는 수월할 텐데 이제부터가 문제였다.
[자식.. 걱정마.. 요즘 모텔에서 누가 신분증 검사를 하니? 그냥 생까라구. 카운터에서 어리숙하게 굴지 말
구 선수처럼 뻔뻔하게 하면 돼.]
두번 째, 세번 째 만남이 이어지고, 녀석의 보고가 거듭 될수록 난 왜 모텔에 안 가느냐고 채근했다. 녀석은 망
설이며 모텔은 가본 적이 없어서 그런다고 변명을 했다.
[임마, 걱정마. 우리 어머니는 모텔 자주 가시니까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다 알아서 해주실거야.]
그리고, 네번 째 보고를 받은 날 드디어 모텔에 함께 갔다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4시간동안이나 같이 있었다고
한다. 자세한 걸 듣고 싶었지만 녀석은 더 이상 얘기하지 않고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날 10시가 조금 넘어서 어머니가 들어오셨다. 느낌상 어머니의 안색이 초췌하고 피로해 보이셨다.
[어머니. 어디 안 좋으세요? 안색이 안 좋으시네?]
[아니야, 안 좋긴? 좀 많이 걸었더니..]
말을 듣고 보니 어머니의 다리가 약간 후들거리는 것 같았다. 어머니는 저녁밥 드셨다며 일찍 자겠다고 하시고
는 방에 들어가서 샤워도 안하고 주무셨다.
그날이후 어머니는 꼭 10시가 조금 넘어서 초췌한 안색으로 귀가하셨다. 그러나, 혈색은 밝아지고, 생기가 점
점 발랄해지는 느낌이었다. 술냄새를 풍기는 날도 거의 없었다. 관광여행이나 캬바레도 끊으신 것 같았다.
그동안 어머니를 찾는 남자들의 전화가 간간히 오다가 한달여가 지나니 뚝 끊겼다.
나는 자주는 아니지만 녀석에게 전화를 걸어 어머니와 계속 만나고 모텔도 다닌다는 보고를 들었다.
[야, 임마. 어머니 너무 괴롭히지마. 다리를 후들후들 떠시더라.. 킥킥..]
나는 이제 두 다리를 뻗고 잤다. 어머니 앞으로 상속된 수억원을 어떻게 불릴 지 즐거운 상상을 하며 보냈다.
3. 청혼
[에미야, 내가 부탁한 거 다 챙겼지?]
아침 일찍 어머니는 아내와 함께 새벽시장에 나가 물좋은 생선과 육고기를 장봐오시더니 오후내내 뚜닥거리며
음식장만에 여념이 없으셨다. 저녁식사 때 중요한 손님을 초대했다는 것이었다. 장본 후 미용실에 가셔서 한
참 머리를 하신 걸 보면 분명히 남자손님이었다.
난 초조했다. 녀석과의 재미로 다른 홀아비는 안 만나시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닌 듯 했다. 안심하다 뒤통수
맞은 꼴이었다. 어머니가 저렇게 정색을 하고 준비하실 정도면 오늘 저녁에 네번째 결혼을 하신다는 폭탄선언
이 나올 것 같았다.
난 화도 나고 해서 녀석에게 전화를 했지만 녀석은 받지 않았다. 어머니를 떠보며 무슨 손님인지, 왜 오시는지
알아보려 했지만 음식장만으로 바쁜 어머니는 내 말에 대꾸를 잘 안하셨다. 부끄러운 듯 얼굴만 살짝 붉히실
뿐이었다.
그날 저녁, 거실에 큰 상 가득 음식을 차려놓고 어머니는 손님 모시러 간다며 밖으로 나가셨다. 난 대책을 짜내
느라 골치를 싸맸고, 아내는 아이들을 어르면서 그 버릇 어디 가겠냐며 어머니의 네번째 결혼을 기정사실로 받
아들였다.
[얘들아, 손님 오셨다.]
난 심호흡을 하고 아내와 함께 문가로 나갔다.
[얘들아, 인사드려.. 이 쪽은 제 아들이고, 며느리.. 재들은 손자, 손녀에요..]
난 무턱대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후 다시 고개를 들었다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
[안녕하세요. 조영호라고 합니다.]
녀석이었다.. 녀석이 어른처럼 양복을 입고 넥타이까지 매고 수줍어 하는 어머니 옆에 무표정하게 당당히 서
있었다.
저녁상을 물릴 때까지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설마, 설마.. 하며 마음을 졸일 뿐이었다. 그야말로 모래
알을 씹는 맛이었다. 아내도 녀석이 너무 어려보였던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머니는 우리 표정이 안
좋아보였던지 연신 둘의 인연이 운명이라며 녀석이 어머니에게 얼마나 잘해주고 매력적인 청년인지 침이 튀도
록 칭찬을 했다. 첫만남에 내 이름과 녀석의 이름이 같은 걸 알고 운명이라는 걸 직감했다고 한다.
그리고, 차와 과일을 내놓은 자리에서 드디어 어머니는 녀석과 결혼하겠다는 선언을 하셨다. 아내와 나는 벙
쪄서 입을 떠억 벌리고 눈만 멀뚱멀뚱 떴다.
[허락해주십시요..]
녀석이 코가 방바닥에 닿게 절을 했다. 그러자 어머니가 난처해하며 녀석을 잡아 일으켰다.
[어머, 영호씨! 이러지 마세요. 나이는 그래도 항렬로는 당신 아들뻘이 되는데.. 당신이 절을 하면
안되죠. 오히려 절을 받아야지..]
어머니는 녀석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하며 콧소리를 섞어 아양까지 떨고 있었다. 아내는 기가 막혀 못 보겠
다는 듯 설거지를 핑계삼아 주방으로 피하려 했다.
[에미야, 싫어도 얘기 더 듣고 가렴.. 내가 영호씨를 이렇게 모시고 온 건 너희들한테 허락받으려고
그런거 아니야. 내가 명색이 너희 어머니고, 내 결혼인데 허락이 가당키나 하니? 정 너희들이 싫으면
내가 나가마..]
어머니는 녀석의 손을 잡고 결연한 표정을 지으셨다. 난 어머니가 나가신다는 말에 질겁을 했다. 그러면 수
억원은 바로 날아가버리는 거다. 내 장미빛 구상이 날라가고 그간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는 거다.
[저.. 그래도 두 분이 혼인신고가 안될텐데요..]
어머니는 녀석의 나이를 말하지 않았지만 난 이미 알기에 걱정스럽게 말했다. 결국 어머니의 네번째 결혼을
받아들이기로 한거다. 녀석의 나이를 알면 아내는 아마 기절초풍할 것이다. 언젠가 알게 될터이지만..
[꼭 혼인신고를 해야 부부니? 그건 나중 문제고.. 아뭏든 날 잡아서 우리끼리 조촐하게 식 올릴거니까
그렇게 알고들 있어.]
[네..]
난 먼저 알겠다고 대답을 하고, 아내를 쿡쿡 찔러 아내도 대답하게 만들었다. 그제야 어머니는 환하게 웃으
시며 녀석과 이야기 꽃을 피우셨다. 난 속이 뒤틀렸지만 적당히 기분을 맞춰 드렸다.
아내의 설거지를 도운 후 어머니로부터 사내끼리 나눌 이야기가 있다고 양해를 구하고 녀석을 집 밖으로 불
러냈다.
[뭐하는거냐 지금?]
[네?]
[내가 이렇게까지 하라고 하던?]
녀석은 또 묵묵히 말이 없다.
[미안해요, 아빠.. 숙경이가 저 없으면 못산다고 자꾸 졸라서..]
[숙경이?]
나는 기가 막혔다. 이 녀석이 지금 지 친할머니 이름을 마구..
그렇다.. 조영호.. 이 넘은 내 친아들이다. 어떻게 된건지 지금부터 설명하겠다.
난 15살에 처음 여자를 알았다. 동네에서 친한 누나였는데, 헤픈 여자는 아니었는데도 둘이 어울리다보니 어
느새 배가 맞았고, 누나는 바로 임신을 해버렸다. 배가 불러올 무렵 그 집에서 알게 되어 누나는 친척집에서
병치레한다고 소문을 내고 몇 달 간 멀리 가 있다가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그 때 나온 아이가 바로 이 녀석
조영호다. 그 누나의 동생으로 입적되어 길러졌지만 동네에는 금방 누나가 낳은 아들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누나네 집은 이사를 떠났다.
내가 20살이 되어 군에 입대할 무렵 누나는 왠 남자와 결혼을 하고 동네로 돌아왔다. 그땐 동네에 개발바람이
불어 살던 사람은 나가고 새로 들어온 사람이 많아서 누나의 일을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입대전 누나
에게 왜 아이 이름을 영호라고 지었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 때 누나는 혹시 아이가 아빠 이름도 모를 까봐
그랬다고 얘기했었다. 핏줄인데 언젠가는 만나야하지 않냐고도 했었다.
제대후 난 이 곳으로 이사를 왔지만 영호와는 종종 따로 만났다. 누나는 이미 내가 친아빠라는 걸 말해둔 상태
였다. 영호는 나를 잘 따르지도 그렇다고 경원하지도 않았다.
[후..]
난 한숨을 쉬었다. 처음엔 녀석에게 부탁하는 여자가 내 어머니고, 녀석의 친할머니라는 걸 숨겼다. 그러나,
내가 숨기려고 애쓰지 않은 점도 있지만 녀석이 모를 리 없었다. 친할머니란 걸 안 이상 진도가 더 나가지는
않을거란 짐작도 있었다.
문제는 어머니다. 어머니는 영호가 내가 숨겨논 아들이란 걸 모른다. 호적상으로야 남이지만 엄연히 친 핏줄
아닌가..
[어머니한텐 얘기안했지?]
[네, 아빠..]
얘기했다면 어머니가 저렇게 새색시처럼 좋아하실리가 없겠지.. 난감했다. 아무리 내가 꾸민 일이라지만 내
아들과 어머니가 결혼을 한다..? 친손자와 친할머니가 부부가 된다..?
[에구, 모르겠다.. 들어가자..]
4. 결혼식
결혼식 준비는 거의 내 몫이었다. 일반 예식장에서 하는 건 당연히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어머니는 중간
중간 어떻게 되가는지 넌지시 물어오셨다. 두번 째, 세번 째 결혼도 이렇게 신경쓰지는 않으셨었다.
아마도 영호녀석이 초혼이라 표나지는 않더라도 정성들여 하고 싶으신 모양이었다.
그래서, 뷔페레스토랑의 피로연용 룸을 빌려 식을 올리기로 했다. 초대할 손님은 많지 않았다. 어머니의 친구
분들과 아내쪽 장인, 장모님 정도였다. 녀석 쪽에는 어머니와의 결혼사실을 절대 알리지 못하게 했다. 어머니
가 서운해하셨지만 그것까지 요구하는 건 무리라고 설득했다. 주례는 따로 부탁하지 않았다.
결혼식날, 어머니와 영호는 한복을 맞춰 입었다. 20석의 피로연장은 아이들 소리, 하객들 소리로 제법 소란스
러웠다. 어머니의 친구분들은 부러운 눈치와 남사스럽다는 기색이 엇갈렸지만 아내나 장인, 장모는 말그대로
똥씹은 표정으로 축하한다는 말조차 변변히 하지 않았다.
[여러분께 신랑을 먼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여기 조영호님은 00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재원으로서..]
어머니의 남편될 사람이라 군이라고 하지 못하고 님자를 붙였다.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라는 말이 떨어지자 좌
중이 웅성우성하며 잠시 소란스러웠다. 그러나 어머니는 영호의 손을 꼭 잡은 채 방긋방긋 웃음이 떠나지 않
으셨다.
[신부 이숙경, 신랑 조영호. 두 사람은 부부가 되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끝까지 사랑하겠습니까?]
[네..]
[네..]
[오늘이후 두 사람이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이후 피로연이 진행되는 동안 어머니는 친구분들에게 영호를 소개시키며 자랑이 대단했다. 대부분 어머니에
게 얼마나 잘해주고, 얼마나 훤칠하게 잘 생겼나 하는 것들이 주종이었다. 영호녀석은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다니며 점잖고 차분한 표정을 잃지 않았다.
하객들의 편의를 위해 오후 5시에 치러진 결혼식이 끝나고 모두 돌아간 것은 11시가 넘어서였다.
[어머니, 오늘 고생 많으셨죠?]
[고생은 무슨? 오늘같이 좋은날.. 우리 영호씨가 고생했지.]
신혼여행지는 제주도로 잡혀 있었다. 영호는 집에는 학교에서 3박4일로 수련회를 간다고 거짓말을 했다.
식이 늦게 끝나서 우리 집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일찍 김포에서 비행기를 타기로 되어 있었다.
[그럼, 두 분 들어가 주무세요.]
[그래..]
난 영호를 호칭하는게 애매해서 에둘러 두 분이라고만 하고 말았다. 아내는 아직도 못마땅한 얼굴로 목례만
살짝 하고 돌아섰다.
한참 잠이 들었다가 목이 너무 말라 거실로 나와 물을 찾았다. 생수를 시원하게 벌컥벌컥 들이키고 보니 새벽
2시였다.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어디서 격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니가 주무시는 안방에서 나는 소
리였다. 난 혀를 차며 방으로 들어가려다가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했다. 도대체 영호가 어떻게 하길래 어머니
가 저러시나 싶었다. 난 발뒤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안방문으로 다가갔다. 처음엔 신음소리만 들리더니 귀를
기울이는 사이 몇 마디 말도 어렴풋이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아이구, 아이구.. 좋아요, 좋아요.. 아이구, 영호씨.. 영호씨..]
[숙경아, 니 보지 너무 맛있어.. 너무 좋아..]
[흑, 흑.. 저두 영호씨 자지 너무 좋아요.. 너무 커.. 내 보지 찢어져요.. 아흑.. 영호씨..]
미칠 노릇이었다. 52살 먹은 모친이 친손자한때 깎듯하게 말을 높이고, 17살 먹은 손자놈은 지 할머니를 마치
몇 살아래 애인처럼 대하니 말이다.
[숙경아.. 헉헉.. 엎드려봐. 뒷치기 하게..]
[네.. 이렇게요?]
[니 손으로 엉덩이 잡고 벌려봐. 보지 구멍 잘보이게..]
[아이, 자기두 참.. 꼭 부끄러운 걸 시키고 그래요.. 이렇게요? 제 보지 잘 보여요?]
어머니는 그렇다치고, 영호 저 녀석은 친할머니인걸 알고도 저럴 수 있을까 싶었다.
[숙경아, 니 보지에 물이 철철 넘치네? 왠 물이 이렇게 많아?]
[아잉, 몰라요.. 자기두 알면서.. 나 물 많잖아요..]
[맞다. 우리 숙경이 보진 물많은 보지였지? 후루룩..]
[흐윽! 아잉 여보.. 흐윽..]
[숙경아.. 나 사랑해?]
[네, 영호씨.. 사랑해요.]
[나두 우리 숙경이 사랑해. 이쁜 우리 숙경이.. 쪽.. 엉덩이도 예쁘고, 쪽.. 보지도 예쁘고, 쪽..]
[아응.. 영호씨 고마워요.. 저 같은 걸 사랑해줘서.. 저 영호씨한테 더 잘할게요..]
[어떻게 잘할건데?]
[아이잉.. 자기두 잘 알면서.. 이렇게 보지 대드릴게요. 당신이 원하면 언제, 어디서나요..]
[우리 숙경이.. 나 어리다고 무시안할거지?]
[제가 어떻게 우리 하늘같은 낭군님을 무시해요? 전 절대로 영호씨 어리다고 생각안해요. 영호씬 제 몸
과 마음의 주인이신 걸요?]
난 이런 대화를 듣고 있다는게 현실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안방에서 알몸으로 뒹굴고 있는 것은 분
명 내 어머니와 내 아들이었다. 저들이 무슨 짓을 하던 내가 탓할 자격은 없을 것이다. 결국 내가 둘의 중매
를 선 것이나 다름없기에..
[자.. 숙경아.. 니 주인님 자지 들어간다.. 보지 활짝 벌리고 받아..]
[아흑.. 너무 커요.. 아흑.. 제 보지에 꽉 차요.. 아윽.. 여보.. 주인님.. 제 보지 드세요..]
[허억.. 숙경아.. 니 보지가 내 좆을 꼬옥 무는데? 보지에 너무 힘주지마.. 아프잖아..]
[흐윽.. 좋은 걸 어떻해요.. 힘을 뺄 수가 없어요.. 얼른 박아주세요. 제 보지 뚫어지게 박아주세요.]
[그래, 간다아.. 퍽퍽퍽퍽..]
[하악, 하악.. 너무 해.. 자기 좆 너무 세.. 너무 좋아요.. 더 세게, 더 세게요..]
목욕탕에서 물건 크기를 보고 예상하긴 했지만 어머니는 영호의 좆에 완전히 매료된 것 같았다. 그렇게 좋으시
면 자주 만나서 즐기시면 될텐데 하고 혀를 차다가, 한편으론 결혼으로 남자를 묶어놓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을
듯도 했다.
[퍽퍽퍽퍽.. 숙경아, 헉헉.. 쌀 것 같아.. 헉헉..]
[이번엔 제 보지에 싸주세요. 제가 보지로 다 받아드릴게요.. 싸주세요.. 여보.. 여보..]
[헉헉.. 임신하면 어쩌려구.. 헉헉.. 그냥 아까처럼.. 헉헉.. 니 입에다 쌀게.. 헉헉..]
아까처럼이라니.. 그럼 둘은 지금 두탕째란 말인데.. 10대의 정력이 부럽고 씁쓸하기도 했다. 들어가 자야지
생각하면서도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싫어요.. 하아, 하아.. 자기가 밖에 싸면 싫어.. 안에 싸줘요.. 하아, 하아.. 나 자기 아이 낳을
거야..]
미칠 노릇이었다. 그럼 계산이 어떻게 되는거냐.. 내 동생? 손자?
[알았어.. 니 보지에 쌀게.. 나중에 후회하지마..]
[후회 안해요.. 나 당신 아이 낳을거에요.. 당신 닮은 아들 낳아드릴거에요.. 그래서 당신한테 더 사
랑받을 거에요..]
어머니가 아이를 밴다면 아들일 확률이 크다. 씨가 좋아야 하느니, 밭이 좋아야 하느니 논쟁이 팽팽하긴 하지
만, 씨가 좋다는 건 내 아들 수로 봐서 확실하고, 밭이 좋다는 건 어머니가 나를 낳으신걸로 확실하달 수 있으
니까.. 근데 별 생각을 다한다..
[그래, 숙경아.. 나 닮은 아들 낳아줘.. 내 아내 숙경이.. 숙경아, 싼다, 싼다아..]
[여보, 싸주세요. 제 보지에 가득 싸주세요.. 제 보지 당신꺼에요. 영호씨.. 영호씨..]
[흐윽...]
짧지만 격렬한 신음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쿵쿵 거리는 발소리가 들려 놀라 일어났지만 딸깍 하고 열린 것은
방문이 아니라 안방에 딸린 화장실문이었다.
나는 지금 움직이면 오히려 들킬까봐 잠시 안방의 동태를 살폈다. 물소리가 나는 것 같더니 화장실문이 닫히고
다시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가 들렸다.
[여보.. 당신은 왜 이렇게 정력이 좋아요?]
[내가 정력이 좋은가? 내 또래 애들은 다 이런데..]
[그래요? 제가 영호씨 또래는 경험이 없어서..]
[왜? 힘들어? 좀 줄일까?]
[아니요! 안 힘들어요. 줄이면 싫어.. 난 영호씨가 날 자꾸 괴롭히고 사랑해주는게 좋아요..]
어머니의 목소리는 평소 나나 아내에게 대하는 근엄한 목소리가 아니었다. 코에서 앵앵 벌이 날아다니듯 애교
가 넘쳤다.
[하하하.. 우리 숙경이 너무 밝히는 거 아냐?]
[아니에요, 그런거.. 영호씨는 많이 사랑해서 그런거에요..]
[정말? 아닌 것 같은데.. 숙경이는 내 좆에 반한 거 아니었어?]
[영호씨 좆이 좋긴 하죠.. 아유.. 이 튼실한 것 좀 봐..]
[내 좆이 뭐가 그렇게 좋아?]
[이것봐요.. 굵은 거 하며, 아주 딴딴하잖아요.. 이게 여자를 미치게 한다구요.. 남자는 10대때가 최
고라더니 진짜 그런가봐.. 아유, 탐스러워라.. 쪽쪽..]
쪽소리가 계속 이어지는 게 어머니가 영호의 좆을 입으로 빨아주는 것 같았다. 나는 이제 영호녀석이 부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결혼 이후 아내는 저렇게 사근하게 섹스에 응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흐윽.. 아아.. 숙경아.. 그렇게 빨면 좆이 또 서는데..]
[쫍, 쫍, 쪼옵..]
[으윽.. 숙경아.. 살살 빨아.. 좆 빠지겠다..]
[헤에.. 너무 셌어요? 쪽..]
[이젠 정말 잘 빠는데? 처음엔 구역질하고 힘들어하더니..]
[제가 생전 남자껄 빨아봤어야 말이죠.. 자기께 처음이야.. 쫍쫍..]
아들로써 할 소리가 아니긴 하지만 지금 엄마말은 구라라는 느낌이 들었다. 엄마의 화려한 남자 편력을 아는
터인데 그동안 펠라치오를 전혀 해본 적이 없다니, 어머니도 저런 내숭을 떠는군..
[미안, 미안.. 난 여자가 내 좆 빨아주면 좀 거칠어져서..]
헉.. 얌전한 놈인 줄 알았더니 이 놈 고수네.. 내가 아들놈을 잘 몰랐구나 싶다.
[쪼옵.. 흐응.. 난 자기가 거칠게 하면 너무 멋있더라.. 가슴도 콩닥콩닥 뛰고..]
[또 거칠게 해줄까?]
[흐응.. 뭘 물어요, 여보.. 여보 하고 싶은데루 하는거지요..]
남자를 유혹하여 격하게 만드는 말투다. 엄마도 역시 고수다..
[아야.. 내 가슴..]
아마도 영호녀석이 어머니의 젖가슴을 세게 잡았나보다.
[계속 빨아!]
영호의 목소리는 격한 열정이 느껴졌다.
[그래, 그렇게.. 흐윽.. 씨발.. 더어.. 더어.. 깊이.. 기..잎..이..]
[컥, 컥..]
[힘들어? 숙경아, 힘들어?]
대답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대답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씨발.. 너 밖에 없어.. 내 보지.. 내 보지는 너 뿐이야.. 흐윽.. 흐윽.. 숙경아.. 씨발..년..]
순간 나는 안방문을 박차고 들어가 녀석의 따귀를 힘차게 날려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이 자식이 어디서
버릇없이 지 친할머니한테 욕지거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