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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ㅅ게임 4부

4 594 0 2025.02.23

ㅅㅅ게임 4부

 

“나도 이해가 되지 않아. 하지만... 이틀 간 정말 고민을 해봤어. 그 닭대가리 말대로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면... 이런 경우도 있지 않을까? 택시기사가 예를 들었듯이 가위바위보 게임을 해서 패배자가 승리자에게 칩을 한 개씩 줘야 하는 경우... 게임 룰이 ‘반드시 10번의 가위바위보 게임을 해야 한다, 게임 종료 시 칩 5개 이상 소유면 다음 라운드 진출’이라면?”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서영은 민혁의 가정이 그럴싸했다. 게임의 규정은 참여자들에게 공정하기만 하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컴퍼니가 만들 수 있었다. 민혁의 말대로라면 설령 칩을 잃어도 다음 라운드에 통과할 수 있는 경우가 생겼다. 승리가 아닌 승리가 되는 것인데, 그렇다고 게임에 졌다고는 하 수 없었다. 그 경우는 루저가 될 테니...

 

“우리 남편... 머리 다 빠지겠어...”

 

“하... 그냥 시간이 나서 이런저런 가정해 본거야. 혼자 망상을 한 것이 수도 있지만...”

 

“아... 아니야. 충분히 도움이 될 거야.”

 

“그럴까?”

 

“응. 당신 생각이 틀릴 수도 있지만... 또 현실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예 아무 생각도 못하고 당하는 거보다는 나아. 내 생각에는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

 

서영은 민혁이 고마웠다. 자신이 자는 동안 그 다음 게임을 위해서 많은 고민을 한 그가 아니었던가. 고민을 한다고 반드시 이기지는 않겠지만, 고민을 하지 않고서는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에이스 역시 상대를 항상 관찰하고, 또 컴퍼니를 연구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또 없어?”

 

서영이 민혁에게 물었다. 민혁이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휴우... 내 머리로는 여기까지...”

 

“그래? 그런데... 나 그때 질문을 하나 못했는데...”

 

“무슨? 그 닭대가리한테?”

 

서영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 때문에 우리 조가 그렇게 많은 질문을 했는데... 또 궁금증이 있다는 말이야?”

 

“응.”

 

“그런데 왜 못 했어?”

 

민혁의 질문에 서영이 크게 숨을 내뱉었다.

 

“휴우... 분명 우리가 질문을 하고 치킨 박이 대답을 하면 우리에게 정보가 될 거야. 그런데... 그 누구도 이 질문을 하지 않았어.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질문이고... 또 우리가 가장 궁금해야 하고.... 또 가장 기본인 질문이었는데...”

 

민혁의 서영의 말을 듣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당시 치킨 박이 무슨 음식을 좋아하냐는 질문까지 들었던 민혁이었는데, 도대체 서영이 말한 중요하면서 기본적인 질문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정말 그 닭대가리한테 많은 질문이 있었는데... 심지어 그 놈은 치킨 박이라고 말하면서 정작 치킨은 싫어한다고 답변하기도 했잖아. 도대체 우리가 묻지 않았던 것이 뭐야?”

 

“도대체 왜...”

 

“도대체 왜?”

 

“응”

 

“무슨 뜻이야?”

 

민혁이 질문을 다시 질문을 하고 서영이 이내 답변했다.

 

“도대체 왜 이 짓을 하는 거야. 섹스게임이라는 것을... 그것도 자기 돈을 상금으로 걸면서... 한두 푼도 아니잖아.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 12부에서 이어집니다.

 

도대체... 왜!

 

서영의 말을 들은 민혁은 뒤통수를 맞은 듯 충격에 휩싸였다. 그리도 한동안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머릿속엔 서영이 말한 ‘도대체 왜’라는 의문이 폭풍을 치고 있었고, 이 의문 하나에 지금껏 고민이 너무나 하찮아짐을 느끼고 있었다.

 

“왜... 난... 왜 이 생각을... 못 했지.”

 

고개를 숙인 채, 민혁이 중얼거렸다.

 

“맞아... 맞아... 맞아... 이건 가장 기본이야. 가장 기본 적인 문제인데... 난 이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 적도 없었어.”

 

“... 나도 처음부터 의문을 가졌던 건 아니야.”

 

“왜 우리는 문제를 인식조차 못했지?”

 

민혁이 곰곰이 생각을 했다. 그런 민혁을 바라보며 서영이 입을 열어 차분히 말을 한다.

 

“욕심... 다 욕심 때문이야.”

 

“맞아! 급한 사정 때문에... 우리는 상금... 그 돈에 대해 먼저 생각을 했지. 생각해 보면, 처음 편지를 받았을 때도, 이 편지가 장난인지, 사실인지에 대해 고민했었어. 컴퍼니라는 곳이 왜 우리에게 이런 제안을 했는지... 그걸 생각하지 못했었지.”

 

“그리고 1라운드 게임 전... 질문 시간에 그 누구도 이 질문을 하지 않았지. 다 돈에 눈이 멀어버린 거야.”

 

서영의 말을 들은 민혁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데... 우리는 왜 이 질문을 하지 못했을까? 당신은 왜 하지 않았어?”

 

문제 인식을 하고 있던 서영에게 민혁이 질문을 했다.

 

“나도... 그 질문 시간이 지나서야... 깨달았으니까. 2라운드 게임 전에 이 질문을 하면, 치킨 박이 대답을 해줄까?”

 

“그 닭대가리가... 해줄까? 모르겠는데... 지금으로선...”

 

민혁과 서영은 이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의문에 대한 답을 치킨 박에게 들을 수 있다면, 조금 더 유연하게 섹스 게임에 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컴퍼니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고, 그건 다른 부부들에 비해서 한 발 앞서서 나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방금 까지는 당신의 생각을 들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는 이렇게 생각해 봤어.”

 

서영이 민혁의 두 눈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 그런 서영을 보며 민혁이 고개를 살며시 끄덕거렸다.

 

“루저가 된다면 컴퍼니에 신체가 귀속된다는 말... 최악까지 생각해 봤는데...”

 

“... 말해 봐.”

 

“휴우. 최악은 죽음이야... 그 있잖아.”

 

끔찍한 생각인 듯 서영이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들부들 떨며 이야기를 했다.

 

“그 있잖아... 장기를 하나씩 팔려서... 우리가 죽고... 그들이 돈을 버는...”

 

서영의 끔찍한 가정은 나름 일리가 있었다. 그렇기에 민혁 역시 어두운 얼굴로 서영의 말을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장기가 팔려서 죽는... 그런 생각까지 해봤는데... 한편으로는 이것만 가지고는 뭔가 부족해.”

 

“부족하다니?”

 

“컴퍼니는 우승팀에게만 50억의 상금을 걸었잖아. 그리고 기타 상금에 게임 진행에 대한 운영비랄까? 그런 것까지 더하면 막대한 돈을 쓰고 있어.”

 

“그... 그렇지.”

 

“내가 만약 컴퍼니라면... 그렇게 귀찮게... 또 복잡하게 일을 할까?”

 

“무슨 말이야?”

 

“그러니까... 게임을 통해 루저를 만들어서... 그 루저들의 장기를 팔아서 수익을 낸다?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더구나 막대한 돈을 상금으로 뿌리면서 말이야. 그냥 장기 밀매 집단이라면... 이런 가정을 하는 나도 끔찍하지만... 차라리 지나가는 사람 납치해서 파는 게 더 편할 것 아니야?”

 

서영의 말은 확실히 논리적이었다. 단순히 장기 밀매 집단이 컴퍼니라면, 굳이 수 백 명의 사람을 초대해서 막대한 상금을 뿌려가며 이런 게임을 진행할 이유가 없었다. 그보다 간편한 방법은 분명 존재했다.

 

“그럼 도대체 컴퍼니의 의도는 뭐지?”

 

민혁이 다시 서영에게 질문을 했다. 물론, 서영이 정답을 알려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걸 모르겠으니... 이런 생각도 했어. 영상을 찍잖아.”

 

“응.”

 

“그것을 유통시키나 했는데... 이것도 무리야.”

 

“왜?”

 

“위험 해. 그런 영상이라면 수많은 사람들에게 판매를 해야 하는데... 그러면 컴퍼니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 버려. 그들은 세상에 자신들이 드러나질 않기 바라거든.”

 

“좀 더 설명해주겠어?”

 

민혁은 다시 한 번 서영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영이 이틀 내내 자는 동안 자신 역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하지만, 지금 서영이 말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를 못했었다.

 

“사실만 놓고 생각해 봤어. 기본적으로 치킨 박부터 자신의 정체를 숨겨. 컴퍼니의 핵심이 정체를 숨긴다는 사실... 컴퍼니가 세상에 드러나질 않기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해. 그리고 우리가 게임을 하기 전에 기억나겠지만... 1라운드 게임 전에는 모든 참여자들이 서로를 알 수 없도록 가면도 씌웠어. 또한 이름조차 부르지 않았어.”

 

“응.”

 

“참여자들이 모두 게임에 참여한다는 보장이 되지 않는 이상 정체를 숨길 수 있도록 한 거야. 그리고 모든 부부가 게임이 임하자, 정체를 숨기지 않았지. 한통속이 되었다고 치킨 박은 생각했을 거야. 그 증거로 영상을 찍었고... 그건 우리에게 족쇄를 채운 것과 같아.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컴퍼니의 존재를 말할 수 없도록 무언의 협박을 한 거라고 생각 해.”

 

“그... 그렇네.”

 

“우리는 이미 컴퍼니의 공범과 같은 사람이 되어버린 거야. 설령 게임 포기자들이 상금을 받아 떠나더라도 그들 역시 게임에 참여한 사실과 그 영상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컴퍼니를 거역할 수는 없을 거야.”

 

서영의 말을 듣고 민혁은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조직과 한통속이 되어버렸으니, 어쩌면 설령 운이 좋아 1위를 하더라도 평생 컴퍼니의 그늘 속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택시기사가 말한 최고의 조언이 진심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민혁이었다.

 

“나도 여기까지야. 더 이상은 생각을 못했어. 그리고 아직 그들의 의도도 모르고...”

 

“당신도 참 고민을 많이 했나 봐.”

 

“사실 두려워. 다른 조들은 컴퍼니의 의도를 알고 있을까 봐. 누군가는 질문 시간에 컴퍼니에 대한 의도를 물어봤을 것 같은데...”

 

“음...”

 

앞을 대비하기 위하여 많은 고민을 했던 두 사람, 이틀 동안 나누지 못한 의견을 주고받고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현실은 더욱 암울하기만 했다.

 

“아참. 몇 시지?”

 

잠깐의 정적을 깨고 민혁이 말을 했다. 서영과 의견을 나누면서 꽤 많은 시간이 흘렀던 것이었다.

 

“오후 6시인데...”

 

“나... 나갔다 올게.”

 

“왜?”

 

“렌트 좀 하려고...”

 

“꼭 차가 필요 해. 저번처럼 택시...”

 

“산속이야. 면내에서 택시가 가지 않을 거야. 그리고...”

 

“응?”

 

“설령 가더라도 저번과 같은 택시기사는 아닐 거야. 이미 참여자들이 서로 정체를 밝혔고, 영상도 찍었으니... 그렇게까지 컴퍼니가 통제할 것 같지는 않아.”

 

“그럴까?”

 

“더구나...”

 

“응?”

 

“택시나 타고 다닐 것이라면, 컴퍼니가 100 만원이나 차비를 줬겠어?”

 

민혁이 억지로 씨익 웃는다. 그리고 서영 역시 방긋 웃었다. 힘들고 지쳐도 웃어야 힘이 나는 것을 두 부부는 알고 있었다.

 

“된장찌개 다 식었겠다. 데워서 밥 챙겨 먹고 있어. 다녀올게.

 

“조심히 다녀와.”

 

대화를 마친 민혁이 현관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서영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식탁으로 향했다.

 

이제 다시 시작이었다.

 

***

 

덜컹덜컹.

 

갤로퍼가 힘겹게 산속 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었다. 길포장도 제대로 되지 않는 곳. 사실 길포장은 둘째 치고 이런 곳에 건물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는 민혁과 서영이었다.

 

“이 길이 맞아?”

 

“지도상으로는...”

 

지도 한 장을 가지고 2라운드 섹스 게임에 참여하려 가는 민혁과 서영은 벌써 3시간 넘게 고생 중이었다. 집합 시간이 오전 8시였기에 새벽 4시 경에 출발한 그들 부부였는데, 아직까지 집합 장소에 도착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길이 맞는 것 같은데...”

 

“휴우. 또 차 돌려야 하는 것 아니야?”

 

현재 민혁은 신경이 아주 날카로워진 상태였다. 가평군 설악면까지는 손쉽게 왔지만, 그 후 무려 2시간 가까이 운전을 하며 길을 헤 메고 있었다. 산길에 들어서는 벌써 3번이나 차를 돌려야 했던 민혁이었다.

 

“시간 얼마 남았지?”

 

“이제 40분 정도 남았어.”

 

“아... 이러다 도착 못하는 것 아니야.”

 

나름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일찍 출발했다고 생각한 민혁이었으나, 생각보다 길이 나오지 않자 점점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오전 8시 전에 도착하지 못하면 루저가 되지 않던가.

 

“지도상으로는 이 길이 진짜 맞는 것 같은데...

 

조수석에서 지도를 보고 있는 서영이 말을 흐린다. 분명 자신의 눈에는 이 길이 맞다고 생각되었지만, 주위 환경을 보면 도저히 건물이 나올 것 같지가 않았다.

 

“이제 어쩔 수 없어. 돌아가서 다시 길을 찾더라도... 늦어. 이 길이 아니면....”

 

민혁이 말을 다하지 않았지만, 서영은 그 말을 알아들었다. 게임도 참여하지 못하고 루저가 된다면 얼마나 억울할 것인가. 더구나 루저가 되어서 정말 죽음이라도 당해버리면, 생각만 해도 몸서리치는 일이었다.

 

“진짜 이런 곳에 건물이 있다면... 씨발. 공무원 새끼들... 미친 것 아니야. 이걸 허가를 내줬단 말이야.”

 

운전에 지친 민혁이 욕을 했다. 무작정 길을 따라 운전하고 있지만, 도저히 이런 곳에 건물이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자신도 건물을 짓는 일을 하긴 했지만, 이런 곳에 건물을 짓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다.

 

“길이라고는 할 수도 없고... 무슨 차를 타고 가는데 엉덩이 뼈가 다 아파?”

 

까칠한 말을 연이어 내뱉는 민혁, 사실 마음속은 그만큼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길에도 참여 장소인 별장이 나오지 않으면, 정말로 루저가 될 수도 있었다.

 

“... 20분 정도 남았어.”

 

서영이 작은 목소리로 남은 시간을 알려줬다.

 

“참... 쉽게 가는 법이 없네...”

 

말은 거칠게 하지만 민혁은 마음속으로 건물이 눈앞에 보이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그렇게 갤로퍼는 약 5분 여 의 시간을 더 달렸다.

 

“저... 저기.”

 

서영이 소리를 쳤다. 그리고 민혁의 눈에도 보였다. 산등성이 하나를 넘어서자 산속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넓은 평지가 드러났고, 그곳에는 3층짜리 건물과 몇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

 

“씨발. 어떤 공무원인지 모르겠지만... 꽤나 먹어서 배가 부르겠군.”

 

갤로퍼를 운전하여 평지 초입에 들어 선 민혁이 내뱉었다.

 

 

 

@ 13부에서 이어집니다.

 

“이거... 별장이라기보다는 무슨 상가 건물처럼 생겼는데...?”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린 민혁이 3층짜리 건물을 보고 말을 했다. 서영이 보기에는 딱히 별장이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그런데 별장이나, 상가 건물이나, 무슨 상관이랴. 민혁은 조심스레 건물의 입구를 향해 걸어갔고, 서영이 뒤를 따랐다.

 

“문이 잠겼는데... 초인종 같은 게 있나?”

 

“잠시만... 찾아볼게.”

 

민혁과 서영이 건물 입구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딱히 초인종 같이 사람을 부를 수 있는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건물 입구 문이 열렸다. 깜짝 놀란 민혀과 서영이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최민혁, 김서영님 되십니까?”

 

문이 열리고 나타난 사람은 역시 컴퍼니 직원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직원들이었는데, 한 명은 남자였고, 다른 한 명은 여자였다.

 

“네... 네.”

 

민혁이 대답을 했다. 지난번에 봤던 것처럼 컴퍼니 직원들은 검은 정장을 입고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덥지도 않나 봐.”

 

민혁이 조용히 서영에게 말을 했다. 혹여나 컴퍼니 직원들이 들을까 걱정 된 서영이 그런 민혁의 허리를 살짝 꼬집으며 주의를 주었다.

 

“최민혁님은 저를 따라오시고, 김서영님은 이쪽 여직원을 따라가시면 되겠습니다.”

 

민혁은 언제나 느끼지만 컴퍼니 직원들의 태도는 참 인간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무미건조한 말투와 변함없는 굳은 표정, 마치 기계와 같다고 할까?

 

“어디로 가는 거죠? 그리고 왜 따로...”

 

서영이 컴퍼니의 남직원에게 질문을 했다. 혹시나 대답을 해줄까하는 기대에 한 것이었는데, 다행히도 그 남직원은 서영의 말에 대답을 했다.

 

“지난 1라운드 게임 전에 겪으셨겠지만, 일단 가벼운 몸수색 좀 하겠습니다.”

 

“또 설문지 같은 걸 하는 건...”

 

“그런 건 없습니다.”

 

이로써 서영은 게임 전에 컴퍼니가 반드시 몸수색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공정한 게임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컴퍼니에 대한 정체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한, 일종의 보안상의 이유가 있는 듯 했다.

 

“자, 가시죠.”

 

컴퍼니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민혁과 서영은 건물 내부로 들어섰다. 생각보다 건물은 매우 넓었고, 1층은 마치 호텔의 로비와 같은 모습으로 꾸며져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로비에 방으로 추정되는 문이 얼핏 보아도 4-5개 정도가 있다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넓어.”

 

“으응.”

 

컴퍼니 직원들을 따라가며 민혁과 서영이 조심스레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그 대화는 더 이상 이뤄지지 못했다.

 

컴퍼니의 남직원과 여직원의 안내에 따라 민혁과 서영은 각기 다른 방으로 들어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조금 후에 봐.”

 

“응.”

 

***

 

1라운드 게임 때와는 다르게 몸수색은 채 5분이 걸리지 않았다. 그냥 방에 들어가서 옷을 벗고, 옷을 입은 정도의 시간이랄까? 그렇기 때문에 민혁과 서영은 거의 동시에 방에서 나올 수 있었다.

 

“음... 통과라는데...”

 

“나도.”

 

“이걸 왜 하나 몰라. 어차피 우리가 가져올 것도 없는데... 참 답답하다.”

 

“조용히 해.”

 

서영이 민혁에게 다시 한 번 주의를 줬다. 민혁은 그제야 자신의 바로 옆에 컴퍼니 직원들이 있음으 인식하고 그들의 눈치를 살폈다. 물론, 컴퍼니 직원들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있었지만...

 

“이제 2층으로 올라가시면 됩니다.”

 

컴퍼니의 남직원이 민혁과 서영에게 2층으로 올라갈 것을 지시했다.

 

“그냥 이대로 우리끼리 올라가면 되나요?”

 

서영이 질문을 했고, 컴퍼니의 남직원은 대답대신 오른손으로 건물 내부의 우측을 가리켰다. 민혁과 서영이 동시에 그곳을 바라보니,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민혁은 서영을 바라본 후,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리고 서영에 앞서 계단으로 향했고, 서영은 그 뒤를 따랐다.

 

“휴우...”

 

계단에 올라서면서 민혁은 잠시 숨을 내쉬었다. 이내 결심을 한 듯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계단을 오르면서 민혁은 2층에서는 어떤 장면을 볼 수 있을지 상상하며, 내심 긴장을 하고 있었다.

 

뚜벅. 그리고 뚜벅.

 

민혁과 서영이 2층에 올라왔을 때의 건물 내부 모습은 1층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중앙으로 호텔 로비와 같은 큰 공간이 있었고, 역시나 방으로 보이는 문들이 몇 개 보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컴퍼니의 남직원 4명이 로비의 구석에 마치 장승처럼 서 있었고, 로비의 끝에는 1라운드 게임에서 봤던 대형 스크린이 설치가 되어 있었다.

 

“저... 사람들 누구지?”

 

2층에 올라온 서영이 민혁에게 속삭였다.

 

“... 우리와 같은 사람들?”

 

대형 스크린에서 약 5m 정도 떨어진 곳에 테이블과 의자가 몇 개 있었다. 그런데 그 의자에는 두 사람이 앉아 있었고, 한 명은 남자, 다른 한 명은 여자였다. 그 두 사람은 민혁과 서영의 기척을 느꼈는지, 의자에 앉은 채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 거 같네.”

 

부부로 추정되는 두 사람. 민혁과 서영은 먼저 와 있는 두 사람이 자신들과 간은 섹스 게임의 참여자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 부부와 눈이 마주친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어색한 공기가 한동안 이어졌다.

 

“이리 와서 앉습니다.”

 

보다 못한 컴퍼니 직원 중 하나가 민혁과 서영에게 지시를 했다. 그때서야 민혁과 서영은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겨 테이블 쪽으로 다가왔고, 남아 있는 의자에 앉았다.

 

‘의자 개수가 딱 맞아. 그렇다면... 이번에는 일대일 게임인건가.’

 

주위를 관찰하며 민혁이 마음속으로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아내인 서영에게 눈짓으로 그 사실을 알렸는데, 용케도 서영은 민혁의 마음을 읽은 듯 했다.

 

‘우리보다는 10살은 어려 보이는 부부 같은데... 행색은 왜 이러지?’

 

민혁이 보기에 상대가 될 부부의 나이는 대략 서른 쯤 이었다. 젊은 만큼 생기가 넘쳐나야 할 부부였는데, 민혁이 보기에 그들은 마치 죽은 자와 비슷했다. 의자에 앉아 있지만, 상체는 옆 사람이 보아도 기운이 빠질 정도로 숙이고 있었고, 입고 있는 옷들은 쭈글쭈글 거렸다. 얼굴은 둘 다 못나 보이지는 않았지만, 많이 지쳐 보이는 기색이 역력했고, 눈에는 생기마저 느낄 수 없었다.

 

‘도대체 이 사람들...’

 

대화를 나누고 있지 못했지만, 서영 역시 민혁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자리에 앉으면서 본격적으로 상대 부부를 관찰하고 있었는데, 서영 역시 그들 부부의 모습에서 생기라고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특히 여자의 경우에는 머리카락을 정리는커녕 거의 산발이었고, 딱히 화장을 한 모습도 볼 수 없었다.

 

‘딱히 화장을 하고 올 필요는 없다고 하더라도... 마치 씻지도 못한 모습이라니... 더구나 젊어보이기까지 하는데...’

 

어색한 분위기에 대화를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민혁과 서영은 각자 상대 부부의 모습을 보며 여러 의문점을 가지기 시작했다.

 

민혁과 서영이 상대 부부를 한참이나 관찰하는 동안, 상대 부부는 바로 옆에 앉아 있는 민혁과 서영에게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다. 경쟁 상대를 전혀 관찰도 하지 않는 젊은 부부, 민혁과 서영은 참 이상한 부부라고만 생각하 뿐이었다.

 

- 하하하하하.

 

민혁과 서영이 상대 부부에 대해 여러 의문점을 가지고 있을 때, 갑작스레 스크린에서는 치킨 박이 등장을 하며 웃었다.

 

- 반갑습니다. 여러분. 하하하. 잘 보이시고... 잘 들리시죠?

 

치킨 박의 인사와 질문에 민혁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 하하하. 2라운드 게임에 참여하신 것을 환영하며, 참고로 오늘은 여러분이 전부입니다.

 

‘역시.’

 

생각대로 일대일 게임이었다. 민혁과 서영은 약속이나 한 듯 서로를 쳐다봤다. 일대일 게임은 단두대 게임임을 서로에게 알리듯이...

 

-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을 하셨을 텐데... 쉬시지도 못하고...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하하하. 그래도 게임은 해야겠지요? 칩들은 가져오셨을 것이라 생각하고... 먼저 묻겠습니다. 게임을 포기하실 부부 있습니까? 참고로 오늘 게임은 칩 한 개가 참가비가 되겠습니다. 하하하.

 

치킨 박이 게임 포기에 대한 질문을 했다. 여기서 게임을 포기하게 되면, 칩 한 개를 하나 반납하고 나머지 한 개의 칩을 현금화 할 수 있었다. 그러면 1천 만 원의 상금을 가지고 떠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치킨 박에게 게임을 포기할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 하하하하하하. 역시 대단하십니다. 두 팀 모두 2라운드 게임에 참여를 하시는군요. 저 치킨 박은 매우 기쁩니다. 하하하하.

 

치킨 박이 말을 하는 가운데도 서영은 상대 부부의 모습을 지켜봤다. 하지만, 상대 부부는 여전히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 자, 그러면 서로 경쟁상대와 인사를 나누시죠. 하하하. 벌써 통성명을 하셨으려나? 지켜보니, 인사도 안 하신 것 같군요. 하하하하. 아무리 경쟁상대라지만, 예의는 지켜야 하지요. 하하하. 더불어 사는 사회 아닙니까. 연장자부터 하실까요? 간단히 이름이라도 말하세요.

 

치킨 박의 지시가 이어졌다. 굳이 인사를 나누고 싶지는 않았지만, 치킨 박의 지시가 있기에 먼저 민혁이 일어서서 상대 부부에게 인사를 했다.

 

“반갑습니다. 저희는 최민혁, 김서영 부부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반갑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잘 부탁드릴 이유도 없었다. 민혁은 그냥 흔한 인사치레를 했을 뿐이었다. 민혁이 먼저 간단히 인사를 하고 앉자, 자동적으로 상대 부부 중에서 남자가 의자에서 일어났다.

 

“저... 저희는... 김영수, 박은희 부부라고 합니다. 저희야.... 저희야 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영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가 작고 힘없는 목소리로 더듬거리며 인사를 마쳤다. 그런 영수의 모습을 서영이 유심히 지켜보았다.

 

- 하하하. 참 보기 좋군요. 이런 모습이야 말로 우리 컴퍼니가 바라는 모습입니다. 하하하. 사이좋게... 또 친하게... 하하하.

 

컴퍼니가 바란다는 말이 치킨 박의 입에서 나오자, 서영은 문득 어제에 남편 민혁과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컴퍼니의... 의도... 지금... 물어도 되려나?’

 

사실 주저할 가치도 없었다. 서영은 생각난 김에 즉시 치킨 박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질문 있어요.”

 

- 하하하. 우리 여전사님이군요. 하하하. 질문 좋습니다.

 

치킨 박의 허락이 떨어지자, 서영은 작심한 듯 질문을 던졌다.

 

“도대체 컴퍼니의 생각이 뭐지요? 왜 막대한 돈을 들이면서 저희들에게 이런 게임을 시키는 거죠? 이런 게임을 주최하면서 컴퍼니가 얻는 게 뭔가요?”

 

또박또박, 정확하고 명확하게 서영은 치킨 박에게 질문을 던졌다.

 

- 음... 어려운 질문이군요. 첫 초대장에서 말씀드렸듯이, 저희 컴퍼니는 여러분에게 기회를 드리는 겁니다. 어둠속에 갇힌 여러분들에게 한줄기 빛을 드리는 거지요. 하하하.

 

“그거로는 설명이 부족해요. 무언가 컴퍼니도 원하는 게 있을 것 아닌가요?”

 

- 하하하. 김서영님.

 

“네.”

 

- 그 이유를 알고 싶으신가요?

 

“네.”

 

서영과 치킨 박의 대화, 민혁은 물론 이제는 경쟁 부부인 영수와 은희도 집중을 하고 있었다.

 

- 알려드리지요. 하하하

 

“말씀해주세요.”

 

- 저희 컴퍼니가 여러분들에게 원하는 건... 바로...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말을 잇지 않고 치킨 박이 한참을 웃었다. 한참을 웃던 치킨 박은 갑자기 웃음을 멈추고 지금까지와 다른 목소리로 싸늘하게 대답을 했다.

 

- 7라운드를 통과하세요. 그러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명백하게 서영의 대답을 거부하는 치킨 박이었고, 이 점에 대해 따지려는 서영은 민혁이 말렸다. 따진다고 알려줄 것 같지도 않았지만, 굳이 치킨 박과 사이가 나빠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섹스 게임에서 벗어나기 전까지는...

 

- 하하하. 분위기를 바꿔, 본격적으로 게임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참가비를 좀 걷겠습니다. 칩 한 개씩을 저희 직원에게 건네주길...

 

치킨 박의 말에 따라 민혁과 영수가 칩 한 개를 품에서 꺼냈고, 어느새 다가온 컴퍼니 직원이 이를 수거해갔다.

 

- 좋습니다. 하하하. 게임 종류에 앞서 오늘 게임들의 규정에 대해서 이야기 해드리지요. 하하하.

 

“잠시... 게임들이라뇨. 한 게임이 아닌가요?”

 

서영이 치킨 박의 말을 끊고 질문을 했다.

 

- 맞습니다. 하하하. 오늘은 총 세 번의 게임이 이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규정을 잘 들으셔야 합니다. 한 번 말한 규정은 재방송은 없습니다. 그리고 규정을 어길 시에는 바로 탈락, 즉 루저가 됨을 알려드리며... 하하하. 설명하겠습니다. 오늘은 총 세 번의 게임을 합니다. 세 번의 게임을 해서 1승을 하게 되면 칩 한 개를 드리겠습니다. 2승을 하게 되면 칩 두 개, 3승을 하게 되면 칩이 세 개가 되겠지요?

 

민혁과 서영, 영수와 은희, 모두가 치킨 박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 1승이라도 하게 되면 참가비로 내놓으신 칩도 돌려드리니, 오늘 게임을 잘하시면 최대 5개까지로 칩을 늘릴 수 있는 기회입니다. 하하하. 3라운드 진출 조건은 단 1승입니다. 하하하. 1승만 하셔도 칩을 3개로 늘리면서 3라운드 진출하게 되는 것이지요. 하하하.

 

‘1승정도라면...’

 

세 번 중에 한 번만 이겨도 3라운드 진출이라면 생각보다 위험이 적다고 생각하는 민혁이었다.

 

- 반대로 1승이라도 거두지 못한다면... 루저가 되니, 이 점 명심하시길... 하하하. 세 번의 모든 게임은 총 30분으로 이뤄집니다. 30분 이내에 게임의 승패를 가려야 하며, 승패를 나누지 못할 시, 무승부가 되겠습니다. 하하하. 운이 나빠 두 팀이 모두 무승부를 기록해서 3무가 되면... 두 팀 모두 루저가 되겠지요. 아무쪼록 30분 이내에 반드시 승부를 하셔야 합니다. 하하하. 이게 오늘 전반적인 게임의 룰이며, 세세한 룰은 각 게임 직전에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이해가 되셨지요? 하하하.

 

민혁과 서영, 영수, 은희는 모두 게임 방식에 대한 이해를 한 상황이었다. 간단히 말해서 오늘 총 세 번의 게임이 이루어지고 그 중 1승만 거두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2승과 3승으로 칩 개수를 늘려 통과를 하면 더욱 좋을 것이고...

 

- 그럼 첫 번째 게임을 하기에 앞서 여러 분에게 20분의 자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하하하. 20분 후 다시 이 자리에 모이시길 바랍니다. 하하하.

 

치킨 박이 갑작스레 게임 전에 자유 시간을 준다고 하자, 민혁과 서영은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영수와 은희 부부에게 떨어진 자리로 옮겨 조용히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1승만 하면 된다는 데...”

 

“3라운드 진출 조건이 그렇게 팍팍한 것 같지는 않은데.... 그래도 2승, 3승을 하면 좋을 것 같아.”

 

민혁은 내심 3승까지 바랐다. 최선을 다해서 3승을 하면 최대 보유 칩을 5개까지 늘릴 수 있었다. 1승을 하더라도 칩 1개가 늘어나지만, 3라운드부터는 팀마다 칩 개수가 달라지므로, 3개의 칩은 3라운드 진출 팀 중 가장 적은 칩의 개수이기에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3승을... 하면... 상대 팀은...”

 

서영도 마음 같아서는 3승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3승을 하게 되면, 상대 부부는 루저가 되었다. 루저가 되어서 장기라도 떼이고 죽음이라도 당한다면, 아주 끔찍한 상상을 하자 서영은 3승이라는 것이 왠지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상대 팀 신경 쓸 여유가... 없잖아. 그걸 말이라고 해? 우리가 3패를 할 수도 있잖아!!”

 

말은 거칠게 하지만, 민혁 역시 그렇게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3승을 해서 상대가 죽임이라도 당한다면, 그 또한 마음의 짐으로 남을 게 분명했다.

 

“일단... 우리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당신 말이 맞아.”

 

민혁과 서영이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갑작스레 그들을 부르는 목소리가 있었다. 민혁과 서영이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니, 어느새 다가온 영수와 은희가 눈에 들어왔다.

 

“저... 저기.... 할... 할 말이 있는데요.”

 

“저... 저희... 부탁 좀... 들어주세요.”

 

 

 

@ 14부에서 이어집니다.

본격적인 2라운드 게임의 시작이 채 20분도 남지 않았는데, 경쟁 부부에게 부탁을 받은 민혁과 서영은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부탁이라뇨?”

 

약속이나 한 듯 민혁과 서영이 영수 부부에게 질문을 했다. 이 와중에도 영수와 은희는 슬픈 표정과 더불어 상체를 숙여 굽신거리고 있었다.

 

‘무슨 의도일까?’

 

영수와 은희, 처음 볼 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런데 게임 직전에 경쟁 부부에게 부탁할 거리가 있다니, 상식을 벗어난 행위라고 생각하고 있는 민혁이었다.

 

“저... 정말 말도 안 된다... 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희 좀 살려... 주세요.”

 

다짜고짜 살려달라는 영수를 보며, 민혁과 서영은 할 말을 잃었다. 어이없어 하는 민혁과 서영 부부를 바라보며 영수가 다시 말을 더듬으며 입을 열었다.

 

“두... 분은... 저희를 살려 주실 수... 있어요... 부탁드립니다.”

 

영수가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이어 영수 아내인 은희도 무릎을 꿇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민혁과 서영은 당황했다. 무슨 상황인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그러세요. 일어나세요.”

 

당황한 민혁이 영수 부부에게 말을 했다.

 

“살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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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쿠쿠내나크
Good
구른다
굿입니다.
츄파츄파
감사합니다.
리멤버
역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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