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누스의 가면 제2화
야누스의 가면 제2화
다시 들려오는 소리에 이어 이번에는 좀 더 명확하게 자지를 빠는 소리가 들리자 진우는 눈을 감고는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뜬 진우가 시선을 내리는 순간 자신의 가슴에 두 손을 올리고 몸을 살짝 떨고 있는 미주를 발견했다. 그리고 진우는 그때서야 자신의 부푼 바지 앞이 밀착된 미주의 둔덕 부근을 누르고 있음을 알았다.
- .......... -
살짝 당황한 진우가 몸을 움직이려는 순간 미주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시선이 마주하는 순간 진우의 움직임이 멈췄다. 어둠 때문에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진우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미주의 눈동자가 떨리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떨리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했다. 다른 남녀가 코앞에서 뜨거운 섹스를 벌이고 있었고, 그 모습을 다른 사람도 아닌 제부의 품에 안겨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조금 전부터 한껏 부푼 제부의 바지춤이 자신의 둔덕을 눌러오자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미주는 난감했지만 아무 움직임도 할 수 없었다.
- 자기야, 다시 넣어 줘.. -
- 어디에 넣어 줄까 -
- 내 보지에 넣어 줘 -
- 그래, 엎드려... -
다시 원색적인 대화가 이어지고 돌아선 여자가 엎드리자 남자는 뒤에서 삽입을 했고 이어 두 남녀의 뜨거운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 순간 시선이 마주친 두 사람의 시선이 심하게 흔들렸다. 특히 미주를 바라보는 진우의 시선이 심하게 흔들렸고 다시 한 번 원색적인 두 남녀의 목소리가 들려오던 순간 진우의 얼굴이 천천히 내려지고 있었고, 그걸 지켜보던 미주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 ......... -
미주는 눈을 감아 버렸다. 그리고 이어진 따스한 감촉에 살짝 진저리를 쳤다. 진우의 입술이 포개진 것이다. 평소라면 일어 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여행을 와서 취해버린 남편, 그로인해 제부와 함께 둘이 마셨던 술과 그 술이 전해준 이성적 마비, 또한 자신의 손을 잡아준 따스했던 제부의 손과 밤바다의 한적함이 전해주던 알 수 없는 작은 설레임, 그리고 무엇보다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원색적인 음성은 미주로 하여금 무언가를 갈망하게 했다. 그래서일까 미주는 다가오던 진우의 입술을 피하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피하지 않았다.
미주는 느꼈다. 조심스레 자신의 입술을 더듬는 진우의 입술이 살짝 떨리고 있음을 말이다. 미주는 전해져 오는 그 떨림에 다시 한 번 마음이 설랬다. 마치 첫 키스를 하는 것 같았다. 능숙하지 않지만 터질 듯 한 두근거림이 전해져왔고, 살짝 겁을 먹은 듯 완강하지 못한 부드러움은 마음을 오히려 편하게 만들었다. 허나 미주는 모르고 있었다. 진우가 그랬듯 자신의 입술도 떨리고 있음을 말이다. 자신이 느끼는 그 감흥을 진우도 그대로 느끼고 있음을 말이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진우는 그래도 남자라는 사실이었다. 조심스럽지만 진우의 입술은 계속 미주의 입술을 더듬었고 미주는 그런 진우의 움직임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었다.
- 하학... 아으... 자기야..... -
흥분에 가득 찬 여자의 음성이 두 사람의 귓전을 파고드는 순간 밑으로 내려간 진우의 손이 미주의 엉덩이를 잡아 자신의 몸에 하체를 밀착하는 순간 아랫도리를 누르는 묵직한 무언가를 느낀 미주의 입을 살짝 벌어지고 말았다. 그 순간 진우의 혀가 미주의 입안으로 밀려들어오기 시작했고 미주는 너무도 손쉽게 입안을 내주고 말았다.
- ........ -
진우의 혀는 빠르게 미주의 혀를 찾았고, 두 사람의 혀가 엉키는 순간 두 사람의 입술이 벌어지며 짙은 입맞춤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미주는 정신이 아득해 졌다. 이런 뜨겁고 짙은 키스가 언제인지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귓전을 파고드는 낯선 두 남녀의 신음 소리는 짙은 입맞춤을 더욱 짙게 만들었고,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 그것도 제부와의 입맞춤을 하는 미주는 그 사실을 잊은 채 오로지 가슴에 전해지는 입맞춤의 뜨거움만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런 미주의 변화는 진우로 하여금 다른 용기를 내게 했고 살그머니 올라간 손이 한쪽 젖가슴을 거머쥐자 황급히 손을 올린 미주는 진우의 손을 자구만 밀어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 반항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미주의 손목을 잡은 진우가 손목을 내려 뒤로 밀었고 다른 손으로 미주의 손목을 움쳐 잡았다.
이제 미주는 한 손을 뒤로 포박 당한 채 입맞춤을 하고 있었고, 어쩔 수 없이 젖가슴 한쪽을 내줄 수밖에 없단 생각을 하던 순간 미주의 몸이 꿈틀거렸다. 미주의 생각과 전혀 다르게 진우의 손이 허리춤을 더듬었고 이내 손이 바지춤을 파고 들어오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 미주는 황급히 몸을 비틀었고 입술을 떼려했다. 그런데 그 순간 두 남녀의 앙칼진 목소리가 미주의 귓전을 다시 파고들었다.
- 아.. 자기야... 나 쌀 것 같아... -
- 안 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박아줘... 아우 자기야... -
절정이 임박한 듯 두 사람의 목소리가 갑자기 커졌고 아이러니하게 그 목소리는 미주의 움직임을 멈추게 만들었다.
[ 안 돼...... ]
미주는 마음으로 다급하게 외쳤다. 허나 그 순간 미주는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팬티 안으로 들어온 진우의 손, 그 손이 정확히 보지털이 돋아있는 언덕을 덮어버린 것이다. 미주는 황급히 입술을 땠다. 그렇지만 미주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자칫 여기서 소리를 낸다면 저 두 남녀는 물론이고 자신들의 존재도 드러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러자 미주는 몸을 밀착한 그래도 시선을 들어 진우를 응시했다.
- .......... -
말이 없는 미주의 시선을 응시한 진우는 잠시 망설였다. 의도치 않았지만 이런 상황을 맞아버렸고 자신의 손이 들어가 있는 곳이 처형의 팬티 안이라는 사실과 자신을 응시하는 처형의 눈동자로 인해 진우는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그러나 자신을 바라보는 미주가 아무 말이 없자 진우는 손끝을 살짝 움직였고, 두 남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 아으.. 자기야... 으음.. 자기야... -
- 허억... 헉... 나.. 안되겠어... -
- 알았어... 싸.... -
- 입에다 할래... -
- 하학... 응... 어..... -
여자의 대답에 이어 신음이 멈추고 두 사람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자 진우와 미주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다. 돌아앉은 여자는 남자의 자지를 입에 물고 남자가 쏟아내는 정액을 고스란히 입으로 받아내고 있음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움직이던 진우의 손끝이 좀 더 밑으로 내려와 다물어져 있는 허벅지를 파고 들어가 보지 입구를 더듬자 시선을 내린 미주가 진우의 가슴에 이마를 기댔다. 그건 진우의 행동을 용인한다는 의미처럼 보였다.
- 아.......... -
사정을 마친 듯 남자의 탄식이 들려오던 순간 진우의 손끝이 보지 안으로 살짝 들어와 움직였고, 그 순간 고개를 든 미주가 입술을 가져왔고 진우는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미주는 보지 안에 들어간 손끝이 움직일 때마다 눈썹을 꿈틀거렸고, 움직이던 손끝이 음핵 부근을 맴돌 때는 뒤로 잡혀있던 손을 힘껏 뽑아내고는 두 손으로 진우의 옷자락을 움켜잡았다. 진우의 손끝은 조금씩 더욱 안쪽으로 들어오고 있었고, 미주는 찌릿하게 느껴지는 감촉에 진우의 옷자락을 더욱 세게 쥐었다.
- 먹었어? -
- 응 -
- 뱉지 뭐 하러 먹어 -
- 자기 좋아하라고... -
남녀의 다정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진우는 어이없게도 두 사람이 많이 사랑하는 사이란 생각을 했고 미주도 같은 생각을 했다. 이어 두 사람이 옷을 챙겨 입는 듯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순간 진우와 미주는 움직임을 멈췄다. 섹스를 마친 두 사람이 백사장으로 나가려면 이곳을 거쳐 가야 함을 생각한 것이다. 두 사람은 순간 어떻게 해야 할 지 망설였다.
- 가자 -
- 음... -
이어진 두 사람의 목소리에 긴장하던 순간 두 남녀의 대화 소리가 멀어지자 진우가 살짝 고개를 내밀었고, 진우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던 미주가 살짝 진우를 올려보았다. 만에 하나 진우를 따라 황급히 자리를 떠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두 남녀가 반대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진우는 계속 남녀를 따라갔고, 잠시 후 저만치서 어딘가를 힘겹게 올라가는 남녀가 보이자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마도 반대쪽에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있는 듯 했다. 그렇게 멀어지는 남녀를 보던 진우가 무언가 한 마디를 던졌다.
- 아까 그 사람들이네.... -
- ........ -
진우의 말에 미주가 시선을 옆으로 돌렸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자 다시 시선을 돌렸고 그 순간 함께 시선을 돌리던 진우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리고 느꼈다. 진우의 손가락 반 마디가 자신의 보지에 들어가 있음을 말이다. 미주는 황급히 시선을 내렸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말하기에 많이 늦어버린 것이다. 진우도 마찬가지였다. 두 남녀가 사라지자 부서지는 파도 소리만이 요란하게 귓전을 파고들었다. 진우는 알고 있었다. 돌이키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왔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자신과 미주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운 또한 그것을 알려주는 듯 했다.
- ......... -
망설이던 진우가 살짝 고개를 내려 미주의 입술을 찾았다. 미주는 고개를 들지 않았지만 깊게 내려온 진우의 입술을 눈 근처를 머물자 머뭇거리며 얼굴을 들기 시작했고 진우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을 찾아 들자 얼굴을 들고 입맞춤을 시작했다. 허나 아까와 달리 미주는 쉽사리 입을 열어주지 않았다. 아마 모든 것이 조용해진 지금 허물어져가던 이성이 고개를 살짝 든 듯 했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그런 미주의 마음을 아는 듯 진우가 보지에 들어가 있던 손끝을 움직여 질 벽을 더듬자 놀란 미주가 입을 살짝 벌렸고 진우는 기다렸다는 듯 혀를 밀어 넣었다.
미주는 다시 진우의 옷자락을 움켜잡았다. 이제는 뜨거웠던 남녀의 신음대신 부서지는 파도 소리만이 들려왔지만 그 파도소리가 자신의 귓전을 간질이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진우의 손끝이 갑자기 안으로 깊숙이 밀려오자 황급히 입술을 거둔 미주의 이마가 진우의 어깨에 기대졌다. 진우의 손가락 하나 거의 전부가 보지 안으로 들어오자 이마를 어깨에 기대고 있던 미주가 얼굴을 들어 별이 가득 보이는 먼 바다 위 하늘을 응시했다. 미주는 어찌 할 바를 몰랐다. 가슴으로는 이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보지 안에 들어온 손가락이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하자 눈꺼풀을 떨기 시작했고, 살짝 벌어진 입술도 함께 떨고 있었다. 그렇게 미주는 떨리는 눈꺼풀과 입술을 한 채 하늘 가득 채워져 있는 별들을 바라보며 이성과의 힘겨운 마지막 싸움을 하고 있었다.
- 하아..... -
미주의 눈이 감겨 버렸다. 그리고 그 감겨진 눈과 뱉어진 신음은 많은 것을 의미했다. 그건 힘겹게 버티던 이성의 마지막 줄이 팽팽함을 이기지 못하고 끊어졌음을 말하고 있었고, 이제 미주는 금단의 구역으로 걸음을 옮기는 자신을 제어할 힘을 잃었다. 그걸 제어할 마지막 힘은 진우에게로 넘겨졌다. 하지만 진우는 남자였다. 오랜 세월 여자의 육체를 접하지 못했던 진우에게 생생하게 느꼈던 다른 사람들의 섹스와 더불어 손끝에서 전해지는 미지의 구역에 대한 감촉은 이미 진우로 하여금 이성을 잃게 만들었다. 진우에게 이젠 지금 자신이 만지고 있는 보지가 다른 사람도 아닌 처형의 보지라는 사실을 사라졌다. 그저 한 여자의 보지일 뿐 그 이상은 아니었다.
- 하아... 아... 제부.... -
눈을 감고 있던 미주가 신음과 함께 진우의 턱으로 이마를 옮겨왔다. 보지 안에 들어간 손가락이 자궁 깊숙한 곳을 더듬은 것이다. 진우는 움직임을 멈추고 대신 미주의 이마에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조금씩 입술을 내리자 미주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두 사람의 입술이 다시 포개졌다. 미주는 아쉬웠다. 지금 이 입맞춤이 진우가 아닌 남편이기를 바랬다. 허나 또한 알고 있었다. 남편은 이렇게 달콤한 입맞춤을 전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말이다. 진우는 너무 부드럽게 입맞춤을 이어갔고, 자신이 조금이라도 머뭇거리면 보지 안에 들어가 있는 손끝을 움직이며 자신을 재촉하고 있었다. 미주는 어쩔 수 없이 함께 입술을 움직였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강제성은 보이지 않았다. 어느덧 미주도 진우와의 입맞춤에 몰두해 갔고, 보지 안에 들어간 손가락이 질 벽을 휘저을 때면 벌어진 입술로 진우의 입술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진우는 그런 미주의 허리를 한 손으로 살짝 감았고 보지 안에 들어간 손가락을 입구로 빼내고는 보지 입구를 따라 아래위로 움직이며 문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손가락을 보지 안으로 깊숙이 밀어 넣던 순간 입술을 뗀 미주가 진우의 가슴을 가볍게 안으며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 .... -
미주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보지 안에 손가락을 밀어 넣은 진우가 작정을 한 듯 보지 안쪽을 휘젓기 시작했고 미주는 황급히 진우의 손목을 잡았지만 진우의 손을 계속 미주를 괴롭혔다.
- 하흣... 으음... 그만해요... 제부... -
짜릿한 쾌감을 억지로 참아내던 미주가 다급하게 외쳤지만 진우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고 참을 수 없는 짜릿함에 미주는 진우의 가슴을 밀기 시작했다.
- 하아... 그만.. 안 돼.. 그만해요... 제발... -
이어진 미주의 다급한 애원이 있자 진우는 움직임을 멈췄고, 하체를 움찔거리던 미주가 진우를 힘껏 끌어안았다. 오랜만이었다. 아니 처음이었다. 보지를 헤집는 이런 강렬함은 처음 느껴보는 것이었다. 미주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고 그 순간 진우가 팬티 안에서 손을 빼내고 있었다. 미주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흠뻑 젖어버린 자신의 보지를 헤집은 진우의 손이 보짓물로 한껏 젖어 있을 거란 걸 말이다. 허나 그걸 느낄 새도 없이 자신의 손을 잡은 진우가 걸음을 옮기자 힘없이 진우를 따라 발을 움직였다. 그리고 바위틈을 나온 미주는 조금 전 두 남녀가 뜨거운 사랑을 나누던 그곳에 자신이 서게 되자 살짝 당황을 했다. 그리고 자신을 돌려 세운 진우가 뒤에서 자신을 안자 더욱 당황했지만 진우의 입술이 목덜미를 더듬자 살짝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 ......... -
안도감 때문인지 아니면 이어지는 애무가 흡족한 것인지 미주는 눈을 감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허나 진우의 손이 복부로 다가온 뒤 다시 팬티 안으로 들어오자 진우의 손목을 잡았다. 허나 이미 한 번 손길을 허락한 미주에게 그걸 막을 명분이 없었고, 진우의 손은 거칠 것 없이 팬티 안으로 들어가서는 둔덕을 쓰다듬기 시작했고, 다른 한 손마저 팬티 안으로 들어가 버리자 고개를 뒤로 젖힌 미주가 눈을 뜨고는 다시 별이 가득한 하늘을 응시했다. 진우의 한 손이 보지털을 쓰다듬다 허벅지를 파고들어 다시 보지 입구를 더듬던 순간 남은 한 손이 미주의 트레이닝 바지를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미주의 손이 그걸 제지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바지는 내려갔고 마침내 바지춤이 허벅지에 걸리던 순간 진우의 두 손이 자유롭게 미주의 보지를 만져가기 시작했고 미주는 마치 자신이 발가벗겨 진 듯 얼굴을 붉힌 채 계속 하늘을 응시했다. 그렇게 보지 둔덕을 어루만지던 진우의 한 손이 둔덕을 떠나 어딘가로 향하는 순간 미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은 듯 드러나 버린 자신의 엉덩이에 따스한 무언가가 와 닿자 살짝 눈을 내려 감았다. 진우의 자지였다. 그것도 강인함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단단한 것이었다.
- .......... -
진우는 미주의 한 손을 잡았다. 허나 미주는 반항했다. 진우가 하려는 움직임이 무엇인지 알았다. 허나 겁이 났다. 남편 말고는 다른 남자의 자지는 한 번도 만져 본적 없던 미주였다. 대학 2학년 때 친구의 소개로 군대를 제대한 지금의 남편을 만나 일 년 뒤 처음으로 섹스란 걸 했었다. 물론 그전에 다른 한 명의 남자와 사귀기는 했지만 그때는 어렸고, 행여 남자 친구가 이상한 행동을 보일 때면 사전에 차단을 했었다. 물론 당시는 남편과 결혼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자신의 처녀성을 가져간 남편이 자신을 떠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가자 너무도 자연스레 남편과 결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남편의 청혼을 받아 들여 결혼을 했다. 그랬기에 지금 진우의 행동은 미주에게 많은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더군다나 진우는 아무런 남자가 아니었다. 자신과는 제부 사이였다. 그래서 미주는 버텼다. 그렇지만 남자의 힘을 어길 수 없었다. 진우는 기어이 미주의 손에 자신의 자지를 쥐어 주었고, 보지를 만지던 손끝을 다시 보지 안으로 살짝 밀어 넣었다.
- 하아.... -
다시 손끝이 보지 안쪽을 헤집자 미주는 짧은 신음을 내질렀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자지를 쥔 손에 힘을 주고 말았다. 달랐다. 남편의 그것과 진우의 그것은 달랐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낯설음이 아닌 남편의 자지와 손에서 느껴지는 진우의 자지는 확연하게 달랐다. 굵기도, 강인함도, 그리고 뜨거움도 달랐다. 특히 손에 전해지는 살갗은 체온은 뜨겁게 느껴졌다. 순간 미주는 생각했다. 이렇게 뜨겁고, 강인한 자지가 자신의 몸속으로 들어오면 어떤 느낌일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자신의 보지를 자극하는 진우의 몸이 조금씩 숙여지며 그 무게에 상체를 조금씩 숙여갈 수밖에 없던 미주는 황급히 자지를 놓고는 바위를 손으로 짚었다. 그러자 이내 엉덩이 사이를 스쳐가는 자지의 느낌을 느낄 수 있었고. 자신이 막지 않으면 그 자지가 자신의 몸 안으로 들어오게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미주의 생각은 정확했다. 진우는 이제 모든 걸 되돌리기에 늦었다는 생각을 했고. 차라리 처형과 뜨거움을 공유하는 것이 최선이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최선의 시작은 삽입으로 시작됨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진우는 지금은 다른 무엇보다 일단 삽입을 이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 우리 이제 어떡해요? -
바다가 보이는 벤치에 앉아 먼 바다를 응시하던 미주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진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진우는 지금 이 순간 자신이 무슨 말을 하던 결국 미주가 내리는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었다. 강제는 아니었다지만 분명 자신이 먼저 처형의 중요한 곳에 손을 댔고, 섹스 또한 자신의 욕심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음을 인정했다.
- ......... -
진우는 말없이 고개를 떨궜고, 천천히 고개를 돌린 미주가 그런 진우를 가만히 응시했다.
- 왜 대답이 없어요, 우리 어떡해요 -
미주가 다시 묻자 진우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 죄송합니다 -
- 됐어요, 난 그런 말을 듣고 싶어 물은 게 아니에요, 그리고 진우씨가 죄송할 필요 없어요, 잘못이 있다면 둘 모두에게 있으니까 -
미주는 말은 진심이었다. 아무리 진우가 자신을 욕심냈더라도 얼마든지 그걸 막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진우를 받아 들였다고 스스로에 위안을 했었다.
- 내가 듣고 싶은 건 앞으로 우리 어떡할지를 묻는 거예요, 누굴 원망하는 게 아니라.. -
다시 묻는 미주의 말에 잠시 입을 다물었던 진우가 입을 열었다.
- 솔직히 내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처형이 어떤 결정을 내리면 난 그걸 따를 수밖에 없어요 -
- 왜요, 왜 내가 결정을 해야 하는데요? -
- 왜냐면 솔직한 내 마음을 묻는다면 나도 날 믿을 수가 없으니까요 -
- 무슨 말이에요, 그게? -
- 오늘 일을 빌미로 처형을 압박 할지도 모른다는 말입니다, 처형이 아무 결론을 내려주지 않는다면... 지금은 아니라고 말하겠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
- 제부 -
- 압니다, 무슨 마을 하고 싶은 건지, 오늘 일은 둘 만의 비밀로 덮어두고 제 자리로 돌아가자고 할 거죠? -
- ......... -
마치 자신의 생각을 읽은 듯 말하는 진우의 말에 미주가 입을 다문 채 물끄러미 진우를 응시했다.
- 우리가 아주 남남이 되지 않는 이상, 오늘 일은 우리 발목을 잡을 겁니다. 처형은 자신 있어요. 오늘 일을 모두 잊은 채 날 볼 자신이..... -
- ......... -
진우의 물음에 미주가 천천히 시선을 돌려 다시 바다를 응시했다.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분명 앞으로 진우를 볼 때마다 오늘 일을 떠올릴게 분명했다. 남편 말고 유일하게 자신을 안았던 남자가 제부였다는 사실을 깨끗이 지울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진우도 천천히 시선을 바다로 향했다.
- 한 가지만 물을게요 -
물음에 진우가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미주는 말을 이어갔다.
- 혹시.. 오늘 같은 일 생각해 본 적 있어요? -
- 없습니다 -
너무도 명확하게 대답하는 진우의 음성에 미주의 시선이 진우에게로 향했다.
- 그럼 우연이었어요? -
- 우연..., 우연이겠죠, 그때 그 사람들만 없었으면 이런 일은 없을 테니까,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건 그 순간 내가 느낀 건...... -
진우가 잠시 입을 다물었다 말을 이어갔다.
- 여자였어요, 내 품에 안겨 있던 건, 처형이 아니라 그냥 여자... 그리고 안고 싶었어요, 여자로 느껴졌으니까 -
진우의 말에 미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여자로써 안고 싶었다는 진우의 말이 묘하게 가슴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미주가 시선을 돌린 후 두 사람 사이에 다시 침묵만이 이어졌고 먼 바다에서 불어온 바닷바람이 두 사람 곁을 스쳐가고 있었다.
[ 땡.... ]
- ....... -
엘리베이터가 멈췄고 문이 열렸지만 진우가 내리지 않자 당황한 미주가 진우를 응시했다.
- 제부... -
미주가 진우를 불렀지만 진우는 말없이 서있었고 문이 다시 닫히려 하자 미주가 황급히 열림 버튼을 눌러 문을 열었다. 그제야 진우가 천천히 걸음을 옮겼고 문 앞에 다다르자 갑자기 시선을 돌려 미주를 응시했다.
- 키스 할 겁니다. 거부하면 처형의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알아서 매듭짓겠습니다 -
- ........ -
무슨 매듭을 어떻게 짓겠다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막상 진우의 입술이 다가오자 미주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눈동자를 떨기만 했고 다가오는 진우의 입술을 피하지 못하고 있었다. 알아서 매듭짓겠다는 진우의 말이 너무 무거웠다.
- ........ -
결국 입술이 포개졌고 눈을 내려감은 미주는 떨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켰다. 그러나 진우의 입술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자 미주가 얼굴을 살짝 뒤로 뺐고 그제야 진우의 입술이 물러났다. 키스가 끝났지만 진우가 쉽사리 엘리베이터를 내리지 않자 미주가 입을 열었다.
- 갈게요 -
- ...... -
미주의 짧은 한 마디에 진우가 천천히 엘리베이터에서 내렸고 돌아서는 진우를 바라보던 미주는 쉽사리 버튼을 놓지 않은 채 진우를 응시했다. 그렇게 서로를 마주보던 순간 미주가 버튼을 놓았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있었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를 응시하며 서있었다. 이윽고 문이 모두 닫히자 잠시 닫힌 문을 응시하고 있던 진우가 돌아섰고 그 순간 미주가 내리는 층의 불이 멈춰서 있었다.
- .......... -
낮기는 했지만 코까지 골며 자고 있는 남편을 응시하던 미주가 몸을 돌려 침대에 조용히 걸터앉았다. 미주는 가만히 허공을 응시한 채 남편 현식의 코고는 소리를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살아오며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아니 한 번도 이런 일을 꿈꾼 적도 없었다. 조금은 아쉽고, 조금은 서운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아쉽다고, 서운하다고 그걸 채우고 싶다는 욕심을 부려 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제 자신은 남의 이야기로 치부하던 그 굴레에 몸을 담아 버렸다. 그것도 다른 사람도 아닌 제부와 불륜을 저질러 버린 것이다. 허나 미주가 당황스러운 건 그런 제부와의 섹스가 너무 강렬하게 기억된다는 것이다. 남편과는 달리 자신을 강하게 몰아 붙였고, 몸속을 넘나들던 뜨거움도 남편의 그것과는 너무 달랐다. 무엇보다 자신의 육체가 그걸 강렬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특히 그 어느 곳보다 소중하고, 부끄러운 그곳이 오늘 처음 접한 새로운 느낌에 아직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 ....... -
미주는 천천히 눈을 내려 감았다. 그리고 조금 전 있었던 엄청난 그 순간을 천천히 되돌렸다. 창문 너머로 보았던 행복해 보이던 두 남녀와 우연처럼 그 두 남녀가 나눴던 원색적인 섹스를 훔쳐보던 그 순간,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두 사람만큼은 아니었지만 그 두 사람이 뜨겁게 나눴던 그 장소에서 제부와 나눴던 섹스까지 미주는 모든 걸 다시 되짚었다. 그렇게 천천히 모든 걸 되짚던 미주의 눈이 다시 떠졌고, 머뭇거리던 미주의 손이 천천히 얼굴로 다가와 입술을 어루만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미주는 섹스보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나눴던 진우와의 마지막 입맞춤이 자꾸 떠올랐다. 자신의 태도에 따라 모든 걸 알아서 매듭짓겠다던 진우가 과연 어떤 매듭을 짓겠다는 건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 ......... -
그렇게 한참을 침대에 앉아 생각에 잠겨있던 미주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고 욕실 앞에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팬티를 벗던 미주가 중요 부분을 덮는 천이 살짝 젖어있는 것을 보고는 팬티를 접어 바닥에 조심스레 내려놓고는 알몸으로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 .......... ]
잠시 후 물줄기 소리가 들려왔고 살짝 열려진 문틈 사이로 두 손으로 젖가슴을 가린 채 물줄기 아래에서 물을 맞고 있는 미주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 어... 시원하다 -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국물을 떠먹은 현식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 옆에 앉아있는 미주도 맞은편에 홀로 앉은 진우도 조금은 무거운 표정으로 늦은 식사를 하고 있었다.
- 진우야 -
- 네 -
현식의 부름에 시선을 든 진우가 대답을 했고, 순간 그런 자신을 바라보는 미주와 살짝 눈이 마주쳤지만 진우는 이내 현식에게로 시선을 고정했다.
- 밥 먹고 뭐 할 거냐? -
- 아직 특별히 생각한 건 없지만 원래는 설악산이나 가보려고 했어요 -
- 산에.. 안 힘들겠냐? -
- 등산 할 건 아니고 케이블카 타고 권금성이나 갔다 오면 괜찮지 않을까요, 내려와서는 낙산사나 다녀오죠 -
- 저녁은? -
- 글쎄요 -
- 저녁엔 대포항이나 가자 -
- 대포항이요? -
- 그래, 온 김에 건어물 몇 개 사고 거기서 저녁 먹고 오자 -
- 그러죠 -
진우가 대답을 했고 다시 시선을 거두던 순간 미주와 시선이 짧게 마주쳤다. 이번에는 미주가 먼저 시선을 내렸고 세 사람은 식사를 이어갔다. 그 순간 누군가의 핸드폰이 울렸다. 현식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고 있었다.
- 어, 휴일에 여기서 웬 전화지 -
핸드폰 화면을 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린 현식이 핸드폰을 들었고 미주와 진우의 시선이 자연스레 현식에게로 향했다.
- 네, 강 현식입니다, 아.. 박 과장 휴일에 웬일이야, 응... 뭐... -
놀라는 표정을 짓는 현식을 바라보던 미주와 진우의 시선이 잠시 마주쳤다.
- 많이 다친 거야? 뭐야... 아니 지주대를 어떻게 세웠기에 그게 무너져, 알았어... 근데 나 지금 서울이 아니라 조금 늦을 것 같은데.. 그래... 알았으니까, 일단 피해자 가족들에게 연락부터 하고 나머지는 내가 내려가서 해결 할게.. , 그래.. 이따가 봐... -
다급한 대화에 이어 현식이 전화를 끊자 진우가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 무슨 일 생겼어요? -
- 어, 청주 공장 신축 현장에서 현장이 붕괴 되서 인명 피해가 생겼데.. -
현식의 말에 미주가 놀라는 표정을 지었고 진우도 조금 놀란 표정이었다.
- 사람들 많이 다쳤데요? -
- 휴일이라 몇 사람 없어서 세 명만 다쳤는데 그 중 한 명이 힘들 것 같다네.. -
- 아니, 어쩌다.. 그것도 휴일에.. -
- 아, 정말 누가 아니래, 다른 건 몰라도 사람이 괜찮아야 하는데, 걱정이네 -
- 근데, 지금 가셔야 하는 겁니까? -
- 어, 바로 가봐야 할 것 같아, 내가 그쪽 담당이니까, 가봐야지, 그나저나 부탁 좀 하자 -
- 네, 말씀하세요 -
- 난 바로 가야하니까, 우리 와이프 좀 네가 데리고 내일 서울로 가라 -
- 내일이요? -
진우는 물론이고 미주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 그래, 아버지, 어머니 내일 오시고, 그때 현우도 같이 오니까, 내일 우리 와이프랑 현우 좀 데리고 와라, 부탁 좀 할게 -
- 데리러 가는 건 상관없는데, 내일까지 형님도 없는데 처형이랑 여기서 뭐해요, 그냥 저희도 올라갈게요 -
- 그럼 그건 그렇게 하고, 일단 숙소로 돌아가야겠다 -
- 그러죠 -
남편 현식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 미주는 서두르는 남편 때문에 마음이 조급했다.
- 다른 건 없어도 되겠어? -
- 필요 없어, 상황 봐서 내가 전화할게 -
- 알았어, 운전 조심해, 서두르지 말고.. -
- 알았어 -
간편한 짐을 챙긴 남편이 걸음을 옮기자 미주가 그 뒤를 따라 나서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주차장에서 기다리던 진우와 다시 만났다.
- 좀 부탁해, 내일 현우도 좀 부탁하고.. -
- 거정 마세요 -
- 갔다 와서 한 잔 살게 -
- 네 -
- 참, 여보 -
- 응 -
남편의 부름에 미주가 대답을 했다.
- 나 떠나면 바로 오지 말고, 아까 말한 대포항에서 가서 오징어랑 건어물 몇 개 사가지고 올라 가, 아버지도 좋아하시지만 장인어른이랑 장모님도 오징어 좋아하시니까, 넉넉히 사가지고 올라가 -
- 무슨 그걸 사가지고 가 -
- 사가지고 올라가, 야,, 진우야 -
- 네 -
- 꼭 사가지고 올라가, 알았지 -
- 네 -
현식의 말에 진우가 대답을 했고 미주가 잠시 그런 진우를 바라보다 남편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 그럼, 갈 게 -
- 응 -
- 네 -
두 사람의 대답이 끝나자 급히 차에 오른 현식이 자동차를 출발 시켰고, 미주는 남편의 차가 출발을 하자 흔들리는 시선으로 멀어지는 남편의 차를 응시했다. 어젯밤 제부인 진우와 섹스를 가진 지금 남편이 갑작스런 일로 먼저 가버리고 진우와 단 둘이 남아버린 상황이 마치 무슨 운명의 장난처럼 생각됐다.
- ....... -
그렇게 남편의 차가 시야에서 멀어지자 시선을 내리고 돌아서던 미주가 진우의 시선과 마주치자 잠시 진우를 응시했다. 하지만 진우가 슬쩍 자신의 시선을 피하자 미주는 괜히 화가 났다. 마치 책임지지 못할 일을 벌인 아이가 부모의 눈을 피하는 것 같았다.
- 가요, 오징어 사러.. -
- ........ -
미주가 차갑게 한 마디를 던지고 진우의 차로 걸음을 옮기자 진우도 함께 걸음을 옮겼다.
- .......... -
문득문득 바다가 나타나는 도로를 바라보며 미주는 십여 분 동안 아무 말이 없었고 그건 진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도로를 질주하던 차가 가려던 설악산 입구를 지날 때 미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 어제 엘리베이터에서 한 말이 무슨 의미에요? -
말을 던진 미주가 시선을 돌렸지만 진우가 대답 없이 운전만을 하고 있자 미주의 미간이 살짝 일그러졌다.
- 지금 묻잖아요, 무슨 의미였는지... -
그러자 시선을 돌린 진우가 잠시 미주를 응시하다 다시 정면을 바라보았다.
- 제부... -
- 말 그대로였습니다, 처형이 그때 날 밀어냈다면 제가 남남이 되는 걸로.. -
- 그게 가능하다고 봐요? 제부 선배인 그이가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남남이 돼요 -
- 방법은 많습니다, 제가 피해도 되고, 아니면 제가 형님 곁에서 없어지면 됩니다 -
- ....... -
진우의 말이 이어기 없다는 표정을 지은 미주가 다시 입을 열었다.
- 생각해 낸 게, 겨우 그거에요, 그렇게 최악의 상황이 올 거란 걸 알면서 왜 그랬어요? -
미주의 목소리가 살짝 높아졌다.
- 그러고 싶었으니까요, 그때는 그러고 싶었어요 -
진우의 목소리도 살짝 높아졌고 진우의 말에 미주가 살짝 당황한 표정으로 말없이 진우를 응시했다.
- 그때는 여자로 느껴졌어요, 처형이 아닌 그냥 여자로 말입니다 -
- 제부.. -
- 저도 압니다, 그 일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 순간 이미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참을 수 없었어요, 안고 싶었어요, 그게 처형인 줄 말면서도.. 이제 됐습니까 -
진우의 말에 미주의 눈동자가 떨렸다. 자신이 그저 여자로 느껴졌다는 말과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면서도 자신을 안았다는 그 말이 자꾸 귓전을 맴돌았다. 미주는 천천히 시선을 다시 창밖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 순간 진우의 손이 자신의 손을 잡자 미주가 놀라며 시선을 돌렸다.
- 뭐하는 거예요 -
- 어제 엘리베이터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제 답입니다 -
- 제부 -
미주가 손을 뽑으려 했지만 진우는 손을 잡자마자 재빨리 깍지를 껴버린 탓에 쉽사리 손을 뿌리치기 힘들었다.
- 어제 처형도 느꼈잖아요 -
- ...... -
미주의 손을 놓지 않기 위해 힘을 주던 진우가 한 마디를 던졌고 미주의 움직임이 그대로 멈췄다.
- 분명 어제 처형도 절 남자로 받아 들여 줬잖아요, 바다에서도, 엘리베이터 앞에서도.. -
- 무슨 말이에요, 내가 언제... -
당황한 미주가 말끝을 흐리자 진우가 시선을 돌려 미주를 응시했다.
- 이제와 부인하지 말아요, 난 지금 처형을 탓하는 게 아니니까 -
- 제부... -
- 그냥 내 대답을 말하는 겁니다. 처형이 대답을 원해서 내 마음을 그대로 말입니다 -
- ......... -
미주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 진우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진우는 지금 자신과의 관계를 이대로 멈출 생각이 없음을 말하고 있었다.
- 이제 내 대답을 했으니까, 처형이 대답할 차례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지.. -
- 뭘 어떻게 해요 -
- 한순간의 욕정이었다고 치부하던지, 아니면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에 대한 결론을 처형에게 묻고 있는 겁니다 -
- 난... 나는..... -
미주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하던 그 말을 별 의막 없음을 알았다. 이미 일은 벌어졌고, 이미 자신은 제부란 남자에게 몸을 허락한 여자가 되어버렸다. 그것도 힘에 의한 굴복이라고 정확히 말 할 수도 없을 만큼 애매한 상황으로 말이다.
- 앞으로 5분입니다. 대포항까지.. 그때까지 결론을 내주십시오. 한 순간의 욕정으로 덮을 생각이면 제 손을 뿌리치고 아니면 그냥 계십시오 -
- 그냥 있으면 어떻게 되는데요? -
- 그건 나도 모릅니다. 어떻게 될지는.... -
- ......... -
진우가 시선을 돌려 바라보자 미주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미주는 시선을 돌렸다.
- 다만 한 가지는 알아주십시오, 그 사람 떠나고 처음 이었습니다. 여자를 느껴본 건 처형이...... -
- ........ -
미주의 눈이 감겼다. 동생이 죽고 여자를 느껴 본 것이 처음이라는 진우의 말이 자꾸만 가슴을 흔들었다. 그리고 자꾸만 어제 있었던 진우와의 섹스가 자꾸 떠올랐다. 낯선 감촉, 낯선 느낌, 그리고 낯선 흥분과 쾌감까지, 모든 것이 낯선 것 투성이었지만 그 낯선 속에서 자꾸만 무언가가 미주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유혹이었다. 남편에게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강인함에 대한 유혹, 그리고 평소 남편보다 늘 자신의 편이었던 진우에게 가졌던 친밀감과 동질감이 전해주는 익숙함이 금단의 열매가 주는 유혹에서 자꾸만 미주를 망설이게 만들고 있었다. 허나 미주도 알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건 이해되지도 않으며, 이해 받을 수도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럼에도 미주가 망설이는 건, 이미 그 선을 자신은 넘어버렸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것이 한 번이던, 두 번이던. 아니 수 없이 이어지던 결국 그 선을 넘어버린 자신은 돌일 킬 수 없는 선을 넘어버린 여자가 되었다고 말이다. 물론 한 번의 실수였다고 말 할 수 있었고, 비밀로 묻어 둘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둘 만의 합의가 있을 경우였다. 진우는 지금 그 합의를 용납하지 않은 채 양 끝의 합의점만을 제시하고 있었다. 극과 극의 합의점을 말이다.
- ........ -
미주는 속으로 안 된다고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진우가 남이 되기를 바라지도 않았다. 언젠가 진우에게 여자가 생기면 조금은 멀어지겠지만 선배인 남편이 있기에 진우는 영원히 자신의 테두리에서 존재 할 사람이라고 여겼다. 그랬기에 진우가 죽은 동생을 잊고 새 출발을 하기를 바랐지만, 마음 한 구석 저편에서는 진우가 지금 모습 그대로 자신들의 곁에 남아있기를 바란 적도 있었다. 남편과는 다른 삶의 지인으로 말이다.
- ........ -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던 순간 차가 갑자기 방향을 틀자 미주가 시선을 움직였고, 그제야 차가 항구 주차장으로 들어서고 있음을 알았다. 미주는 순간 조금 전 했던 진우의 말에 흠칫 놀라며 시선을 진우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손에 살짝 힘을 주던 순간 진우가 손에 힘을 주는 것을 느꼈다.
- 늦었어요, 이미 도착했습니다 -
- ....... -
진우의 말에 미주가 살짝 당황했지만 말없이 진우를 응시했다. 그리고 차가 주차장에 들어서자 진우가 손을 놓고 차를 주차하기 시작했고, 차가 멈출 때까지 미주는 진우를 응시하고 있었다. 곧이어 진우가 시동을 껐고, 미주를 바라보았다.
- 불편하면 여기 계세요, 오징어는 제가 사 오죠... -
- ......... -
진우의 말에 미주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고, 그런 미주를 바라보던 진우가 차에서 내렸다. 그러자 다시 선을 돌린 미주가 창밖으로 멀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