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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의 가면 제5화

토군토 2 570 0 2025.02.25

야누스의 가면 제5화

 

열시를 향해가는 시간을 보며 미주가 초조한 표정으로 거실을 오가다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진우에게 오늘 가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그걸 지킬 수 없게 되자 미주는 난감했다. 진우에게 전화를 해야 할지 어쩔지 망설여졌다. 그렇게 한참을 망설이던 미주가 결국 어딘가에 전화를 걸고 있었다.

 

- 여보세요 -

 

진우의 목소리가 들리자 미주가 숨을 들이마셨다.

 

- 나에요 -

- 네 -

- 잤어요? -

- 아뇨, 기다리고 있어요 -

 

기다린다는 진우의 말에 미주가 다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 제부 -

- 네 -

- 나, 오늘 못 갈 거 같아요 -

- 무슨 일 있어요? -

 

약간의 틈을 두고 진우가 물었다.

 

- 그이 오늘 출장 갈지도 모른데요, 그래서 다시 집에 올지 모르고, 그래서 못 가요 -

- 갑자기 출장이요? -

- 네, 지난 번 사고 났다던 그 현장에 잠시 내려가 있어야 한데요 -

- 그래요 -

 

풀이 죽은 진우의 대답이 들려오자 미주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

 

- 미안해요 -

- 괜찮습니다, 내일 오면 되잖아요 -

- 내일은 애 학교에 가야해요, 급식 때문에.... -

- 아, 그래요. 알았어요, 할 수 없죠 -

 

애써 크게 말하고 있었지만 진우의 목소리에 힘이 없음을 미주는 알 수 있었다.

 

- 미안해요, 제부... -

- 뭐가 미안해요,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말아요 -

- 모레는 갈게요 -

- 네, 그럼 모레 봐요 -

- 제부 -

 

진우가 통화를 끝내려 하자 미주가 진우를 불렀다.

 

- 네 -

- 아, 아니에요.. 쉬어요 -

- 네 -

 

마지막 대답을 들은 미주가 통화를 끝내고는 소파에 천천히 앉았다.

 

- ......... -

 

그렇게 잠시 소파에 앉아있던 미주는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미주는 어제 밤에 한숨도 자지 못했다. 날이 밝으면 현실의 굴레를 뒤로하고 진우에게 가서 진우와 뜨거운 섹스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두근거렸었다. 특히 진우가 했던 사랑한다는 그 말이 자꾸 떠오르며 미주는 진우와 섹스를 가지게 되면 진우를 힘껏 안아주고 싶다는 마음까지 먹었었다. 그런데 막상 그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자 미주도 마음이 답답했다. 그렇게 미주는 한참동안 소파에 앉아있었고, 자꾸만 벽에 걸린 시계를 응시하고 있었다.

 

- ......... -

 

미주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고 어딘가에 전화를 했다.

 

- 여보세요 -

 

현식의 목소리가 들렸다.

 

- 여보, 나야, 오늘 출장 가? -

- 그럴 거 같아 -

- 한 시 정도면 와? -

- 아마, 점심 먹고 결재 떨어지면 갈 거 같아, 두 시쯤, 왜? -

- 어, 친구가 밥 먹자고 해서.. -

- 그럼 밥 먹고 들어와, 난 두시 안에는 못 갈 거야 -

- 알았어, 이따가 봐 -

- 응 -

 

남편과 통화를 끝낸 미주가 다시 진우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 여보세요 -

- 나에요 -

 

진우의 목소리가 들리자 미주가 급히 말을 했다.

 

- 네 -

- 나, 한 시에는 와야 해요, 아니 그 전에 와야 해요, 오고 가는 시간 빼면 삼십분 밖에 없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

- 상관없어요 -

- 그럼, 가도 괜찮아요? -

- 당연하죠 -

 

진우의 목소리가 살짝 커졌다.

 

- 그럼, 갈게요. 삼십분이에요, 더 늦으면 안 돼요, 알겠죠? -

- 알았어요, 빨리 와요, 삼십분이면 충분해요 -

 

두 사람의 대화에 묘한 의미가 묻어 있었다, 직접적인 섹스를 칭하는 대화는 아니었지만 두 사람의 대화에는 짧은 시간 안에 섹스를 마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오가고 있었다. 

 

- 그럼, 금방 갈게요, 기다려요 -

- 처형 -

- 왜요? -

- 사랑해요, 처형.. -

 

다시 사랑한다는 말이 들리자 미주가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다 시간이 없음을 확인 한 미주가 입술을 움직였다.

 

- 알아요, 나도.. 사랑해요.... -

 

미주가 던진 한 마디, 그 말을 끝으로 두 사람의 통화는 끝났고, 미주가 황급히 방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잠시 후 외출 준비를 마친 미주가 서둘러 신발을 신고는 현관문을 열며 나서고 있었고, 현관문이 닫히자 비어버린 집안에는 적막감이 조용히 맴돌고 있었다.

 

[ ......... ]

 

미주는 그렇게 하나의 선택을 했다. 더 이상의 망설임은 필요 없으며, 자신이 느끼고 받고 싶은 무언가를 마음 가는 그대로 선택하기로 말이다. 하지만 미주는 알지 못했다. 지금 자신이 선택한 이 순간이 자신에게 무엇을 변화하게 할지를 말이다. 지금의 이 선택으로 인해 미주는 자신에게 그 어떤 여자보다 뜨거움이 자리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고, 그 뜨거움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느닷없이 알게 된 그 뜨거움을 현실 속에 감추기 위해 스스로 두 개의 얼굴을 만들게 된다는 것도 말이다.

 

정숙하고 가정에 충실한 여자로써 세상에 보여주는 얼굴 하나와 세상 그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으며 오로지 한 남자에게만 보여주는 세상 어떤 여자보다 뜨겁고, 음란하며, 오로지 뜨거움을 갈망하는 또 다른 얼굴 하나를 말이다. 

 

그렇게 너무도 극명하게 모습을 달리하는 상반된 야누스의 얼굴이 이 순간 그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 왔어요? -

 

미주가 도착하자 다가선 진우가 부드럽게 물었다.

 

- 나 한시 전에 가야해요 -

- 알았어요. 걱정 말아요 -

 

채근하는 미주에게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한 진우가 미주를 끌어안았고, 자연스레 진우의 품에 안기던 민주가 다가오는 진우의 입술을 부드럽게 받았다. 시간이 없음을 알아서일까, 두 사람의 입맞춤은 길지 않았고 잠시 미주를 응시하던 진우가 미주의 손을 잡고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 고마워요 -

- ......... -

 

방으로 들어가자 진우가 고맙다는 말을 했지만 미주는 일렁이는 시선으로 진우를 말없이 응시했다. 무엇이 고맙냐는 듯이 말이다.

 

- 이렇게 와 줘서, 이렇게 용기를 내줘서, 정말 고마워요 -

- 나.... -

 

진우의 거듭되는 말에 미주가 무언가를 말하려다 잠시 입을 다물었다. 진우는 미주의 말을 기다렸다.

 

- 나.. 이제 모르겠어요, 내가 이래도 되는 건지, 왜 내가 자꾸만 이러는 건지...,이런 나 괜찮아요, 정말? -

- 그만해요, 그런 말... 처형이 지금 내 앞에 있다는 것만으로 난 너무 기쁘니까, 우리 그냥 느껴요, 지금 이 순간 느끼는 우리의 감정,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거, 모두 말이에요 -

- 제부 -

 

미주가 진우의 품에 안겼고, 잠시 후 다시 입맞춤이 이어지던 순간 진우의 손이 미주의 겉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미주는 그런 진우의 움직임에 순응을 하며 옷을 벗기 시작했고, 진우가 윗옷을 벗기는 순간 팔을 위로 들어주었다.

 

- ....... -

 

브래지어로 가려진 젖가슴이 드러나자 미주는 진우의 턱에 이마를 기댔다, 진우는 어깨에서 브래지어 끈을 내렸고, 이어 등 뒤로 손을 뻗어 브래지어 후크를 풀자 흐트러진 브래지어가 흘러내리며 미주의 두 팔에 걸렸다. 잠시 망설이던 미주가 손을 아래로 내림과 동시에 브래지어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진우는 두 손을 들어 탐스런 미주의 두 젖가슴을 살며시 거머쥐었고 상체를 흠칫 떨던 미주가 천천히 시선을 들어 진우의 눈을 응시했다. 그리고 진우가 두 개의 젖가슴을 조금 세게 쥐기 시작하자 미주는 눈을 내려 감았고 두 사람의 입술이 다시 포개졌다.

 

미주가 모든 걸 허락하고 받아 들여서일까, 진우는 자신의 손에서 느껴지는 물컹거리는 젖가슴의 감촉에 한없이 빠져 들었다. 시간만 많다면 하루 종일이라도 만져보고 싶을 만큼 처형의 젖가슴은 너무 부드럽고 탄력이 있었다. 허나 시간이 없음을 인지한 진우는 이내 젖가슴을 놓고는 미주를 안은 채 걸음을 옮기고는 조심스레 미주를 침대에 눕혔다. 짧은 입맞춤이 끝나고 상체를 든 진우가 미주의 바지 단추와 지퍼를 열었지만 미주는 반항하지 않았다.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그런 실랑이로 시간을 허비 할 수 없음을 알고 있던 미주는 진우의 손이 바지와 팬티를 내리는 그 순간에도 엉덩이를 살짝 들어 옷을 벗기는 것을 도왔다. 하지만 알몸이 된 순간 입맞춤을 하고 침대에서 내려간 진우가 옷을 벗기 시작하자 부끄러운 듯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었다.

 

- ......... -

 

자신도 알몸이 되고 다시 침대 위에 누워있는 미주를 바라보던 진우가 숨을 들이마셨다. 정말이지 처형이 미주의 알몸은 무척 아름다웠다. 모델처럼 쭉 뻗은 몸매는 아니었지만 뽀얀 살갗과 더불어 굴곡져 있는 탄탄한 몸매는 남자라면 안아보고 싶은 욕심을 내기에 충분했다. 물론 그런 미주가 다른 사람도 아닌 처형이라는 사실이 진우의 눈을 더욱 현혹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이제껏 보아온 처형과 알몸으로 누워있는 처형의 모습은 너무도 달랐다. 마치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여자처럼 느껴졌다.

 

진우는 천천히 미주의 알몸에 자신의 몸을 포갰고, 부끄러움에 살짝 고개를 돌리고 있던 미주가 몸을 포개는 진우에게 시선을 돌렸다. 시선이 마주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일렁이는 눈빛을 던졌고 자연스레 입맞춤이 이어졌다. 그 입맞춤이 이어지던 순간 젖가슴을 살짝 어루만지던 진우가 손을 내려 보지 둔덕을 어루만지며 허벅지를 파고 들려하자 미주는 슬쩍 허벅지를 열어주었고 진우의 손은 손쉽게 보지를 만질 수 있었다. 미주의 보지는 이미 살짝 젖어 있었다. 그랬기에 보지를 만지는 진우의 손끝은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보지 입구를 자극했다. 허나 지난번과 달리 손가락을 밀어 넣지는 않았고 대신 네 손가락 전부를 이용해 보지 입구 전체를 쓸어가며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렇게 부드럽게 미주의 보지를 적셔가던 순간 진우의 얼굴이 젖가슴으로 내려와 젖가슴을 가볍게 물어 자극을 하고는 아랫배를 향해 내려가자 미주가 그런 진우의 얼굴을 손으로 잡아 제지했다. 진우는 미주에게로 얼굴을 가져갔다.

 

- 오늘은 그냥해요, 다음에..... -

 

시간이 없음을 상기시킨 미주가 엷은 미소를 지었고, 함께 미소를 짓던 진우가 몸을 바로하며 미주의 다리 사이에 자신의 다리를 가져가자 미주가 스스로 다리를 벌리고는 무릎을 세우고 있었다. 진우는 미주의 그런 움직임이 기쁜 듯 다시 한 번 미소를 짓고는 하체를 밀착했다.

 

- ........ -

 

이미 커져있는 진우의 자자기 보지 입구를 누르자 몸에 힘을 주며 살짝 긴장한 표정을 짓던 미주가 얼굴을 올려 진우와 입맞춤을 하고는 다시 머리를 눕히자 함께 미주를 다라 입술을 내린 진우가 미주의 입술을 혀로 부드럽게 핥듯 움직였고 미주는 살짝 입을 열어주며 진우의 혀를 기다렸다. 하지만 진우의 혀가 들어오지 않자 미주는 자신의 혀를 진우의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 순간 진우의 허리가 살며시 이리저리 움직였고 그에 맞춰 보지에 닿아있던 진우의 자지도 보지 입구를 이리저리 쓸어가기 시작했다. 아마도 입맞춤을 하는 상태로 삽입을 유도하려 한 듯 했다. 허나 아직 서로에게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진우의 자지는 쉽사리 미주의 보지에 들어가지 못했고 진우를 안고 입맞춤을 이어가던 미주의 미간이 살짝 일그러지고 있었다.

 

다시 한 번 진우의 자지가 보지에 닿으며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밀어지던 순간 보지 입구를 미끄러지며 자지가 옆으로 삐져나가자 미주는 답답했다. 시간이 없어서 이기도 했지만 애를 태우듯 자지가 삽입을 하지 못하고 보지 입구만을 자극하자 안타까웠다. 어서 보지 안으로 밀려 들어와 자신을 뜨겁게 만들어주기를 바랐다. 그래서일까, 입맞춤을 하던 미주의 손이 갑자기 밑으로 내려갔고, 아직도 삽입을 못한 채 보지 입구를 맴도는 진우의 자지를 손으로 잡았다. 두 번째 만져보는 자지였지만 미주는 그걸 생각하지 않았다. 대신 잡은 진우의 자지를 보지로 가져와서는 귀두를 보지에 살짝 걸쳐주고는 다시 손을 거뒀다. 그러자 진우는 고마운 듯 더욱 짙은 입맞춤을 하고는 허리를 깊게 밀어 넣기 시작했다.

 

- ........-

 

자지가 보지에 들어오기 시작하자 미주의 턱이 살짝 들렸고, 자연스레 입맞춤이 풀어졌다. 진우는 얼굴을 들고는 허리를 아주 깊숙이 밀었다. 자지가 보지 깊숙이 들어왔고 미동을 하지 않자 미주는 아랫입술을 살며시 물었다. 귀두가 자궁 안쪽 깊숙한 곳에서 멈춰 있었고 보지에 힘을 준 미주로 인해 질 벽이 진우의 귀두를 살짝 죄어오고 있었다. 그러자 진우는 서서히 자지를 뒤로 빼기 시작했다, 미주의 표정도 살짝 풀어졌지만 이내 자지가 다시 보지 안으로 깊게 밀려오자 미주의 얼굴을 다시 일그러졌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짧지만 강하게 몰아 부친 섹스의 시작이었고, 자신의 의지를 더해 온전히 받아들인 섹스가 어떤 느낌이며, 자신에게 어떤 쾌감을 주는지 미주에게 알려주는 섹스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이 섹스를 통해 확연히 다시 한 번 달라지는 미주의 변해버린 모습을 알려주는 서막이었다.

 

[ .......... ]

 

삽입 속도는 급격하게 빨라지고 있었다. 시간의 촉박함이 주는 조급함도 있었지만 사실 그보다는 미주가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에게 와주었다는 흥분감이 진우로 하여금 강한 공격을 퍼붓게 만들고 있었다, 진우는 본능적으로 짧았던 미주와의 섹스에서 미주가 급격하게 무너지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본능에 맞춰 미주의 늘씬한 두 다라를 팔에 건 진우는 위로 살짝 들려진 미주의 보지에 온 힘을 다해 자지를 박아댔다. 그것을 반증한 듯 미주의 둔덕에 부딪치는 진우의 아랫배에서는 살갗이 부딪치는 철썩거리는 소리가 연신 들려왔고,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공격을 받는 미주는 자지가 보지에 힘껏 박힐 때마다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이빨을 굳게 물며 침대 시트를 힘껏 당기고 있었다.

 

- 하흑... 아흑.... 학.. 학... -

 

그러나 악다문 이빨이 결국 풀어졌고, 미주는 다급한 신음을 내뱉었다. 자지가 보지 안에 박힐 때 마다 자궁에서는 압축된 무언가가 장궁 안쪽으로 밀려들어가며 아랫배를 밀어 올리는 것 같았고, 반대로 자지가 빠져 나갈 땐 그 압축된 무언가가 자신의 질 벽 전체를 잡아 당기며 밖으로 끌어내는 듯 한 착각을 받았다. 미주는 허벅지에 힘을 주었고 동시에 자지가 넘나드는 보지에도 잔뜩 힘을 주기 시작했다. 허나 그건 미주의 오판이었다. 그럴수록 자궁은 삽입에 맞춰 팽팽해졌고, 자지가 빠져나가는 순간에는 자지를 죄어오던 질도 함께 쓸려나가는 느낌을 전해주고 말았다. 그런데 그 다음 순간 팔에 걸려있던 미주의 다리가 진우의 어깨로 올려 졌고, 이제는 반쯤 접힌 채 들려진 둔덕엔 아까 보다 더 강력하고 빠른 속도로 자기가 힘껏 내리 꽂히고 있었다.

 

미주는 숨을 쉬기도 힘들어졌다. 접혀진 몸에 의해 압박이 가해진 아랫배에는 자지가 박힐 때마다 수축된 짜릿함이 둔덕 전체로 마구 퍼져나가지 못하고 응축된 채로 자궁 안에서 마구 흐트러지고 있었고, 아이러니하게 퍼지지 못한 체 보지 둔덕에서 마구 폭발하는 짜릿한 쾌감은 미주의 정신을 마구 흔들었다. 그걸 반증하듯 벌어진 미주의 입은 이제 신음도 제대로 지르지 못한 채 숨이 넘어갈 듯 한 신음을 불분명하게 내뱉고 있었다. 그리고 고통에 일그러진 듯 한 얼굴의 뒤로 젖혀지던 순간 길게 드러난 흰 목에는 팽팽하게 당겨진 살갗위로 푸른 핏대가 불쑥 튀어 오르기 시작했다. 미주가 지금 이 순간 얼마나 큰 흥분감에 빠져 들고 있는지 미주의 모습에 그렇게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었다.

 

- 하학.... 학... 몰라.. 어떡해... 아.... -

 

신음이 조금씩 흐느끼기 시작했다. 지금껏 느꼈던 쾌감과 흥분과는 비교되지 않은 짜릿함이 온 몸에 퍼지자 미주는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시간이 아쉬웠다. 시간이 많았다던 이런 쾌감을 좀 더 오랫동안 느껴보고 싶었지만 미주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본능적으로 인지했다. 그건 진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랬기에 진우는 더욱 세찬 공격을 퍼부었고 그럴수록 미주의 얼굴을 더욱 일그러졌다.

 

- 아윽... 흑... 제부.. 나... 어떡해요... 아우응... 흐응.. -

 

미주는 절규하듯 진우를 불렀다. 그리고 진우의 어깨를 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우는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가오는 사정의 기운을 느낀 진우가 더욱 세차게 미주를 몰아붙였다. 시간이 많았다면 삽입을 멈추거나 자세를 바꿔 섹스를 이어갔겠지만 시간이 없음을 인지한 진우는 일관되게 같은 자세로 미주를 몰아붙였다.

 

- 허억.. 헉... 헉... 아... 처형... -

- 하흣.. 흐흥... 아... 제부.. -

 

마침내 두 사람의 입에서 서로를 부르던 순간 절정의 순간이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진우는 자신의 어깨를 미는 미주의 손을 잡아 옆으로 벌려 누르고는 더욱 상체를 기울이고 마지막 공격을 퍼부었고, 이제는 움직임마저 속박 당한 미주가 고개만을 좌우로 비틀며 마지막 앙칼진 신음을 내뱉었다.

 

- 제부... 제부... 하아악..... -

- 처형... 아..... -

 

절규하듯 외치던 미주가 갑자기 허벅지에 힘을 주며 어깨를 밀던 순간 사정의 순간이 다가온 진우가 상체를 들고 미주의 두 다리를 길게 뻗게 만들어 가슴에 안고는 정액을 토해내기 시작했고 바닥에서 굴곡을 그리며 들려진 등의 곡선에 맞춰 젖혀져 있는 미주의 젖가슴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젖꼭지가 발딱 일어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움푹 꺼져 갈비뼈가 훤히 드러난 아랫배는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뒤로 한껏 젖혀져 있는 미주의 얼굴로 인해 드러난 허연 목덜미는 푸른 핏줄만이 팽팽하게 돋아 있을 뿐 숨을 쉬지 않는 듯 미동도 없었다.

 

- .......... -

 

허나 잠시 후 사정을 하던 진우가 살짝 몸에 힘을 푸는 순간, 들려져있던 미주의 허리도 서서히 내려오기 시작했고, 잠시 후 젖혔던 턱을 내린 미주의 벌어진 입에서 거친 숨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진우는 가슴에 안고 있던 미주의 뒤꿈치에 입맞춤을 했고, 뒤이어 발목과 종아리에도 입맞춤을 했다. 그런 진우의 잔잔한 터치가 마음에 든 듯 미주의 얼굴이 평온해지기 시작했다. 

 

- .......... -

 

입맞춤을 하던 진우가 삽입을 풀고 다리를 내려놓은 뒤 미주에게 다가갔고 바로 옆에 누워 입맞춤을 하자 미주가 힘겹게 입술을 받았다. 입맞춤이 끝나자 부드럽게 미주의 젖가슴을 살짝 주무르던 진우가 옆자리에 눕자 미주가 몸을 돌려 진우의 옆구리를 파고들며 안겼다. 짧았지만 너무나 뜨거웠던 섹스의 절정을 느끼며 진우의 옆구리에 안겨있던 미주가 자신의 이마에 부드럽게 입맞춤을 하는 진우에게 더욱 바짝 안겼고, 다리 하나를 진우의 무릎위에 올려놓고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이마에 닿은 진우의 입술을 느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섹스가 끝나고 여운을 느끼던 순간 옆으로 누워 진우에게 안겨있던 미주의 엉덩이 사이에서 조금 전 토해냈던 진우의 정액이 보짓물과 어우러져 보지를 벗어나 흘러내렸다. 보지를 벗어난 액체는 진우의 무릎 위에 올려진 다리와 달리 길게 뻗어져 있는 미주의 허벅지 뒤쪽을 타고 빠르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마치 진우와 자신이 뜨거운 섹스를 나눴던 흔적을 남기려는 듯 흘러내린 물기는 침대에 작은 흔적을 남기며 스며들고 있었다. 미주는 물론이고 진우도 모르게 말이다.

 

 

 

 

 

 

- 갔다 올게 -

- 응 -

 

자신이 챙겨준 출장 가방을 들고 말하는 남편 현식에게 미주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현관으로 향하는 남편을 따라 미주가 걸음을 옮겼다. 자궁에서는 아직도 섹스의 얼얼함이 느껴졌고 자궁에는 진우가 토해낸 정액을 담은 채 미주는 그렇게 구두를 신는 남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 현우한테는 못 보고 가서 미안하다고 해, 이따 전화한다고 하고.. -

- 알았어 -

- 그럼, 주말에 봐 -

- 응 -

 

대답을 한 미주가 집을 나서는 남편을 바라보다 현관문이 닫히고 문이 자동으로 잠기자 몸을 돌려 거실로 향했다. 거실 소파에 천천히 앉던 미주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생각하는가 싶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고, 잠시 후 속옷 차림으로 나온 미주가 욕실 앞에서 속옷을 벗고는 욕실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 ....... -

 

욕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잡고 물을 틀려던 미주가 거울 속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보자 물끄러미 거울을 응시했다. 시간이 없어 샤워도 하지 못하고 진우가 준 젖은 수건으로 대충 뒤처리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순간 조금 일찍 집에 간다는 남편 때문에 샤워조차 하지 못한 채 남편을 맞았다. 온 몸에는 섹스의 여운이 흐르고 있었고, 몸에는 진우가 남긴 체취가 남아있는 것 같았지만 자신은 아무 일 없다는 남편을 맞았다. 더군다나 자신의 자궁에는 방금 전 진우가 쏟아냈던 정액을 한가득 머금은 채 말이다. 그럼에도 평소처럼 남편을 대하고 이렇게 거울 앞에 서있는 자신의 모습이 미주는 너무 낯설어 보였다.

 

- ......... -

 

미주는 천천히 다시 한 번 거울속의 자신을 응시했다. 그러나 조금씩 시간이 흐르며 자신의 머릿속에 다시 진우가 떠올라지며 진우와 함께 헸던 섹스가 떠오르자 씁쓸한 미소를 머금었다. 남편은 한 번도 전해주지 못했던 너무나 큰 희열과 흥분 그리고 짜릿함을 떠올리던 미주는 천천히 시선을 내리고 돌아서서는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 쏴아아.... ]

 

- ...... -

 

곧이어 따스한 물줄기가 자신의 알몸에 쏟아지자 잠시 눈을 감은 채 몸을 적시던 미주가 손을 움직여 몸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젖가슴에 물기를 묻혀가던 순간 이내 손길을 멈췄다. 아직도 젖가슴에선 쾌감이 가시지 않은 듯 했다. 미주는 천천히 손을 내려 아랫배를 문질렀고 다음 순간 보지 둔덕으로 손을 옮겼다. 미주는 다시 손을 멈췄다. 보지 둔덕에서도 여전히 쾌감의 여운이 느껴졌던 것이다. 미주는 손을 거두고는 샤워기를 벽에 걸었다. 그리고 그 밑으로 가서 물줄기를 맞았다.

 

- ....... -

 

잠시 후 물줄기가 자신의 몸을 충분히 적시자 미주가 고개를 들었고 물줄기가 미주의 얼굴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입을 살짝 벌린 미주는 바람을 불며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었고, 그 순간 미주는 진우가 진우의 집 현관에서 돌아가려는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 이제 안경 안 써요? ] 

[ 안경이요? ]

[ 네 ]

[ 그냥, 어쩌다 보니... ]

[ 안경 쓰지 말아요, 나랑 있을 때는.. ]

[ 왜요? ]

[ 그게 훨씬 예쁘니까, 그리고 안경 벗은 모습은 나만 봤으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은 볼 수 없는 처형의 모습 나만 볼 수 있게... ]

 

미주가 쏟아지는 물줄기에서 뒤로 살짝 물러났고 얼굴에 쏟아지는 물줄기가 젖가슴에 쏟아지자 눈을 뜨며 얼굴에 묻은 물기를 훔쳐냈다. 미주는 물기 먹은 눈썹을 깜빡였다.

 

[ 왜 제부만 봐야 하는데요? ]

[ 전부는 아니지만, 그렇게라도 나만의 여자라고 생각하고 싶으니까요 ]

[ 나만의 여자? ]

[ 네, 나만 알고 있는 나만의 여자 ]

[ 그게 안경으로 되는 거예요? ]

[ 아뇨, 하지만 지금은 그것 말고는 나만이 가질 수 있는 게 없으니까요, 나만의 여자로써 말입니다 ]

 

- ......... -

 

그 말이 끝나고 입맞춤을 해주는 제부를 남겨두고 돌아왔던 미주는 다시 한 번 진우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특히 나만의 여자라는 단어를 자꾸 떠올리고 있었다.

 

 

 

 

 

 

 

- 여보세요 -

 

잠에 취한 듯 한 목소리에 미주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 미안해요, 아직 자는 줄 몰랐어요, 나중에 다시 할 게요 - 

- 잠깐만요 -

 

진우의 목소리에 미주가 멈췄던 걸음을 이어갔다.

 

- 됐어요, 다 깼어요, 어디에요? -

 

진우의 말에 미주가 피식 웃음을 웃었다.

 

- 급식하러 가고 있어요 -

- 아, 바깥이구나 -

- 미안해요, 잠 깨워서.. -

- 아니에요, 얼마든지 깨워도 괜찮아요 -

 

진우의 말에 미주가 다시 한 번 미소를 머금었다.

 

- 근데, 그 급식하는 거 없어지지 않았어요, 학부모가 하는 거? -

- 없어졌어요, 그냥 어머니회에서 자발적으로 화요일에 한 번씩 해요, 그것도 원하는 엄마들만.. 그래서 두 달 조금 안돼서 한 번씩 가요 -

- 아, 그렇구나, 그럼 언제 끝나는데요? -

- 세시 넘어서 끝나요, 엄마들이랑 점심도 함께 먹어서, 왜요? -

- 아니, 그냥 물었어요 -

 

둘러대는 진우의 말투에 미주가 다시 미소를 머금었다.

 

- 제부 -

- 네 -

- 나 뭐하나 물어봐도 돼요? -

- 얼마든지 물어보세요, 대신 살살 무세요, 아프니까... -

 

썰렁한 진우의 농담에 미주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 제부는 어떤 여자가 좋아요? -

- 갑자기 무슨 말입니까? -

- 그냥 궁금해서요, 어떤 여자 타입을 좋아하나 해서... -

- 음, 글쎄요 -

- 평소에 생각해 본 적 있을 거 아니에요? -

- 있기는 한데, 말하기가 좀 그런데.. -

- 무슨 말인데 그래요, 그리고 우리 사이.. -

 

미주가 순간 말을 멈췄다. 우리 사이란 말이 조금은 민망했다.

 

- 그게 아니라, 처형이 날 이상하게 생각 할 것 같아서.. -

- 말 해봐요, 빨리, 나 다 와가요, 전화 오래 못해요 -

 

미주가 재촉을 했다.

 

- 그게 뭐냐면... -

- ....... -

 

진우가 말끝을 흐렸고, 몰입한 표정을 지은 미주가 걸음을 멈췄다.

 

- 낮에는 정숙하지만 밤에는 요부 같은 여자요 -

- 요부? -

- 네,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 잠자리에서는 아주 뜨거운 요부.. -

- 요부, 창녀처럼 말이에요? -

- 에이, 창녀는 좀 그렇다. 그런 여자들이 남자하고 섹스에서 뜨겁겠어요, 돈 때문에 그러는 건데, 그냥 어서 시간이 지나기만을 바라죠 -

- 그런가요? -

- 네, 물론 진심으로 안기고, 진심으로 몰두하면 창녀 같은 여자도 좋죠, 나에게만 안기는 창녀 같은 여자.. 하하... -

- 왜 웃어요? -

- 말 해놓고 보니 남자인 나도 쑥스럽네, 나만 이용할 수 있는 창녀 같은 여자라, 뭐.. 잘 들으면 흐뭇하겠지만 여자인 입장에서는 좀 그렇잖아요, 창녀란 단어가 주는 어감이 워낙 안 좋다보니까.. - 

- 근데.. 제부.. -

- 네 -

-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요? -

- 뭘요? -

- 창녀에 대해서, 혹시 경험 많아요? -

- 아... 아니에요, 무슨 그런 말을, 그냥 이 정도는 다 아는 거잖아요 -

- 아닌 것 같은데... -

- 아우.. 정말,, 난 결백해요... -

 

진우가 흥분된 목소리로 격앙되게 말하자 미주는 그것이 우스웠다.

 

- 됐어요, 그만 끊어요, 다 왔어요 -

- 처형.. 잠시 만요 -

- 끊어요 -

- 처형.. 처형... -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지만 미주는 이내 전화를 끊었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이내 벨이 다시 울렸다. 진우의 이름을 확인 한 미주가 미소를 짓고는 핸드폰을 가방에 넣었다. 한 번 더 핸드폰이 울렸지만 미주는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 ........ -

 

몸을 뒤척이던 진우가 무언가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느낌에 눈을 살짝 떴고, 사람의 형상이 보이자 흠칫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주였다.

 

- 어... 언제 왔어요 -

- 방금이요 -

- 분명 열 시에 알람 맞춰놨는데... -

 

열시에서 열한 시 사이에 온다는 말에 시계를 맞춰 놓고 잤던 진우가 핸드폰을 찾자 미주가 그런 진우의 어깨를 살며시 눌렀다.

 

- 아직 열 시 안 됐어요 -

- 네? -

- 아홉시 반 조금 넘었어요 -

- 이렇게 일찍..... -

 

말을 하던 진우가 입을 다물었다. 자신을 내려 보던 미주가 몸을 숙여 가슴에 엎드렸기 때문이다. 잠시 멍하니 있던 진우가 가슴에 엎드려 있는 미주의 머리에 가만히 손을 얹고는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갔다.

 

- 진우씨 -

- 네 -

 

미주가 제부란 단어 대신 진우의 이름을 불렀다.

 

- 우리 그냥 계속 이러고 있어도 괜찮죠 -

- 그럼요 - 

- 관계도 하지 말고 그냥 이렇게 말이에요 -

 

미주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던 진우가 미소를 머금으며 다시 미주의 머리를 가만히 쓸었다.

 

- 상관없어요, 난 이러고 있는 것도 좋으니까 -

- .......... -

 

진우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돌린 미주가 자신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는 진우를 가만히 응시했다. 미주는 천천히 진우에게 다가갔고 부드럽게 입맞춤을 했다. 아주 부드럽고 천천히 입술을 움직이던 미주가 살며시 뒤로 물러났다. 다시 입술을 가져갔고 진우는 그런 미주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부드럽게 물어갔다.

 

- ........ -

 

입맞춤이 끝나자 미주는 진우를 물끄러미 바라보았고, 진우가 다시 머리를 쓸어주자 얼굴을 가슴에 묻었다.

 

- 나, 졸려요 -

- 잠 안 잤어요? -

- ......... -

 

미주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왜요? -

- 생각할 게 많아서... -

- ........ -

 

미주의 말에 무언가를 물으려던 진우가 입을 다물고 대신 미주의 어깨를 가만히 안았다.

 

- 우리 함께 자요, 나도 아직 피곤하니까, 외투 벗어요, 내가 팔 배게 해 줄 테니까.. -

- .......... -

 

진우의 말에 천천히 상체를 든 미주가 외투를 벗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진우가 이불 한쪽을 들어주자 그 안으로 들어가 몸을 뉘인 미주가 팔베개를 하고는 진우의 옆구리에 안겼다. 두 사람은 말이 없었지만 진우에게 안긴 미주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었고, 진우의 가슴에 조용히 손을 얹었다. 진우는 그 손을 마주 잡았다. 그러자 미주가 감았던 눈을 떴다.

 

- 제부 -

 

미주가 조용히 진우를 불렀다.

 

- 네 -

- 내가 밤새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지 않아요? -

- 궁금해요 -

- 근데 왜 안 물어요? -

- 흠.. 글쎄요, 물었다가 처형이 말하기 싫다고 하면 상처 받을까 봐요, 내가 좀 여린 편이거든요 -

- ......... -

 

진우의 말에 미주가 미소를 머금었다.

 

- 나 어제 그 생각했어요 -

- 무슨 생각이요? -

- 제부가 말했던 창녀 같은 여자... -

- 아이, 그건 오해라니까요, 난 결백해요 -

- 거짓말 말아요, 남자들 술집가면 술집 여자하고 관계가지는 거 다 알아요 -

- 아니, 솔직히 아주 결백하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나 그런 취미 없어요 -

- 괜찮아요, 내가 말하는 건 그런 게 아니니까 -

- 그럼, 뭔데요 -

-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자신 있어요? -

- 술집 여자들하고 자는 거요? -

- 네 -

- 그럼요, 하늘에 맹세 할 게요 -

- 그 맹세 지키면 나도 그런 여자 될게요 -

- 네? -

 

진우가 무슨 말이냐는 듯 물었고 미주가 그런 진우의 품에 더욱 안겼다.

 

- 진우씨의 여자, 그리고 진우씨가 원하는 진우씨만이 안을 수 있는 창녀 같은 여자 말이에요 -

- ....... -

 

미주의 갑작스런 말에 진우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자 미주가 천천히 시선을 들어 진우를 마주 보았다.

 

- 왜 싫어요? -

- 아니, 그게 아니라.. 갑작스레 그런 말을 하니까, 조금 놀라서... -

- 대신 약속 하나 해줘요 -

- 무슨 약속이요? -

- 지난번에 했던 약속, 내가 도우면 우리 둘만의 비밀로 만들겠다는 약속, 그 약속을 지켜줘요, 제부의 말처럼 욕심 내지 말아요, 나도, 제부도.. 그냥 이렇게 우리 둘 만의 비밀로 만들어요, 나... 지금 내가 가진 현실 버리고 싶지 않아요, 버릴 수도 없고, 하지만 제부도 좋아요, 제부와 함께 하는 시간도 점점 좋아지고 있고, 그리고....... -

 

미주는 차마 섹스라는 단어를 입에 담지 못했다. 결국 말끝을 흐렸고 그것을 눈치 챈 진우가 입을 열었다.

 

- 그럼, 두 개의 삶을 살아야 하는데 괜찮아요 -

- 상관없어요, 두 개 모두를 원하니까 -

- 그럼, 방금 전에 저만의 창녀가 되겠다는 말은 무슨 의미입니까? -

 

진우의 물음에 미주가 입을 다문 채 진우를 응시했다. 미주는 이제와 부끄러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나... 솔직히... 제부에게 안기는 거 너무 좋아요, 그렇게 뜨거운 섹스는 처음이었으니까, 그래서 제안하는 거예요, 제부가 나의 또 다른 삶을 인정해 주고 망가뜨리지 않는다면 제부와의 삶에선 난... 그냥 뜨거운 여자이고 싶어요, 정숙한 여자가 아니라 느끼고, 움직이고,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그런 여자 말이에요 -

- 나만의 창녀 말인가요? -

- ......... -

 

미주가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미주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진우가 미소를 머금으며 미주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 왜 전에는 몰랐을까요 -

- 뭘요? -

- 처형이 이렇게 근사한 여자라는 걸.. -

- 비행기 그만 태워요, 이젠 그런 거 안 태워도 되잖아요 -

- 아뇨, 진심이에요, 처형은 모를 겁니다. 어떤 남자가 자신만의 창녀가 되겠다고 말해주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그게 애인이든, 와이프든, 좋아하는 여자든, 아마 세상 남자들 누구라도 지금 같은 말을 듣는다면 만세를 부를 겁니다 -

- 정말 그럴까요? -

- 그럼요, 처형은 지금 여자가 남자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준 겁니다.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그런 선물 말입니다. 무엇보다 내 앞에서만은 뜨거운 여자가 되겠다는 말은 더더욱 말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는 모습을 나만이 볼 수 있고, 나만이 느낄 수 있는 거잖아요, 처형을 알고 있는 그 누구도 볼 수 없는 처형의 진짜 모습.... -

 

흡족한 듯 활짝 웃는 모습으로 살짝 격앙되게 말하는 진우를 보며 미주는 미소가 머금어졌다.

 

- 그렇게 좋아요? -

- 당연하죠 -

- 대신 돈 줘야 해요 -

- 돈이요? -

 

진우가 당황하며 물었다.

 

- 제부만의 창녀가 되겠다고 했으니까, 돈을 줘야죠,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요 -

- 돈, 화대 말이에요? -

- 아, 그걸 화대라고 해요? -

- 네, 뭐... -

- 그럼, 화대 줘요, 날 안을 때 마다... -

- 얼마나요? -

 

진우가 내심 긴장하는 얼굴로 물었다.

 

- 만 원이요 -

- 만 원... -

 

진우가 다시 놀라는 표정으로 물었다.

 

- 왜 많아요, 그 정도는 줘야 해요, 제부만을 상대하니까 -

- 하하..... -

 

진우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웃었다.

 

- 근데 왜 만 원이에요, 그 돈으로 뭐하게요? -

- 음, 내가 좋아하게 된 남자가 있는데 그 돈으로 그 남자 맛있는 반찬 해 줘야 해요, 그러니까 화대 만 원은 꼭 줘야 해요 -

- ......... -

 

미주의 말에 사랑스러운 눈길을 보내던 진우가 다가와 입맞춤을 하고는 물러났다.

 

- 그런 거라면 오 만원 줄게요, 한 번마다.. -

- 안 돼요, 무조건 만 원이에요 -

- 왜요? -

- 화대 많이 주면 돈 아까워서 제부가 나 안 부르면 어떡해요, 그래서 한 번에 만 원이에요, 오 만원 줄 거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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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허수아비
즐입니다
존태리
ㄳ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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