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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의 가면 제17화

5 471 0 2025.02.26

야누스의 가면 제17화

 

- 말해 봐, 서 미주 누구 여자야? -

- ......... -

 

진우가 물었지만 미주는 대답을 하지 못한 채 눈물 머금은 시선으로 진우를 응시하고 있었다.

 

- 대답 해, 누구 여자야? -

- 정... 진우.... -

 

다시 묻는 물음에 미주가 천천히 대답을 했다. 그러자 진우가 두 뺨을 쥔 채로 두 엄지로 미주의 눈가에 묻어있는 눈물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 그럼, 정 진우는 누구 남자야? -

- 내 거.... -

 

이번에는 미주가 조금 명확하게 대답을 했다. 그러자 눈물을 훔쳐내던 진우가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 그래, 서 미주거야, 그런 내가 널 어떻게 버려. 네가 날 버리면 모를까.. -

- 나도 자기 여자니까, 자기가 날 버릴 수 있잖아? -

 

눈물이 멈춰진 듯 미주가 눈가를 계속 닦아주는 진우의 두 손을 잡아 밑으로 내리고는 말을 했다.

 

- 난, 여자 안 버려, 내 여자가 날 속이지만 않는다면? -

- 내가 뭘 속였는데? -

 

묻는 미주의 얼굴에 살짝 긴장감이 묻어나고 있었다.

 

- 누가 자기가 속였데, 날 속이지만 않는다면 버리지 않는다는 말이야 -

- 자기 속인 여자라도 있었어? -

 

미주의 물음에 진우가 약간 씁쓸해 보이는 미소를 머금었다.

 

- 전에 있었어, 날 속였던 여자가..... -

 

미주가 무언가를 물으려 했지만 진우가 입술을 포개왔고 미주는 진우의 입술을 반갑게 받아 들였다. 입맞춤이 끝나자 진우가 다시 미소를 짓고는 미주의 얼굴을 당겨와 짧게 입맞춤을 하고 물러났다. 그러자 미주의 입가에도 엷은 미소가 머금어졌다.

 

- 그래, 그렇게 웃어. 자기는 웃는 게 제일 예뻐... -

 

진우의 말에 미주가 다시 미소를 머금었다.

 

- 자기 나빠, 괜히 이상한 말 해가지고 사람 울리고 그래.. -

- 내가 언제, 그냥 자기가 혼자 도취해서 울었잖아 -

- 자기가 이상한 말 하니까 그러지, 꼭 그만 만나자고 할 것 같았단 말이야 -

- 참, 내가 언제, 혼자 엉뚱한 생각이나 하고.... -

- ........ -

 

진우의 말에 미주가 눈을 흘겼지만 진우가 다가와 입맞춤을 하자 거부하지 않은 채 입맞춤을 이어갔다.

 

- 참, 아까 했던 말 취소야 -

- 무슨 말? -

- 자기 내거라는 말, 자기 소영이 것도 되잖아, 그래서 내가 손해야, 자기는 온전히 날 다가지는데 난 소영이하고 나눠야 하잖아 -

- 그렇게 억울하면 자기도 남자 하나 소개시켜 줄까 -

- 이씨... -

 

진우의 말에 미주가 눈을 흘기며 진우의 팔을 꼬집었다.

 

- 아... 아파... -

- 내가 다른 남자랑 자면 좋겠어 -

- 누가 그렇데, 농담이잖아 -

- 농담도 할 말이 있잖아 -

- 아아.... 아파, 그만해.. -

 

진우가 미주의 손목을 잡으며 하소연을 했지만 미주는 계속 진우를 노려보았다.

 

- 알았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

- 또 한 번 만 그런 소리 해봐, 가만 안 둬... -

- 알았어 -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한 진우가 다가가 입맞춤을 하려했고 한 번 고개를 돌리던 미주가 연거푸 다가오는 진우의 입술을 못이기는 척 받아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입맞춤이 끝나자 자신을 바라보며 씨익하고 웃는 진우를 보던 미주도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 근데, 자기 거 작아졌어 -

 

입맞춤을 끝내고 물러나던 순간 보지에 들어가 있던 자지가 밀려 나오려하자 자세를 바로 세운 미주가 진우를 보며 말을 했다.

 

- 우리가 너무 오래 이야기만 했나보네 -

- 다시 빨아줄까? -

 

미주의 말에 진우가 고개를 저었다.

 

- 아니, 그냥 이렇게 하고 힘줘 봐, 이렇게.... -

- ......... -

 

진우가 손을 들어 움츠렸다 펴는 동작을 되풀이하자 미주가 미소를 머금었다. 아랫입술을 살짝 문 미주가 진우의 어깨를 손으로 잡고 사타구니에 천천히 힘을 주기 시작했다.

 

- .......... -

 

보지 속살들이 조심스레 자지를 쥐었다 놨다를 반복하자 진우의 자지는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고, 미소를 짓던 진우가 두 손을 들어 미주의 젖가슴을 동시에 거머쥐고 주무르기 시작했다. 미주는 그런 진우를 바라보며 이제는 살짝 미소까지 지은 채 계속 보지를 수축하고 있었고 보지 안의 자지가 점점 커지자 이제는 입을 벌린 채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 커졌어.. -

 

미주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했고, 그런 미주에게 미소를 짓던 진우가 다가오는 미주의 입술을 반갑게 받았다. 입맞춤을 끝내고 물러나던 미주가 미소를 지우고는 살짝 들뜬 표정과 시선으로 진우를 응시했다.

 

- 그런데 이렇게 해도 살짝 흥분 된다 -

- 그래? 나도 되게 좋은데.. -

- 정말 좋아? -

- ........ -

 

진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환한 미소를 지은 미주가 어깨를 잡은 채 무릎을 세웠다. 그리고 다시 보지를 수축하기 시작했다. 자세를 바꿔서인지 더욱 확연하게 보지가 자지를 죄어오는 것을 느끼던 진우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런 진우를 바라보는 미주도 역시 미소를 짓고 있었다.

 

- 자기야, 오랜 만에 우리 야한 말 해볼까? -

- 야한 말? -

- ...... -

 

미주가 고개를 끄덕였고 진우는 무엇을 말하는지 이미 알고 있는 듯 엷은 미소를 지었다. 진우는 다가가 짧게 입맞춤을 하고는 미주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서 미주 보지가 최고야 -

- 왜? -

- 보지만으로 자극을 주는데도 너무 좋거든... -

- 그렇게 내 보지가 좋아? -

- 응, 최고야 -

- 나도 자기 자지가 너무 좋아, 자기 것이 보지에 들어와 있으면 너무 행복해 -

- 얼마나 행복한데? -

- 무지. 행복해..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

 

대답을 한 미주가 다가가 입맞춤을 하고 물러났다.

 

- 내 보지가 좋아, 소영이 보지가 좋아? -

- 자기 보지가 더 좋아 -

- 거짓말 하지 마 -

- 정말이야 -

- 내가 이제 자기를 좀 알거든, 아마 소영이가 이렇게 물으면 소영이한테 내 보지보다 소영이 보지가 더 좋다고 대답 할 걸... -

 

진우가 미소를 머금었다. 정말로 언젠가 소영이가 솔직하게 대답 해달며 이렇게 물은 적이 있었다, 함께 한 시간과 감정을 배제하고 육체적으로 느끼는 걸 말해달라고 했고 자신은 정말이지 그 순간 소영의 보지가 좋다고 대답을 했었다. 자신을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리는 소영의 눈빛을 보며 그렇게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아무리 그래도, 첫 번째는 미주 너야, 정말이야 -

 

진우의 말에 미주가 엷은 미소를 머금었다.

 

- 그 말 잊으면 안 돼, 내 보지는 자기 거라는 것도.. -

- 안 잊어, 서 미주는 보지는 내 거야,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

- 그래, 내 보지는 앞으로도 자기거야, 보지만이 아니라, 내 몸도, 마음도 모두 자기거야, 난 자기 여자고, 우리의 시간 속에서 난 자기 아내이니까, 알았지? -

- 그래 -

 

진우의 대답이 끝나자 두 사람의 입술은 다시 포개졌고, 세웠던 무릎을 내린 미주가 사타구니를 천천히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우는 그런 미주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잡아 미주의 움직임에 맞춰 엉덩이를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 ........... ]

 

그렇게 서서히 섹스가 시작되자 입맞춤을 끝내 미주가 진우의 목을 살며시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서서히 밀려오는 희열을 느끼며 상기된 표정을 짓던 미주가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떴다. 자신의 엉덩이를 당기는 진우의 손에 맞춰 계속 사타구니를 움직이던 미주는 자신의 보지 안에서 앞뒤로 흔들리듯 움직이며 보지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진우의 자지를 느끼며 허공을 잠시 응시하다 다시 눈을 감고 있었다.

 

[ 진우씨, 나. 진우씨 속이는 거 아니야, 확신이 없을 뿐이야, 그날 내가 보았던 모습이 정말 우리 그이와 연주였는지 잘 모르겠어... ]

 

무슨 이야기일까, 혼자 가슴으로 이야기하는 미주의 말속에 등장한 현식과 진우의 죽은 아내 주연의 이름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그래, 어쩌면 그냥 다정한 형부와 처제였는지도 몰라, 하지만 내가 우리 그이에게 낮에 외근했냐고 물었을 때 아니라고 대답하던 남편의 말을 확인 할 길이 없었어, 그건 그 후로도 마찬가지였고... 난 더 이상 알려는 노력을 할 수 없었어, 너무 무서웠으니까, 그래서 내가 본 게 맞을 거라는 걸 확신 할 수 없었어,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고, 어쩌면 아닐 수도 있어, 그게 사실이라면 그이가 연주를 자기에게 소개 시켜 줬을 리가 없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너무 무서웠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지금은 모르겠어, 내가 자기를 진정으로 받아들이던 순간 내가 본 게 맞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 그게 내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그런 건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 

 

엉덩이를 당기는 진우의 손이 빨라지자 미주의 얼굴도 희열에 살짝 일그러지고 있었다. 하지만 미주는 자기만의 이야기를 멈추지 않고 있었다.

 

[ 그냥, 이렇게 지내고 싶어, 자기를 내 몸에 받아들이면서 지금처럼 희열의 기쁨을 느끼고 싶어, 자기 여자로, 자기만의 여자로 말이야... 왜냐면... 자기를 너무 사랑하니까... 너무 많이.... ]

 

- 하아... 하... 여보... -

 

혼자만의 이야기를 끝내던 순간 미주가 참았던 신음을 내지르며 진우를 힘껏 끌어안았다. 미주는 그런 진우를 안으며 연신 여보라는 단어를 내뱉었다. 마치 자신이 진우의 여자임을 진우의 머리와 가슴에 새기려는 듯 미주는 그렇게 진우를 힘껏 끌어안고 있었다.

 

- ............ -

 

그런데 그 순간 미주의 엉덩이를 당기던 진우가 감고 있던 눈을 뜨고는 허공을 응시했다. 진우는 자신의 목을 힘껏 안으며 사타구니를 빠르게 움직이는 미주의 등에 손 하나를 올려 살포시 안는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조금 전 미주가 그랬듯 혼자만의 이야기를 진우도 하기 시작했다.

 

[ 그래, 그냥 이렇게 지내자, 우리 끝이 어떻게 끝날지 모르지만 그때까지 만이라도 서로를 지금처럼 뜨겁게 갈망하며 살자, 넌 내 여자로, 난 너의 남자로 말이야 ]

 

엉덩이를 당기던 진우의 남은 손 하나마저도 미주의 등으로 올라왔고 진우는 꿈틀대는 미주의 등과 허리를 다시 끌어안았다. 그리고 천천히 힘을 주며 미주를 바싹 당겨 안았다. 그런 진우의 움직임에 미주는 이제 사타구니를 아래위로 들썩이며 섹스를 이어가고 있었다. 진우는 그런 미주의 움직임을 느끼며 천천히 눈을 내려 감았다.

 

[ 미주야, 처음부터 이런 걸 생각했던 건 아니야, 하지만 이런 관계가 지속되며 난 점점 느껴갔어. 내가 널 아끼고, 사랑하고 있다는 걸 말이야, 처형이었던 서 미주가 아니라. 그냥 여자로써 서 미주를 사랑했어, 그건 진심이야, 혹여 라도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그 마음은 네가 믿어주길 바래... 조금 전 네가 말했던 것처럼 말이야... 사랑해... 미주야... 정말 사랑해... ]

 

- 사랑해... 진우씨.. 정말 사랑해... 하아... -

 

가슴으로 미주에게 사랑을 막 고백하던 순간 공교롭게도 미주가 거친 숨소리와 함께 자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진우가 감았던 눈을 떴다. 그리고 들썩이는 미주의 허리를 잡아 세우고는 섹스를 멈추는 자신을 바라보는 미주에게 입술을 포갰다. 입맞춤이 끝나자 진우가 흐트러진 미주의 머리칼을 한쪽으로 넘기고는 입을 열었다.

 

- 나, 뒤에서 하고 싶어, 소파에 엎드려 -

- ......... -

 

조금은 명령조였지만 미주는 아랑곳없이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진우의 다리에서 내려 온 미주는 망설임 없이 소파에서 내려와 바닥에 엎드리고는 상체를 소파에 기댔다. 그러자 미주의 엉덩이로 다가온 진우가 무릎을 꿇은 자세로 뒤쪽에서 삽입을 시도했고, 자지가 보지에 들어오자 미주가 입을 벌리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이내 진우는 미주의 골반을 잡고 섹스를 시작했고 섹스가 시작되자마자 미주는 짙은 신음을 내뱉었다.

 

- 아... 하... 아... 여보... -

 

정말이지 오늘따라 보지에 들락거리는 진우의 자지가 다른 날 보다 크다는 생각을 하며 미주는 뒤쪽에서 밀려오는 희열에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런 미주의 등줄기를 내려 보며 진우는 엉덩이 사이 보지로 빠르게 들락거리는 자신의 자지를 응시하며 더욱 힘차게 펌프질을 해대고 있었다.

 

- 아우... 자기야... 아... 여보... -

 

삽입 속도가 빨라지자 미주는 다른 이름으로 진우를 불렀고, 진우는 그런 미주의 엉덩이가 출렁거릴 만큼 세차게 아랫배를 부딪쳐 갔다.

 

- 좋아, 미주야? -

- 하아.. 응.. 아... 너무 좋아,, 자기야... 자기도 좋아.. 아음.. -

- 그래, 좋아... 네 보지가 너무 좋아... -

- 아... 나도 자기 자지가 너무 좋아... 어우... 자기야... 아읏... -

 

거칠어지는 섹스만큼 두 사람의 대화도 원색적으로 변해갔다. 특히 진우가 다른 날 보다 더욱 원색적인 말을 내뱉고 있었다.

 

- 헉.. 헉... 서 미주 보지는 내 거야... 대답 해, 이 보지 누구 거야? -

- 아읍, 자기 거야... 아하... -

- 다시 말해 봐, 누구 거야? -

- 자기 거라고... 아윽... 정 진우거야.. 정 진우 보지... 아윽... 자기야... -

 

힘겹게 말하던 미주가 비명 같은 신음을 내지르며 소파에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 그런 미주를 내려 보며 허리를 빠르게 움직이던 진우가 다시 혼자만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 그래, 내 거야, 미주야.. 네 보지는 내 거야 ..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말해 줘, 네 보지는 내 거라고 말이야... 내 거라고..... ]

 

가슴으로 외치던 진우가 더욱 속도를 높였고 소파에 엎드린 미주는 정신을 차리기가 힘든 듯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무엇이었을까,

무슨 비밀을 숨기고 있었기에 두 사람은 저렇게 뜨거워지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미주가 보았다던 그 모습은 무엇이기에 미주가 저렇게 고민을 했던 것일까. 또한 그런 미주를 격하게 몰아붙이는 진우는 오늘따라 원색적인 단어를 다시 쏟아내고 있는 것일까.....

 

두 사람은 그렇게 무언가를 가슴에 담은 채 다른 날 보다 더욱 뜨거운 섹스를 이어가고 있었다. 마치 오늘이 마직만 인 듯, 아니 마지막이 아니라 영원히 멈추지 않을 섹스를 하는 듯 두 사람의 육체는 시간이 지나며 더욱 뜨거워지고 있었다. 자신들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섹스로 남기겠다는 듯 두 사람은 섹스에 흠뻑 빠져 들고 있었다.

 

[ ......... ]

 

어느새 소파 밑으로 내려온 두 사람이 서로를 힘껏 안고 섹스가 주는 희열에 젖은 채 격한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격한 신음만큼 미주의 보지에 힘껏 밀려드는 진우의 자지도 그런 진우의 자지를 받아들이는 미주의 보지도 아우성을 치지 시작했다. 특히 자지를 받아들이는 미주의 보지는 이 섹스가 영원히 이어지기를 바라는 듯 보지를 들락거리는 자지를 힘껏 조여오기 시작했다. 보지에서 물러나는 자지가 도망이라도 갈까 두려운 듯 말이다.

 

[ .......... ]

 

두 사람의 섹스는 절정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절정을 향해 함께 달리는 두 사람의 얼굴에도 그 기운이 가득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뜨거운 섹스가 이어지던 순간 그와는 너무나 상반되게 세상은 고요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었다. 마치 시간 속에 두 사람만이 존재하듯 두 사람을 둘러싼 세상은 시간에 맞춰 조용히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두 사람은 모르게 너무도 조용히 말이다.

 

 

 

 

 

 

##### 현 재 #####

 

 

 

- .......... -

 

거울속의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던 미주가 시선을 돌려 옆에 걸려있는 수건을 집어 들었고 몸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고 있었다. 그런 미주의 모습이 거울에 고스란히 비치고 있었다. 잠시 뒤 물기를 닦아낸 미주가 수건을 들고 욕실을 나갔다. 욕실에는 조금 전 미주가 보았던 거울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었지만 그도 잠시 욕실불이 꺼지자 욕실에는 검은 적막만이 가득했다.

 

 

 

- 모레 소영이 오면 소영이보고,,, 아니다... 내가 전화할게 -

 

말을 이어가던 미주가 주제를 돌리자 진우가 미소를 지었다. 

 

- 작별 인사해야지 -

 

진우가 미주를 당겨왔고 미주는 미소를 지은 채 진우에게 다가갔다. 진우는 미주의 치마를 올리고는 팬티 안에 손을 넣었다. 미주는 그런 진우에게 다가가 입맞춤을 하고 물러났다.

 

- 안 지겨워? -

- 뭐가? -

- 내 보지 만지는 거, 삼년 동안 실컷 만졌잖아 -

- 왜 만져주는 거 싫어? -

- 아니, 난 좋은데 자기가 질렸을까 봐 -

 

진우가 미소를 짓고는 입술을 내밀자 미주가 다가가 입맞춤을 했다.

 

- 하나도 안 질려, 그리고 보지, 자기 거 아니다. 내 거야 - 

- 훗, 그래, 자기 거 맞아 -

 

미주가 웃으며 말을 했고 보지를 만지던 진우가 보지에 살짝 손끝을 넣고는 보지 입구를 따라 움직였다. 

 

- 그러면 다시 젖어.. -

- 팬티 갈아입으면 되잖아, 그리고 금요일이나 돼야 다시 만질 수 있잖아, 젖든 말든 실컷 만지고 보낼 거야 -

- 내내 만져 놓고... -

 

부드럽게 말을 한 미주가 진우에게 다가가 짧게 입맞춤을 했다. 벌써 진우와의 관계가 삼년이 지나가고 있었지만 늘 한결 같은 진우의 모습에 미주는 행복했다. 문 앞에서 해주는 이별 의식도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함께 하는 내내 자신의 보지를 연신 만지는 진우였지만 헤어지는 순간에도 이렇게 자신의 보지를 아쉬워하며 만져주는 진우의 모습이 미주는 너무 사랑스러웠고 한편으로는 고마웠다.

 

- 어, 벌써 젖은 거 같은데 -

- 거봐, 내가 뭐랬어, 거긴 자기가 손만 대도 젖는단 말이야 -

- 어떡하지? -

- 몰라, 책임져 -

- 훗, 알았어, 기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만져줄 테니까, 팬티 갈아입고 가 -

- ........ -

 

미소를 지은 미주가 고개를 끄덕였고, 진우의 손은 본격적으로 미주의 보지를 만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미주가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진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암튼, 알아줘야 해, 한두 번도 아니고, 또 팬티 갈아입고 가게 만드냐 -

- ......... -

 

말과는 달리 미소를 지으며 하는 미주의 말에 진우가 미소를 머금어보였고, 미주가 미소를 머금던 순간 미주의 얼굴에 당혹감이 실리며 눈을 깜빡이기 시작했다.

 

- 아.... -

 

진우의 손끝 두 개가 보지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입을 살짝 벌린 미주는 진우의 옷을 잡으며 이마를 묻었고 진우의 손은 보지를 빠르게 헤집고 있었다. 그러던 순간 팬티에서 손을 빼낸 진우가 미주 앞에 앉아서는 치마 안에서 팬티를 끌어내렸다. 미주는 발끝을 움직여 팬티에서 빠져나왔고 미주의 팬티를 든 진우가 얼굴에 팬티를 가져가려 하자 미주가 놀란 표정으로 자신의 팬티를 잡았다.

 

- 그거 하지 말라고 했지 -

- 왜 -

- 됐어, 팬티 내 놔 -

- 싫다 -

- 아이, 정말, 안 내놔 -

 

미주의 손을 뿌리친 진우가 몸을 돌려 방으로 향하자 미주도 함께 방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 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잠시 후 무엇을 하는지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현관에는 적막감만이 가득했다.

 

 

 

 

[ .......... ]

 

미주가 돌아가고 침대 시트를 정리하던 진우가 핸드폰 소리에 거실로 나와 핸드폰을 집었다.

 

- ........ -

 

화면을 응시하던 진우의 얼굴이 굳어졌다. 현식이었다. 약간 상기 된 표정을 짓던 진우가 통화 버튼을 누르고는 전화를 받았다.

 

- 여보세요 -

- 나다 -

- 네 -

- 집 사람은 갔냐? -

- 조금 전에... -

 

진우가 짧게 대답을 했다. 그런데 어떻게 현식이 미주의 이야기를 진우에게 묻는 것이었고, 진우는 그런 현식에게 돌아간 미주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일까...

 

- 내일이 정확히 삼 년이다, 기억하지.. -

- 알고 있습니다 -

- 그럼, 만나서 우리 사이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

- 그러죠, 대신 미주에게는 제가 이야기 하겠습니다 -

 

진우의 말에 현식이 대답을 하지 않았고, 진우는 현식의 대답을 기다렸다.

 

- 그건 네가 알아서 해라, 하지만 명심해라. 이걸로 너와 나 사이에 빚은 없는 거다 -

- 네 -

- 알았다, 그럼 내일 만나서 이야기 하자 -

- 그러죠 -

- 전에 만났던 거기에서 세 시 어떠냐? -

- 좋습니다 -

- 그럼, 내일보자, 끊는다 -

- ....... -

 

자신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 전화가 끊기자 진우가 잠시 핸드폰을 바라보다 소파에 핸드폰을 던지고는 시선을 돌려 작은 방을 응시했다. 진우는 작은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 ......... -

 

서재로 꾸민 방에 들어와 책상에 앉은 진우가 아래 서랍을 열어 서랍을 뒤적이더니 열쇠 하나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 열쇠로 맨 위의 책상서랍을 열었다. 열려진 서랍을 잠시 내려 보던 진우가 손을 뻗어 서랍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진우가 꺼낸 것은 예쁘게 생긴 다이어리 같은 것이었다. 

 

- ........ -

 

다이어리를 한참이나 바라보던 진우가 손을 뻗어 다이어리 첫 장을 천천히 넘기고 있었다. 그러자 첫 장에 여자가 쓴 듯한 글씨가 보였고 진우는 그 글을 가만히 응시했다. 

 

[ 서 윤주의 비밀 정원 ]

 

첫 장에 쓰여 있는 글씨에 서 윤주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진우의 죽은 아내였다. 진우는 천천히 다음 장을 넘겼다 그러자 짧게 서있는 글씨가 다시 눈에 들어왔다.

 

[ 영원한 비밀로 묻어 두어야 하지만, 이렇게라도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여기 말고는 그 사람의 흔적을 남겨 둘 곳이 세상에는 없기에 말이다 ]

 

글씨를 읽어가던 진우의 눈이 천천히 감기고 있었다. 그리고 고개를 뒤로 젖히던 진우가 잠시 미동도 하지 않다가 다시 천천히 눈을 떴다. 진우는 허공을 응시한 채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진우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었다. 다만 경직된 표정과 흔들리는 시선을 통해 진우가 얼마나 갈등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왜 갈등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조금 전 현식과 나눴던 통화는 또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또한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죽은 진우의 아내 연주가 남긴 다이어리에는 무엇이 담겨져 있는 것일까, 영원한 비밀은 무엇이고, 그곳에만 남길 수 있다는 그 남자의 흔적은 또 무엇일까......

 

- .......... -

 

알 수 없는 혼돈만이 가득하던 순간 진우의 눈이 다시 감기고 있었다. 모든 것을 외면하고 싶다는 듯 눈을 감은 진우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렇게 앉아 있었다. 눈썹의 흔들림도 없이 조그마한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말이다. 마치 그대로 영원한 잠을 자는 사람처럼 말이다.

 

- .......... -

 

맞은편에 앉아있는 진우의 얼굴을 바라보는 미주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고 입술이 파랗게 변하고 있었다. 미주는 탁자 위에 올려놓았던 손이 마구 떨리자 손을 내려 주먹을 꼭 쥐기 시작했다. 조금 전 자신에게 했던 진우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자신과의 관계를 남편이 알고 있었고 용인했다는 말이 혼란스럽기만 했다. 눈을 깜빡이며 시선을 돌리던 미주가 떨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며 입술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 그... 그러니까... 자기 말은... 그이가 우리 관계를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 했고... 그게 그이와 연주랑 관계 때문이라고 말하는 거야? -

 

온 힘을 다해 물었지만 진우가 말이 없자 미주의 시선이 천천히 다시 진우에게로 향했다. 대답 없는 진우의 얼굴을 보며 미주는 그 말이 사실임을 느낄 수 있었다. 미주의 눈이 감겼고, 감겨진 미주의 눈가에서 가느다란 눈물이 흘러나왔다. 허나 미주는 황급히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아내고는 떨리는 입술을 살며시 물며 젖은 시선으로 창밖을 향했다.

 

- .......... -

 

미주는 모든 것이 아득해져 옴을 느꼈다. 진우의 말대로라면 남편과 진우는 자신을 두고 일종의 거래를 하게 된 것이 되기 때문이다. 미주는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지난 삼년 동안 이중적인 삶을 살아온 자신의 모든 시간이 두 남자에 의해 만들어진 시간이라는 것이 너무 슬펐다. 다물어진 미주의 입술이 다시 떨리기 시작했고, 눈가에서 다시 눈물이 새어나오던 순간 진우의 시선이 미주에게로 향했다.

 

- 미주야... -

- 처음부터였어? -

 

진우가 자신을 부르던 순간 미주가 한 마디를 던졌고, 진우가 쉽게 입을 열지 않자 눈물을 훔쳐낸 미주가 진우를 응시했다.

 

- 바닷가에서 날 범한 것도 자기 계획이었어? - 

- ......... -

 

진우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처음으로 미주의 눈에 일말의 안도감이 스쳐갔다. 진우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이런 식의 복수를 꿈꾸지 않았어, 원래는 너에게 선배와 윤주의 일을 알리고 모든 걸 끝내려고 했었어, 그런데 그럴 수 없었어, 윤주가 죽고 날 따듯하게 대해주던 너에게 나와 같은 상처를 줄 자신이 없었어, 더군다나 윤주는 이 세상에 없으니까......., 나만 그냥 참고 넘어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어. 그러다가 그 날 밤 일이 벌어진 거야, 그래 어쩌면 내 마음 한 구석에 널 그렇게라도 가지면 내 분노가 조금이라도 수그러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었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그렇게 널 가졌을 테고... -

 

잠시 말을 멈춘 진우가 괴로워하는 표정을 짓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 이제 와서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믿기 힘들겠지만, 너와의 시간이 지나며 내가 가진 감정은 진심이었어,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고..... -

- 우리 그이는 언제 안 건데? -

- 어느 날 네가 돌아가고 바로 초인종이 울리기에 넌 줄 알고 문을 열었는데 선배가 서 있었어, 너의 뒤를 밟았다고 하더라 - 

- 내 뒤를.... -

- 음, 당신 행동이 이상해서 그랬다고 하더라, 그래서 집 근처에서 돌아가는 널 보고 바로 우리 집으로 온 거지 -

 

[ 8부 참조==> 그렇게 진우의 집에서 미주의 모습이 점점 멀어지던 순간 저만치서 어느 누군가의 시선이 그런 미주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선은 조금 전 미주가 잠시 응시하던 진우의 집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 요게 바로 현식이었음, 10부에서 진우의 집을 지켜보다 돌아가는 미주 앞에 나타난 건 아시다시피 소영 맞고요..^^;;; ]

 

- 처음에는 자기와 날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어,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그런데 내가 윤주 이야기를 하자 놀란 선배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더라.... -

- 그이와 연주 관계는 어떻게 안 거야? -

 

미주의 물음에 진우가 잠시 미주를 응시하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작은 다이어리를 하나를 꺼내 들고 나와 미주 앞에 놓였다.

 

- 이게 뭔데? -

- 윤주 일기장.... -

- ......... -

 

굳어진 표정으로 미주가 진우가 말한 다이어리를 가만히 응시했다.

 

- 윤주가 죽고 이 집으로 이사 올 때 가구를 옮기던 사람들이 장롱 서랍 밑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찾은 거야 -

- ........ -

 

떨리는 손으로 다이어리를 집은 미주가 천천히 첫 장을 넘겼고 눈에 익은 동생의 글씨가 보이자 다이어리를 덮고 진우를 가만히 응시했다.

 

- 나와 결혼하기 전부터였어, 그리고 결혼을 해서도 계속 이어졌고.... -

- ......... -

 

진우의 말에 미주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자신이 보았던 그 순간이 진실이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자신이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남자의 팔짱을 끼고 살짝 입맞춤을 하며 어느 골목 안으로 사라지던 두 남녀는 남편과 윤주였다. 미주의 눈은 천천히 감겼고 다시 눈물이 눈가를 촉촉이 적셔가고 있었다. 미주의 입술은 다시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 흐.. 흐흑.... -

 

그리고 미주가 눈물을 참지 못하고 처음으로 울음소리를 내던 순간 진우의 일렁이는 시선이 눈을 감은 채 울고 있는 미주를 응시했다. 미주의 울음은 더욱 커졌다. 남편과 동생의 불륜 사실이 진실이었다는 것이 슬프기도 했지만 자신의 삶이 한꺼번에 엉망이 되었다는 사실이 더욱 슬펐다. 허나 미주가 가장 슬펐던 건 자신을 향했던 진우의 마음이 진우의 말과는 달리 복수심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감당하기 힘들었다. 지난 삼 년간 자신의 모든 것을 주었던 남자였다. 마음도 육체도 남김없이 모두 주었었다. 그런데 지금 진우는 자신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비밀을 털어놓고 있는 것이었다. 지난 삼 년간의 시간이 모두 물거품이 될지도 모를 그런 말을 말이다.

 

- 미주야 -

- ......... -

 

진우가 다가와 안으려 하자 미주가 손을 뻗어 진우를 밀어냈다. 하지만 진우는 다시 한 번 미주를 안으려 했고 미주는 몸부림을 치며 그런 진우를 밀어냈다. 

 

- 만지지 마... -

 

미주의 외침에 진우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미주를 응시했다, 그런 진우를 바라보며 울음을 울던 미주가 떨리는 입술로 진우에게 무언가 말을 하려 했다.

 

- 내가.... 내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아... 그런데... 자기는... 날... 날.... 흐흐흑.... -

 

말을 잇지 못한 미주가 설운 울음을 울자 진우가 미주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미주는 그런 진우의 손을 다시 뿌리쳤다. 

 

- 미주야 -

 

진우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미주를 부르자 미주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진우는 다시 다가가 미주를 안으려 했고 미주는 그런 진우를 다시 힘껏 뿌리쳤다. 허나 진우는 기어이 미주를 가슴에 힘껏 끌어안았다.

 

- 놔.... 놔... 놓으란 말이야.... 놔... -

 

미주가 진우를 밀어내려 애를 썼지만 진우는 미주를 놓아주지 않았다.

 

- 사랑해... 미주야... 정말 사랑해... 사랑해... 흐흑... -

- ............ -

 

미주를 안은 채 진우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을 하고는 울음을 울자 진우를 밀어내던 미주의 손이 순간 멈췄다. 그리고 진우의 흐느낌이 전해지자 아랫입술을 굳게 물고 울음을 참아내던 미주가 쏟아지는 눈물을 참아내지 못하고 다시 설운 울음을 울기 시작했다.

 

- 하흐흑... 흐흑... 나빠..... 못됐어.... -

- 미안해.. 미주야... 미안해.... -

- 어흐흑... 흑... 흐흐흑.... -

 

울음을 우는 미주가 주먹을 쥔 채 진우의 등을 때리기 시작했고 그런 미주를 안은 채 울음을 울던 진우는 미주를 으스러뜨리기라도 할 듯 더욱 힘껏 미주를 끌어안았다. 그렇게 서로를 안고 울던 두 사람의 울음소리가 거실에 가득 차던 순간 진우의 등을 때리던 미주의 손이 천천히 멈추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멈춰진 미주의 손이 펴지며 진우의 등을 끌어안기 시작했다. 자신을 으스러뜨릴 만큼 안는 진우만큼은 아니었지만 미주도 힘껏 진우를 안아가고 있었다.

 

 

 

 

[ ........... ]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거실을 메우던 두 사람의 울음소리가 멈춰져 있었고,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은 진우가 자신의 가슴에 등을 기대고 앉아있는 미주를 두 팔로 감싸 안고 있었다.

 

- 정확히는 아니지만.... 나도 짐작하고 있었어 -

- ......... -

 

미주의 말에 진우가 살짝 굳은 표정을 지었다.

 

- 언젠가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데 우리 그이랑 윤주가 팔짱을 끼고 어느 골목으로 들어가는 걸 봤어, 난 내가 잘못 봤다고 생각했어, 그냥 팔짱을 끼고 걸었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골목에 들어서며 두 사람이 입맞춤을 하더라, 그래서 난 내가 잘못 봤다고 생각했어. 그이도 그이지만 윤주도 자기가 있었으니까, 결혼을 한 형부와 처제가 그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

 

미주가 말을 멈췄고 진우가 미주를 안고 있던 팔에 힘을 주고 있었다, 미주는 그걸 느낄 수 있었다.

 

- 그런데 뭐 하나 물어봐도 돼 -

- 뭐? -

 

진우가 대답을 했다.

 

- 왜 오늘이야, 왜 오늘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데? -

 

미주가 물었지만 진우는 대답을 하지 않았고 잠시 뒤 진우가 입을 움직였다.

 

- 어제 선배를 만났어 -

- 뭐... -

 

남편을 만났다는 말에 미주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진우는 팔에 힘을 주며 미주를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 그때 선배가 우리 집에 오던 날, 나에게 말했어, 언제까지 자기와 이런 관계를 유지 할 거냐고, 그때 내가 그랬어, 윤주와 그랬듯이 나도 삼 년 동안 자기와 이렇게 지내겠다고, 어제가 바로 그 삼 년이 되는 날이었어 -

- .......... -

 

미주가 눈을 내려 감았다. 삼 년의 시간이 되었다는 말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이제 삼 년이 되었으니 진우는 자신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서 이젠 나에게 자기 자리로 돌아가라고 할 거야? -

 

미주의 말에 진우가 미주의 뒷머리에 입맞춤을 했다.

 

- 선배에게 말했어. 헤어질 수 없다고.... -

- 그이는 뭐라고 하는데? -

- 안 된다고 했어, 약속은 삼 년이었고, 삼 년 동안 기다려줬으니 자기는 할 만큼 했다고 더는 자기를 나한테 보내지 않겠데.. -

- ............. -

 

진우의 말에 미주가 손을 들어 자신을 안고 있는 진우의 손목을 가만히 잡았다. 두 사람은 다시 침묵을 이어갔다.

 

- 미주야 -

 

한참을 지나 진우가 미주를 불렀다.

 

- 응 -

- 이제 내 말을 믿기 힘들겠지만, 너에 대한 내 마음은 정말 진심이야, 처음에는 선배의 아내이자 처형인 자기를 안으면서 조금은 그런 마음을 가지기는 했어. 이제 나만 당한 게 아니라는... 하지만 이내 너에게 내가 몹쓸 짓을 하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넌 나에게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는데, 윤주가 죽고 날 늘 걱정하던 너에게 내가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너와의 관계를 정리하려 생각했어, 그런데 어느 날 너의 한 마디에 그냥 널 계속 가지고 싶었어, 내 여자로.... -

- 내가 뭐라고 했는데? -

- 나만의 창녀... 그 말이 내 가슴을 붙잡았어,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그저 그런 싸구려 말이겠지만, 나만의 창녀가 되겠다는 그 말은 날 너무 기쁘게 했어, 그래서 그런 널 조금이라도 더 오래 가지고 싶었어, 삼 년이란 시간은 아직 멀어보였으니까,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너무 빨리 와버렸어, 삼 년이란 시간은 말이야..... -

 

말을 마친 진우가 다시 뒷머리에 입맞춤을 하자 미주가 살며시 눈을 내렴 감으며 언제가 자신이 했던 진우의 만의 창녀가 되겠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건 진심이었다. 그리고 그 진심 뒤에는 혹시 모를 무언가가 자리하고 있었다. 남편과 동생 윤주 말이다. 

 

- 사실, 언제부터인가 난 그이와 윤주의 관계를 확신하고 있었는지 몰라, 자기와 내가 이렇게 됐는데 우리 그이와 윤주도 그렇게 되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그게 날 변화시켰을지도 몰라, 내가 둘의 관계를 점점 확신하면서 나도 복수하고 싶었을지도 몰라, 윤주는 이미 세상에 없지만 그이에게는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를 하고 싶었을 거야, 그래서 난 그이는 상상하지도 못하는 모습을 자기에게 보여줬어. 자기만의 창녀가 되어서 말이야. 그게 그이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복수라고 생각했으니까 -

- 아니, 아닐 거야, 네게 보여준 모습은 그런 마음이 아니었어, 네가 보여준 모습은 내가 충분히 행복해 할 만큼 아름다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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