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자 17화
지배자 17화
그리고 아름은 방금까지 속으로 투덜거렸던 만큼 진호에게 다시금 마음의 빚을 쌓을 수밖에 없었다. 변태 깡패를 만나 다른 여자를 돕다가 온 몸에 멍이 들었다는 걸 듣고, 실제로 상처를 확인하고 나서다. 아름이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얼굴로 물었다.
“괘, 괜찮은 거야? 난 그런 줄도 모르고…….”
「진호 오빠는 나 걱정 안 시키려고 연락 안 한 건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내 생각만 했어! 바보! 이 바보! 신아름 이 바보 멍청이야!」
그녀의 마음이 죄책감과 미안함으로 가득 찼다. 진호는 그것을 내심 웃으며 바라봤다.
‘오늘은 다른 의미로도 죄책감(?)이 생길 테니까 말이지.’
그렇게 평범하게 과외를 진행하는 두 사람! 평소처럼 아름의 팬티는 벗겨 놓은 상태였다. 이젠 아름도 진호의 마술(?)에 불평할 생각을 잊은 듯, 부끄러워하면서도 허벅지를 다소곳이 모을 뿐이었다.
「내, 내일도 치마를 입을까…….」
이제는 노 팬티 상황을 자신의 성적 매력을 어필하는 수단으로까지 생각하는 아름! 아주 훌륭히 치녀(?)로서 성장해 준 그녀가 대견스러운 진호였다.
그렇게 수업을 끝내고, 진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같이 원룸으로 가겠다는 아름을 간신히 말린 뒤, 자신의 원룸으로 돌아가는 척 옆으로 길을 꺾는 진호였다. 그 뒤 곧바로 시간을 정지시키고, 아름이 진호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마중 나와 있느라 아직 열려 있었던 그녀의 집 대문과 현관문 안으로 들어가 투명화로 잠시 시간을 보내는 진호였다.
약 30분 정도 그렇게 실제 시간을 진행시키고 아름의 아버지로 변신한 뒤 2층에 있는 아름의 방으로 향하는 진호! 본격적인 임무 수행(?)에 앞서 당연히 시간은 다시 정지시킨 상태였다. 이걸 현실 기억으로 남기면 그녀의 정신이 붕괴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뭐, 꿈 정도로 복기시키게 하면 좋겠지.’
그것만 해도 어마어마한 트라우마가 될 터였다. 어쩌면 도저히 같은 집 안에 못 살고 밖으로 가출할 우려마저 있는 상황! 그때는 친절하게(?)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하며 받아주면 되는 거였다.
진호를 보내고 집에서 혼자 인터넷을 뒤적거리며 놀고 있던 아름은 자신의 아버지가 갑자기 자신의 방으로 오자 당황한 눈치였다. 평소에는 절대 2층으로 오지 않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뭐, 뭐야?”
“큼, 크흠. 그게, 오늘은 아빠가 아름이를 보고 싶어서 일찍 왔단다.”
“뭐, 뭐, 뭐라는 거야 진짜!? 지금 완전 소름 돋았거든? 아빠 미쳤어?”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아빠가 그동안 우리 아름이한테 너무 무관심했지? 이렇게 사과하마.”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숙이는 아름의 아버지, 아니 진호! 그러자 아름이 허겁지겁 진호에게 다가와서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
“왜, 왜 그래 갑자기!? 아빠답지 않잖아! 일어나! 무슨 사업이 망하기라도 한 거야!? 나 어디다 팔려고 그래? 왜 그래?”
“그럴 리가 없잖니? 우리 귀여운 딸을 팔긴 어디에 팔아? 항상 아빠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모를까?”
「아, 아빠가 이상해!」
하지만 오늘은 유일하게 가정부가 쉬는 날이었다. 즉, 집에는 진호와 아름 두 사람만 있다는 뜻!
지체하지 않고 진호가 진도를 뺐다. 무릎을 펴고 자리에서 일어나 아름의 방문을 잠그는 진호! 아름은 조금 달라진 자기 아버지의 분위기를 보며 살짝 뒤로 물러났다.
‘서, 설마 아니겠지?’
아무리 여자를 좋아해도 딸에게만큼은 절대 손을 대지 않았던 사람이다. 그것만은 믿고 있었는데, 그것만은 믿고 싶었는데 어쩐지 그녀의 가슴 한쪽이 서늘해져 왔다. 진호가 고급 양복을 벗었다. 겉옷을 벗고, 넥타이를 끄른 뒤 셔츠 단추를 하나씩 푼다. 안에는 잘 단련된 중년 남성의 몸이 들어가 있었다.
“아, 아빠 옷은 왜 벗어…… 응……?”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는 아름! 하지만 진호의 발걸음은 느긋하면서도 퇴로를 원천 봉쇄하고 있었다. 결국 벽 구석까지 몰린 아름이 조그맣게 주저앉았다. 진호가 말했다.
“우리 아름이 얼마나 컸는지 볼까?”
“시, 싫어…….”
[ 신아름의 공포 항목이 계발됐습니다! ]
[ 숨겨진 항목 ( Hidden Category ) 의 발견으로 점수를 100점 획득합니다! ]
[ 신아름의 공포 경험치가 50%가 됐습니다! ]
‘무섭긴 무서운가 보네.’
실로 전형적인 범죄자의 모습인지라, 진호는 전략을 조금 바꿨다. 자신이 먼저 모든 옷을 벗은 것!
“꺄악! 뭐, 뭐하는 거야! 벗지 마! 벗지 말라고! 히이잉……!”
[ 신아름의 수치 경험치가 50%가 됐습니다! ]
그대로 아름에게 다가간 진호가 그녀가 간편하게 입은 민소매 티셔츠와 짧은 치마를 벗겨냈다. 그러자 아까 진호가 벗겨 놓은 그대로인 노 팬티가 드러났다! 심지어 덥다고 현재는 브래지어도 안 한 상태!
“뭐야, 벌써부터 준비하고 있었구나?”
“아, 아냐 이건! 아, 아까 벗었는데 깜박 잊고서…….”
“우리 딸이 벌써 남자를 유혹할 줄 알게 됐구나!”
“하, 하지 마…… 이건 진짜로 안 돼…… 절대로 안 된단 말이야…… 히잉…….”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거 같았다. 유치원생처럼 양손을 양 눈가에 댄 채 눈물을 슥슥 닦는 아름! 진호는 천천히 진행하기로 했다. 업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행위만 하자고 마음먹은 것!
일단 Take 1이었다. 부녀간의 키스!
“으읍……!”
도망치지 못하는 아름 위로 올라탄 진호가 그대로 아름의 입술에 키스했다. 진호의 키스 레벨은 무려 7! 아름의 쾌감 레벨 13도 더해져 두 사람의 키스는 아름에게 말 그대로 황홀경을 선사했다.
「기분이…… 좋아……?」
하지만 강한 거부감도 함께였다. 아버지와 야릇한 분위기에서 키스라니! 시스템 메시지가 그녀의 혼란스러운 기분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 신아름의 쾌감 경험치가 10%가 됐습니다! ]
[ 신아름의 배덕 항목이 계발됐습니다! ]
[ 숨겨진 항목 ( Hidden Category ) 의 발견으로 점수를 100점 획득합니다! ]
[ 신아름의 배덕 경험치가 20%가 됐습니다! ]
쭈웁…… 쭈웁…… 쭈웁……. 처음에는 소극적이었던 아름이었으나, 이렇게까지 황홀한 접촉이 이어지는데 수동적으로 버틸 수만은 없었다. 거기에 배덕 항목의 계발로 배덕감을 느끼면서도 쾌감까지 느끼게 된 그녀인지라, 적극적인 키스의 유혹을 더욱 뿌리치기 어려웠다.
“으음∼ 쭈웁∼ 하아∼.”
어느새 진호의 목에 팔을 걸고 적극적으로 키스하고 있는 아름! 강렬한 쾌감에 그녀의 이성이 순간 날아간 것이다. 그녀의 입술을 충분히 즐긴 진호가 잠시 그녀를 밀어냈지만 그녀의 몸에서는 저항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순간,
「아앗! 나 지금 무엇을……!」
밀어냈는데, 저쪽에서 밀어냈는데도 자신이 더 달라붙은 것이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아름은 억지로 진호의 몸을 거세게 밀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떨어진 진호가 웃으며 아름을 봤다.
“기분이 어땠어? 우리 딸?”
“……최악이야. 더러워! 아빠가 나한테 이런 짓을 할 줄은 몰랐어! 저기, 지금이라면 괜찮으니까 이제 그만해! 아직까지는 아슬아슬하게 세이프라고!”
부녀가 알몸으로 끌어안고 대략 5분간 키스를 한 게 어떻게 세이프가 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일단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녀의 본심은 말과 달랐다.
「부, 부녀간의 키스인데 원래 이렇게 쾌감이 심한 거야……?」
하지만 강렬한 쾌감 못지않게 배덕감 또한 매우 심해서,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격하게 내적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키스 정도로는 업적 달성이 안 되나…….’
설명에 [ 부녀간의 사랑을 이룰 시 달성되는 업적입니다. ]라고 추상적으로 쓰여 있어서 혹시 했지만, 조금 더 진도를 나가야 하나 보다. 진호는 바로 Take 2로 들어갔다. 이른바 맘마 빨기!
“하, 하지 마! 잠깐, 어딜 달라붙는 거야! 징그러워! 징그럽다고 아, 아빠아 진짜앗!”
중간에 잠시 기동화를 해제시켜서 친히 모유제를 먹여주는 진호였다. 그 뒤 그녀의 꽉 찬 D컵 가슴을 모아 물고 늘어지니, 아름이 팔다리를 격하게 휘두르며 저항하기 시작했다. 다시 기동화를 해제하고 잠시 그녀의 양손을 등 뒤로 묶는 진호! 그제야 편하게 맘마(?)를 빨 수 있게 됐다. 아름은 입으로라도 저항했다.
“아빠 안 돼! 으으응∼! 가슴, 가슴 그렇게 빨지 마앗∼! 나, 난 엄마가 아니니까 그런 거 해도…… 아앗!? 어째서엇……!”
아름이 자신의 가슴에서 모유가 나오는 걸 보고 크게 당황했다. 더욱 당황스러운 건 그녀의 기분! 목장 상황극에 다녀온 여자들은 목장 상황극에서 부여됐던 성질이 그녀들의 기본 속성으로 장착된 상태였다. 모유를 분출하며 쾌감을 느끼는 것!
“빠, 빨지 마아∼ 이상해, 지금 이어 져엉마로이상햐다구우으으∼ 으으으으응∼!”
제멋대로 헛돌기 시작하는 그녀의 혓바닥! 이미 정신부터가 핑크빛으로 물들었으니 이성이 제대로 작동할 리가 없었다. 결국 그녀는,
[ 신아름의 배덕, 쾌감 경험치가 50%가 됐습니다! ]
“으으으으응!!!!!”
심하게 앓는 소리를 내며 허벅지를 잔뜩 모으는 아름! 자신의 안에 남근을 꽂은 남성이 결정적인 순간에 도망치지 못하게 하는 여성의 본능이 제멋대로 작동했다! 그 상태로 잠시 아득한 곳을 바라보던 그녀가 조금 뒤 전신의 긴장을 풀며 바닥에 축 늘어졌다. 입가에서는 침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거칠어진 숨을 몰아쉬는 아름!
「나…… 가슴만으로, 그것도 아빠한테 빨려서 기분이 좋아져 버렸어…… 이제 나 시집 못 가…… 히잉…….」
이미 자신이 더럽혀졌다고 여기는 아름! 하지만 아직 업적 달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진호는 고민했다.
‘역시 끝까지 가야 하나?’
그 전에 Take 3, 보지 핥아서 절정 느끼게 하기. Take 4, 촉수 슬라임과 운디네로 항문 청소한 다음에 항문 빨아서 절정 느끼게 하기까지 했음에도 업적 달성이 뜨지 않아, 결국 진호는 마음먹었다.
‘하자!’
진호의 남근이 껄떡거리며 아름의 보지 입구를 짓눌렀다. 이미 봉사(?)만 하느라 진호의 불기둥도 꽤 안달 난 상태였다. 그대로 아름의 비좁은 보지에 엑스칼리버를 꽂는 진호! 그러자 아름은 아서 왕에게 통치된 고대 브리튼 왕국처럼 그의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이거…… 너무 기분이 좋앗……!」
부정하려 해도 부정할 수 없는 진실! 진호가 그대로 허리 운동에 박차를 가하며 물었다.
“기분이 어때? 우리 딸?”
“더, 더러워! 기분 더럽다고! 진짜, 진심으로 기분이 더러워서 미칠 거 같아!”
「그, 그렇지만 이 쾌감은…… 으으으으응!!!」
어떻게든 신음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자신의 옷가지를 입에 무는 아름! 당연히 진호가 그런 걸 용납할 리 없었다. 그녀가 옷가지를 입에 넣을 때마다 잠시 기동화를 해제해 팬티를 뺏을 때처럼 옷을 제거시키자 그녀는 결국 울먹이고 말았다.
“으으응∼! 너무햇! 이런 거 정말로 너무해에에에에에엣!!!!!”
“간닷!”
“싫어어어어어어어어엇!!!!!”
[ 신아름의 쾌감, 배덕 경험치가 100%가 됐습니다! ]
[ 신아름의 쾌감 레벨이 15, 배덕 레벨이 3이 됐습니다! ]
[ 점수를 50점 획득합니다! ]
[ 업적 「부녀의 금지된 사랑」을 달성했습니다! ]
[ 업적 달성으로 점수를 10,000점 획득합니다! ]
최후의 보루만은 넘지 않길 바랐건만, 그녀의 바람이 무색하게도 진호는 거침없이 그녀의 안에 진하디진한 정액을 마음껏 토해냈다. 고개를 홱홱 저으면서도 등골을 타고 오르는 오싹한 기분에 저도 모르게 팔다리로 진호의 상체를 바싹 끌어안는 아름이었다.
“싫은 애 치고는 아빠 품에 너무 안겨드는 것 같은데?”
“으으…… 이제 아빠란 소리 좀 그만해에…….”
아까부터 계속 “우리 딸.”이니, “아빠.”니 하는 말을 꼭 붙여서 아름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진호였다. 그리고 그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너무도 쉽게 절정을 느끼는 자신의 육체에 아름은 자괴감마저 느끼고 있었다.
「나, 정말로 못난 아이였구나…… 흑…….」
[ 신아름의 굴욕 경험치가 100%가 됐습니다! ]
[ 신아름의 굴욕 레벨이 1이 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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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출연?
[ 점수를 10점 확보합니다! ]
그런 그녀를 일으켜 세워 유종의 미를 거두는 진호! 그녀가 벽에 손을 대고 서 있게 하고, 진호는 뒤에서 그녀의 한쪽 다리를 든 채 항문에 엑스칼리버를 꽂았다. 그리고 아름의 턱을 뒤쪽으로 돌려 다시 한 번 쯉쯉! 처음 아름을 범했을 때 그 자세였다.
“으응…… 이 자세…… 쮸웁…… 부끄러…… 쮸웁…… 뒤, 뒤쪽은 아까도 빨았…… 쮸우웁…… 부탁…… 쯉…… 거기만…… 쯉…… 용서…… 쯉…….”
연속된 키스에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며, 그녀의 전신이 진호의 허리 운동에 맞춰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작되는 마성의 쾌감! 그녀는 더는 저항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나, 이제는 버틸 수 없어!」
모든 마음의 리미터를 풀고, 이제야 그저 마음 가는 대로 느끼기 시작하는 아름! 그녀가 적극적으로 키스하며 입을 열었다.
“나, 나쁜 아빠…… 이제는 딸까지…… 이거, 진짜로 못 써버리게 만들 거야!”
“오오…….”
진호조차도 순간 놀랄 정도의 패기! 그녀는 강하게 항문을 조였다. 진호는 그 기분 좋은 압력에 아름의 안에 다시 한 번 정액을 쏟아냈고……,
[ 신아름의 항문 경험치가 100%가 됐습니다! ]
[ 신아름의 항문 레벨이 6이 됐습니다! ]
[ 점수를 20점 확보합니다! ]
“으으으으응∼!”
한껏 올랐던 반격의 기세도 허무하게, 또다시 눈을 뒤집으며 기분 좋은 쾌감에 항복해 버리는 아름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조금 쉬던 그녀가 애써 몸을 일으켜 이번에는 가슴과 입으로 진호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너, 이제는 배덕감 안 느끼나 보다?”
“그, 그럴 리가 없잖아! 당신이, 특히 여기가 괘씸해서 참을 수 없는 것일 뿐인걸! 이번에 아주 못 쓰게 만들어 버릴 거라고!”
[ 신아름의 배덕 경험치가 15%가 됐습니다! ]
당연히 배덕감이야 느끼지만, 그 이상으로 느껴지는 미칠 듯한 쾌감 + 아버지의 남근에 대해 그동안 쌓아 왔던 원망(?)에 이미 이성의 끈을 놓아 버린 그녀였다. 생각하기를 포기한 그녀! 말 그대로 암컷이 돼 버렸다!
그렇게 진호는 적극적인 아름의 봉사를 즐기며 기분 좋게 업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
그렇게 진호가 한바탕 난리를 피우고 돌아간 뒤, 다음날 아침. 어제 일은 아무것도 기억하고 있지 못하고 있던 아름은 방금까지 꾼 꿈을 떠올리며 양 볼을 덮을 수밖에 없었다.
‘뭐야! 뭐야 방금 그건!? 그게 나? 그게 나라고!? 그건 말도 안 돼!’
자신이 꿈속에서 했던 일을 믿을 수 없는 아름이었다. 그제는 목장에서 젖소 취급을 당하는 꿈을 꾸지 않나, 오늘은 아빠랑 그걸…… 거기에…….
“나, 마지막에는 내가 적극적으로…… 으으…….”
아무리 장난 아닌 쾌감이 느껴졌어도 그렇지, 그렇게 육욕에 쉽게 굴복해 천륜을 어기고 말다니, 아름은 자신의 꿈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때 아래층에서 가정부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녀오세요, 회장님.”
“그래, 오늘도 과외 있는 거 같던데 아름이 감시 좀 잘 해.”
“네. 그럴게요.”
‘으으…… 나 못 견디겠어!’
이불 속에 들어가 그대로 귀를 틀어막는 아름! 비록 꿈이었지만 그것이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도저히 저 목소리를 더 들을 엄두가 안 났다. 결국 아름은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짐을 쌌다. 최소한 며칠이라도 좋으니까…….
‘이 집에서 나가야겠어!’
친구가 없는 그녀가 갈 곳은 딱 한 군데였다. 진호의 집! 아름은 “어디 가세요 아가씨!?”라는 가정부의 말에 “친구 집이요! 며칠 자고 올 거예요!”라고 다급히 대답하며 여행용 가방을 끌고 진호의 집으로 향했다.
*
“그래서 말인데…… 며칠만이라도 좋으니까 여기서 자고 가면 안 될까?”
아름은 면목이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따지고 보면 어린아이들이 밤에 무서운 꿈 꿨다고 베개 들고 부모님 침대로 찾아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행동을 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꿈과는 다른 그 생생한 촉감(?) 때문에 아름은 도저히 자신의 집에 있을 수가 없다고 판단했다.
진호가 말했다.
“이유는 정확히 설명해 줄 수 없고?”
“응…… 미안.”
어린애도 아니고, 그녀가 진호에게 한 말은 “집에 있으면 무서운 꿈을 꿔서 이곳에서 자고 싶다.” 정도였다. 차마 꿈 내용은 말하지 못하는 그녀! 다시는 되새기고 싶지 않은 마음도 컸다. 진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 되게 좁은데, 괜찮겠어?”
“응! 내가 바닥에서 잘게! 오빠…… 아니 선생님은 침대에서 편하게 자! 선생님 뭐 할 때 방해 안 하게 조용히 있을게!”
이럴 때만 선생님이라고 하는 아름이었다. 진호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좋아. 며칠 정도라면 얼마든지 여기서 지내도 돼.”
“앗싸! 고마워 오빠…… 아니 선생님!”
“녀석…….”
좋다고 방방 뛰는 아름과 그걸 바라보는 진호! 이로서 아름은 다시 한 번 진호에게 빚이 생긴 셈이었다. 진호가 말했다.
“자, 그럼 나는 스마트 폰으로 게임을 할 테니 너는 여기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도록 해.”
방금까지 신났던 기세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아름이 진심으로 물었다.
“진심? 여자 친구가 같이 집에서 살자고 찾아왔는데 공부? 진심이야?”
“얘가 음란마귀가 꼈나. 너 여기 그거 하러 온 거야? 사실 꿈 같은 건 다 거짓말이고, 그거 합숙 훈련(?)이라도 할 생각으로…….”
“아와와와와왓! 그, 그럴 리가 없잖아! 진짜라고! 진짜 무서운 꿈을 꿨단 말이야!”
“그럼 이리 와서 공부해. 어차피 오늘도 2시간 수업해야 했잖아? 거기에 너, 내가 어제는 일부러 확인 안 했는데, 숙제도 안 했지?”
“그, 그건…….”
기껏해야 이제 막 공부에 손을 댄 그녀가, 그 많은 양의 숙제를 했을 리 만무했다. 진호가 웃으며 말했다.
“엉덩이 대. 숙제 안 했으면 맞아야지.”
“어, 엉덩이!? 또 엉덩이야!? 너, 사실은 엉덩이 무지 좋아하는 거지? 그런 거지? 이 변태!”
하지만 아름은 결국 벽에 양손을 댄 채 노 팬티 상태로 진호의 손바닥 매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흥건히 흘러나오는 애액 탓에 진호에게 “맞는 거 좋아하냐?”라는 놀림은 받은 건 덤이었다.
*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오후에는 지연의 연기 수업 보조 강사를 위해 집을 나서는 진호였다. “다녀오세요∼.”라는 아름의 인사를 받으며 나가니 진호의 기분이 묘해졌다.
‘마치 마누라 같단 말이야.’
다녀왔을 때 저녁 준비까지 해 놓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일부러 여자력(?) 시험을 위해 소정의 돈도 책상 위에 몰래 놓고 온 참이다. 과연 눈치껏 저녁 준비를 해 놓고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그렇게 진호가 삼성동에 있는 연기 학원에 도착했을 때였다. 옆에서 중형차 한 대가 빠르게 지나갔다. 잘못하면 부딪힐 뻔했던 진호는 쌍욕을 퍼부었다.
“야 이 씹X끼야!”
그런데 그 차는 어디 다른데 가지 않고 연기 학원 건물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안에 어떤 놈이 타고 있는지 확인하려 했던 진호는 얼굴을 확인하고 허탈한 기분을 느꼈다.
“임지연이네…….”
만 나이 22살에 중형차를 끌고 다니다니, 역시 금수저라 이건가……. 진호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지연이 진호가 있는 건물 입구 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어, 너 왔네?”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 그런 그녀를 보며 진호는 다시금 열이 뻗침을 느꼈다.
“야, 운전 좀 조심해서 해. 좁은 길인데 왜 그렇게 속력을 내? 아까 나 네 차에 부딪힐 뻔한 거 못 봤어?”
“응? 그랬어?”
‘명치 한 대 세게 때리고 싶다…….’
딱히 악의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고, 진짜로 못 봤고 관심도 없다는 투였다. 아름이 왜 지연을 어려워하는지 알 거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따 명치 대신 보지를 세게 찔러 주자고 다짐하며, 진호는 지연과 함께 연기 학원으로 올라갔다.
*
“응? 두 사람 같이 들어오네? 보기에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는데?”
“어휴 참, 선생님도 말도 안 되는 농담하지 마세요.”
물론 강현도 농담한 거였지만, 이렇게까지 대 놓고 디스하니 다소 무안함을 느낀 듯했다. 잠시 헛기침을 한 강현이 말을 이었다.
“일단 오늘 수업 전에 너희 둘에게 알릴 사항이 있다.”
귀를 기울이는 두 사람! 강현이 말을 이었다.
“내가 이번 주 일요일에 연기 수업이라는 주제로 마스텔에 나가게 됐다. 마스텔이라고 알지?”
마스텔은 MBS의 프로그램의 마이 스몰 텔레비전의 약자였다. 인터넷 방송으로 먼저 생방을 때리고, 나중에 TV로는 거기서 알짜 부분만 편집해서 내보내는 것이다. 작년에 나와 인터넷 상에서는 크게 화제 몰이를 한 프로그램이었다.
“어머, 선생님 마스텔에 나가세요? 그것도 연기 수업으로요?”
갑자기 엄청 화사한 표정을 지으며 살랑살랑 강현에게 접근하는 지연이었다. 의도가 빤히 보이는 모습! 아마 자신을 거기에 연기 수업 제자로 참여시켜 달라는 것일 터였다. 강현이 지연의 애교에 질색하며 뒤로 물러섰다.
“안 하던 짓 하지 마라. 네 실체를 아는 사람이면 방금 그거로 오싹함을 느꼈을 테니까.”
“…….”
그 말에 입술이 잔뜩 튀어나온 지연이 애교를 멈췄다. 강현이 이어 말했다.
“더구나 널 거기에 데려갈 수가 없어.”
“왜요왜요왜요왜요오오오오오오!!!!!”
강하게 일본을 찾기 시작하는 그녀! 강현이 고개를 내저었다.
“거기 내 마음대로 사람을 데려갈 수 있는 게 아니라니까? 이미 거기서 나랑 같이 방송할 사람은 정해졌어. 걸그룹 맴버라는데…… 뭐라더라…… 쥬피터? 쥬피터의 아라? 아라라고 했던 거 같은데…… 그 친구랑 하라고 하던데?”
“뭐예요 그 듣보잡 걸그룹은!”
듣보잡 연기 지망생이 할 말이 아니건만 그런 건 역시 신경도 쓰지 않는 지연이었다. 강현이 어깨를 으쓱였다.
“방송이 누구 한 사람 생각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있고, 거기에 맞춰 줘야지. 그래서 말인데…….”
슥. 진호 쪽으로 향하는 시선! 진호는 거기서 불길한 느낌을 받았고, 그런 예상은 빗나가는 법이 없었다.
“진호 혹시 너 일요일 저녁에 시간 되? 나랑 같이 거기 좀 출연해 줄 수 없을까? 출연료도 너한테 일정 부분 떼서 줄 테니까.”
그러자 지연이 폭발했다.
“왜! 여기 내가 있잖아요! 왜 이딴 녀석한테…… 제안하고 그러세요…….”
중간에 강현이 조금 무게를 잡아 응시하니 바로 깨깽 꼬리를 마는 지연이었다. 강현이 차분히 설명했다.
“남자 도우미가 한 명 필요해. 여자는 둘이나 있을 필요가 없다고.”
“그치만…….”
그러면서 다시 진호를 응시하는 강현! 진호는 강현의 생각을 읽었다.
「일반인을 데려가는 건 조금 그렇지만 진호 정도의 수준이 딱 가르치고 향상된 모습을 보이기 적절해. 뭐, 거절하면 어쩔 수 없이 어떻게든 다른 친구를 알아봐야겠지만 시간 되는 친구가 있을지…….」
진호는 일단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거기 그 뭐냐, 실험용 PD? 그 사람 있지 않아요? 그 사람이랑 같이 하면 안 되는 거예요? 예능 치트키라고 하던데요.”
진호도 몇 번 마스텔 생방과 본방을 본 적 있기에 그쪽 시스템은 나름 잘 알고 있었다. 강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좋은데, 이미 다른 방에 배정됐어. 걸 그룹 아르테미스의 멤버 유나가 나온다는데, 그 친구랑 음…… 가상 연애? 그런 걸 한다던데? 시청자 의견대로 무슨 연애를 하는 그런 건가봐. 나야 잘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이해할 만했다. 걸 그룹 아르테미스라면 이미 한류 아이돌로 불리는 정상급 걸 그룹이나 다름없었다. 애초에 마스텔에 출연한다는 거 자체가 다소 격이 약간 안 맞는 감조차 들 정도! 자신이 PD라도 예능 치트키는 그쪽에 붙여 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진호야, 괜찮으면 부탁하마. 뭐, 너무 부담스럽거나 그때 다른 약속이 있으면 별 수 없지만…….”
아무래도 진호가 아니면 그냥 혼자 나가야 할 분위기였다. 진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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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출연?
“출연료 두둑이 챙겨주시는 거죠?”
“그래, 많이 챙겨 주마. 와 줄 거냐?”
“네, 뭐 한가하기도 하고…… 걸 그룹도 직접 보면 좋잖아요. 그런데 제가 방송을 잘 할 수 있을지 잘…….”
“괜찮아. 나머지는 다 나한테 맡겨. 출연해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
「다행히 준비했던 대로 방송을 진행할 수 있겠군!」
강현의 안도가 느껴졌다. 그 모습을 잔뜩 삐진 표정으로 보던 지연이 팔짱을 끼며 고개를 홱 돌렸다.
“흥! 선생님 방송 잘 되나 한 번 보자고요!”
‘저게 선생한테 할 말이냐…….’
다만 강현은 원래 저런 애(?)라는 걸 알고 있는 듯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소위 병먹금이라는 거였다. 강현이 말을 이었다.
“그런 태도면 참으로 유감스러운데……. 사실은 지연이를 위해서도 연기 오디션을 하나 따 왔는데…….”
“앗……!”
그제야 아차 싶은 표정의 지연! 우물쭈물하더니, 고개를 팍 숙인다.
“죄, 죄송합니다! 저에게도 기회를 주세요! 선생님 사랑합니다!”
그 순간 시간이 멋대로 정지했다. 이것은…….
‘혹시 선행 요청인 건가…….’
지금까지 진행된 순서대로라면 분명히 그럴 터였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정확히 맞아 들어갔다.
[ 요청 8 ]
[ 분류 : 선행 요청 (Good Behavior Quest) ]
[ 목표 : 임지연의 연기 오디션을 합격시켜 주세요! ]
[ 내용 : 연기자가 되고자 하는 열망이 가득한 순수한(?) 여성 지연의 꿈을 이뤄주세요! 당신의 선행이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됩니다! ]
[ 성공 시 보상 : 점수 1,000점, 능력 개방 쿠폰 5개, 스킬 ‘천리안 (Clairvoyance)’ 획득. ]
[ 제한 시간 : 36시간 ]
‘음…….’
능력 개방 쿠폰이야 당연히 탐이 났고, 스킬 천리안이라는 것도 탐이 났다. 설명을 보니 「( 사용자 레벨 ) X 400Km」 이내의 장소를 바로 그냥 ‘응시’할 수 있게 되는 모양이었다. 말 그대로 천리안인 셈이었다.
‘여탕이나 탈의실 훔쳐보는 건 이제 일도 아니겠네.’
원래도 일도 아니었지만 이젠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가능하게 생겼다. 이 선행 요청만 수행한다면 말이다. 진호는 일단 시간을 진행시켰다. 구체적으로 어떤 연기 오디션인지 들어봐야 했기 때문이다.
강현이 말을 이었다.
“내가 이번에 들어가기로 한 드라마 알지?”
놀랍게도 강현이 이번에 드라마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조연이 아닌 주연이었다. 지연이 열렬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네! 알아요! 「나 홀로 술 한잔」이라고, 각기 다른 이유로 나 홀로 술 한잔 하는 노량진 강사들과 공시생들 얘기잖아요! 맞죠? 맞죠? 이번에 tvc에서 방송하는 거요!”
“그래, 맞다. 거기서 조연 한 명이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불참하게 돼서, 급하게 배우 한 명을 구하게 됐어. 내일이 오디션인데…….”
“할게요!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준비할게요!”
“그래, 여기 있다.”
강현이 1부 대본을 건네줬고, 지연은 바로 대본을 집중해서 읽기 시작했다. 다 읽은 그녀는,
“이거 뭐야, 제가 할 역할이 이 전지원 역이에요? 너무 조금 나오잖아요.”
그 말이 나오자마자 강현과 진호는 바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 여자는 연기력 이전에 태도부터가 문제였다. 하지만 진호는 이 여자가 오디션에 합격하게 만들어야 할 이유가 있었다. 별 수 없이 그녀의 점수를 조금씩 올려주는 진호였다.
‘안정권에 들 정도로 올려야겠지.’
만에 하나 떨어지면 자신도 큰일 나는 거였다. 그렇게 그녀가 연습하는 동안 시간 여유를 두고 1점, 1점 올리다 보니 그녀의 연기력 점수가 120점이 됐다. 일취월장이 아니라 분취시장(分就時將)의 수준이었다. 강현도 크게 놀랐고, 연기하는 지연 자신도 크게 놀랐다.
「내, 내가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
혹시라도 지연이 거만해질까 아직 솔직한 평가를 내리지 않는 강현이었지만, 그는 이렇게 판단했다.
「이 정도면 감독님도 충분히 만족하시겠어.」
강현의 머릿속에는 그 생각뿐만 아니라 다른 생각도 함께였다. 드디어 이 지긋지긋한 악연(?)을 청산할 수 있겠다는 심정! 조연으로 드라마에 출연해 실제 연기자로 데뷔하게 됐는데 그 이후까지 이 연기 지망생을 붙잡고 가르칠 필요는 없을 터였다. 강현도 최대한 지연에게 협조했다.
“이번에 반드시 연기자가 될 수 있도록 하자!”
“네! 선생님!”
서로 다른 의미를 담은 파이팅 구호를 외치며 두 사람이 분발했고, 진호는 선행 요청의 완벽한 완수를 위해 별 수 없이 두 사람과 함께 그날을 보내야 했다. 이자까지 쳐서 지연에게 도로 대가를 받아낼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하며 말이다.
*
“끝났다…….”
혹시 오디션 중에 점수가 더 필요할까 지연, 강현과 함께 오디션 현장까지 간 진호! 다행히 감독에 눈에 든 지연이 그 자리에서 바로 합격 통보를 받았고, 그거로 선행 요청은 완수됐다. 일단 지금까지 중에서는 가장 힘든 요청이었다고 진호는 생각했다.
[ 축하합니다! 요청 8을 달성하셨습니다! ]
[ 보상으로 점수 1,000점, 능력 개방 쿠폰 5개, 스킬 ‘천리안 (Clairvoyance)’이 주어집니다! ]
“아싸! 합격했다! 아자!”
아무래도 지연의 청순하면서도 글래머한 외모와 탁월해진 연기력, 거기에 이미 대본 리딩 진행 중인 드라마였다는 점이 작용해 금방 합격 통지가 난 모양이었다. 진호는 시험 삼아 그녀의 핫 팬츠 안쪽에 천리안을 사용해 봤다.
‘분홍색 팬티군.’
시선을 위로 올려보니 브래지어도 분홍색이었다. 방방 뛰느라 출렁이는 F컵 가슴이 진호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대로 시간을 정지하고 그녀를 범할 수도 있지만…….’
긴장의 연속이라 그런지 오늘은 좀 피곤했다. 집에 가서 한숨 자고, 정 여자가 땅기면 하수인 지연을 소환하거나 옆에 있는 아름이나 안아 주자고 생각하며 진호가 강현과 지연에게 작별 인사를 고했다.
“저기, 그럼 전 먼저 가 보겠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오늘은 푹 쉬고, 내일 연기 학원에서 만나자. 나는 더 일찍 가 봐야 해서 같이 가기는 그렇고, 연기 학원 앞으로 오면 내가 매니저 형한테 널 태우러 가 달라고 부탁하마.”
“네, 그럼 내일 뵐게요.”
꾸벅. 인사하고 돌아가려는 진호 옆에서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지연이 입을 열었다.
“야! 내가 태워줄 테니까 같이 가자! 너 나랑 같은 방향이지?”
“나 죽긴 싫은데…….”
“이게! 죽긴 왜 죽어? 나 운전 엄청 잘하거든? 아직까지 무사고 운전이야!”
뭐, 태워준다는데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진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하지만 내가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내릴 테니까…….”
“아이 참! 안 위험하다니까! 확 안 태워 줘 버릴까 보다!”
오늘의 그녀는 기분이 무척 좋아 보여서, 입술을 삐죽이는데도 그 안에서 행복감이 배어져 나오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강현도 말했다.
“그래, 그럼 나도 들어가 볼 테니 내일 보자!”
““네 들어가세요.””
둘의 인사를 받으며 먼저 매니저 차를 타고 떠나는 강현이었다. 진호가 말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