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자 19화
지배자 19화
「창법 자체도 음악대장 많이 따라한 게 보임. 그런데 그걸 따라한다는 거 자체가 소름.」
「여기가 더 밀폐된 공간이라 그런 건가 전보다 훨씬 더 잘하는 것처럼 들림. 방송국 녹음 장비라 그런 건가?」
진호가 노래를 마치자 강현과 아라가 손뼉을 치며 화면 안으로 들어왔다. 강현이 말했다.
“제가 여기 제작진 분들한테 물었는데요, 제가 연기 수업을 할 때보다 진호가 노래할 때나 아라가 방귀 뀔 때 사람들이 더 많이 몰린다고 하더라고요. 콘텐츠를 그쪽으로 바꿔야 할까 봐요.”
“선생님! 아 진짜 나 짜증 나! 그만 좀 해요오∼!”
살짝 버릇없다고 여길 수 있는 발언이었으나, 그녀의 고충(?)을 여기 있는 모두가 알고 있었기에 오히려 귀여운 투정 정도로 보였다. 그렇게 말하고 강현이 다시 연기 수업을 진행했다. 기회를 노리던 진호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다시 한 번 강현에게 요청했다.
“저기, 잠깐 쉬는 시간 겸해서 제가 마술 하나 보여드릴까요?”
“마술? 진호가 마술도 할 줄 알아?”
“네. 그런데 그게 조금 안 좋을 수도 있는 거라 약간 사전에 양해를 구해야 할 거 같은데…….”
“어떤 마술인데 그래?”
“제가 선배님의 속옷을 훔칠 수 있어요. 저기 2m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움직이지 않고요.”
일단 강현으로 떡밥을 뿌리는 진호! 강현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내 속옷을? 2m 떨어진 곳에서? 도구나 다른 사람 사용하지 않고?”
“네. 그냥 저 혼자서 맨손으로요.”
“허허…… 그래? 그런 게 될까? 안 될 텐데?”
하지만 이미 채팅 창 속도는 빨라지고 있었다. 여성 시청자들이 조금씩 기대의 채팅 글들을 올리기 시작한 것! 잠시 고민하던 강현은 한 번 허락해 보기로 했다.
“그래, 그럼 잠깐 한 번 해 봐.”
「그런 건 사전에 미리 짜 놓지 않으면 불가능할 텐데.」
강현은 진호의 말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 진호를 못 믿는 게 아니라 그 마술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었다. 진호가 더불어서 말했다.
“그런데 선배님 것만 하면 그러니까, 옆의 아라 것도 한 번 해 볼까요? 아라는 위쪽에 있는 거로?”
“나, 내꺼?”
눈을 큼지막하게 뜨며 고개를 재빨리 휘휘 젓는 아라! 채팅 창에서는 이미 고소 드립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진호도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음란마귀 캐릭터를 얻더라도 이번에는 반드시 수치 레벨을 2까지 올려야 했기 때문에! 진호가 재차 말했다.
“물론 네가 싫다면 안 하는 거고. 그냥 한 번 말해 본 거야. 훔친 속옷은 시청자들이 못 보게 각각의 가방 속에 넣고, 각자 본인 건지만 확인하면 되니까 말이야.”
“으으…….”
잠시 고민하던 아라였지만, 결국 그녀도 수락하고 말았다. “조, 좋아! 한 번 해봐!” 연예인 선배인 강현이 한다는 점도 있고, 아라 또한 이것이 그냥 해프닝으로 끝날 거라 예상해 과감하게 던진 면도 있었다. 제작진 생각을 보아하니 그들도 이게 그냥 해프닝으로 끝날 거라 생각한 듯, 성추행이니 고소니 이런 생각은 여성 제작진도 별로 하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저 친구 갑자기 왜 저래? 일반인치고는 방송 잘 하더니만…….」라고 무리수라는 생각을 하는 쪽이 더 많았다. 물론 채팅 창은 폭발 직전이었다.
「그런 마술을 펼치고 시청자한테 안 보이다니 그건 사기다! 반드시 보여라!」
「그래도 여자 거는 좀…… 아이돌인데…….」
「걱정 ㄴㄴ. 어차피 불가능. 그냥 넌센스 같은 거로 끝낼 가능성 농후함.」
“자, 합니다?”
진호는 마술사 영상을 찾아보고 거기서 나오는 동작을 나름 흉내 냈다. 하늘을 향해 뭔가 비는 동작을 하거나, 기합을 넣으며 힘을 끌어 모으는 듯한 동작을 취한 것! 그리고,
“짜잔!”
시간 정지를 통해 강현의 팬티를 벗기고, 아라의 브래지어를 벗긴 뒤 양손에 그걸 든 진호! 그걸 본 순간,
[ 최아라의 수치 경험치가 100%가 됐습니다. ]
[ 최아라의 수치 레벨이 2가 됐습니다. ]
[ 축하합니다! 요청 9를 달성하셨습니다! ]
[ 요청 9 달성으로 벌칙 「최아라의 알몸 자위 동영상 유포」는 면제됩니다! ]
아무래도 방송이라는 점. 늘씬한 차도녀답지 않게 알록달록한 귀여운 브래지어를 차고 있었다는 점이 가산돼 한 방에 수치 레벨이 2가 된 모양이었다. 아라가 소리쳤다.
“야, 너!”
황급히 달려와 진호의 손에 든 브래지어를 낚아채 카메라 밖으로 튀어나가는 아라! 가히 빛의 속도에 가까웠다. 강현도 뻘줌한 표정을 지으며 진호에게 팬티를 받아 자신의 뒤편으로 숨겼다. 그래도 방 주인인지라 “저도 잠시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카메라 밖으로 빠져나가는 강현! 결국 카메라에 일반인인 진호 혼자 잡히는 기현상이 나타나게 됐다. 채팅 창은 당연히 폭발 직전이었다.
「어떻게, 어떻게 한 거야? 나한테도 알려줘! 나도 사용하고 싶다 저 마술!」
「이거 레알 성추행 각 아닌가? 조강현은 그렇다 치고 아라는 빼박인데. 영상으로까지 남아서.」
「그래도 본인이 허락한 건데 성추행은 아니지 않음?」
격렬한 토론과 격렬한 호응과 격렬한 반발로 채팅 창은 말 그대로 혼돈이었다. 진호는 최대한 채팅 창에 질문에 대답하며 양해를 구했다. 이럴 때는 무조건 숙이고 들어가는 게 답이었다.
“죄송합니다. 여러분한테 신기한 걸 보여드리려고 한 건데 제가 너무 의욕만 앞섰던 거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불쾌하셨던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그런 건 됐고 도대체 어떻게 한 거예요? 나도 알려줘!」
「이것도 연기 수업의 일환인가? 저 브래지어랑 팬티도 원래는 그냥 여분의 것인데 저 두 사람이 돌발 마술 연기에 맞춰준 거?」
「그런 것치곤 아라나 강현이나 되게 당황한 거 같던데…… 특히 아라는 진심으로 귀까지 얼굴이 빨개졌었음. 그리고 아라 원래 그런 연기 잘 못합니다. 아라빠인 제가 인증합니다.」
「마술이 진짜면 트릭을 밝혀라! 그러면 용서해 주겠다!」
“마술 트릭은 함부로 말하면 안 돼요. 잘못하면 저 암살당할 수도 있어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러는 사이 강현과 아라가 돌아왔다. 강현은 어느새 평정을 찾은 모습이었지만, 아라는 아직도 얼굴이 빨개진 상태였다. 자신의 양손을 뺨에 댄 채 얼굴의 열기를 식히느라 고생인 모습이었다. 아라가 카메라 시야에 들어와서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좀 당황해서…… 죄송합니다…….”
연신 고개를 숙이는 아라! 너무 착한 것도 문제였다. 당연히 채팅 창에서는 격려의 말이 쏟아져 나왔다.
「아라 언니 괜찮아요! 그런데 언니는 괜찮으세요?」
“아, 네? 아, 저요. 저, 전 괜찮아요.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이, 일단 제가 해도 된다고 한 거니까요…… 설마 진짜로 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러면서 진호를 슬쩍 째려보는 아라! 진호는 난감한 표정을 지은 채 어깨를 으쓱였다.
“네가 해도 된다며?”
“그건 그렇지만! 그건 그렇지만! 아이참! 진짜로 그럴 거면 진작 귀띔이라도 하란 말이야! 그나저나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그런 마술은 서로 짜고 치는 거 아니면 불가능한 거 아니었어?”
그 순간 채팅 창마저도 조용해졌고, 제작진을 비롯한 모두의 생각이 하나로 일치했다. 재밌다는 듯 그걸 본 진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함부로 마술 트릭 밝히면 암살당한다니까? 원래 거기가 그런 폐쇄성이 강해.”
“그럼 진호는 어떻게 안 거야? 마술 수업이라도 받았던 거야?”
강현의 물음에 진호가 대답했다.
“아뇨, 마술 보고, 그냥 혼자 ‘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해서 떠올린 거예요. 제 방식이 다른 사람 마술 방식과 완전히 동일한지는 알 수 없는데, 그래도 다른 마술사들의 허락 없이 함부로 말하면 안 될 거 같아서…… 죄송합니다.”
“흠…….”
다들 뭔가 불만족스러운 표정이었지만, 더 캐물을 생각은 없는 듯했다. 결국 강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상황을 정리했다.
“좋아, 그럼 연기 수업을 재개하자. 자, 이번에 따라할 장면은 이거다.”
“이건…….”
미리 준비했던 대본이 아니었다. 막장 드라마의 한 장면으로, 물 싸대기, 손 싸대기, 김치 싸대기가 포함된 종합 선물 세트 장면이었다. 진호가 눈을 가늘게 뜨며 강현에게 물었다.
“……원래 하려던 거 이거 아니지 않았어요?”
“지금 시청자 반응 보니까 잘하면 1등도 할 거 같아서 종목을 좀 바꿨다. 너도 1등을 향한 의지가 강한 거 같은데, 불만은 없겠지?”
“……뭐, 알았어요.”
아무래도 남아 있는 채팅 창 내 반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여기서는 한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거 같았다. 아라는 매우 흥미진진한 눈으로 대본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 이 연기 엄청 잘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선생님!”
“본래 연기의 기본은 감정선 잡기거든. 나도 네가 베테랑 연기자 못지않게 잘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네, 선생님! 열심히 할게요!”
“이번엔 방귀 끼지 말고.”
“너 그 얘기 하지 말랬지!?”
진호는 그렇게 2부 후반 생방송 시간 동안 여러 종류의 싸대기를 맞아 줄 수밖에 없었다.
*
진호의 활약 아닌 활약 덕분에 초반 3등 정도에 머물러 있던 순위가 후반에는 1위로 치솟았고, 놀랍게도 최종 1위마저 거머쥐게 됐다. 다른 출연진들은 강현이 한류 아이돌 유나마저 꺾은 걸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방송 엄청 재밌게 했나 보네? 원래 교육 방송은 시청자들이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친구가 예상 외로 터뜨려줘서 잘 됐습니다.”
진호는 최종 마무리 거실 회의(?)에도 참석한 상태였다. 강현이 “너도 와야 한다.”고 강권했기 때문이다. 진호와 강현을 바라보는 유나의 시선이 따가웠다.
“유나 씨?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아 보입니다만…….”
“아, 아니 그게 아니라 그냥 좀…… 솔직히 좀 속상해서요. 전반전에는 제가 1위였는데…… 힝…….”
미스 마스테의 질문에 유나가 귀엽게 투덜대니 삼촌들의 얼굴에 절로 미소가 폈다. 다만 진호는 그녀의 시선에서 무언가 다른 걸 느꼈다.
‘이거 거의 가면인 거 같은데…….’
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아이 씨 짜증나! 1위 못했어!」 정도였기에 크게 이상하다고 볼 것까지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녹화를 마치고, 서로 각자의 대기실로 향한 뒤 진호가 잠시 화장실로 향할 때였다. 아라가 유나의 대기실로 들어가는 게 보였다.
‘응? 아까 화장실 간다고 했던 거 같은데?’
거기에 아라의 생각을 읽으니 「어쩌지…… 유나 선배님 화난 거 같은데…….」라는 걱정 가득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표정도 별로 좋지 않았고. 어떤 예감이 든 진호는 그대로 투명화를 쓴 채 시간을 정지해 먼저 유나의 대기실에 자리 잡았다. 안에는 유나가 거만한 자세로 소파에 앉아 있었고, 다시 시간을 재생시키니 아라가 문을 조심스럽게 닫고 유나 앞에 가 서는 게 보였다. 마치 고양이를 앞에 둔 쥐 같은 모습이었다. 유나가 말했다.
“너 방귀 뀌었다며? 방송에서 그것도 거의 10번 이상. 너 제정신이냐? 방송이 장난이야?”
“아, 아뇨 그런 게 아니라 선배님 저도 모르게 속이 안 좋아서…….”
어렵사리 변명하는 아라! 비록 두 사람의 나이가 같지만, 유나가 데뷔 연도도 빠르고, 인지도 면이나 인기 면에서도 현재는 압도적이었기에 생기는 역학 관계였다. 거기에 아라 자체가 약간 순한 성격이라 강하게 못 나가는 면도 있었다. 유나가 거만하게 다리를 꼬며 고개를 푹 숙이고 어쩔 몰라 하며 서 있는 아라의 무릎을 발끝으로 툭툭 쳤다.
“그렇게라도 1위 하고 싶었어? 그렇게 시청자 끌어 모으면 기분 좋아? 진짜 듣보 걸 그룹이라고 별짓 다하는구나? 이렇게 나 창피 주면 기분 좋냐? 기분 좋냐고? 응?”
‘이거 말하는 게 완전 깡패잖아?’
그녀의 인형 같은 외모에서는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모습! 거기에 유나는,
「아, 씨발 좆 같네. 뭔 알지도 못하는 놈이랑 연인 관계 연기하는 것도 존나 빡쳤는데 시청자라는 새끼들은 이상한 말이나 처하고 있고. 씨발 내가 너희 인형이야? 존나 나 같은 미녀는 만나보지도 못할 새끼들이 뭐? 가슴이 조금 작은 거 같다고? 그래도 예쁘다고? 너희 칭찬 같은 거 필요 없거든!? 아 씨 이제 아이돌 그만하고 그냥 연기나 해 버릴까 이 짓하는 것도 이제는 짱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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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출연!
이런 생각을 두서없이 하고 있었다. 완벽하게 아이돌 “역할”에만 충실한 생활 연기자라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인터넷에서는 완전 청순하고 순수한 아이돌로 알고 있는 거 같았는데…… 너무 착해서 오히려 팬들이 걱정할 정도라고…… 그런데 그게 다 연기였어?’
강현이 아니라 이 여자가 연기상을 탔어야 하는 게 아닐까 의심될 정도의 이미지 메이킹이었다. 유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아라를 한 손으로 밀치기 시작했다. 아라가 비틀거리며 몇 걸음 물러섰다. 그 와중에도 유나는 입으로 속사포처럼 쏘아붙이고 있었다.
“이거 내가 오랜만에 한국 예능 나온 거란 거 알아 몰라? 응? 알아 몰라?”
“아, 알아요……. 윽…….”
“나 같은 탑스타가 이렇게 일반 팬들이랑 직접 소통하는 게 얼마나 큰일인지 알고 있는 거야? 응? 알고 있는 거냐고? 응?”
“네, 네 그렇죠…… 윽…….”
어깨를 밀쳐져 조금씩 뒤로 물러나던 아라가 결국 벽에 등을 기댔다. 그 와중에도 분풀이 하듯 계속 아라를 밀치던 유나가 이번에는 아라의 가슴을 쥐었다.
“아……!”
“씨발 젖탱이만 커다래 가지고…… 이런 거 달고 다니면 좋냐? 이거 보고 남자들이 헤실거리는 거 보면 기분 좋냐고? 응?”
“아, 아니 그런 건…… 선배님 아파요…….”
살짝 눈물을 글썽거리는 아라! 가련해서 못 봐줄 정도였다. 다만 진호는 여전히 가만히 상황을 두고 보고 있었다. 최대한 이 상황을 녹화해 그녀를 위협할 도구로 쓰기 위해서! 대신 다른 수단을 조금 동원했다.
“한류 아이돌 아르테미스의 센터 유나가 처음으로 마스텔에 나왔는데 2위가 말이 되냐고? 응? 말이 되는 거 같아 말이 안 되는 거 같아? 응? 네 생각은 어때?”
“마, 말이 안 되는 거 같아요.”
“그걸 알면 그렇게 더러운 짓을 해가면서까지…….”
뿌우웅! 그 순간 유나의 엉덩이 쪽에서 거센 방귀가 뿜어져 나왔다. 진호가 손을 쓴 것! 유나는 말을 하던 도중 입을 멈췄고, 아라는 여전히 어찌할 바 모르는 상태였다. 그리고 그 뒤로 나타난 화생방 경보!
‘냄새 수준을 최대로 했거든.’
그런데 진짜 장난이 아니었다. 스컹크 저리 가라는 수준! 아무리 유나라도 이 정도의 냄새를 풍기는 방귀를 뀌고 나니 순간이나마 공황 상태가 온 모양이었다. 유나가 애써 헛기침을 하며 말을 이었지만…….
뿌우웅! 뿌우웅! 뿌우우우우우웅!!!!!
연달아 터지는 3연방! 결국 그녀는 입을 열려다 다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고, 아라는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태에 직면하게 됐다. 얼굴이 새빨개진 유나는 그런 아라의 기색을 보고 눈에 불을 켰다.
“이게!? 웃겨? 웃기냐고! 어디서 듣보 걸 그룹 년이!”
“앗!?”
짝!! 유나가 그 순간 민망함과 누적된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아라의 뺨을 후려쳤고, 아라는 놀란 눈으로 유나를 바라봤다. 뺨에 새겨진 분명한 붉은 자국! 아라는 황망한 표정으로 유나를 바라보다가 결국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으아아아아아아아앙!!!!!”
울면서 대기실을 뛰쳐나가 버렸다. 유나가 “너, 너 거기 안 서! 잠깐, 잠깐 기다…….”라고 외쳤지만 그 뒤를 잇는 커다란 방귀 소리 때문에 결국 행동이 지체됐고, 아라는 유나의 제지 없이 밖으로 도망칠 수 있었다. 유나는 자꾸만 튀어나오는 커다란 방귀 소리와 냄새에 차마 대기실 문을 열어 둘 생각을 못하고 그대로 다시 대기실 문을 닫아버렸다. 진호가 생각했다.
‘이미 증거는 확보했고.’
이제 그녀를 향한 참교육 시간만이 남았다. 일단 그 전에 울면서 뛰쳐나간 아라를 다독여 줘야겠다고 느낀 진호였다. 진호는 그렇게 드디어 화생방 체험실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
‘뭐야, 이거! 도대체 뭐냐고! 아우, 지독한 냄새!’
대기실에는 창문이 없어서 출입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야 하는데, 차마 그럴 엄두가 나지 않는 냄새 수준이었다. 결국 일단 그냥 도망치자고 결심한 유나! 그런데 그녀가 대기실 문을 여는 순간 담당 PD와 그녀의 매니저가 함께 대기실로 들어오는 걸 발견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대참사! 처음에 웃는 낯이었던 PD와 매니저의 표정이 점차 당혹감으로 물들어갔다. 유나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저, 저 화장실이 급해서! 아, 아니 화장실 문제는 절대 아니고 어디 급히 갈 데가 있어서 이만! P, PD 님 오늘 수고하셨어요! 고생하셨습니다!”
끝까지 직업적 미소를 잃지 않는 유나! 하지만 그녀의 입가는 당혹감에 의해 크게 떨리고 있었다. 매니저가 황급히 유나를 따라 나섰다.
“잠깐 유나야! 나랑 같이 가야지!”
“…….”
그냥 아무 말 없이 걸음만 재촉하는 유나! 결국 매니저는 PD에게 인사하고 바로 유나를 쫓아갔고, PD는 망연히 그 뒷모습을 보다가 코를 틀어막았다.
“어휴, 냄새……. 아름다운 장미에 가시가 있다는 건가…… 아니, 그거랑은 조금 다른 거 같은데…….”
고개를 휘휘 내저으면서도, 결국 서둘러 거기서 도망치는 담당 PD였다. 마스텔 담당 제작진이 방귀 냄새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건 그로부터 10분 뒤였고, 그동안 유나의 대기실 앞을 지나는 사람들은 본의 아니게 코를 틀어막아야 했다. 또 다른 방귀돌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
“으아아아아아아앙…….”
아라는 여자 화장실 맨 구석 칸에서 변기에 앉아 울고 있었다. 이런 일을 당하는 건 연예계에 들어와서 처음이었기 때문! 아직도 유나의 그 무서웠던 표정이나 말들이 잊혀지지가 않았다.
‘어쩌지…….’
아무래도 유나 선배에게 단단히 찍힌 거 같다. 그렇게 생각한 아라는 다시 눈망울이 글썽해지는 걸 느꼈다. 어떻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다른 누군가에게 말하면 더 일이 크게 번져 유나에게 더 큰 원망을 받을 거 같아 두렵기도 하고. 그렇게 두서없는 생각을 하며 울고 있는 와중에 화장실 바깥쪽에서 진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라야, 혹시 여기 있어? 여기 있으면 대답해!”
아라는 진호가 자신을 찾는다는 걸 알자 일단 울음을 그치려고 노력했다. 숨소리를 고르게 하려 애쓰며, 억지로 코를 삼켰다. 세면대로 나가 “어, 잠시만!”이라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답한 뒤 얼굴을 정돈하고 다시 밖으로 나섰다. 밖에는 걱정스러운 표정의 진호가 서 있었다.
“뭐야? 혹시 울었어? 눈이 빨간데? 응? 거기에 뺨에 이건…….”
“자, 잠깐 진호야! 나랑 조금 다른 데 가서 얘기하자! 응?”
황급히 진호의 손을 잡아 이끄는 아라! 두 사람은 일단 그 층 한쪽 끝에 위치한 휴게실로 향했다. 다행히 현재 아무도 사용하고 있지 않았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혹시 누군가한테 맞았어? 이거 내 뺨에 난 자국이랑 비슷한 거 같은데?”
“……이럴 때 그런 말을 해야겠어?”
“그 ‘이럴 때’가 무슨 때인지 알려주지 않으면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거 같은데.”
“크…….”
‘얄미워!’
왠지 말로는 진호를 못 이기겠다는 느낌을 받는 아라였다. 결국 아라는 천천히 진호에게 방금 있었던 일을 털어놓고 말았다.
‘진호는 딱히 연예인도 아니고 일반인이니까…….’
거기에 오늘 있었던 여러 가지 격렬한 상황(?) 때문에 진호에 대한 거리감이 크게 줄어든 것도 수월하게 자기 고민을 얘기하는 계기가 됐다. 전후 사정을 모두 들은 진호가 분개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말이 돼? 아무리 연예계 선후배라지만 그런 건 당연히 말도 안 되는 거야! 2등하기 싫었으면 본인이 잘했어야지! 안 되겠어! 나라도 직접 가서 따져 봐야…….”
“지, 진호야 잠시만!”
벌떡 일어선 진호의 손을 붙잡는 아라! 그리고 그 순간,
[ 최아라의 일반, 이성 호감도가 10 증가했습니다. ]
[ 최아라의 일반 호감도가 80, 이성 호감도가 80이 됐습니다. ]
‘응? 벌써 생각보다 높네?’
아까 노래 부를 때 일반, 이성 호감도가 오르는 건 봤었는데, 노래 부르는 도중이라 자세한 수치까지는 확인하지 않았었다. 아무래도 처음에 아라가 가지고 있던 진호에 대한 호감 자체가 생각보다 컸던 모양이었다. 진호는 아라의 생각을 확인했다.
「나, 날 위해 나서주는 건 고맙지만 아직은 좀 무서워…… 따지더라도 조금 뒤에, 다, 다른 멤버나 회사 사람들이랑도 먼저 얘기한 다음에 해야 할 거 같아…….」
아무래도 그녀를 위해 나서주는 점 때문에 호감이 오른 모양이었다. 진호가 못 이기는 척 행동을 멈추고 아라에게 물었다.
“왜? 걔가 무서워서 그래?”
“그, 그게 아니라 그냥 좀…… 이런 건 다른 사람들이랑도 얘기해 봐야 하고…… 일이 커지면 다른 사람들이 곤란할 수 있으니까…….”
“네 지금 모습을 보면 평생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하고 혼자 끙끙 앓고 있을 거 같은데?”
“…….”
할 말이 없는 듯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 아라! 그녀도 자신의 성격이 모질지 못하다는 것에 대해 자주 안 좋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호는 이제는 달래 줄 차례라고 느꼈다.
“괜찮아. 그래도. 그건 네가 너무 착하다는 증거이니까.”
“피, 그거 나 바보 같다고 놀리는 거지? 자기 것도 못 챙기는 애라고.”
아무래도 누군가에게 그런 충고, 혹은 비판을 들은 적이 있는 모양이었다. 진호가 담담히 말했다.
“응. 어떻게 알았어? 생각보다 똑똑하네?”
“진호 너!”
다시 진호에게 가볍게 주먹을 휘두르는 아라! 진호는 웃으며 그것을 맞아 주며 말을 이었다.
“괜찮아. 그럼 네가 스스로 결심을 굳힐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줄게. 그때 혹시 내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 언제든지 도우러 가 줄 테니까.”
“아, 어…… 고마워. 정말로.”
[ 최아라의 일반, 이성 호감도가 5 증가했습니다. ]
[ 최아라의 일반 호감도가 85, 이성 호감도가 85가 됐습니다. ]
의지가 되는 남성. 아무래도 아라 같은 유형의 여자에게는 그런 게 좀 먹히는 모양이었다. 아라가 그제야 어느 정도 마음이 진정된 듯 진호를 이끌고 강현의 대기실로 돌아가자는 의사를 전했다. 함께 돌아가며, 아라가 말했다.
“저기, 아까 연기 때 뺨 때린 거 미안. 조금 살살했어도 되는 거 같은데 그때는 나도 모르게…….”
“왜? 본인이 맞아 보니 이제 어떤 건지 실감이 나기 시작했어?”
“……맞기는 맞는 말인데. 너 얄미워! 말하는 게 진짜 얄밉다고! 흥! 메롱이다! 메∼롱!”
요즘은 초등학생도 안 할 거 같은 행동을 한 뒤 먼저 강현의 대기실로 들어가는 아라! 다만 이제 꽤 기운은 차린 것처럼 보였다. 진호가 대기실 안으로 들어서니, 아라가 강현에게 이런 말을 건네고 있었다.
“저기, 선배님. 제 전화 번호 알려드릴 테니까 혹시 나중에도 저 필요하신 일 있으시면 또 불러주세요! 열심히 할 테니까요!”
“그래? 그럼 좋지 뭐. 알았어.”
일부러 강현의 전화번호는 따지 않기 위해 종이에 전화번호를 써서 강현에게 전해 주는 아라! “그냥 서로 전화번호 교환해도 난 딱히 상관없는데…….” 난처한 듯 웃는 강현이었지만, 일단은 아라의 뜻에 따라주는 그였다. 아라가 연이어 마치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다는 듯, 진호에게 넌지시 말했다.
“너, 너도 하나 가질래? 뭐, 이, 이것도 인연이니까 나중에 한 번 밥이라도 같이 먹으면 어떨까 해서…….”
“나는 조강현 선배님 같은 스타가 아니니까 그냥 편하게 전번 교환하자. 선배님 잠깐만 볼게요.”
“그래라.”
진호가 그 순간 아라의 생각을 보니 「모, 목표 달성이다. 휴우…… 너무 이상하게 보이고 그러지 않았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그녀였다. 그냥 편하게 솔직하게 말해도 됐을 텐데, 별걸 다 신경 쓰는 그녀라고 생각하며 진호는 그녀와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 업적 「현역 아이돌 전화번호 따기」를 달성했습니다! ]
[ 업적 달성으로 점수를 100점 획득합니다! ]
‘뭐, 소소한 업적 하나 얻었네.’
진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내심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1주일 전까지만 해도 TV나 연예인과는 일체 관련도 없었던 자신이 현역 아이돌에게 번호를 “따인” 것이다. 사실 만족감이 없다면 거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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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출연!
“그럼 이제 돌아가 볼까? 다들 수고했어. 진호도 수고했다. 출연료는 나중에 계좌로 쏴 줄게.”
“네, 선배님. 아라도 들어가 봐. 혹시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고.”
“어? 응. 고, 고마워! 너도 잘 가!”
그런 두 사람을 강현이 의미심장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지만, 진호와 아라는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
어떻게 유나라는 계집에게 참교육을 시켜줄지 고민하는 동안, 어느새 집에 도착한 진호였다. 원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아름이 왠지 삐진 듯한 얼굴로 “선생님 왔어요?”라고 음울하게 대답했다. 진호는 일단 대답했다.
“어, 왔어. 저녁 먹었어?”
“아니, 아직이요. 오면 같이 먹으려고…….”
이미 늦은 밤 시간이었다. 진호가 서둘러 바닥에 놓인 탁자에 앉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일단 밥 먹자. 나도 배고프다.”
“네, 선생님.”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했지만, 입술을 꼬물거리다 결국 가만히 입안에 음식을 집어넣는 아름이었다. 먹는 속도가 예사롭지 않았다.
“왜? 무슨 일 있어?”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어디서부터 말을 풀어 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망설이던 아름이 결국 본심을 꺼내기 시작했다.
“일단, 왜 노래 잘한다는 거 말 안 했어요?”
“아니, 나는 그게 별 거 아닌 줄로만 알아서…….”
“별 거 아니긴! 노래 엄청 잘하던데 그래요! 그게 어떻게 별 거 아니에요!?”
말도 안 된다는 듯 따져 오는 아름! 진호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대답했다.
“그래 뭐…… 칭찬 고맙다.”
“그, 그리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던 그녀가 결국 입을 열었다. 진호가 그녀의 생각을 읽으니,
「소, 속 좁은 여자라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 그래도 안 묻자니 찜찜하고…… 아아, 난 몰라!」
“그, 그 영상에 있던 조그만 여자애요…….”
“아, 아연이?”
“아하∼ 이름이 아연이구나∼.”
갑자기 존댓말을 쓰다 반말을 쓰니 약간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감탄도 필요 이상으로 맹랑했다. 아름이 진호 바로 옆으로 다가와 몸을 밀착시키며 물었다.
“그래서, 그 아연이는 그 뒤에 어떻게 된 거야? 혹시 여기로 온 거야? 응? 응?”
“……네가 생각하는 그런 일은 없었어. 그냥 집에 데려다 주고 왔어. 그걸로 끝.”
“진짜지?”
“그래. 걔는 여기 한 걸음도 들어오지 못했다. 누구처럼 제집 드나들 듯이 들어오지는 않았고.”
“그, 그렇게 말하면 조금 찔리기는 하네…….”
잠시 기세를 잃었던 아름이지만 곧이어 2 라운드가 펼쳐졌다. 아름이 재차 물었다.
“그 아라라는 아이돌, 오빠가 알던 연예인이야? 고향 친구? 원래부터 알던 사이?”
“아닌데. 오늘 처음 가서 알았는데. 고향은 똑같이 대전인 거 같긴 하더만.”
“오빠, 오빠. 그런데 방송에서 그런 마술하면 위험한 거 아냐? 그 여자도 엄청 화냈을 거 같은데? 막 고소한다고 그러지 않아?”
“방송이라고 결국 다 이해해 줬어. 그나저나 너 너무 들러붙는다?”
“어, 어때? 내 맘인걸? 오빠는 싫어?”
“당연히 싫은 건 아니지만…….”
진호가 그녀의 생각 중에 기묘한 것을 읽고 슬쩍 웃었다. 그 웃음이 뭔가 그녀의 신경을 건드린 듯, 아름이 눈을 가늘게 흘기며 물었다.
“뭐야, 그 웃음은?”
“혹시 너, ‘오빠한테 팬티를 뺏길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야!’ 뭐, 이런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 마술, 너한테만 안 쓰고 다른 여자한테 썼다고 질투하는 거냐? 응?”
“뭐, 뭐, 뭐,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하는 거야!? 절대로 그런 생각한 적 없거든? 나 지금까지 그거 완전 불쾌했는데도 오빠라서 완전 참아준 거거든? 다, 당치 않은 오해는 그만해 줬으면 정말 감사하겠네! 흥!”
그러면서도 그녀는 당황했는지 「어떻게 해, 어떻게 해, 어떻게 해!」라는 생각을 연신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식사를 마친 그가 아름의 허리에 한 손을 끼우며 입을 열었다.
“식사는 마쳤고, 이제 후식을 먹어 볼까?”
“후, 후식이라고? 누, 누가 오늘 해 준다고 했어? 흥! 착각도 자유셔!”
“아니, 난 이거 먹는다는 얘기였는데.”
슬쩍 반대편 손에 숨겨 뒀던 떠먹는 요거트를 꺼내는 진호! 그걸 본 아름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 그런 거면 진작 말해야 할 거 아냐! 난 또…….”
“‘오늘도 오빠가 날 기쁘게 해 주는 줄 알고 괜히 기대했잖아!’라는 생각이라도 한 건 아니겠지?”
“으으…… 그, 그런 생각 같은 거 전혀 안 했어! 전혀 안 했다고!”
이제는 아예 획 몸을 돌려 등만 그에게 보인 아름! 아무래도 자꾸 놀리니 삐진 모양이었다. 진호가 그대로 아름의 허리를 잡아 억지로 일으켜 세운 뒤 시간 정지로 팬티를 벗기고, 벽에 다시 손을 집게 했다.
“끄응…… 또 이 자세…… 설마 또 그 ‘체벌’이라는 거 하려는 거야?”
“응, 음탕한 여자애한테는 이게 딱이거든.”
“정말이지…… 나 아니면 아무도 이런 거 소화 못 한다고…… 오빠는 복 받은 줄 알아!”
“그래, 그래. 일단 여기 흐르는 애액부터 단속하고 그런 말 하자.”
“아이참! 그러니까 전혀 기대 같은 거 하지 않았대도! 앙!”
찰싹! 그녀의 치마를 올려 엉덩이를 때리니 다시 그녀가 콧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어느새 많이 조련된 상태! 애초에 그녀는 늦은 밤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교복을 입고 있는 상태였다. 이미 그녀의 육체는 진호와의 달콤한 체벌을 매우 기대하는 상태였다는 걸 아름 자신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 가까웠다.
“이거 한 뒤에는 다시 주사 놓을 테니까 정신 놓지 말고 단단히 붙잡고 있어.”
“응∼! 정말이지! 나도 다 알고 있다고! 흐응∼!”
그렇게 진호는 음탕한 아름을 체벌(?)하고, 마지막으로 그녀의 몸 깊숙한 곳에 주사를 삽입해 음란병(?)을 고치는 치료제도 주입해 준 뒤 함께 침대에서 잠이 들었다.
*
다음날 아침. 아름보다 먼저 일어나서 세수를 마치니, 시간이 멋대로 정지하는 게 느껴졌다. 이건…….
[ 요청 10 ]
[ 분류 : 상황극 요청 (Role Playing Quest) ]
[ 상황극 제목 : 노예 시장에 어서 오세요! ]
[ 목표 : 노예(?) 3마리를 경매에 붙여 100억 원 이상의 낙찰가를 받아내라! ]
[ 내용 : 훌륭한 품질의 육체를 가지고 있지만, 그 재능을 마음껏 뽐내지 못해 자신의 가치를 아직 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그녀들을 일깨워 주세요! 당신의 연기가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됩니다! ]
[ 요청 부연 설명 : 상황극을 시작하면 노예제가 존재하는 가상의 대한민국, 그곳의 노예 경매장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곳에는 가상 대한민국의 재벌을 비롯한 정, 재계의 권력자들이 한데 모이게 됩니다. 노예들을 훌륭히 다뤄 내 그녀들의 성적 매력을 최대한 어필해 최대한의 낙찰가를 받도록 하세요! ]
[ 성공 시 보상 : 낙찰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
[ 제한 시간 : 상황극 시작까지 24시간 / 상황극 시작하고 다시 24시간 ]
[ 시작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요 ]
“흠…… 노예 경매장이라…….”
아무래도 이번에는 3명을 가지고 상황극 요청을 수행해야 하는 모양이었다. 진호는 망설이지 않았다.
‘어차피 제한 시간 안에 해내야 할 일이야.’
진호가 [ 시작하시겠습니까? ]에서 [ 예 ] 단추를 누르니 [ 이번 상황극에 함께할 대상을 3명 선택해 주세요. ]라는 메시지와 함께 이제는 8명으로 늘어난 노예 목록(?)이 나타났다. 아라뿐만 아니라 유나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방귀 사태 때문에 약간의 수치 경험치가 오른 탓인 모양이었다. 진호는 마침 잘 만났다는 듯 손가락을 튕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