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자 26화
지배자 26화
아연이란 애에 대해 진호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한 아라였지만 좀체 그런 식의 정보 수집(?)을 어려워하는 그녀인지라 아직까지 미지로 남겨둔 상태였다. 다만 그가 이런 걱정을 하는 건 당연히 여자로서 싫지 않았다.
“만약 내가 네 매니저가 된다고 해도 내가 24시간 네 옆에 붙어 있을 수는 없는 거잖아.”
“왜, 왜 그렇게 못해…… 그냥 그렇게 하면 되지…… 아, 아니 내 말은 그러니까 딱히 이상한 의미인 게 아니라…….”
허둥지둥하며 자신의 말을 되 담는 아라! 거의 반쯤 고백을 해 버린 거나 다름없었기에 꽤 허겁지겁했다. 진호가 본래 의도(?)를 담아서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오늘 좀 훈련을 해 보자.”
“훈련?”
생소한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아라! 진호가 말했다.
“내가 전에 그 룸살롱의 아저씨나 네 전 소속사 대표 역할을 할 테니까, 이번에는 제대로 대응해 봐. 그런 연습이라도 하지 않으면 내가 불안해서 안 되겠어. 연기 연습이라고 생각해도 좋으니까 말이야. 괜찮겠어?”
연기라고 하니 전에 같이 마스텔 방송에 나갔을 때를 추억하게 된 아라였다. 진호와 처음 만나게 된 방송. 그 좋은 기억에 덮여서일까? 아니면 위기 때마다 그녀를 구해줬던 진호가 옆에 있어서일까? 안 좋았던 기억을 복기시키는 것임에도 아라는 흔쾌히 응낙할 수 있었다.
“네가 그렇게 불안하다면 뭐…… 할 수 없지! 그래, 한 번 해 보자!”
‘어차피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거니까 이번엔 꼭 제대로 거절의 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지!’
그대로 연기에 들어가는 두 사람! 진호는 그 직전 시간을 잠시 정지한 채 그녀의 능력치를 살폈다.
‘흥미로운 능력치가 있었거든.’
그의 눈길은 새로 생긴 아라의 능력 7에 가 있었다. 그 능력은,
[ 능력 7 : 순종 100 (+) ]
아무래도 아라의 기본 성격을 반영한 능력치인 듯한데, 이 능력치를 발견한 순간 이와 같은 발상(?)을 떠올린 진호였다. 만약 저 능력치를 200으로 올리면, 그리고 그 상황에서 방금과 같은 ‘연기’를 하게 된다면 아라의 반응은 어떻게 될까? 호기심에 실험해 보지 않을 수가 없는 진호였다.
‘좋아, 가 보자!’
능력치를 올리고 다시 시간 재생! 진호는 소파 옆 자리에 앉은 아라의 손을 잠시 만지며 전에 그 룸살롱 아저씨처럼 말했다.
“아가씨 손이 참 곱네. 손 좀 만져 봐도 될까?”
「여기선 안 된다고 해야 해!」
싫을 땐 싫다고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걸 깨달은 아라! 그녀가 단호하게 말했다.
“좋아요! 앗……!”
무심코 그렇게 외치고 번복하려 입을 뻐끔거리는 아라였지만, 왠지 말을 번복하기가 무척 거북한 그녀였다. 아라는 애써 자신을 합리화했다.
「겨, 겨우 손 정도는 괜찮겠지! 아, 아직은 전처럼 성추행 단계에 온 건 아니니까 말이야!」
다음에 진호가 무례한(?) 요구를 하거나 그냥 자신의 육체에 침투해 오면 바로 피하거나 거절의 말을 내뱉기로 단단히 결심한 아라! 이번엔 진호가 그런 아라의 허벅지를 향해 손을 뻗어 왔다. 여긴……,
「절대로 허용할 수 없는 부위야!」
묻지도 않고 자신의 허벅지를 만지려 하는 진호에게 아라가 말했다.
“그, 제, 제 허벅지를 만지고 싶으세요?”
“응? 너무 예뻐 보여서 말이지. 괜찮지? 우리 아라 양?”
“다, 당연하죠! 아하하하하하하하하!”
「뭐하는 거야 최아라! 당장 그만 두라고 해! 그만 두라고 하라니까!」
하지만 도저히 말이 나오질 않았다. 그대로 자신의 탄탄하고 늘씬한 허벅지를 전부 진호에게 허용하고 만 아라! 진호의 손길이 핫팬츠 안쪽으로 파고들어 보지 근처까지 올 때마다 그녀는 조금씩 그곳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진호…… 쓰다듬는 것도 왠지 신사다워서 사실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 않아…… 그래도 지금은 연기 중이니까 거절해야 하는데…….」
그렇게 만족할 만큼 그녀의 탱탱하고 보드라운 허벅지 감촉을 즐긴 진호가 이번에는 한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잡아 자신의 옆구리로 끌어오면서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상의 속으로 파고들어 배꼽을 만지작거렸다. 이 또한 당연히 거부해야 할 행동이었지만…….
“아라 양 배꼽이 되게 귀엽네? 탱크 탑 입으면 남자들이 전부 홀딱 반하겠어? 응?”
“고, 고맙습니다 사장님…… 윽…….”
이제는 곤란하다는 눈빛을 진호에게 보내는 아라였지만, 진호는 능글맞게 웃으며 손을 위로 올릴 뿐이었다. 결국 눈을 질끈 감는 아라!
「가슴 만져져 버려!」
그대로 부드럽게 그녀의 D컵 가슴을 주물럭거리는 진호! 이미 브래지어는 옷 안에서 위로 말려 올라간 상태였다. 그대로 아라의 젖꼭지를 살살 비틀며 애무하던 진호가 아라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아라 양은 착하네? 이렇게 아저씨가 만져도 다 허락해 주고. 허락해 준 거 맞지?”
“아, 네에…… 허, 허락해 준 거 맞아요…… 으응∼!”
어째서 거절의 말을 내뱉지 못하겠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대로 진호의 손길을 어느 정도는 느끼고 있는 아라였다. 아라는 내심 이런 결론을 내렸다.
「나, 사실은 진호가 이렇게 해 주길 기대한 걸까?」
그렇게밖에 해석할 수 없는 자신의 육체적 반응! 오히려 이제는 진호가 알게 모르게 자신과의 진도를 빼기 위해 이런 연기를 제안한 게 아닌지 의심될 정도였다. 자신은 거기에 대해 본래 감정대로 호응해 주는 것뿐이고 말이다. 자신이 진호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을 품었던 건 사실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럼 침대로 갈까? 우리 예쁜 아가씨?”
진호가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거절하지 않으면 계속 이대로 간다?”라고. 아라는 그 시선의 의미를 알면서도 결국,
“그, 그래요 아저씨…… 나도, 나도 침대가 좋아요…… 읏…….”
말 그대로 허락의 의미로 보일 수밖에 없는 말을 내뱉고 말았다. 아라의 머릿속은 현재 혼란 그 자체였다.
「이, 이대로 첫 관계를 가지게 되는 거야? 나, 마음의 준비도 하나도 안 했는데…… 아아, 난 몰라!」
부끄러움과 민망함에 이제는 아예 눈을 꼭 감은 채 진호의 유도에 그대로 호응만 해 주게 된 아라! 진호는 그녀를 킹사이즈 침대에 눕힌 뒤 그 위에서 그녀를 포위하듯 엎드렸다. 진호의 시선과 아라의 시선이 서로 마주쳤고, 아라는…….
“저, 저기 이대로 하는 거예요? 저, 저 사실 이런 건 처음이라…….”
“걱정하지 마. 모든 건 나한테 맡겨. 괜찮겠지 아라 양?”
“그, 그럼요! 으응…… 정말이지…….”
“괜찮겠지?”라고 묻기만 하면 바로 “괜찮다.”는 대답이 나오는 자신의 입이 원망스러운 아라였다. 자신은 왜 이렇게 거부의 말을 내뱉지 못하는가? 자신도 답답할 지경! 하지만 이미 일은 진행되고 있었다. 그대로 아라에게 만세 자세를 시킨 뒤 그녀의 상의를 벗기고, 그녀의 바지 또한 벗기니 그녀는 참지 못하고 가슴과 다리 사이를 한 손으로 가리고 말았다. 진호가 말했다.
“착하지? 손은 어떻게 해야 하지?”
“으으…….”
진호의 질문에 담긴 의도를 스스로 읽은 아라가 알아서 부끄러워하면서도 손을 자신의 몸 옆으로 차례로 내렸다. 그대로 드러난 아라의 황금 비율 여체! 아래위로 존재하는 여성다운 곡선이 진호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진호는 그대로 그녀를 차렷 자세로 만든 뒤 브래지어를 벗기고, 팬티마저 벗겼다. 아라는 그때까지도 아까 진호가 보였던 은근한 의도에 맞춰 차렷 자세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진호가 아라의 입에 그대로 키스했다.
“으읍…….”
이제는 연기 중이라는 것도 잊은 아라! 그냥 진호랑 첫날 밤(?)을 보내게 됐다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순수한 편인 그녀였지만 애초에 진호의 집에 와서 며칠 잔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던 터였다. 거기에……,
「우…… 이상하게 기분 나쁘질 않아…… 전이랑은 완전히 틀려…… 어째서일까…….」
결론은 ‘자신이 진호에게는 몸을 허락할 준비가 돼 있으니까.’였지만, 민망함에 아직 거기까지 완전히 결론을 내리지는 못하는 아라였다. 그대로 수동적으로 진호의 애무를 받아들이기만 하는 아라! 진호의 입술이 아라의 턱을 따라 내려가, 쇄골을 한 차례 핥고, 다시 그녀를 만세 자세로 만든 뒤 겨드랑이를 할짝이기 시작했다.
“아……! 거긴 더러울 수도 있는데……!”
“괜찮아. 아라 양의 여기. 엄청 맛있거든.”
“으응……! 정말이지……!”
이미 연기 모드는 끝난 상태였다. 그대로 아라가 간지러워하는 모습을 잠시 응시하다가 그대로 가슴을 거쳐 배꼽으로, 그 밑에 난 약간의 수풀 너머 균열로 입을 향하는 진호였다.
“아가씨 여기가 무척 예쁜데? 핥아 봐도 괜찮을까?”
“어, 얼마든지요! 아이참 난 몰라아∼!”
순종 200점의 영향으로 무척 순종적으로 모든 요구에 응하게 된 아라!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진호가 다리를 벌릴 것을 요구하자 그대로 쩍벌녀가 돼 준 아라였다. 아라는 그대로 양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이 자세 엄청 부끄러워!」
[ 최아라의 수치 경험치가 50% 증가했습니다. ]
그대로 아라의 보지와 항문까지 핥아주는 진호! 잠시 시간을 정지하고 운디네를 통해 깨끗이 닦은 상태였기에 가능한 애무였다. 보지까지는 허용했어도 항문까지는 예상 못한 아라가 그녀의 엉덩이에 혀가 들어오자 퍼뜩 놀라며 진호의 머리를 붙잡았다.
“거, 거긴……!”
“왜? 안 돼? 나는 여기가 제일 귀여운 거 같은데? 해도 ‘괜찮지?’”
“으으…… 괜찮습니다아…… 으으…….”
부끄러움에 이제는 손가락을 깨물며 눈을 질끈 감은 아라! 그대로 그녀가 수치사할 정도로 부끄러웠던 항문 애무가 끝났을 때, 그녀는 이미 허리를 아치형으로 쭉 편 채 양손으로 이불을 꼭 쥐고 있는 상태였다.
[ 최아라의 쾌감, 항문, 수치 경험치가 100%가 됐습니다. ]
[ 최아라의 쾌감 레벨이 5, 항문 레벨이 2, 수치 레벨이 3이 됐습니다. ]
[ 점수를 30점 획득합니다. ]
「난 몰라…… 항문 핥아져서 이상한 거 느껴버렸어…… 이제는 똥도 못 싸게 될 거야…… 히잉…….」
그대로 재차 아라의 항문만 노리는 진호! 아무래도 이곳이 그녀의 약점이라는 걸 파악한 듯했다.
“아가씨 여기가 제일로 민감한 모양이네? 여기에 삽입해도 괜찮겠지?”
“으으…… 괜찮아요…… 흑…….”
불쾌감이라기보다는 수치심에 의한 훌쩍임이었다. 진호가 그녀의 항문에 자신의 자지를 박았다!
“으응∼!”
항문 레벨은 낮지만, 진호의 삽입 레벨이 워낙 높은지라 수월하게 쾌감을 느끼고 마는 아라였다. 그녀의 훌륭한 신체가 다시금 수치심에 안타깝게 떨리기 시작했다. 진호는 그녀의 좁은 구멍을 느끼며 말했다.
“역시 아이돌 아가씨라 그런지 조이는 게 장난이 아니네!? 이런 때를 대비해 연습이라도 한 거야? 응? 케겔운동이라든가 그런 거 말이야.”
“아, 아니에요! 아저씨 정말 미워! 밉다고요!”
여전히 빨개진 얼굴로 힘껏 소리치는 아라! 하지만 그녀는 치미는 쾌락에 무력하게 무너져 내려갈 뿐이었다.
「으응∼ 안 돼∼ 느낄 수 없어∼ 이런 거로 느낄 수는 없어엇!!!!!」
그렇게 생각했지만 기분 좋은 사정감을 느낀 진호가 그녀의 안에 정액을 쏟아내는 순간 그녀는 눈이 탁 풀려버리고 말았다.
“크으, 아라야! 아저씨가 아라를 정말 정말 사랑한다!”
“으응! 싫어어어어어어어어엇!!!!!”
꾸우우우욱! 아라 또한 항문을 조이는 게 예사롭지 않았다! 탄력을 받아 더 세게 분출하는 진호의 정액! 그녀의 뒤쪽이 뜨거운 액체에 함락돼 갔다.
「이거, 평생 잊지 못할 거야…… 흐윽…….」
아마 대변을 볼 때마다 생각나지 않을까 생각하며, 아라는 그대로 턱을 치켜든 채 절정의 여운을 만끽할 뿐이었다.
*
다시 순종 점수를 Off로 해 본래 상태로 되돌린 뒤, 아라 옆에서 잠시 몸을 뉘이며 진호가 말했다.
“이래서 걱정된다고 한 거야. 이런 변태 아저씨를 만나면 네가 거절할 수 있겠어? 지금처럼 그냥 다 네, 네 거리고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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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그, 그건…… 하지만 이건 연기잖아! 그리고 상대도 다르고…….”
우물거리며 애써 변명하는 아라! 지금 생각해 보면 아까 자신이 왜 그렇게 거절을 못했는지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할 지경이었다. 본래 나쁜 말을 잘 못하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거 혹시…….
“그래도 그렇지 설마 항문 섹스를 하자고 요구하는데도 그냥 ‘네.’라고 할 줄은 몰랐네. 무심코 나까지 네 분위기에 휩쓸렸잖아. 너 혹시 나 좋아하냐? 이런 변태적인 요구도 들어줄 만큼?”
“뭐, 무,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 아까는 오히려 내가 그냥 분위기에 휩쓸려서…… 절대로 아니거든! 누가 너한테 흥미가 있다고! 애초에 여기도 그냥 잠시 머물 곳이 필요해서 온 것뿐이라고! 나, 나도 너한테 요만∼큼도 관심 없어! 흥!”
단단히 삐진 아라였다. 그것도 하필이면 ‘혹시 내가 진호를 그 정도로 좋아하는 건가?’라는, 스스로의 감정에 대한 자문을 하고 있을 때 치고 들어온 질문이라 더욱 찔리는 느낌이 들어 더 세게 반박한 면도 있었다. 물론 진호야 일부러 그 시점에 그런 질문을 던진 거지만 말이다.
진호는 침대 옆에 누운 아라의 머리카락을 슬쩍 손으로 빗어 줬고, 아라는 치우라는 듯 머리를 거칠게 털었다. 그대로 이불 속에서 꼬물꼬물 옷을 다시 입은 아라가 진호에게 말했다.
“너, 너야말로 나한테 엄∼청 관심 있었구나? 이런 연기 핑계를 대면서까지 나랑, 나랑 그…… 그걸 하려고 하고 말이지! 애초에 날 여기로 초대했을 때부터 너 이럴 생각이었던 거 아니었어? 흑심을 품었던 거지? 그지!?”
“어, 맞아.”
거짓말은 못 하는 진호! 오히려 이렇게 담담하게 고백해 오니 되레 부끄러워하는 건 아라였다.
“뭐, 뭐야 그 말은…… 너, 나랑 사, 사귀고 싶다든가 그런 걸 말하는 거야? 그런 건 아니지?”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으며 괜히 물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찰나, 진호가 말했다.
“맞아. 나 너 좋아해. 우리 사귈래?”
“뭐, 뭐!?”
화들짝 놀라는 아라! 하지만 진호는 이미 그녀의 대답을 알고 있었다.
‘허락해 주겠지.’
질투 통제라는 스킬이 있는 동안에는 질투를 기반으로 진호에 대한 평가나 감정을 하향시킬 수 없다. 아름, 아연의 존재를 들킨다고 해서 아라가 자신에 대한 감정을 낮추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터였다. 물론 정신적으로 그런 자신의 감정에 혼란을 느끼기야 하겠지만…….
‘인간은 적응하는 생물이니, 곧 그 상태를 자신의 본심이라고 믿게 되겠지.’
지금의 아름과 아연의 관계처럼 말이다. 진호는 그렇게 한 명, 한 명 말 그대로 ‘하렘’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
서로 육체를 나누고 나서 정신적 친밀감이 훨씬 증대된 진호와 아라였다. 두 사람이 아침을 먹고 산책 삼아 밖을 돌아다니고 있을 때였다. 진호의 눈에 서련의 카페가 보였다.
‘저기나 한 번 가 볼까?’
생각해 보면 서련과 거의 2주 동안 만나지 않았다. 부상이 어느 정도 남아 있을 때는 가끔 전화하거나 문자를 주고받았지만, 상처가 거의 나은 뒤에는 연락 자체를 안 한 것! 진호가 그동안 다른 여자에 팔려 있어서 굳이 서련의 전화나 문자에 응답하지 않은 것도 원인 중의 하나였다.
카페 안에 들어서니, 언제나처럼 서련이 바리스타로서 커피를 제조하는 모습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우와, 저 언니 여기 분위기에 되게 잘 어울리는 거 같다……. 그지?”
“응, 뭐 그러네.”
괜히 이 동네 명물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며 진호도 아라의 감탄에 동의했다. 서련이 긴 생머리를 자랑하며 그야말로 카페 여신 분위기를 내고 있을 때였다. 서련의 눈이 진호와 마주쳤다.
“너……!”
그동안 자신의 전화를 제대로 받지 않아서 사실 잔뜩 삐진 상태였던 서련이었다. 부상도 거의 회복돼 사실 마주칠 접점이 없었던 셈! 저쪽은 너무 응답을 안 하는데 자신만 자꾸 연락하면 너무 질척거리는 거 같아서 사실 약간 자존심에 상처가 난 상태였는데, 그런 상태에서 진호가 떡하니 자신의 카페에 나타난 거다. 화가 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진호 너랑 아는 사이야?”
“뭐, 약간.”
아라가 조금 불안하다는 눈빛을 보내며 진호의 오른쪽 팔을 양손으로 잡아 자신의 가슴 쪽으로 당겼다.
‘아, 옆가슴에 팔뚝 닿았다.’
진호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 서련의 눈에 불똥이 튀었다. 그대로 만들던 커피를 내려놓은 채 바로 진호 쪽으로 다가오는 서련! 그녀가 애써 분을 삭히며 말했다.
“잠시 안쪽에 들어가서 말씀하실까요 손, 님?”
“네, 그러죠 뭐.”
어깨를 으쓱이며 마음대로 하라고 몸으로 말하는 진호! 그 모습에 콧방귀를 낀 서련은 그대로 두 사람을 카페 가장 안쪽 자리로 안내했다. 차단막이 설치돼 있어 밖에서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곳이었다.
진호와 아라가 한쪽 의자에 함께 앉고, 서련이 반대쪽 의자에 앉았다. 그대로 시작된 두 여성의 스캔 작업! 일단 서련은,
‘진호 얘는 주위에 왜 이렇게 예쁜 여자가 많은 거야!? 전에 그 간호사도 그러더니 이번에는 또 무슨 괴물을 데리고 와서는!’
여자 입장에서는 아라가 괴물처럼 느껴질 법도 했다. 말 그대로 비율 깡패였으니까. 서양인에게서도 찾기 힘든 비율을 가진 게 아라였다. 한 눈에 연예인으로서 기운이 확 풍기는 건 당연했다. 반면 아라는,
‘이 언니. 되게 우아해 보여…… 나는 이런 분위기 절대 낼 수 없을 거야. 조금 신경 쓰이는데…….’
자신은 동년배에 비해 정신적 연령이 다소 어린 편에 속한다고 스스로 느끼는 아라였다. 이런 연상의 매력(?)이라든가, 뭐든지 다 기대도 거뜬히 대응할 수 있을 거 같은 커리어 우먼으로서의 분위기는 절대 내지 못하는 아라였다. 카페라는 홈 어드벤티지(?) 덕분에 그런 느낌을 더욱 강하게 받는 아라였다.
둘이 그렇게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을 때 진호가 말했다.
“여기 무슨 촬영해? 정문에 오후에는 촬영 때문에 영업을 안 한다고 쓰여 있던데?”
“……어. 이번에 tvc에서 방송하는 나 홀로 술 한잔이라는 드라마 촬영 장소로 잠시 임대하게 됐어.”
“아, 그래?”
생각해 보니 지연한테 온 문자에서 그런 내용을 읽은 거 같기도 했다. 자신의 첫 촬영이 잡혔는데, 그게 진호 집 근처의 카페라고, 만약에 흥미가 있더라도 절대 얼씬거리지 말라는 문자였다. 당연히 진호는 씹었다.
이미 그 전에도 「나 대본을 받았다!」라든가, 「이거 역할이 너무 적은데 감독한테 얘기해야 하는 거 아닌지 몰라?」 등의 투덜거림을 씹은 전력이 있는지라 거침이 없었다. 그 뒤로 한동안 지연에게 문자나 연락은 오지 않은 상태였다. 다시 문자를 확인해 보니 오늘이 맞았다.
“보고 갈래?”
진호가 흥미 있어 하는 거 같아서 넌지시 묻는 서련! 이런 식으로라도 진호와의 접점을 만들어 보려는 그녀의 노력이었다. 진호는 응낙했다.
“좋지. 아라 너도 좋지? 촬영 현장 같은 거 보면 나쁜 경험은 아닐 거 아냐. 그지?”
“응, 나도 좋아!”
그 말을 통해 서련은 아라가 역시 연예인일 거라는 확증을 얻게 됐다. 거듭해서 우회적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캐내는 서련! 그녀는 노련했다.
“그나저나 진호 주변에는 예쁜 여자가 많네? 전에 만났던 간호사 씨도 그렇고 지금은 우리 카페에서 나갔지만 전에 아연이란 알바생하고도 인연이 있고 말이지.”
“간호사? 아연이요?”
간호사를 물은 때는 진호 쪽을, 아연에 대해서 물을 때는 서련 쪽을 보는 아라였다. 그 민감한 반응을 보고 서련은 최소한 이 여자도 진호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끙…… 나 그냥 물러나야 하나 봐…… 아연이야 나랑 완전히 색깔이 달라서 그렇다 쳐도 그 간호사나 얘는…… 너무 벽이 높은 느낌이야…… 히잉.」
물론 여자란 여자는 단 하나도 놓칠 생각이 없는 진호 입장에서는 괜한 걱정일 뿐이었지만, 서련은 그런 걸 알 수 없었다. 그 뒤로 간호사 얘기는 빼고 아연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 세 사람이었다.
*
오후가 되자 촬영팀이 나타났고, 조금 더 기다리자 오랜만에 보는 지연도 나타났다. 오늘 최대한 기합을 줘서 그런 건지 평소보다 훨씬 예뻐 보이는 지연이었다.
‘오랜만에 보니 더 꼴리는 거 같기도 하고.’
여자가 많으면 이런 게 좋다(?)고 진호가 내심 생각하고 있을 때, 지연도 카페 안쪽에 있는 진호 일행을 발견했다.
“앗! 너!?”
「「또 진호를 아는 미녀가 등장했어…….」」
서련과 아라는 속으로 동시에 울상을 지었다. 지연은 성큼성큼 다가와 진호를 향해 말했다.
“뭐야 너,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내가 연기하는 거 궁금해서 여기 와 봤구나? 응? 그렇지?”
의기양양해 하며 말하는 지연! 진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사실은 조강현 선배님이 시간 나면 여기 와 보라고 해서 온 것뿐인데……. 너가 꼭 사고 칠 거 같다고 해서 말이야.”
“뭐야!?”
원래 볼 생각이었지만, 카페에서 기다리는 동안 강현의 문자도 받은 건 사실이었다. 아무래도 지연의 안하무인 성격이 다소 걱정이 된 모양이었다. 그것은 카페 내 제작진들의 분위기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겨우 조연 배우인데 왜 이렇게 어렵게 대하는지 모르겠네.’
사실 감독부터가 왠지 지연에게 함부로 못 대하는 느낌이 있었다.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서 그런 걸까? 지연의 아버지는 정치에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누구나 다 아는 여당의 실세 국회의원이기도 했다. 지연이 그대로 감독에게 가서 말했다.
“감독님! 저 분량 좀 늘려달라니까요! 저 연기 잘하는 거 보셨잖아요! 네?”
“글쎄…… 내가 감독이긴 하지만 이미 대본은 다 쓰여 있고 촬영도 거기에 맞춰 가는 거라…… 지연 씨 마음은 이해하지만 일단은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그래도 이건 너무 적잖아요! 시청자들도 저 같이 예쁜 여배우가 더 많이 나오는 걸 더 원한다니까요? 안 그래요?”
예쁘긴 예뻐서 반론을 못해 더 짜증나는 자랑질이었다. 감독은 쩔쩔 매며 말했다.
“글쎄,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아이참! 자꾸 그러면 우리 아빠한테 이를 거예요!? 아빠가 촬영하다가 뭐 불편한 거 있으면 전화하라고 했단 말이에요! 지금 전화할까요?”
“그, 그게…….”
어른들의 세계에서 실세 국회의원의 힘은 진호가 체감하는 거 이상인지, 어쩐지 이상할 정도로 심하게 쩔쩔 매는 감독이었다. 그때 시간이 정지했다.
[ 요청 18 ]
[ 분류 : 선행 요청 (Good Behavior Quest) ]
[ 목표 : 임지연이 촬영장 분위기에 순응하게 만들어 주세요! ]
[ 내용 : 이번 드라마에 자신의 사활을 걸고 있는 제작진과 다른 배우들을 위해서 개인행동에 열중하는 지연의 행동을 적당히 제지해 주세요! 당신의 선행이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됩니다. ]
[ 성공 시 보상 : 스킬 ‘상태 이상 부여 Ⅰ’ 획득. ]
[ 제한 시간 : 24시간 ]
지금까지는 그래도 진호의 대상들을 위한 선행 요청이 들어왔는데, 이번에는 대상이 아닌 주변 사람들을 위한 요청이 들어왔다. 사실 장기적으로 보면 지연의 저런 철없는 행동은 연기자로서 지연 자신에게 있어서도 안 좋을 테니 꼭 지연 외 다른 사람들을 위한 거라고만 보기에도 어려운 면이 있긴 있었다.
‘그나저나 어떻게 촬영장 분위기에 순응하게 만들라는 거지?’
어제 아라처럼 순종 능력을 만들어 수치를 높이면 될까? 그런 방법도 있었지만 진호가 선택한 방법은 다른 방법이었다.
일단은 애써 지연을 말려 촬영에 들어가는 감독! 지연은 여기서 퀸카 공시생으로 등장해, 카페에서 자신에게 고백을 하는 다른 남자 공시생을 강하게 거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딱 본인 같은 역할이었다.
진호는 지연이 연기를 시작할 때즘에 맞춰 지연의 연기 능력치를 Off시켰다. 능력치를 Off시키면 진호가 부여해 준 여유 점수로 인한 능력 상승은 사라지고, 본래 자신이 가지고 있던 능력만 남게 된다. 전에 아연이나 어제 아라도 이런 식으로 본래 그녀들의 무대 평정심, 순종 수치를 되돌린 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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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국
다시 발연기로 돌아간 지연! 지연이 입을 열었다.
“야, 노량진에 왔으면 공부를 해야 할 거 아니야 공부를! 언제까지 여자 뒤꽁무니나 졸졸 따라다닐 거야? 어?”
그렇게 말하며 상대 배우의 얼굴에 물을 끼얹는 지연! 다만 너무 연기의 톤이 어색했다. 감독이 말했다.
“자, 다시 갈게요. 지연 씨 연기에 조금만 더 집중해 주세요.”
“아, 네에…….”
눈에 띄게 의기소침해진 지연! 그녀가 지금까지 그렇게 나댈 수 있었던 건 본인의 외모나 연기가 지금 역할을 하기에는 너무나도 높다고 스스로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연기력이 다시 예전의 처참한 수준으로 돌아가니,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일 수가 없게 된 것!
그 뒤로도 몇 번 같은 연기를 했지만 아무래도 감독의 만족을 얻기에는 부족한 모양이었다. 물을 맞을 때마다 머리와 화장을 정돈해야 하는 상대 남자 배우 또한 물론 죽을 맛이었다. 전에 몇 번 지연과 만났을 때부터 그녀의 오만한 성격과 배경빨에 기대는 모습에 그녀를 안 좋게 봤던 다른 제작진과 배우들이었다. 아무리 안하무인 성격의 지연이라도 이 정도로 적의가 쌓이니 신경이 쓰이기는 쓰이는 모양이었다.
“그만! 잠깐만 쉬었다 하죠.”
“……죄송합니다.”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자리를 빠져 나오는 지연! 서련이야 당연히 별 생각 없었고 아라만 조금 안타까운 시선으로 지연을 볼 뿐이었다. 진호가 지연에게 말했다.
“넌 왜 그렇게 연기를 못하냐?”
“이게!”
말 그대로 아픈 곳을 찔린 모양인지 모욕 경험치마저 20% 오르는 지연이었다. 그대로 주먹을 들어 올린 지연의 팔을 붙잡은 채 아까 서련, 아라와 은밀하게 대화를 나누던 곳으로 향하는 진호! 밖에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잠깐 둘만 안에 있을게요. 긴밀히 할 얘기가 있어서.”
“아…… 그래.” / “응…… 알았어.”
무언가 마뜩찮은 표정의 두 사람이었지만 결국 순순히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안쪽에 들어온 진호가 지연에게 말했다.
“잠깐 연기 연습 좀 해 보자.”
“뭐?”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지만, 진호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니 다소 당황스러운 지연이었다. 진호가 말했다.
“네 발연기를 맨날 당해 본 내 입장에서는 자연 재해를 이 이상 방치할 수 없겠거든. 일종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할까?”
“……웃기시네.”
[ 임지연의 일반 호감도가 5 올랐습니다. ]
[ 임지연의 일반 호감도가 90이 됐습니다. ]
아무래도 도움이 절실하긴 했던 모양이었다. 조롱을 했는데도 호감도가 오르는 걸 보니. 진호는 그대로 그녀와 연기 연습을 하면서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아무래도 갈수록 자신감이 줄어드는 모양새였다. 그대로 짧은 휴식 시간 동안 3번 정도 대사를 복기해 본 뒤, 다시 밖으로 나서는 지연과 진호! 지연의 어깨는 여전히 축 늘어진 상태였다. 나가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나간다는 느낌이다. 진호가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나랑 연습했을 때 네 실력이 일취월장하곤 했으니까, 이번에도 잘 될 거야.”
“웃기시네…… 방금까지만 해도 엉망이었다고…… 흑…….”
지연답지 않게 살짝 울먹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번 장면은 우는 얼굴이 아니라 도도한 얼굴이 필요했기에 억지로 마음을 다잡는 그녀였다. 아라가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지연에게 힘내라는 듯,
“파, 파이팅이요…….”
라고 격려해 줬고, 지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를 표했다. 진호는 다시 지연의 연기 점수를 On으로 바꿨다. 그리고 그녀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연기를 시작하는 걸 지켜봤다.
“야, 노량진에 왔으면 공부를 해야 할 거 아니야 공부를! 언제까지 여자 뒤꽁무니나 졸졸 따라다닐 거야? 어?”
모두는 깜짝 놀랐다. 놀라운 정도로 도도한 모습으로 순식간에 변모한 것! 지연 자신도 깜짝 놀랐다.
「내가 갑자기 왜 이러지? 아까까지만 해도 잘 안 됐는데?」
어쨌든 연기는 순조로웠다. 그대로 바로 OK 사인을 받아 낸 지연! 잠깐 나오는 조연이었기에 오늘 촬영은 이거로 끝이었다. 감독이 말했다.
“이거 지연 씨는 발동이 조금 늦게 걸리는 스타일인 모양이구먼? 오늘 연기 좋았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해 줘요.”
“아, 네에…….”
만약 처음부터 잘했으면 이렇게 고분고분 대답하지 않았을 터였다. “거 봐요 내가 제 배역이 너무 적다고…….”로 시작하는 잔소리를 고래고래 시작했으리라. 다행스럽게도 그녀의 잔소리는 크게 줄어든 상태였다.
[ 축하합니다! 요청 18을 달성하셨습니다! ]
[ 보상으로 스킬 ‘상태 이상 부여 Ⅰ’을 획득합니다. ]
진호는 잠시 보상 스킬 설명을 확인했다.
[ 17. 상태 이상 부여 Ⅰ : 대상에게 상태 이상을 부여합니다. 부여할 수 있는 상태 이상 종류는 스킬이 향상됨에 따라 늘어납니다.
현재 부여 가능한 상태 이상 종류 : 만취, 수면, 복통, 코피, 헛구역질, 마비 가능 ]
독특한 스킬이었다. 어쨌든 가지고 있어서 나쁠 건 없으니 일단 챙기는 진호! 그다음에 일단 촬영을 마무리하고 떠나려는 촬영팀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렇게 더 촬영이 하고 싶다면…….”
하게 해 주면 될 터였다. 진호는 시간을 정지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아라와 서련을 바라봤다. 지연을 주연으로 하고, 아라와 서련을 조연으로 하는 진호 자신만의 드라마를 하나 촬영해 볼 생각이었다. 제목은
“동물의 왕국으로 하고, 19세 이하는 관람 불가로 해 보지.”
최근 한 번에 2명 이상의 여자를 상대하는 게 익숙해져서인지, 한 명으로는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드는 진호였다. 마침 여기에 제물 3마리(?)가 있었다. 오랜만에 시간을 정지하고 기억 봉인까지 하는 김에 꽤 고수위 플레이를 해 보고자 하는 진호였다. 오늘은
“야외 섹스다 이것들아!”
진호는 준비를 시작했다.
*
지연은 정신을 차렸다. 그런데 서 있기가 무척 버거운 느낌이었다. 그대로 무심코 바닥에 네 발(?)로 엎드리게 된 지연! 그것은 아라와 서련도 마찬가지였다.
“이, 이건!?”
기동화와 동시에 과거의 기억을 되새기게 된 그녀들! 지연, 아라, 서련은 다시금 차오르는 분노에 진호를 찾았다. 또 지금까지 바보처럼 그가 자신들에게 했던 짓을 떠올리지 못한 채 하렘 놀이(?)에 시달린 것! 진호는 카페 앞쪽에 있었다.
“너, 김진호!”
모두의 합창! 그녀들은 엉금엉금 기어서 진호를 향해 다가갔다. 그제야 자신들의 몸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은 그녀들! 이미 한 번 경험이 있던 지연과 서련은 대번에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깨달을 수 있었다.
「혹시 또 동물처럼 된 거야?」
머리 위에는 머리띠가 있었다. 지연의 경우에는 젖소, 서련의 경우에는 돼지, 아라의 경우에는 강아지였다. 전에 젖소 목장 상황극을 수행하고 얻은 아이템 「7종 동물 코스프레 복장(완)」을 사용한 것! 예전의 개 목걸이, 고양이 머리띠나 돼지 진주 목걸이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완전한 복장이었다.
“““꺅!?”””
순식간의 그녀들의 원래 복장을 벗겨버린 진호! 그 안에는 남사스럽게 그지없는 동물 형태의 복장이 숨어 있었다. 방울이 달린 목줄로 시작해 브래지어는 끈으로 된, 젖꼭지 부분과 유륜 부분을 조여 강조시키는 것이었고 팬티 또한 보짓살을 도톰하게 오르도록 허벅지 선을 따라 이뤄진 끈 팬티였다. 사실상 가리는 기능이 없는 속옷들! 거기에 항문에는 각 동물들의 꼬리를 형상화한 딜도가 꽂혀 있었고, 손과 발에는 벗을 수 없는 털장갑과 신발이 신겨져 있었다. 전부 각 동물을 형상화한 디자인이었다.
“이, 이게 뭐야!?” / “우우…… 또 이상한 걸…….” / “왜 나만 맨날 돼지인 거야…… 꿀…….”
지연, 아라, 서련의 한탄 섞인 말들! 진호는 그대로 그녀들의 목에 걸린 목줄을 잡아 밖으로 이끌었다.
“다, 당기지 맛!” / “모, 목이 아팟! 천천히, 천천히 당겨 좀!”
지연과 서련의 목소리! 하지만 복장 때문에 애완동물 속성이 부여된 그녀들은 주인에게 적극적으로 반항할 수 없었다. 그대로 엉금엉금 기어 인도로 나가게 된 세 동물들! 그녀들은 수치심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아무리 다들 정지해 있는 상태라지만 이런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건 너무 부끄러워……!」
그녀들은 최대한 허벅지를 모으며 가릴 수 있는 보지라도 가리려고 노력했지만, 그럴 때마다 그녀들 엉덩이의 바이브레이터가 제멋대로 진동해 그녀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으응∼!”
그대로 사람들이 걷고 있는 도로를 네 다리로 엉금엉금 기어 한 바퀴 돌게 된 그녀들! 그녀들의 수치 경험치가 100%로 오른 건 당연했다.
[ 임지연, 이서련, 최아라의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