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우연-실화 13부 1장
기막힌 우연-실화 13부 1장
온양에 있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뛰어 들어갔다.
은지씨가 내가 온 걸 알고 입원실 앞에 있었다.
“지혜 괜찮아요?”
“네에...지금...자구 있어요...”
나는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 지혜 얼굴을 보았다.
파리한 것이 안쓰러웠다.
머리를 한번 슬어 넘겨주고 간호실로 갔다.
“저어....정지혜 보호자인데요...”
“아...네에...”
“상태가....”
“일시적인 쑈크가 왔나봐요...안정하면 괜찮아질 거에요”
“네에...다른 이상은 없죠?”
“태아 말이죠?”
“네에...”
“다행이 없어요...걱정안하셔두 될 것같아요....”
“감사합니다.”
애기한테는 이상없다는 말에 더욱 마음이 놓였다.
더구나 지혜가 안정되면 나아진다니...마음이 놓였다.
“저어...은지시...고생했어요”
“아니에요...”
“근데 어떻게 된거죠?”
“내가 들어가니깐 쓰러져 있더라구요....”
“고생했어요...”
“근데요...태석씨...지혜랑 무슨 일이 있어요?”
“일은 무슨 일이 있어요”
“근데...지혜가 병원에 오면서 태석씨를 찾더라구요...”
“그래요...그래서 저한테 전화를....”
“네에....”
비몽사몽 중에서도 나를 찾다니...
“저어...태석씨...궁금한게 있는데....”
“네에?”
“지혜가 태석씨를 어떻게 알죠?”
“그건....나중에 차차 말씀드리죠...우선...”
다시 병실로 들어갔다.
지혜 옆에 앉아 지혜의 손을 잡았다.
이렇게 여린 여자를 내가 상처를 주다니........
정말로 내가 한심스러웠다.
지혜는 깊게 자는지 미동도 없이 누어있었다.
그러길 1시간여...........
주임이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지혜야....”
“자구 있어...”
“태석씨 왔어...”
주임이는 지혜 얼굴을 매만지며 눈물을 글썽였다.
“바보같이....”
주임이는 지혜의 손을 이불 속으로 넣어주고 나에게 잠시보자고 했다.
“태석씨....잠시만....”
주임이는 은지씨와 잠시 얘길 나누고 밖으로 나왔다.
“태석씨....미안한데....지금 가 주었으면 해....”
“왜?”
“지혜가 안 것 같아...그렇지 않으면 이러질 않아...”
“.....”
“그러니 지혜 깨기 전에 올라가....”
“올라가긴....지혜를 지켜야지...내가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키냐?‘
“어...휴...내 말을 왜 못 알아 들어....”
“못알아듣긴...”
“알아들었으면 올라가...”
“싫다니깐...”
냅다 소리를 질렀다.
“내가 결혼 할 사람이야...내 애를 가졌구...내가 지킨다구....”
은지씨가 내소리를 들었는지 휙 돌아섰다.
“태석씨...지혜가 깨나서 자초지종을 듣고 다시 쑈크를 받으면 어쩔려구 그래...”
“설령 맞아 죽더라두 여기 있을거야....”
“그런게 아니잔아....다시 쑈크받아서 애가지 위험하면....”
“에....이....”
“올라가...지금은 태석씨가 지혜하구 만나면 안돼....”
“그러면....”
“내가 알아서 얘길 할게”
“니가 뭘 알아서 한다구 그래?”
“내가 알아서 한다구....”
주임이가 소리를 질러댔다.
주변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쳐다봤다.
그때 은지씨가 나왔다.
“주임아....지혜 깼어”
“응...알았어...”
주임이가 나를 보며 말했다.
“태석씨...올라가....내동생이야...”
할 말이 없었다.
“그리구...다시는 어떠한 일이 있더래두 온양에 오지 말아 주었으면 해...”
단호한 말투였다.
“내가 내 애를 가진 여자를 보러 오겠다는데 그것두 안돼?”
“안돼...이러다 내동생 죽으면 책임질거야?”
“죽긴 왜 죽니?”
“쟨 그럴 수 있는 애거든...내동생이라 내가 잘 알어...그러니 부탁이야...”
“그럼...몸조리하는 대로 연락 줘...데리러 올테니....”
“올라가....”
주임이는 뒤도 안보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이런...니기미........
도대체 왜 이 지랄인 거야.......
담배에 불을 붙였다.
피.....유.......우.....
못난 것...........
자기 애를 가진 여자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는 못난 것.............
지혜가 누워 있는 병실을 한번 더 보고 돌아섰다.
돌아오는 길이 천리 길처럼 멀게만 느껴졌다.
그리고나서 하루, 이틀, 사흘...나흘째 연락이 없었다.
전화를 들어 학원으로 전화했다.
은지씨였다.
“민태석입니다...”
“저어...지금 바쁘거든요....”
“좀 바쁘시더라두...주임이 좀....”
“안받겠데요....그럼”
대뜸에 전화를 끊었다.
다시 전화를 했다.
받지를 않는다.
또다시 해두 받지를 않았다.
슬슬 화가 치밀기 시작했다.
그래.......내가 뭘 그리 크게 잘못했다고 이런 취급을 받어.....
내가 알구 그랬나.......
지혜가 자기 동생이라구 한번이라두 말해 주었나.....니기미........
맘대루 해라..........
그래두....아...이...씨....발....내 새끼를 가졌는데........
메시지를 찍었다.
‘주임아...잘지내지...지혜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하루 종일 핸펀 메시지 창을 봤다.
아무 연락이 없었다.
병원으로 전화했더니 퇴원했다고 했다.
지혜 회사로 전화했다.
병가냈다고 했다.
주임이 아파트로 전화했다.
안받았다...
그래........가자......
온양으로 출발했다.
온양에 도착하니 어슴푸레했다.
주임이가 하는 학원에 차를 세웠다.
2층으로 올라갔다.
문을 두드렸다.
은지씨가 나왔다.
“어머...태...석...씨....”
“들어가두 ....”
“잠시만요...”
문이 닫힐 때 보니 학원생들이 보였다.
주임이는 보이지 않았다.
잠시후에 은지씨가 나왔다.
“저어....잠시...저하구....”
“전 은지씨하구 할 얘기가 없는데요”
“잠시만요...”
“죄송하지만 은지씨하고는 할 얘기가 없습니다...”
“그럼...제가 몇마디 할게요”
얘길 하거나 말거나 학원 안으로 들어갔다.
주임이가 안에서 나오면서 나를 봤다.
그리고 들어온 내 옷깃을 잘고 밖으로 나왔다.
차 세운 데까지 왔다.
“오지 말라고 했잔아....”
“내가 돈받으러 왔니? 아니면 동냥하러 왔니?..난 내새끼가 어떻게 됐는지 알고 싶어서 왔어”
“그래....잘 있어...됐지....”
“잘있다구...그럼 봐야지...”
“보긴 뭘 보려구....”
“결혼 할 여자 아냐....어떻게 됐는지 알아야 하잔아...”
“태석씨...이러지 마...나...힘들어....왜 내 마음을 몰라....나 힘들게 하지마....”
주임이는 애원하다시피 했다.
“그럼 지혜 얼굴만 보구 갈게”
“지혜 여기 없어...”
“어디 갔는데?”
“그건 묻지마...태석씨...지혜 다 알어...”
“알았으면 내가 풀면 되잔아...”
“그러지마...지혜한테두 생각 할 시간을 줘야 하잔아....”
그때 은지씨가 우리한테로 왔다.
“저어...제가 이런 말해서 미안한대요...태석씨 그러면 안되요...”
“뭐라구요?”
“그러시면 안된다구요...”
“은지야...들어가...너까지 이러면 어떻게 해....”
“잠시만요...제 3 자는 참견 마시고 가서 할 일하시지요”
“저어...정말 태석씨한테 실망했어요...”
“실망했으면 실망하세요...”
주임이를 붙잡았다.
“주임아...나 지금 가면 다시는 안 와...그리구 다시는 너 안 봐...”
“그러고 싶으면 그래.....”
주임이가 돌아서서 학원으로 들어갔다.
난 고개를 떨구었다....
그렇다고 돌아 갈 수가 없었다.
주차장에 싸늘한 바람이 불었다.
그대로 서 있었다.
지금 돌아가면 정말로 영영 주임이나 지혜를 못 볼 것 같았다.
주차장 한족 벽에 기대었다.
담뱃불을 붙여 길게 들이쉬었다.
피......유........
정말 이대로 끝나는 걸까?.............
피.....유........
한참을 그리 서 있었다.
저만치서 주임이가 걸어오고 있었다.
“태석씨...가아....내가 알아서 할게”
“주임아...미안하지만 나 이대로 그냥 가면 너나 지혜 영영 못 볼 것 같애....”
“아무 말 하지말구 올라가....나 무지 힘들어....”
“......”
“나하구 태석씨간의 생긴 문제야...그리구 지혜는 내동생이구...
어쩌다보니 이런 일이 생겼는데....내가 알아서 할게...”
“너만 힘들면 어떻게 하냐?”
“아냐...지금 지혜보면 지혜가 더 힘들어....”
“그래....무슨 말인지....알았어....근데...”
“근데...뭐...?”
“지혜가 어떻게 쓰러진거야..?”
“차차 알게 되겠지만....지혜가 학원 작은 방에 있다가 내가 태석씨한테 전해 주려구
쓴 편지를 우연히 읽었나봐...책갈피에 넣어 둔 사진두 보구...”
“.....”
“태석씨....우리대문에 생긴 일이야...지혜하구 결혼하는거 좋아...
그렇지만 먼저 지혜와 나사이에 있는 감정을 정리해야 하잔아...”
“알았어....”
“미안해....”
“아냐....내가 미안하지...뭐....”
“그럼 나 들어갈게....”
“그래...”
나는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옮겼다.
출발하기 전에 다시 한번 주임이 학원을 봤다.
서울로 오는 내내 머리가 무거웠다.
아무 생각 안나고 무거웠다.
공장으로 갔다.
직원들이 자는 컨테이너로 올라갔다.
직원들이 옹기종기 뭉쳐 자고 있었다.
사무실로 내려와 히터를 켰다.
정말 근 몇 개월 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정리해 보았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 왜 일어났을까하는 생각만 들었다.
내가 뭘 잘못을 했기에..........
따뜻한 히터의 열기와 정신적 육체적 피곤으로 잠이 스스르 들었다.
.
.
.
누군가 날 흔들었다.
“사장님...여기서 주무셨어요?”
“아......네.....”
공장장이었다.
“어제 너무 피곤해서 집까지 못갔어요....”
“얼른 일어나시고 아침해야죠...”
“그럽시다....”
대충 씻고 근처 식당에서 해장국으로 속을 달랬다.
“사장님 무슨 일있어요?”
“없는데요”
“근데...얼굴에 근심이...쫙 꼈는데요...”
“하...하...하...돗자리가지고 나가보시죠....”
“아니면 다행이지만...혹시...말 못하는 병이 있는 건 아니죠?
“아니에요....”
굳이 웃어보였다.
해장국을 먹고 다시 공장으로 왔다.
그리고 공장장과 설계팀장과 회의를 하였다.
회의하기 전에 경리한테 전부터 찾아놓으라고 했던 것을 가져오라고 해서 설계팀장한테 건네주었다.
“사장님 이게 뭐에요?”
“뭐긴....”
설계팀장이 봉투안의 내용을 보고 놀랬다.
“얼마 안돼....결혼 준비해야지...미스 박두 넉넉하지 못하잔아...”
“이러시면.....”
“공장장 들어오기 전에 넣어두어 둬...”
“고맙습니다...”
“고맙긴...내가 고맙지...팀장이 열심히 한 덕분에 여기까지 온 거잔아...잘살어...”
“네에....”
그리고나서 공장장이 들어오고 회의를 했다.
7군데 현장 점검과 부산 재주문건과 새로운 프로젝트 건을 의논한 후
나는 미스 박을 들어오라고 해서 설계팀장과 함께 얘길했다.
얘길해보니 큰 문제는 집이었다.
서로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라 걱정이 많아 나는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었다.
얘길 마치고 거래은행으로 가서 대출건을 알아보고 대출을 내기로 했다.
3000만원정도이면 공장 근처 신축 빌라 중 작은 평수는 전세로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은행 일을 보고 차에 올랐다.
차에 오르자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멍하게 운전대를 잡고만 있었다.
갑자기 할 일이 없어 진 듯한 느낌...그 자체였다.
무기력해지면서 온몸이 풀어지는 걸 느꼈다.
주임이나 지혜한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지혜가 큰 충격을 받았을텐데.........
뭘해야 지혜 마음이 풀어질까?
주임이한테 전화했다.
“여보세요”
주임이였다.
“나야....”
“응....알어...”
“밥은 먹었어?”
“대충...”
“지혜는?”
“그냥 있어..”
말이 짧아졌다.
“통화하기 어렵니?”
“좀...”
“왜 이러니...정말 나 돌겠다....”
“......”
“주임아...내가 이러다 폐인되겠다...”
“끊자...”
“주임아...내가 알구 그랬냐? 말해봐...내가 알구 그랬냐구?”
내가 내 성질에 못이겨 소리를 질러댔다.
주임이는 듣고만 있었다.
“주임아...내가 잘못한건 알어...그렇지만.....”
전화가 끊어졌다.
에....이....씨발........
핸펀을 집어던졌다.
차를 몰았다.
그냥 길가는 대로 몰았다.
가다보니 강화로 가는 길이었다.
누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대명리로 들어갔다.
대명리 해안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갯벌인 해안가로 걸어갔다.
답답했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아....아....악.......”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 쳐다봤다.
그러거나 말거나...소리를 질러댔다.
소리를 지르고나니 속이 후련했다.
그렇지만 머릿속에선 여전히 주임이와 지혜 생각이 맴돌았다.
지울 수만 있다면.......
양가 집안은 또 어떻구........
만나기로 했는데.......
일단 어머니한테로 갔다.
어머니가 사시는 집에 오니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편안했다.
“엄마...미안해요....”
“뭔...사정이 있냐?”
“여자쪽에서 일이 생겨서 그랬어요...미안해요...”
“다음에 보면 되지 뭐...그나 저나 너 나이 생각해라....남들은 애가 유치원에 다닌다.”
어머니께서는 나만 보면 결혼이라는 말을 달고 사신다.
“결혼두 할 때해야지 더 늦으면 못한다...”
“알았어요...”
“참 밥은 먹었냐?”
“아뇨...”
어머니께서 밥을 챙기러 주방으로 가셨다.
“참...공장은 잘되냐?”
“네에...그럭저럭....”
“요즘 너무 힘들다구 야단인데...엄마 친구 중에 너 알거다...”
“누구?”
“석현이...”
“아...석현이...걔 뭔 사업한다구 하던데...”
“중국에서 옷가져다 팔았잔아...근데....부도났다고 하더라...”
“니두 잘해라,....부도내지 말구...부도내면 너만 망하는게 아니잔아...”
“저..잘알면서 그래요...어음 안쓰잔아요”
“하긴....”
엄마가 차려준 집밥을 먹고 예전에 내가 쓰던 방으로 가서 누었다.
집이라는 편안함에 곧장 잠에 빠져 들었다.
.
.
.
얼마나 잤는지.......
엄마가 부산하게 움직이셨다.
“뭐해?”
“너 몇일 있다가 갈거니?”
“그렇까?”
“그래라...너 핼쓱한게 약 좀 지어 와야겠다.”
“엄마나 드시지...”
“너 잘 때 보니 헛소리를 지르더라...더 쉬던지....내 갔다 올테니...”
엄마는 옷을 여무시고 나가셨다.
물한잔을 마시고 방구석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잠은 자두 자두 계속 잠이 온다.........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깼다.
거실로 나가니 누나와 조카들이 왔다.
“삼춘......”
“아이구...”
조카들이 뛰어와 안겼다.
“넌 요즘 뭐하냐고 연락두 없니?”
누나가 나의 무심함을 나무랐다.
“바빠서 그렇지 뭐....”
“삼춘....”
“삼춘이 아니구 삼촌이다...임마...”
“삼춘은 왜 우리 집 안 와?”
“응....삼촌이 엄청 바쁘잔아....”
“아이구 ...바쁘긴....여자땜에 바쁜게 아니구...”
“얘는...애들 듣겠다...못하는 소리가 없어...”
엄마가 나서서 누나를 나무랐다.
이럴땐 엄마가 짱이다.
오랜만에 아들이라구 엄마는 진수성찬을 차리셨다.
확실하게 엄마의 음식은 천하일품의 맛 그자체였다.
아무리 나가서 먹는 밥이 좋다하더라도 집밥만은 못하다......
밥을 두 사발을 비우고서야 식사 자리를 물러났다.
오랜만에 조카들과 뒹구르며 놀았다.
아이들과 놀면 세상 근심이 다 사라지는 건 무슨 이유일까?............
며칠동안 어머니가 해주신 한약을 먹으며 몸을 추스렸다.
그 며칠동안 주임이와 지혜한테 메시지나 핸펀을 날렸는데 연결이 안되었다.
어쩌다 은지씨가 받아 두 사람의 근황을 물어보았으나 시큰둥한 말만 했다.
다시...주말.....
큰맘 먹고 온양으로 내려갔다.
마트에 들러 여러 가지 생필품을 사가지고 학원으로 갔다.
그런데 문이 닫혀있었다.
아파트로 가 문을 두드렸으나 인기척이 없었다.
주임이한테 전화를 했다.
받지않았다.
메시지로 온양에 와 있다고 날렸다.
1시간을 기다려도 답신이 없었다.
점점 내 자신에게보다 주임이나 지혜한테 원망의 소리가 나왔다.
그래.......끝내자........
다시 주임이에게로 메시지를 날렸다.
마찬가지로 답신이 없었다.
사가지고 온 물건들을 경비실에 맡기고 되돌아 와야만 했다.
그리고...... 또 한 주가 지났다.
지난 일주일동안 공장일 제쳐두고 온양을 세 번 갔었다.
학원에서 은지씨만 보고 돌아와야했다.
주임이가 만나기를 꺼린다는 말만 연신 들었다.
오늘은 삼고초려하는 마음으로 다시 주말 고속도로를 탔다.
학원에 가서 사람이 있나를 밖에서 확인하고 문을 두드렸다.
은지씨가 나왔다.
“저어....또 왔습니다...”
“있잖아요...태석씨...이런 말 하기가 좀 그런데...주임이 친구로거 말할께요...”
“네에...”
“주임이가 만나기를 거린다고 했으면 그뜻이 무엇인지 알잔아요...이제 오지 않았으면 해요...
주임이도 힘들고 학원 애들이 이상하게 보기도 하고...미안하지만 태석씨두 마음 접어요....”
“....”
“정말 이건 아니다 싶네요...”
“그럼 전해 주세요...주임한테 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하고 그리구...이제는 접는다구요...
그리구....지혜한테두.... 요....그럼...그간 죄송했습니다.”
나는 돌아섰다.
돌아서는 마음이 무거웠지만 어쩔 수 없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서울로 올라오면서 다시는 가지 않으리라...작심하였다.
이젠 죄책감이나 미안함도 눈꼽만큼 갖지않으리라.......
지나간 모든 것을 날려 버리듯이 악세레다를 힘껏 누려 속도를 높였다.
죽전휴게소에 들어가 볼일을 보고 커피를 뽑았다.
커피를 가지고 차로 들어왔다.
문득 핸펀을 보았다.
혜정이한테 온 부재전화였다.
혜정이한테 전화했다.
“자기...”
“오랜만이다...”
“그러게...앞집에 살면서 보기 힘드네....어디야?”
“지금 죽전휴게소”
“뭐해?”
“커피마셔...”
“오늘 계획있어?”
“공장갔다가....그후로는 없어...”
“그럼 공장갔다가 나 만날 시간 있어?”
“오늘 주말인데 남편 안 와?”
“중국 출장 갔어....”
“야....남편이 출장 간 사이에 이러면 안되지....”
“어이구....도덕적 인간 나타나셨네....”
“참....내...”
“도덕적 인간이신 자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