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처남댁 - 9
큰처남댁 - 9
-병진씨...내가 잘못했어요...정말 다시는 안그럴께요...이번에 알았어요..나 이영애
당신없이 아무것도 못한다는거 알았어요...나 이영애 당신없이 아무것도 아니라는거
뼈저리게 느꼈어요...나 이영애...당신 사랑없이 버틸수 없다는거 알게 되었어요...
정말 한번만...딱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평생 반성하며 살테니까 한번만 용서해줘요
여기서 나 용서받지 못하면..더이상은 삶에대해 그 어떤 의미도 희망도 행복도 열정도
못느끼며 단세포 동물처럼 살 것 같아요..식충이 처럼 말이예요...나 너무 무서워요-
-바보-
그는 내 얼굴을 자기 품에서 꺼내어 눈을 마주쳐 주었다.
그의 눈에서도 닭똥같은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내 두뺨을 감싼 그의 손길이 너무 따듯했다.
그의 입술이 거칠게 말라붙은 내 입술에 닿고 있었다.
그가 혀를 내밀어 거칠게 터져버린 내 입술에 침을 발라주고 있었다.
흐르는 내 눈물을 엄지 손가락으로 닦아주고 있었다.
그는 내 눈을 바라보며 아무말 없이 그저 고개만 끄덕여 주고 있었다.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그에게 안겨들고 있었다.
오늘 그의 다정스러운 눈빛과 가벼운 고개의 끄덕임을 평생 못잊을것 같았다.
백마디 말보다 더 나를 감동 시켜주고 있었다.
-오랫만에 불러 보내요...병진씨 사랑해요...여보 사랑해요....영애 믿어줘서 정말
고마워요...영애 잘할께요...정말 사랑해요...매년 오늘을 기념하며 살꺼예요...
매년 오늘은 내가 다시 태어난 날이고 내가 정말 당신여자가 된 날이예요...여보
사랑해요...키스해 주세요...영원히 기억할수 있도록 뜨겁게 키스해 주세요 여보-
병진씨가 뜨겁게 키스해 주었다.
꿈같은 키스였다.
세상에 다시 태어난 환희의 키스였다.
나를 차에 앉혀 주었다.
어두워진 강가에서 시커먼 강물을 보며 손을 마주잡고 있었다.
다시 병진씨가 도망갈것 같아서 손을 잠시도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저 오늘 예전처럼 안아주면 안돼요?-
-절대안돼...예전처럼 예쁘게 해서오면 안아줄께...지금 예전처럼 영애 안아주면
죽을것 같거든...건강하게 돌아오면 많이 많이 사랑해 줄께....집에 전화나해줘-
-그럴께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퇴원했다고 말해주었다.
걱정하는 남편을 안심시켜 주었다.
빙그레 웃는 병진씨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병진씨는 정말 나를 안아주지 않았다.
자꾸만 먹고싶은게 뭐냐고만 물어댔다.
결국나는 그와 가끔 먹었던 게장을 선택했다.
우리는 게장집에 마주앉아 있었다.
병진씨는 게장을 눌러짜서 내 밥숟가락 위에 올려주고 있었다.
한달도 넘어서야 돌아온듯한 입맛에 밥 한공기를 뚝딱 해치웠다.
그제서야 병진씨는 식사를 시작했다.
게딱지에 맛있게 비벼준 밥을 다 먹고서는 배가불러 헉헉 거렸다.
좋아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정말 예전으로 돌아간것 같아서 너무 기뻤다.
입맛이 살아났다.
병진씨 품에 다시 안길 욕심에 먹고 또 먹어댔다.
모든 음식이 너무 달고 맛있었다.
체중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
거칠어진 피부도 윤기를 회복하고 있었다.
어제는 장어를 사주며 이제 안아줘도 될것같다는 병진씨 말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백화점에 들러 쇼핑을 했다.
그전에 단골로 다니던 백화점으로는 발길이 가지 않았다.
직원들이 동서와 싸우던 나를 알아볼것 같았다.
낯선 백화점에서 병진씨와 내게 필요한 물건을 사며 행복했다.
내일 드디어 병진씨와 데이트가 약속되어 있었다.
내일의 데이트는 요즘 매일하던 식사 데이트가 아니었다.
예전의 그 뜨거웠던 데이트를 즐기자는 그의 문자를 받았다.
가슴이 하루종일 두근거렸다.
시간이 너무 더디게 흘러가고 있었다.
이런 설레임이 너무 행복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