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1화
돌이킬 수 없는.. 1화
"야 허접아, 연습은 했냐? 또 6대 빵으로 발릴라고?"
동현이 가소롭다듯이 한쪽 입가를 과장스럽게 올려보이면서 진우에게 말했다.
"야야, 그땐 내가 손가락이 아팠어 새꺄~ 넌 오늘 두고보자."
왠지모를 강한의지가 느껴지는 말투로 진우가 대답했다.
동현과 진우는 19살 고등학생으로 학교에서 가장 절친한 친구사이다.
몇일전에 진우가 게임기를 장만하면서 축구게임인 위닝을 하기위해,
동현은 진우집에 자주 놀러가게되었다.
하지만 매번 게임을 할 때 마다 동현이 이기자 진우는 몇일을 밤새 연습을 한뒤,
동현을 집에 데리고 가는길이었다.
"오늘은 엄마계시냐?"
"없을껄? 걱정마~ 있어도 불편하고 그런건 없을꺼야"
매번갈때마다 진우 어머님은 집에 안계셨다.
진우 아버님과 어머님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두분다 저녁늦게야 귀가 하신다.
진우의 집은 학교에서 불과 300m 정도 떨어진 곳이어서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동현은 진우의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면서 매번 느끼는 뭔지모를 부러움과,
질투같은 감정이 뒤섞여 느껴졌다.
진우가 사는곳은 서울에서도 알아주는 집값비싼 아파트여서 단지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출입 카드가 필요한 그런곳이었다.
반면에 동현이 사는곳은 평번한 빌라였기 때문에 왠지 모를 소외감마저도 느껴지는건 당연했다.
"어 ? 문이 열려있네"
진우가 문고리를 살짝 돌려보더니 말했다.
둘은 그대로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섰다.
"엄마야~?"
진우가 신발을 대충 뒷꿈치로 벗어던지며 소리쳤다.
"응~ 진우니~"
방안에서 진우 엄마 소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현은 살짝 눈치를 살피면서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놓고 거실로 들어섰다.
그때 방문이 열리면서 소연이 모습을 들어냈다.
"어 !"
"어머!"
순간 동현과 소연은 잠시동안 굳은체 서로를 마주보고 서있었다.
소연이 무릎까지 내려오는 옆이 살짝 트인 스커트와 상의는 입지않은체,
검은 브라만을 차고 방안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하얀 속살이 그대로 동현의 눈에 노출되었다.
소연은 제빠르게 다시 방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하여간 칠칠맞으셔 김여사~~"
진우는 아무렇지 않은듯 방안의 엄마에게 소리쳤다.
"야~ 너 오자마자 좋은구경했다?"
진우가 장난스럽게 동현에게 말했다.
"야야, 나 오늘을 그냥 가야겠다~"
"무슨소리야~ 신경쓰지마~ 얼른 앉아짜샤"
그때 소연이 블라우스를 걸치고 거실로 나왔다.
"친구가 왔으면 왔다고 말을 해줘야지~"
소연이 진우에게 말했다.
"그러게 누가 속옷만 입고 나오래~ 왠일이야 이시간에 ?"
진우는 엄마는 쳐다보지도 않고 게임기를 꺼내며 말했다.
"땀이 좀 나서 옷좀 갈아입으려고 왔지~ , 진우 친구니? 처음부터 민망한 모습만 보였네~"
소연이 동현을 바라보며 살짝 웃어보이며 말했다.
"아, 아니에요. 제가 죄송해요."
"죄송하긴~ 아줌만데 어떠니, 이름이 뭐야?"
"예, 전 최동현이라고 합니다!"
동현이 꾸벅~ 하고 머리를 숙여 소연에게 인사를 했다.
"엄마 또 나가?"
"응, 엄마 고객좀 만나려고"
"가기전에 과일좀 갂아주고가~"
"하여간 얘는, 엄마가 무슨 가정부인줄 알어~"
소연은 진우의 머리에 꿀밤을 놓더니 돌아서서 부엌으로 향했다.
소연은 냉장고에서 과일을 꺼내 싱크대에 올려놓고 과도로 과일을 깍기 시작했다.
쇼파에 앉아있던 동현은 그런 소연의 뒷모습을 힐끔 하고 쳐다보았다.
서른 후반정도는 될텐데,
뒷모습은 20대 후반이라고 해도 믿을정도로 군더더기 없는 잘빠진 몸매였다.
특히 힙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쳐지지 않고 탄탄하게 업되어있는게정말 섹시했다.
얼굴도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동안이었고 꾀나 미인형이었다.
동현은 눈을 돌려 진우를 쳐다봤다.
진우는 게임기를 세팅하고, 게임 설정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동현은 이내 눈을 다시 돌려 소연의 뒷모습을 넋놓고 바라보았다.
스커트아래 드러난 하얀다리와. 브라우스 위로 비치는 검은 브레이져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소연은 과일을 접시위에 가지런히 올려놓고 접시를들고 돌아섰다.
그때 동현과 잠시동안 눈이 마주쳤다.
동현은 감짝놀라 얼른 Tv쪽으로 눈을 돌렸다.
소연은 별생각없이 과일을 거실탁자에 올려놓았다.
그때, 동현의 눈에 소연이 과일접시를 내려두며 허리를 숙일때 브라우스 안으로 살짝
비친 소연의 속살이 들어왔다.
"그래 동현이라고 했지? 재미있게 놀다가~ 여기 이걸로 조금있다 맛있는거라도 시켜먹고"
소연이 만원자리 두장을 테이블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아주머니"
"진우야 엄마 간다~"
"응~~"
진우는 뒤도 안돌아보고 건성으로 대답했다.
"하여간 ~ 지아빠랑 똑같아요"
소연은 그렇게 방안에 들어가 핸드백을 꺼내들고 다시 나와 현관문을 나섰다.
동현은 심장박동이 살짝 빨라진 자신을 느끼며 방금전의 소연의 뒷모습을 다시한번 머릿속으로 되새겨봤다.
"야야! 얼렁 붙어!!"
진우는 아무것도 모른체 신이 나서 동현에게 게임스틱을 던져주며 소리쳤다.
그날 게임은 동현의 대패였다.
잡생각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해서 게임에 집중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진우는 신이나서 동현을 놀려댔다.
하지만 동현에게 그런 진우는 이미 뒷전이었다.
*
"아.... 하아..."
샤워기에서 뿜어져나오는 물줄기 소리와 옅은 신음소리가 욕실안에 울려퍼졌다.
동현은 오늘 진우집에서 봤던 소연의 모습을 상상하며 자신의 성기를 부여잡고
위아래로 빠르게 흔들었다.
"아.. 아줌마...!"
이내 동현의 성기에서 하얀정액이 터져나와 욕실 벽면에 부딪혀 흘러내렸다.
동현은 한손으로 벽을 집고 지긋이 눈을 감소 잠시동안 사정의 여운을 느끼며 그대로 서있었다.
"후 .. "
이내 크게 한숨을 내쉬고 샤워기를 들어 벽에튄 자신의 정액을 닦아내고,
몸에 비누칠을 하기시작했다.
"야! 화장실에서 사냐!"
성질급한 동현의 누나 하늘이 문밖에서 소리쳤다.
"알았어 좀! 금방나가!"
동현은 대충 몸에 묻은 비누거품을 닦아내고 물에젖은 몸을 타월로 닦아냈다.
동현이 욕실에서 나오자 하늘은 기다렸다는듯이 쇼파에서 벌떡 일어나 욕실로 들어갔다.
"밥먹어~"
동현의 엄마 영미가 식탁위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밥그릇을 올려놓으며 말했다.
동현은 식탁에 앉아 수저를 들었다.
"아빠는 잘지내신데?"
동현의 아빠는 작년에 중국으로 발령이 나셔서 그곳에서 생활하고 계신다.
덕분에 전화통화로만 서로의 안부를 묻는 정도였다.
영미는 앞치마를 그대로 두른체 식탁에 앉으며 말했다.
"응, 안그래도 동현이 너한테 말한다는게 ~ 엄마 2주뒤에 중국좀 다녀올라고"
"왜?"
"아빠 혼자 생활하고 있잔아~ 요즘 몸이 좀 안좋다고해서, 엄마가 옆에좀 있어야지."
"그래? 많이 안좋으시데?"
"아니 그정돈 아니고~ 타지에서 생활하면 그런거지뭐,,"
"얼마나 있다오려구"
동현은 표정이 굳어있는 엄마에게 물었다.
"글쎄, 짧으면 한달~ 길면 한 3달정도? 괜찮겠어?"
"음,, 뭐 어린애도 아니고.."
영미는 아들의 말에 살짝 웃어보이며 말했다.
"아이구 우리아들~ 그래 벌써 남자다됐네그래~"
"그럼~ 내년이면 대학생인데"
"그래그래, 누나랑 잘지내고있어, 누나한텐 말해놨으니까, 아침이랑은 챙겨주라고해"
동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퍽이나~~저인간이 아침밥은 무슨~~~"
그때 욕실에서 하늘이 나오면서 소리쳤다.
"어~ 그래, 최동현 넌 나한테 머 해달라고만 해봐!"
동현은 옆에 앉아 수저를 들어올리는 하늘을 살짝 노려봤다.
"어쭈이게!"
"탁!"
"아!!!"
하늘은 동현의 머리를 수저로 살짝 내리쳤다.
동현은 오바스럽게 머리를 움켜쥐며 소리쳤다.
"눈깔아짜샤~"
영미는 두 남매가 이렇게 매일 아웅다웅하지만 속으로 서로 생각하고 아껴주는걸 알기때문에,
두 남매를 남겨놓고 가도 큰 걱정을 없을거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
"야야 좁밥~ "
동현이 책상에 앉아 오늘있을 수업의 내용을 예습하고 있을때,
진우가 동현의 어깨를 돌려세우며 말했다.
"이자식 이거 어제 한번 이겨놓고 큰소리네~"
이번엔 진우가 가소롭다는듯이 한쪽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웃어보였다.
"패배자가 말이 많다!! 불만이면 오늘 또 붙든가~"
"아주 기세등등이다? 한번 밟아줘야겠는데?"
"아쭈~~ 그래 덤벼라"
둘은 잠시동안 그렇게 즐겁게 떠들어댔다.
수업종이치고 얼마안있어 담임선생님이 들어왔다.
그때 동현의 머릿속에 문득 어제의 소연의 모습이 떠올랐다.
어제 소연을 생각하며 자위를 했던 자신의 모습도,
자기도모르게 성기가 부풀어 오르는게 느껴졌다.
' 아.. 사춘기도 아니고 머야 이거..'
동현은 자신의 이런 이상한 감정이 못마땅했다.
"오늘은 또 아무도 없네?"
게임기를 세팅하고 있는 진우에게 동현이 물었다.
"아, 오늘은 엄마 금방오신다고하드라, 일이 일찍끝나서"
동현은 아무말 없이 tv화면만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어제 일때문에 소연을 마주보기 어색하고 불편할것 같았다.
"어제 일 때문에 너희 엄마 보기 좀 민망한데~"
"야야, 뭐 아줌마 속살 조금 본거가지고 그래~ 울엄마도 아줌마라서 그런거 신경안써~"
진우는 열심히 게임 설정을 하며 말했다.
이내 진우는 게임스틱을 동현에게 던져주며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자, 덤벼보시게"
둘은 그렇게 한참을 게임에 열중했다.
"고~~~~~~~~~~~~~~~~~~올!!!!!!!!!!!"
동현이 진우의 수비를 뚫고 골기퍼까지 제치고 쉽게 골을 넣으며 결승골을 넣자 소리쳤다.
동현은 벌떡 일어나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허리 앞으로 내려 좌우로 엉덩이와 함께 흔들며,
예전에 브라질 선수들의 세레모니를 그대로 따라하며 환호하고있었다.
진우는 절망에 빠져 바닥을 허우적거리고 동현은 신이나서 엉덩이를 흔들어댔다.
"푸훕"
그때 벌써 몇분전부터 뒤에서 소연은 그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있던 소연이 웃음을 터뜨렸다.
동현은 획 고개를 돌려 소연이 서있는걸 확인하고는 또 한번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뻘줌함과 민망함에 동현의 얼굴은 홍당무처럼 벌겋게 타올랐다.
"엄마 언제왔어?"
바닥에서 여전히 허우적대면서 진우가 말했다.
"아주아주 둘이서 게임에 빠져서 엄마온지도 모르고"
여전히 입가에 한가득 웃음을 지으며 소연이 말했다.
동현은 이미 쇼파구석에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앉아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동현이 아주 발랄하네, 조용한줄 알았더니"
소연이 환하게 웃어보이며 동현에게 말했다.
"예,,,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동현이 기어가는 목소리로 소연에게 인사를 건냈다.
소연은 그런 동현을 재미있다는듯이 내려다 보다 방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
진우는 여전히 바닥에서 허우적대면서 괴로움에 몸부림쳤고,
동현은 여전히 벌건얼굴로 쇼파구석에서 웅크린체 있었다.
"자 내일부터 여름방학이다. 알찬 방학 보내도록해라!!"
"와!!~~"
담임선생의 말에 반 아이들은 일제히 환호를 한다.
말이 고3이지,동현이 다니는 실업계인지라 보충학습같은건 없었기때문에,
온전히 한달 조금더되는 방학을 놀고 먹을 수 있다.
"야, 너 방학때 머할거냐?"
"아르바이트나 해야지~ "
"머하로~ 힘들게 ! 나랑 놀러나가자!"
"어디로?"
"울아빠 이번에 캘리포니아로 발령났자나 ~ 방학때 갈껀데, 같이 안갈래?"
가끔이긴 하지만 진우와의 이런 수준차이에 동현은 움쳐려들곤 했다.
"내가 돈이 어딨냐~ 너나가"
진우는 못내 아쉬운지 동현이 책가방을 싸는동안 내내 캘리포니아로 날아가자며
꼬득이기 시작했다.
"야야, 버스탈돈도 없는데, 내가 비행기타고 그 먼곳까지 갈돈이 어딧냐"
"진짜 안가?? 거참,, 같이 가서 한달동안 죽어라 놀라그랬더니 .. "
"야새캬~ 넌 맨날 놀잔아~졸업하고 머할라그래, 미래좀 생각해라~"
"미래는 얼어죽을 ~ "
동현은 잠시동안 뜸을 드리더니 다시입을 열었다.
"그럼 어머니랑도 다 가시겠네?"
"엄마는 일때문에 안되~ 그러니까 더 자유아니겠냐~"
진우의 마음은 벌써 캘리포니아에 있는듯 했다.
무슨생각을 하는지 파란하늘을 올려다보며 야리꾸리하게 웃으며 실실거렸다.
동현은 그런 진우가 내심 부러웠다.
*
"아, 뭐 이렇게 알바자리가 없냐 .. "
구인지를 뒤적거리면서 여러군대를 전화해봤지만,
방학이라 그런지 알바자리를 구하는게 쉽지않았다.
- 띠리리리리 ~ 띠리리리 ~~ "
그때전화벨이 울렸다.
진우였다.
"응 , 왜?"
"동현이니?"
여자목소리였다.
"누,, 누구?"
"응~ 나 진우 엄마야"
낯이익은목소리는 다름아닌 진우 엄마 소연의 목소리였다.
동현은 자신의 심장박동수가 이상스래 점차 빨라지는걸 느꼇다.
"아.. 예 아주머니"
"다름이 아니고~ 진우 이녀석이 핸드폰도 두고 어딜 갔는지 집에도 안들어오고해서,
마친 진우 핸드폰에 동현이 번호가 있어서 전화해봤어, 같이있니?"
"아, 진우 아까 같은반 친구 현석이네 간다고했어요~ 아마 핸드폰에 저장되있을꺼에요"
"그래?, 그건그렇고, 진우가 너랑 같이 미국가고싶다고 하던데, 너도 같이 가기로해니?"
"아, 제가 그럴정도로 넉넉한 사정은 아니라서 ,, 전 방학때 아르바이트 해야해요."
"그렇구나~ 아르바이트 자린 구했고?"
"아, 방학이라 그런지 자리가 없네요.."
"그래 ? 아, 잠시만 기다려볼래?"
소연은 그렇게 말하곤 잠시동안 아무말이 없었다.
수화기 넘어로 책장을 넘기는 소리만 들릴뿐이었다.
얼마 안있어 소연이 밝은 목소리로 동현에게 말했다.
"마침 잘됐다. 동현이 너 아줌마 가게에서 일할래?"
"네?"
"아줌마 가게에서 아르바이트 하지 않겠냐구~ 마친 일하던 애가 이틀뒤에 그만두거든"
동현은 적잔히 당황스러웠지만 때마침 잘된것 같기도 했다.
"뭐하는 가게죠?"
그러고 보니 동현은 소연이 무슨일을 하는지 모르고있었다.
특별히 진우에게 물어볼 생각도 없었고, 딱히 궁금하지도 않았기때문에, ,
"진우가 말안해줬니? 아줌마 구두가게 하잔아, 번화가에, '오즈'라고 알텐데?"
오즈라면 시내쪽에서 놀면서 자주봤던 구두가게이다.
"... 여자구두파는데로 알고있는데"
동현은 조금 당황스러운듯 되물었다.
"그렇긴하지~ 그런제 요즘엔 여자구두가게에서도 남자직원써~ 여자손님들이 좋아하거든,
동현이 정도 외모면,, 손님많이 늘겠는데?"
수화기 넘어로 소연이 즐겁다는듯 말했다.
".. 근데 제가 구두는 잘 모르는데 .. "
"에휴~ 걱정마~ 그냥 이쁘다 이쁘다만 해주면 되는거야~"
"그런가요 .. ? "
"응, 어째뜬, 내일이나 한번 와봐"
동현은 얼떨떨한 기분으로 수화기를 내려놨다.
' 잘된건가...?'
*
"어머, 왔니?"
동현은 다음날 약속한시간에 소연의 가게에 찾아갔다.
밖에서만 봐서 몰랐는데 꾀나 큰 구두매장이었다.
"꾀 크네요..?"
동현은 가게를 둘러보며 말했다.
"크긴뭘~ 오늘부터 해볼래?"
"네? 바로요?"
"저기 저애 금방그만두니까, 그동안 대충 일은 배워놔야지"
소연이 매장안에 있던 한 여자애를 가리키며 말했다.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피부가 새하얀 여자였다.
"저기 누나는 ~ 아영이라고 하거든, 아영이한테 잘배워둬!"
소연은 밝게 웃어보이며 동현에게 말했다.
그런 소연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동현의 가슴이 또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 왜이러지 .. '
동현은 얼떨결에 탈의실에 들어가 깔끔한 하얀셔츠에 베스트를 입고 팬츠까지 갈아입은뒤,
밖으로 나왔다.
"어머~ 동현이 완전 신사네~ 그렇게 입으니까 정말 멋지다"
손연이 두손을 가슴앞으로 모아 손뼉을 마주하며 동현을 훑어보며 말했다.
"... 뭘요.."
동현은 쑥쓰러운듯 말했다.
"사이즈가 잘맞아서 다행이다~,저기 아영아~ 여기 동현이 동생이니까, 잘 가르켜줘"
"네,"
아영은 아무 표정없이 딱딱하게 대답했다.
동현은 그런 아영의 모습에 조금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
"야야 하늘아! 그게 아니고 ! "
"꺼져 개새끼야!"
하늘이 길가 한복판에서 한남의 뺨을 강하게 내리쳤다.
"짝~~! "
길가던 사람이 힐끔힐끔 그 광경을 쳐다보면서 수근거렸다.
"짜증나, 꺼져"
하늘은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에게 말하곤 뒤돌아가버렸다.
남잔 더이상 그런 하늘을 쫓아오지 않았다.
하늘은 집으로 향하면서 분한마음에 어쩔줄 몰랐다.
아랫입술을 지긋이 깨물며 화를 삭히고 있었다.
방금 그 남자와 하늘은 세달동안 교제해왔었는데, 오늘 우연히 바람을 피는 남자의 모습을,
하늘이 보고만것이다.
깊은 감정까지는 아니였지만 , 하늘의 기분은 말이아니었다.
자존심이 쎄고, 솔직한 하늘은 그런 남자를 용서해 줄수 없었고 그자리에서 바로,
이별통보를 했다.
하지만 남자가 그런 하늘을 끈질기게 쫓아와 무슨변명이라도 늘어놓으려는지 구차하게 매달리는걸
하늘은 가차없이 따귀를 날린것이다.
' 아짜증나 , , 바람을 펴도 그런 오크같은년이랑 바람을 피냐'
하늘은 평소에 외모에 굉장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자신을 두고 바람을 핀 남자친구가 괴씸했고,
그 바람 상대가 별 매력도 없는 평범하디 평범한 여자였다는게 화가났다.
하늘이 집현관에 들어서며 신경질적으로 구두를 벗어 던졌다.
"어허,, 구두를 사랑해야지 ~ "
그때 소파에서 널브러져있던 동현이 말했다.
"안닥칠래? 오늘 누나 기분안좋으니까 조용해라"
동현은 금세 풀이죽어 소파속으로 기어들어갔다.
방에 들어가 편한옷으로 갈아입고 거실로 나왔다.
"야, 일어나"
동현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넌 맨날 그렇게 집에서 널브러져있냐?"
하늘이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왜 나한테 신경질이야~~ 그리고 나 오늘 알바구해서 일하고 왔거든! "
"무슨알바?"
"시내 오즈알지?"
"구두가게?"
"응! 나 거기서일해"
"남자새끼가 무슨 여자구두가게에서 일해"
"뭘 모르구만,, 오늘 이쁜 누나들이 내가 구두신겨주니까 디게 좋아라했다고"
"좋단다~~ 여자앞에서 그 한쪽무릎꿇고 신발 신겨주는거??자존심도없냐~ 없어보이게"
"어허~ 자존심이랑 무슨상관이야, 얼마나 멋있어, 여자들은 그럴때 뭔가 모르게 우월감도 느끼고,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동현은 오늘 아영에게 배운대로 다시 하늘에게 구구절절이 늘어놓고 있었다.
"웃기고있다~~ 어쨌든 이왕하는거 열심히해라"
하늘은 그래도 동생이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자기 용돈벌이는 하는걸 보니 내심 자랑스러웠다.
그러면서 동현의 손에 있는 리모콘을 뺏어들고 채널을 돌렸다.
"아! 보고있자나!"
"탁!"
"아악! "
하늘을 동현이 말을 끝내기도 무섭게 리모콘으로 동현의 머리를 살짝내려쳤다.
동현은 아무말없이 입만 삐죽이며 그런 하늘을 노려보았다.
가 없어서 그런지 집안이 조금 횡한 느낌이었다.
영미가 중국으로 간지 이틀째인 오늘, 집안이 휑한 느낌이었지만
동현과 하늘은 별탈없이 지내는듯했다.
*
" 손님, 이거다이거! "
동현이 손으로 권총을 쏘듯이, 두손으로 구두를 가르키며 오바스럽게 두눈을 둥굴게 떠보였다.
"저거보단 이게 딱이네요 손님!! 진짜 이쁜데요! "
여자손님은 즐거운듯 웃어보이며 동현에게 물었다.
"이게 더 이뻐요? 전 저게 좀더 나은것같기도한데 .. "
여자는 방금전 신고 벗어논 검은 구두를 가르키며 말했다.
"누나 다리가 너무 이뻐서 저것도 어울리긴 한데요, 이게 훨신 더 이뻐요!"
"어머, 누나래"
여자손님은 즐거운듯 옆에 친구와 킥킥거리며, 웃어보였다.
"왜요? 제가 더 나이들어보여요?"
동현은 그런 여자들을 보며 말했다.
"아니에요~ 디게 어려보이는데?"
"네, 고3이에요 "
동현은 해맑게 웃어보이며 말했다.
"어쩐지~ 야, 넌 이거 어때"
여자가 옆에있던 친구에게 물었다.
"음,, 괜찮은것 같은데?"
"그래?,,, 이걸로 주세요 "
여자가 결심한듯 동현에게 말했다.
"잘 생각하셨어요!"
동현이 허리를 굽히더니 여자의귓가로 가까이 다가가 살짝 속삭였다.
"이쁘시니까, 제가 2만원 dc해드릴게요"
동현이 말하자, 여자는 살짝 어깨를 움추려트리더니 이내 즐거운듯 다시 웃어보였다.
"고마워요!"
"이쁘게 잘신으세요 !!"
동현이 가게를 나서는 손님들에게 소리치며 꾸벅 인사를했다.
여자들은 가게를 나서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소연은 그런 동현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말했다.
"동현아!"
"네?"
동현이 놀라 뒤돌아 봤다.
"너 아주 여자들 마음을 가지고 놀구나~"
소연은 재미있다는듯 말했다.
사실 동현도 이곳에서 일한지 1주일동안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듯했다.
남중을 나왔고, 남고를 다니고있는 동현은 여자들이랑 딱히 얘기를 많이 해본것도 아니고,
많이 어울렸던것도 아닌데, 손님이 오면 말이 술술나오고, 비위를 잘맞췄다.
아무래도 그냥 하늘이 누나한테처럼 하는것처럼 편하게,, 그리고 매너있게 대하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하니 뭔가 일이 잘되는듯하다는 생각만 가지고있었다.
"너 왜이렇게 장사를잘해?"
"뭘요... "
"너 딱 보니까 바람둥이구나!?"
동현은 놀라 두눈이 휘둥그래졌다.
"사장님 무슨소릴.. 여자한번 안사겨봤는데 .. "
"어머, 진짜? "
"그럼요 ~"
소연은 믿기지 않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사실이었다. 지금까지 특별히 여자한테 관심이없었던 동현이었기때문에,
여자를 사겨본일도 없었다.
"근데 그렇게 여자들을 잘 구슬려~? 끼가보이는데?"
소연이 살짝 눈을 흘기며 말했다.
동현은 그런 소연의 모습이 왠지 귀엽다고 느껴졌다.
그러자 얼굴이 살짝 벌겋게 달아오르느게 느껴졌다.
"에이~ 아니에요 .. "
"얼굴 빨게졌네 ..호호"
소연은 그런 동현이 귀엽다는듯 웃었다.
"그건그렇고 진우는 미국갔어요?"
동현이 물었다.
"응, 어제갔어~ 전화 안했니?"
"이놈 들떠서 정신이없었나보네요,"
"그랬나보네, 실컷놀려구아주.."
"아주머니 혼자 심심해서 어떻게해요?"
"심심하긴~ 동현이가 있잔아"
소연의 말에 동현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심장소리가 소연의 귀에들릴것 같아서 멋적게 웃어보이며 걸레를 가지러 창고로 향했다.
"후 .... "
창고로 들어선 동현은 한손으로 가슴을 지긋이 누르며 크게 숨을 내셨다.
왠지 점점 이상한 감정이 느껴지는듯 해 불안해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