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능향록 16-2장
도시능향록 16-2장
저녁 식사 시간에 산장 안은 한 바탕 야단법석이었다. 막룡이 먼저 고무적인 소식을 선포했다. 왕연이 임신한 것이었다. 이것은 정말 경사스런 일이었다. 모두들 분분히 경축을 하는 것이었다.
비록 약간의 부끄러움을 피하기는 어려웠지만 왕연 또한 격동된 심정을 숨기기 어려웠다. 난소의 발육 불량으로 인해 왕연은 이전에 계속해서 임신을 할 수 없었다. 크고 작은 병원을 모두 다녀 봤지만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계속 호전되는 것이 없자 최후에는 왕연도 낙담을 했던 것이다. 오늘 오후에 검사를 받을 때도 생각치 못한 것이었다. 의사가 말하길 그녀의 난소가 새롭게 정상적으로 발육을 해서 확실히 임신을 했다는 것이었다. 의사의 말은 이것은 하나의 기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허다한 주의 사항을 당부하는 것이었다.
“연언니! 이리로 옮겨서 살아요! “
양이동의 심정은 마찬가지로 격동에 차 있었다. 막가 집안에 정식으로 대를 잇는 일이 발생한 것이었다.
처음으로 막룡의 씨를 밴 여인에 대해 양이동은 어찌됐든 밖에 살게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럼 동생에게 폐를 끼칠게! “
왕연은 이미 어떠한 이유를 대도 양이동의 제의를 거절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몽흔 큰언니! 소매가 무리한 부탁이 있는데 언니가 동의해 주기를 바래요. “
왕연이 승낙을 하는 모습을 보고 양이동은 대단히 기뻐하며 다시 말머리를 진몽흔에게 돌렸다.
“동생 자네가 무슨 말을 해도 내 최대한 힘닿는 대로 해볼게! “
진몽흔은 일시에 양이동이 무슨 부탁을 할지 모르겠는 것이었다.
“큰언니도 나랑 옥려들이랑 낮에는 일하느라 아주 바쁜걸 잘 알잖아요. 영아와 한빙도 믄토우 매장 일을 처리해야 하고요. 이러면 왕연 언니가 이곳에 와도 낮에는 늘상 혼자 집에 있을 수 밖에 없으니 내 생각에 큰언니도 여기서 사는게 좋을 것 같아서요. 아예 함께 이사를 와서 연언니를 돌봐주는게 낳을 것 같아요. “
양이동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었다. 만일 진몽흔도 건너 온다면 자신의 걱정 한 가지가 없어지는 것이었다.
“이… 러면 안될까… 내가 낮에는 건너와 왕연과 같이 있다가 저녁에는 다시 돌아 가는… “
양이동의 요청에 진몽흔은 왕연하고만 이사해 오라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딸과 한빙도 반드시 함께 오라는 것이었다. 막내 딸 심람은 일찍이 이곳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만일 자신이 또 이사해 온다면… 진몽흔은 일시에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양이동이 진몽흔을 건너다 보는 눈빛 속에는 그녀가 이미 자신과 막룡의 관계를 알고 있음이 드러나 있었다.
“엄마! 엄마 그냥 사양 말고 이사해와요! 그래야 우리 시어머니를 잘 돌봐주죠. 우리 모두 함께 살며 시끌법적 재미있게 살아가면 이것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어요! “
심영 또한 이것이 엄마를 이사해 건너 오게 만들 좋은 기회로 여겼다.
심람과 왕연 그녀들 역시 이사 오는게 좋다고 말을 하니 진몽흔은 최종적으로 함께 살기로 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문제가 모두 만족스럽게 해결이 되니 모두들 굉장히 기뻐했다. 특히 막룡이 그러했다.
하늘가에 걸린 은색 갈고리 하나, 그 옆으로는 점점히 뭇별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막룡은 화원의 긴 의자에 앉아 품 속의 양이동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마음 속으로 갑자기 한 줄기 빚을 진 듯한 감정이 치밀어 올라 얼마나 오랫동안 이렇게 그녀를 안고 함께 달을 감상하고 있는건지 몰랐다.
양이동이 신체를 꿈틀대며 막룡이 그렇게 꼭 끌어 안지 못하도록 하며 기지개를 폈다. 양이동의 일 처리는 깔끔했다. 저녁 식사를 한 후 손옥려를 대동시켜 심영과 한빙과 믄토우로 돌아가 일상생활 용품을 챙겨 가져오게 했다. 자신과 왕흔 그리고 심람은 집에서 방을 치웠다. 왕연 또한 같이 도우려 했지만 양이동에 의해 제지 당했다. 현재 그녀는 중요한 보호 대상이었다. 하지만 왕연은 쉬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라 그녀들이 방을 정리하는 시간에 주방으로 가서 한바탕 청소를 하는 것이었다.
막룡은 국색천향의 양이동이 기지개를 키는 것이 그렇게 아름다울 줄은 생각을 못했었다.
“누나! 고생 많았어. “
막룡은 새롭게 양이동을 끌어 안고 그녀의 선이 우아하니 고상한 목에 쉬지 않고 가볍게 입맞춤을 했다.
막룡의 두터운 입술이 자신의 목에서 꿈틀대니 마치 춘풍이 호수 면을 쓸어 올리는 것 같았다. 양이동은 특별히 이러한 느낌을 좋아했다. 막룡의 무릎 위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곧바로 그의 사타구니 변화를 알아 차릴 수 있었다. 정말 분위기를 망치는 것이니 양이동은 매력적인 붉은 입술을 삐죽이며 가볍게 막룡을 두어번 두들겼다.
막룡의 눈 안에 비친 그 삐죽인 붉은 입술은 자신보고 키스를 해달라는 초청의 암시인 것 같았다.
“맞아! 참아야 하는게 삼개월 내에는 왕연 언니와 사랑을 할 수 없어. 알았지? “
이렇게 낭만적인 정경에서 생각치도 못하게 양이동은 갑자기 걱정을 하는 것이었다. 막룡의 자제력에 대해 그녀는 줄곧 마음을 놓지를 못했다.
막룡은 이 순간 대단히 감동을 했다. 양이동은 언제나 그렇게 사려가 깊은 것이었다.
“누나! 내 아이를 낳아줘! “
막룡의 말투는 전에 없이 진지했다.
“네가 내 성질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나 생각해 볼게. “
양이동 또한 막룡의 아이를 낳고 싶었다. 특히 현재 왕연이 임신한 것을 알고 난 후 더욱 그랬다.
“됐어! 난 가서 혜방이 잘 자나 볼게! “
아이를 떠올리자 양이동은 장혜방을 떠올렸다. 최근 장혜방은 시험 공부를 하느라 밤 늦게까지 공부중이었다. 양이동은 공부와 휴식의 적절한 배합을 위해 반드시 수면시간을 중요시했다.
“왕흔이 감독을 하잖아. 누나 너무 신경 쓰지마! “
막룡은 양이동을 꼭 끌어 안고 그녀가 떠나지 못하게 했다.
“너도 다른 후궁을 찾아 빨리 잠자리에나 들어. 나 가서 보지 않으면 안심이 안돼. “
양이동은 여전히 딸을 보러 가려 했다.
“오늘밤 짐은 이 황후마마와 함께 할 것이니라. “
양이동은 끊임없이 완미한 옥체를 꿈틀대며 더욱 막룡의 애간장을 태웠다.
“그럼 우리 방으로 돌아 가는 길에 혜방이를 보러가. “
막룡이 정말 자신을 놓아주려 하지 않자 양이동은 타협안을 제시했다. 딸이 안심하고 시험을 준비하도록 하기 위해 양이동은 그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안방에서 옮겼던 것이다. 양이동은 매일 잠자기 전 보러 건너가는 것이었다.
“이 안의 경치는 역시 정말 끝내줘! “
막룡은 이미 양이동의 가슴 앞 단추를 풀고 있었다.
당인은 눈 앞에 도도하게 흐르고 있는 전당강의 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 번 발출된 탄식이 그치지 않았다. 매번 중대한 결정을 할 때 마다 그는 모두 이 곳으로 와 한동안 조용히 있는 것이었다. 횡단산맥에서 온 남자와 이 우아하고 아름다움이 충만한 도시는 줄곧 어울리지가 않았다.
이 안의 그 청수한 작은 산은 마치 인공으로 쌓아 놓은 가산 마냥 정교했다. 조금도 사람의 눈길을 끄는 험악함이나 웅대함 같은 것이 없었다. 당인은 어릴 때부터 특별히 우뚝 솟아있는 산 사이를 맴도는 매를 좋아했다. 자신의 영혼을 위탁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었다.
현재 그는 이 건방진 매를 단지 이 도시의 철강으로 이루어진 숲에서 굽어 볼 뿐이었다. 이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언제나 당인으로 하여금 더욱더 실의에 빠지게 했다. 다만 매년 전당대조만이 당인에게 약간의 위로를 던져 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또 그 때가 아니었다.
이 도시에 온 이래로 당인은 그의 예지를 사용함에 두려움이 없었고 또한 악랄했다. 십년이 지나지 않은 시간에 화려한 전기를 써내려 간 것이었다.
“사장님! 모든 안배가 되었습니다! “
주석(周碩)이 작은 목소리로 당인에게 몸을 기울이며 말했다. 그는 이 사람이 자신 마음 속에 마치 신과 같은 존재의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미 결정은 내려진 것이었다. 무슨 결과가 닥치든 자신은 영원히 그의 좌우를 쫓을 것이었다.
고개를 돌려 주석의 힘있는 자세를 바라보고 당인은 심리적으로 한 줄기 위로가 되는 것과 동시에 또 한 줄기 송구함이 있었다. 자신의 전우들 속에 주석의 나이가 가장 어렸다. 하지만 그와 함께 한 시간은 가장 오래된 것이었다.
당인은 그를 발탁한 것에 그치지 않고 그에게 한 부문을 맡기려 했다. 하지만 매번 주석은 모두 거절했다. 계속해서 자신의 신변에서 자신의 일상 생활을 보살폈다. 운전기사, 보디가드 또는 비서로서 보좌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어떠한 일도 크고 작은 것에 상관이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십 년 동안 주석은 거의 매일 자신보다 늦게 잠들었고 자신보다 일찍 일어났다. 하지만 매번 그를 볼 때 마다 그는 언제나 그렇게 원기왕성했다. 당인은 주석이 이미 자신 생활중에 없어서는 안될 일부분이 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번 만나는 것에 대해 어떠한 기록도 남겨서는 안돼! “
당인은 말을 마친 후 멀지 않은 곳에 세워 놓은 아우디 A8를 향해 걸어갔다. 주석이 일절 모든 것을 적절히 안배할 것이었다.
강남 제삼감옥 안에서 왕부곤은 인내심 있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당인이 반드시 자신을 만나러 올 것을 알고 있었다. 권력의 정점으로부터 죄수로 전락한 것이었다. 동시에 또 사랑하는 아들과 불미스럽게 생사 이별을 한 것이었다. 이러한 고통 속에 왕부곤은 어떻게 견디어야 할지 모르는 것이었다.
그 동안 또 다른 나쁜 소식이 전해져 왔다. 수십 년 동안 서로 의지를 해온 아내 또한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었다.
사랑하는 처의 최후의 모습 조차 보지 못한 것을 생각하니 왕부곤은 뜻밖에도 일종의 해탈한 감각을 느끼는 것이었다. 자신은 이미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반면 교재로 보이는 것이었다. 처와 아들이 이미 그의 곁을 떠났으니 왕부곤은 이미 이 길고 지루한 감옥생활을 견딜 용기가 없었다. 그는 자신의 생명을 끝내기 전에 한 가지 큰 일을 처리하기를 원했다.
“5302! 면회 왔다! “
옥문 밖에서 교도관의 음산한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왕부곤은 미미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이처럼 자신을 비웃게 되는 것을 어쩔 도리가 없었다. 당년 권세를 떨치던 이름은 어디 가고 이곳에서는 숫자로 구성된 죄수번호로 불리는 것이었다.
그의 이전 신분을 마지막으로 감안해준 덕으로 감옥 안에서 왕부곤은 한 칸 독방을 안배 받았다. 그를 기타 죄인들의 괴롭힘으로부터 피하게 해준 것이었다.
“당신의 상태가 제가 상상한 것 보다는 아주 좋습니다! “
당인은 면회실 의자에 앉아 여송연 한 개비를 왕부곤에게 건네 주었다. 면회실은 아주 간단했다. 단지 탁자 하나와 의자 두 개가 있었다. 그 밖에 벽 위에는 두 대의 감시 카메라가 있었다.
왕부곤이 들어온 후 교도관은 밖으로 나가 문을 닫았다.
“쿠바 아바나 여송연! 삼천 오백개 밤낮으로 향기롭고 진한. 내 이미 지난번 만끽했던 것이 언제였던가. “
왕부곤은 한 입 깊이 들여 마시고는 다시 천천히 내뱉었다. 입을 벽 위에 감시 카메라 머리를 향한 후 뱉는 것이었다.
“내가 이곳에 온 것을 아무도 모릅니다! 만일 당신이 이 곳을 떠나고 싶다면 내일 저녁 무렵 셰계의 어느 곳 이라도 도착하게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가고 싶어 하기만 하면! “
당인은 왕부곤에게 마음을 놓으라는 손동작을 했다.
“난 현재 일개 외톨이 늙은이일세. 이 곳에 있는게 좋아! 내 자네에게 인정 하나를 빚진 것을 기억하겠네. “
왕부곤은 웃으며 손을 휘저었다.
“확실히 말하는게 오조명이군! “
당인은 예전부터 다른 사람의 은혜를 잊은 적이 없었다.
“현재 나는 자네로 하여금 이 인정을 생각하게 하네! “
왕부곤은 당인을 바라보며 다시 여송연 한 모금을 빠는 것이었다.
이미 새벽 세 시였다. 주석이 당인의 침실문 입구에서 잠시 주저하다 문을 두드렸다.
“석이냐! 들어와! “
안에서 당인의 약간은 목이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장님! 일이 벌어졌습니다! “
주석은 비록 입으로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하는 것이었지만 신색은 전혀 긴장하고 있지 않았다.
“왕부곤이 죽었군! “
당인의 신색은 마치 늘상 갖고 노는 손안의 꽃모양의 브로치를 다루는 것 같았다. 많은 일들이 그의 예측 안에 있었다.
“반 시간 전입니다! “
당인의 선견지명에 대해 주석은 일찍이 이미 습관이 되어 있었다.
“보아하니 또 세상이 떠들석 하겠군! 외지의 형제들에게 통지해 내일 이 곳에서 저녁을 먹자고 해! “
주석은 다시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 가볍게 문을 닫았다. 당인은 계속해 손안의 브로치를 갖고 놀았다. 갑자기 내심 깊은 곳으로부터 일진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 전해져 왔다. 당인은 일종의 예감이 들었다. 그가 태어난 이래 처음 만나는 최강의 적수를 만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이 이년간의 치열한 전투 속에서 벗어날 수도 있을지 모른다. 당인의 이 예감은 뜻밖에도 한 줄기 갈망을 담고 있었다.
식탁이 매우 깨끗했지만 당인은 여전히 또 반복해서 한 쪽을 닦았다. 이 점이 주석과 같지 않았다. 당인은 문제를 사고할 때 청소를 할 때 진행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주석이 요리를 하는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심정이 가라 앉으며 평정을 되찾는 것이었다.
문에서 벨소리가 들려왔다. 주석은 최후의 요리를 식탁 위에 내려 놓고 문을 열러 갔다. 당인은 여전히 냅킨을 이용하여 가죽 소파 위의 틈까지 세밀하게 닦았다. 이 외진 별장 안에 단지 그와 주석 두 사람만이 거주했다.
비록 들어온 사람은 적지 않은 것이었지만 바닥을 밟는 발걸음 소리는 시종 일치됨을 유지했다. 이러한 정연하니 숙련된 소리는 마치 무궁한 역량을 선포하는 것 같았다.
“소대장님께 경례! “
들어온 사람들은 일렬로 서서 당인을 향해 경례를 했다. 비록 이미 군복을 벗은지 십 몇여년이 흘렀지만 그들의 체격은 여전히 힘이 있었고 동작은 일치했다. 눈빛 또한 여전히 냉정하고 날카로웠다.
당인은 한 줄기 격동과 시큼함을 느꼈다. 그는 최근 자신이 약간 민감해진 것을 알아 차렸다. 그들을 둘러보며 당인은 답례 경례를 했다. 당년 호방하게 천하를 호령했던 삼십 아홉 명의 용사중 현재 열 두 명만이 남은 것이었다. 다시 주석을 바라봤다. 자리에 있는 사람중 그만이 유일하게 경례를 하지 않았다. 부대를 떠난 그 날부터 주석은 다시는 부대의 칭호와 예절을 하지 않았다.
“먼저 식사부터 하자고! 석이의 요리 솜씨가 또 진보했어. “
당인은 모두들 자리에 앉도록 안배를 하는 것이었다.
“왕연 언니! 다음날 다시 만나서 이야기 계속해요. 나 저녁에 논문 한 편 마저 써야 해서요. “
손옥주가 우아하게 일어서서 작별인사를 했다.
“정말 미안해. 이렇게 오래 시간을 뺏었네! 밥이나 먹고 가는게 어때! “
왕연은 진심으로 만류했다. 이 순간 그녀의 원래 평탄했던 배가 이미 약간 불룩해져 있었다.
“언니의 호의는 고맙지만 오늘은 힘들어요. 나 아직 자료도 더 조사 해야해. 다음에 다시 와서 귀찮게 할게! “
손옥주의 미소는 항상 봄바람과 같았다.
“기왕에 그러면 나 더 못 잡겠네. 람아! 손교수님 좀 모셔다 드려. 길 조심하고! “
손옥주가 정말 일이 있는 듯 하자 왕연도 더 이상 조르지를 않고 심람을 불러 손옥주를 집으로 데려다 주라는 것이었다.
왕연은 그동안 잡지를 한 권 봤다. 안에는 태아가 출생하기 전에 늘상 어떠한 사람과 접촉을 하게 되면 출생 후에 그 사람을 닮는다고 되어 있었다. 따라서 왕연은 최근 특별히 양이동과 손옥주와 대화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녀들 역시 왕연을 대단히 좋아했다. 비록 왕연은 그녀들에 비해 교양과 수양은 부족했지만 왕연의 성격중의 소박함과 호탕함도 대단히 얻기 어려운 것이었다.
동시에 왕연은 심사 또한 대단히 섬세하고 후해졌다. 매번 매장에 오면 신모델의 복장을 골랐다. 왕연은 심영과 한빙을 시켜 그녀들 매 한 사람을 위해 한 벌씩을 보냈다. 비록 물건의 가격은 생각치 않더라도 이러한 씀씀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에 대해 신경을 써준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것이었다. 계속해서 양이동과 손옥주 그녀들이 대단히 감동하는 바였다.
문입구에 막룡이 들어 오다가 주동적으로 심람에게 손옥주를 데려다 주는 것을 인계 받았다. 최근 왕연과의 관계 때문에 손옥주가 이 곳을 방문하는 것이 잦아졌다. 대부분 막룡이 그녀를 데려다 주었다.
“손교수님! 어째 말이 없으세요? “
막룡은 돌아 가는 길에 손옥주가 약간 침울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줄곧 차창 밖의 경색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듯 했다.
“당신네 집안 사람들의 복잡한 인물 관계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어요! “
손옥주는 머리를 비스듬히 해서 마치 화를 내고 있는 것 같이 막룡에게 눈을 부라렸다.
자신의 이 여인들 간의 관계를 생각하자 막룡 또한 도리 없이 웃고 말 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손옥주가 눈을 부라려 올 때 대부분의 여인들이 매혹적인 눈빛을 보내올 때 보다 훨씬 매력적이라는 것을 느꼈다. 막룡은 감히 마음 속의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 다만 착실하게 차를 몰 뿐이었다.
“좀 있다가 우리 부모님이 오실 것 같아요. 옥려가 말 했나요? “
손옥주는 그녀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일에 대해 말을 꺼냈다.
그녀의 아빠는 대단히 고루하고 보수적인 사람이었다. 게다가 성격도 아주 급했다. 만일 그 노인들이 손옥려가 단지 막룡의 여자 친구들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사태를 긍정적으로 수습할 수 없을 것이었다. 그 때가 되면 손옥려 반드시 가법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고 손옥주 또한 언니로서 책망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었다.
막룡이 평시에는 온순하고 품위가 있지만 사실 뼛속은 아빠와 같이 대단히 강한 남자라는 것을 손옥주는 마음 속 깊이 분명 알고 있었다. 그들간에 무슨 충돌이라도 발생할까 두려웠다. 손옥주는 아빠가 내려 온다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 계속 그것이 걱정이었다.
“옥려가 이 일을 말한 적이 없어요! 그녀는 무슨 생각일까요? “
막룡 또한 긴장이 되었다. 그 역시 그 미래의 장인 어른이 상대하기 쉬운 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기집애! 하루 종일 생각 없이 뭘하기에 너한테 일깨워주지도 않았나보네! 떠들석한 배가 다리목에 자연히 똑바로 도달하는건데 완전 아무 생각없이 그럭저럭 지내나보네. “
손옥주는 약간 화가 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동생이 생활상 세밀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그녀 역시 별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었다.
“옥려가 최근에 아주 바빠서 분명 저한테 말을 하지 못한걸거예요. “
막룡은 연망히 손옥려를 변론해 손옥주의 기분을 가라앉히려 했다. 사실 그의 생각도 손옥주와 완전 일치하는 것이었다.
“옥려가 바쁘다니? 이 며칠간 나도 그 애 그림자도 못 보긴 했는데. “
손옥주는 생활적인 것은 대단히 여동생에게 관심이 많았지만 그러나 업무상의 사정은 별로 물어보질 않는 것이었다.
“며칠 전 감옥에 있던 왕부곤이 자살을 했어요. 죽기 전에 자백서를 남겼는데 적지 않은 사정을 적어 놓았어요. 거기에 연루된 사람들이 적지 않아요. 옥려가 이 사건을 조사를 하고 있어요. “
막룡은 간략하게 설명을 했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손옥주가 거주하는 단지에 도착했다.
“손교수님! 막사장님! 이제 돌아 오시네요! “
단지의 경호실 보안 한 명이 주동적으로 그들을 부르며 인사했다.
이 보안은 새로 왔는데 삼십대의 나이로 말씨를 보면 허베이의 바오딩(保定) 말씨였다. 중간 정도의 키에 착실해 보이는 인상이라 매우 빠르게 단지에 사는 사람들과 친숙해져갔다.
“풍아저씨! 고생 많으시네요. “
막룡은 문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이 풍선량이라는 보안에게 몇 마디 인사치레를 건넸다.
“인민복무를 위해! “
본시 농담을 잘하는 풍선량은 이 때 표정을 엄숙하게 하며 경례를 했다.
“다음에 이야기 좀 해요! “
막룡은 하하 웃으며 단지 안으로 차를 몰았다.
풍선량과 막룡이 인사를 나누는 것을 들으며 손옥주는 약간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녀와 막룡을 마치 부부 두 사람 같이 여기는 것으로 들렸기 때문이었다.
당인은 사무실 안에 앉아 재무회계 담당자가 보내온 자료를 보고 있었다. 한 편으로 손 안의 꽃 모양의 브로치를 주무르고 있었다.
만약 세밀히 관찰해서 네가 발견할 수 있다면 이 브로치는 세 송이 은으로 만든 해당화를 조성한다. 하지만 현재 한 송이가 모자르는구나.
산응집단의 사장으로서 그는 평상시 일이 그리 많지 않았다. 회사의 업무에 그렇게 분주하게 관여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당인은 매일 단지 세 가지 일만 처리를 했다. 나머지 일은 모두 그의 수하들이 해결했다. 사무실의 문이 두 번 소리를 내자 즉각 열렸다. 이 안으로는 단지 주석 만이 이렇게 들어올 수 있었다. 당인은 반대편 의자에 주석을 앉도록 손짓했다. 입가에는 한 줄기 보기 드문 웃음이 노출되어 있었다.
“사장님! 뭐 좋은 소식이 있습니까? “
주석은 당인이 웃는 것이 극히 드물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니야! 자조의 웃음이야! 내가 아주 머리 나쁜 착오를 범했거든. 나 자신 조차도 웃게 만드는 착오를. “
당인의 얼굴색이 순간 다시 엄숙해졌다.
주석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당인이 자기에게 말할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 투자부의 그 소위 엘리트라는 놈들에게 상업계에서 남풍집단을 저지하게 시켰거든. “
당인은 미미하게 팔목을 휘저었다.
“보아하니 효과가 그다지 이상적이지 못했군요! “
주석은 이미 결과를 예측하고 있었다. 요즘 그는 계속 다른 일로 바빴었다. 이 일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었다.
“이건 하나의 멍청한 결정이야! 몇 번의 회합으로 우리의 완벽한 패배라고 할만해. 하지만 이 것 또한 이치에 맞는거야. 우리 산응집단과 그들 남풍집단은 비록 업무상 약간 중첩이 되지만 쌍방의 핵심 골간은 업종이 같지가 않아. 우리와 관련된 자원을 이용하여 싸움을 걸어봐야 절대 그들의 주력이 아니거든. 그러니 이런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지! “
이 번 실패에 대해 당인은 마음에 두지 않는 것이었다.
“양이동이 그렇게 상대하기 어렵습니까? “
주석은 상대방의 실력에 대해여 자신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양이동! 상업계의 승리여신이지! 그녀의 손안에 적들은 모두 노리개가 되었어! 내 다행히 일차 회합 때 일면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녀의 풍채는 나로 하여금 잊을 수 없게 만들더군. “
당인은 손 안의 브로치를 주물렀다. 마치 당시의 정경을 회상하는 것 같았다.
“정말 그녀 본인을 보고 싶군요! “
주석은 당인이 이렇게 한 여인을 추앙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너도 그녀를 보게 될거야! 나의 양이동에 대한 것은 단지 간단한 감상일 뿐이야. “
당인은 브로치의 은줄을 매만지더니 그것을 자신의 목에 걸었다.
“사장님! 우리는 이미 막룡, 손옥려 그들의 행동 규율을 파악했습니다. “
주석은 당인의 이 동작을 보고 정식으로 일을 하려 한다는 것을 알아 차렸다. 바로 요즘 조사한 기록을 당인에게 넘겨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