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화 21화
야화 21화
야생화는 대부분 꽃잎이 작고 줄기가 튼튼하다. 세찬 바람을 견뎌 내야 하기 때문이다. 호리호리하고 작고 아담하게 생긴 여인이, 달 덩이처럼 허여멀건 공주와 마주 앉아 있었다.
어찌 보면 공주는 푸석푸석하고 약해 보이는 반면, 마주 앉아 있는 여인은 탄탄하고 때글때글하게 보였다. 두 사람이 아주 상반되어 보이는 첫 인상이었다.
야생화는 야생화다. 사람들이 그냥 스쳐 지나가지, 뒤 돌아 보지 않는다. 그런데 야생화를 하나하나 뜯어 보면 모든 야생화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톡톡 튀는 개성 있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산 중에서 야생화만 보고 자란 천 풍림이 보았다면 당장 손에 꺾어 들었을 것이다.
"언니의 이야기를 다 들어 보고 나서 결정을 해도 늦지 않아 이 계집애야"
"언니의 고집은 알아 주지만, 해도해도 너무한 것 아냐?"
"계집애야! 여자의 행복이 어디에 있는 줄이나 알고 하는 소리니?" "그야... "
"틀렸어...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고상한 것은 가식이지, 그런 행복은 행복이 아니야... 진정한 행복은 말이야 가식이 없는... 벌거벗고 남녀가 딩구는 치태 속에 있단 말이다"
"어머머 어머머... 망칙해라... 이제는 못할 소리가 없네"
"내 이야기를 귀를 씻고 잘 들어야 한다...너도 잘 아는 꽃 할아범이 누군 줄 알고 있니?"
"꽃 할아범이 꽃 할아범이지 누구이기는 누구야"
"쯧... 무림의 고수란 말이다. 그것도 아주 유명한..." "뭐라고?..."
"숙부가 만사통이라서, 네가 모르는 고수는 없는 것 같지?... 너 여명부와 석양부의 전설을 알고 있니?"
"무림인치고 그 전설을 모르는 사람이...그 그 그럼 여명부를 가지고 있다는 파안섭영이란 말이야?"
"그래! 나의 사부이기도 하지... 신공절기를 모두 수련하고 난 나는, 작년 여름에 석양부를 가졌다는 소안독심의 제자를 찾아 나섰지 뭐겠니..."
공주는 봉선화에게 지난 이야기를 하기 시작 하였다. 파안섭영의 제자가 손에 들고 있는 석양부를 확인하고, 그를 따라 가서 전설이 거짓이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석양부가 몸 안으로 녹아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하며 실제로 소매 안에서 석양부가 튀어나오게 하여 보여 주었다.
"어머머 어머머...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도끼가 어떻게 몸 안으로 녹아 들어 갈 수가 있느냔 말이야"
"우리 두 사람도 실제로 당하기 전까지는 믿지 않은 것이 사실이야...그러나 일주야만에 이렇게 몸 안으로 녹아 들어가 기(氣)로 변할 줄 누가 알았겠어...잠영환부(潛影幻斧)와 봉황비상(鳳凰飛翔)이라는 두 가지 절초를 수득한 것만으로도 적수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어... 그런데 날이 갈수록 나는 냉기가 강해지면서 월경이 뚝 끊어지고, 사내는 양기가 강해지면서 몸이 불구덩이 속으로 타 들어가는 것 같다지 뭐겠어"
"그럼, 음양 합환대법을 선택했겠구려"
"그래! 모르는 것이 없구나... 음양 합환대법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지? 그래서 소안독심이 천면신공의 비급과 유가신공의 비급을 수득했다는 동굴로 찾아 들어갔지 뭐겠니"
"아니, 천면신공의 비급을 얻었다고?"
"놀라기에는 아직 일러 이 계집애야... 음양 합혼대법을 완성하면서 두 사람 모두 심안을 뜨게 되고, 동굴 벽 안에 숨겨진 유택을 찾아 들어가서 더 큰 기연을 얻어 신화경의 마지막 단계라는 부공삼매의 경지에까지 도달했지 뭐겠니"
"어머 부러워라... 축하해 언니..."
"계집애야! 축하는 네가 받아야지... 그 사내 봉이 오늘밤 너의 생사현관을 뚫어 주려고 온단 말이다"
"내 생사현관을?..."
"그래 우리가 어렸을 때 소꿉놀이를 하면서, 우리는 커서 둘 다 한 남자의 아낙이 되자고 한 말을 잊었니?"
"그것은 철없는 어린 시절에 한 말이 아니겠어"
"나는 여인으로서 최고로 행복해...더 이상 행복을 바라지 않아도 좋을 만큼 행복해... 내가 그렇게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 것은, 하루에 열 번도 더 죽어 넘어지기 때문이야"
"죽어 넘어져?..."
"그 사내하고 정사를 벌리는데, 하루 밤 사이에 천당을 열 번도 더 오락가락 한다는 말이다"
"망칙해라..."
"지금은 그런 것 같지?... 우리는 잠영공으로 그림자로 변해서, 밤마다 다른 사람들의 정사를 엿본단다. 그런데 별별 사람들이 다 있어... 그러나 우리들이 하는 정사에 비하면 그것은 어린애 장난에 불과해... 시시해서 못 봐 줄 정도야... 그런데 그 시시해 보이는 정사를 네가 보았다면 너는 까무러칠 정도야...여인의 음부를 핥고 빠는 것은 약과란 말이다"
"에잇, 듣기 싫어! 추잡하고 더럽고..."
"호호 호호... 그런 것 같지?... 후궁들이 왜 뻔질나게 내시를 불러들이는지 알기나 하니?... 내시는 사내 구실을 못하는 쓸모 없는 물건을 사타구니에 달고 다니는데, 후궁들이 왜 내시를 불러 들이겠니... 남근 대신에 손가락을 사용하고, 입으로는 물고 빨고 핥아 주기 때문이란다... 알아 듣겠니 이 맹추야... 추잡하고 더러운 것 같지만, 우리는 그렇게 해서 태어 날 수 있었다는 것도 알아야지..."
"듣기 싫어... 그만해 그만"
"호호 호호... 나는 말이야 온 집안이 떠나가도록 나 죽네 나 죽어 하고 소리를 치면서 죽어 넘어진단 말이다"
"어머나 세상에... 부끄럽지도 않 수?"
"밤새 그 소리를 듣고 잠 못 이룬 사람들이, 다음날 아침 나를 보면 빙그레 웃거나 생긋 웃는데, 뒷구멍에서 뭐라고 그런 줄 아니? 뻐꾸기가 뻐꾹 뻐꾹 울어 댄다고 한단다 홋 홋 홋...."
"언 닛! 언니는 지금 나더러도 뻐꾸기가 되라는 소리 아니 유?"
"홋 홋 홋... 뻐꾹 뻐꾹 울던 짹 짹 울던 그것은 네 마음대로지만, 천당에 가는 그 황홀경은 말로 이루 다 표형 할 수가 없단 말이다... 그런 행복을 외면할 작정이니?... 또 한가지, 너는 황금전장을 어찌 생각 하니?" "?...."
"황금전장을 송두리째 집어 삼킬 생각인데, 계산 빠른 사람이 너 밖에는 없단 말이다... 그래서 생사현관이 뚫린 네게, 우리 두 사람이 1갑자 정도의 공력을 더 실어주고 나서, 천면신공과 잠영공을 네게 전수해 주고, 황금전장을 네게 맡길 생각인데... 싫다고 할 수 있겠니?..."
"이래라저래라 간섭을 하지 않고 내가 하는 대로 전적으로 내게 맡길 수 있겠어?"
"홋 홋 홋...그래서 너를 끌어 들이는 것 아니겠니"
"호호 호호... 내가 뻐꾸기가 되는 것은, 내 기량을 모두 펼쳐 보일 기회가 없었는데, 이제는 내 기량을 마음껏 발휘 할 수 있게 되었어... 3년 안에 지금의 3배 정도 되는 수익을 올릴 께"
"홋 홋 홋... 황금전장이야 끓여 먹든 말아 먹든 네 마음대로 해도 되지만, 뻐꾸기 울음소리가 나보다도 더 커지면 가만 안 두겠어"
"설마?... 내가 언니처럼 낯 두껍고 뻔뻔해 지겠어?"
"호호 호호... 오늘 밤 뻐꾹 뻐꾹 울기만 해 봐라"
"울라고 찌르는데 울지 않을 뻐꾸기가 어디에 있겠어... 아파서 울던 기뻐서 울던, 찔러 오면 울어야 하는 것 아냐?"
"나쁜 계집애! 기왕에 울꺼면서 사람 애간장을 모두 태울 것은 뭐 람"
"그래야만 값이 올라간다는 것도 몰라? 호호 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