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화 30화
야화 30화
"기막힌 절경이오... 우리가 평생 여기에서 살아도 여기만한 곳은 없을 것 같구려... 우선 동굴 안을 살펴보고 나올 것이니 여기 있구려"
"싫어요 나도 같이 갈래요"
"옥매가 저 높은 곳을 뛰어 올라갈 수 있단 말이오?"
"오라버니가 안고 올라가면 될 것 아닌가요?"
"내가 옥매를 안고?... 낄 낄... 옥매는 사내들의 생리가 어떤 것인지 나 알고 있소?"
"어떤 것인데요?"
"안아 보면 만지고 싶고, 만지고 나면 뚫고 싶은 것이라오"
"언제 뚫어도 뚫을 것 아닌가요? 만지고 싶으면 만지면 되잖아요"
"낄 낄 낄... 만지고 뚫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기나 하오?"
"잘은 모르지만 어렴풋이 짐작은 해요"
"낄 낄 낄... 그럼 옥매가 먼저 나를 한 번 만져 보겠소?"
나는 등에 짊어지고 있던 보퉁이를 그제야 땅 바닥에 내려 놓았다. 두 사람이 깔고 자야할 호피와, 음식을 끓여 먹을 수 있는 작은 철 냄비 따위였다. 나는 짐을 내려 놓고 아옥을 끌어 당겨, 아옥의 손을 내 바지 속으로 디밀었다.
멋 모르고 내 남근을 쥐어 본 아옥이 흑 하며 헛 바람을 삼키고 놀랐다. 그러면서도 내 남근을 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소녀들의 강한 호기심이었으리라.
"만져 본 소감이 어떻소?..."
"이렇게 크고 굵은 것이... 무서워요..."
"낄 낄... 나도 옥매를 만져 보고 싶지만 지금은 참아야 하겠소... 동굴 안을 살펴 보고, 당분간 우리가 기거해야 할 보금자리를 만든 다음 천천히 만지도록 하겠소... 자 내가 옥매를 안고 동굴 안으로 올라 갈 테니 그만 손을 빼요"
그전 같았으면 혼자 오르려고 해도, 8~9장 정도의 높이라면 혼자서도 어려울 것인데 더군다나 한 사람을 안고 오를 생각은 꿈도 꾸지 못 했을 것이었다. 그런데 10장 길이의 은형철삭이 있었던 것이다. 내 오른쪽 손목에서 거미줄 보다도 더 가는 철삭이 튀어나가 동굴 천장에 박히는 것과 동시에, 나는 궁신탄영(弓身彈影)의 기법으로 가볍게 동굴 안으로 들어 갈 수가 있었다.
"어머나~... 무슨 신법이지요?"
"한꺼번에 알려고 하지 마시오... 천천히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이오"
""어머나... 야광주 가 아닌가요?"
나는 품안에서 야광주를 꺼내 들고 동굴 안을 살피기 시작 하였다. 사천에 있다는 폐 장원의 지하에 들어 가려면 야광주와 용봉잠이 절대로 필요했던 것이다.
동굴 안은 생각 보다도 건조 했다. 어디선가 바람이 통한다는 것은 동굴이 맞 뚫려 있는지도 몰랐다. 그만큼 깊은 동굴이었다. 하루 이틀 동안에 탐사하기에는 동굴이 너무 넓고 깊었다. 우선 두 가지 일을 해야만 했다. 하나는 연기를 피워 해충이나 독충을 몰아 내야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바닥을 편편하게 고르는 일이었다.
"옥매! 당분간이지만 우리가 편히 누울 수 있게 동굴 바닥을 편편하게 고르는 일과, 생 나무를 태워 연기를 피워서 독충을 몰아내는 두 가지 일을 해야만 하겠소"
"바위로 된 동굴 바닥을 무엇으로 편편하게 고른 다지요?"
"놀라지 말고 보고만 있으면 되오"
내 왼손 팔 안에서 여명부가 튀어 나왔다. 아옥이 놀랄 틈도 주지 않고 여명부가 바위덩어리를 두부 자르듯 다듬어 나가기 시작하였다. 순식간에 두 사람이 누울 만큼 넓은 바닥이 편편하게 다듬어지고 골라졌다.
"세상에... 혹시 전설에 떠도는 여명부가 아닌가요?"
"낄 낄...아마도 그런 것 같소"
"아마도 그런 것 같다고요?... 나를 얼마만큼 놀라 킬 작정이지요?"
"간이 떨어져 나갈 만큼... 낄 낄 낄... 연기를 피워야 할 나무를 가지고 와야 하는데, 여기에 있겠소 아니면..."
"같이 갈래요... 같이 갈래요..."
"낄 낄... 또 내 가슴에 안기고 싶은 것이오?"
"그게 아니고... 오라버니가 나를 놔두고, 혼자 어디론가 그냥 사라질 것만 같단 말이에요"
"그럴 리가 있겠소?"
"오라버님 같은 영웅이, 나같은 계집을 무엇을 보고 취했는지, 갑자기 불안해졌어요"
"하하... 오늘 밤만 지나고 내일 아침이 되면, 옥매도 신화경은 아니지만 입신지경에 도달 할 수 있을 것이오... 그렇게 되면 자신도 생기고, 그런 불안한 마음은 없어질 것이오... 자 내 품에 안기시오"
아옥을 안고 수림 안으로 들어가 나무 가지와 쑥 풀을 꺾어 와서 동굴 안에 연기를 피우고, 주변을 깨끗이 청소를 하고 바닥에 호피를 깔고 나니 신시가 넘었다. 나머지 할 일은 토끼를 잡아다 배를 채우고, 흘린 땀을 씻어 내는 일 밖에는 남지 않았다.
산중의 해는 일찍 뜨고 일찍 진다. 어둑어둑해 지기 시작 하더니 금시 어두워지기 시작 하였다.
"어떠했소 고기 맛이?"
"그렇게 맛있게 먹어 보기는 처음이에요"
"산을 기어 오르고, 동굴 안 청소를 하고... 땀을 흘렸기 때문이오... 가서 목욕이나 합시다"
"오라버니하고 같이 요?"
"같이 잠도 잘 텐데 뭐가 부끄럽다고...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단 말이오"
"호호... 안 속아요... 신화경에 있는 사람이 밤 눈이 어둡다면 누가 믿겠어요"
"그럼 여기 혼자 남아 있겠소? 나 혼자 땀을 씻고 오리다"
"싫어요 같이 갈래요... 그 대신 오라버니가 먼저 벗고 들어가서 돌아 앉아 있어야 해요"
"낄 낄... 신화경에 들어서면, 뒤통수에도 눈이 달렸다는 것을 모르겠소"
물은 알 맞게 따뜻했다. 조금 뜨겁지 않나 할 정도인데도 피로를 풀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아옥이 무서워 할까 봐서 야광주를 꺼내 놓았다. 벌거벗은 아옥의 왼팔에 붉은 수궁사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정말 아름다운 몸매를 가졌구려"
"오라버니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이 것 뿐이에요"
"아니오. 그것 보다도 더 많이 줘야 할 것은 마음이라오... 지금부터는 자기 입 맛에 맞추려고 하지 말고 상대의 입맛에 맞추려고 노력 해야 할 것이오... 사랑이란 양보라는 것을 알아야만 하오. 상대방을 위해서 서로가 반씩 양보를 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오"
"그럴 께 요... 그렇게 하겠어요... 오라버니에게 줄 수 있는 것이라면 뭣이든지 다 드릴 께 요"
"하하... 내가 아옥에게 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사랑 밖에 없는 것 같소"
"그것이면 충분해요... 그것 하나 이외에는 더 바라지 않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