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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친구들 3편

토토군 7 3035 0 2025.04.29

나쁜 친구들 3편

 

 미나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눈으로 사촌동생을 바라봤다./ 

 "네가 봤어?"/ 

 "아니. 난 못 봤지만 체육선생한테 걸렸어. 원래 알아주는 애들이야."/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학교에서 퇴학시키려다가 말았지."/ 

 "그럼 학교는 계속 다니는 거야?"/ 

 "응. 돈으로 어떻게 했겠지. 퇴학은 안 당하고 그냥 다른 학교로 전학 갔어."/ 

 "햐- 정말 대단하구나. 그런데 넌 그 애하고 몇 번이나 해 본거니?"/ 

 "난,그렇게 많이 하진 않구. 열 몇번쯤 될거야."/ 

 "기분이 어때?"/ 

 "솔직히 말해서 잘은 모르겠어. 뭐 그리 대단히 재미난 것도 아니고 그저 그래. 짜식이 좋아하니까 해주는 건데 그렇다고 싫진 않드라. 아주 근사한 남자랑 하면 재미있을지도 몰라."/ 

 "아깐 기분이 어땠어?"/ 

 "일주일만에 기회를 줬더니 너무 무식하게 달려 들어서 조금 아팠지만 그래도 기분은 나쁘지 않았어."/ 

 미나와 현경은 송이의 말에 빠져 들었다가 현경이가 조금은 쑥스러웠는지 피곤하다면서 자겠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미나와 현경이가 서울에 온지도 열흘이 다 되어간다./ 

 이제 오늘은 정식으로 학교에서 수업을 받으러 다니게 된다./ 

 미나와 현경이는 처음 등교하는 날이니만큼 일찍 학교에 가기로 하고 학교에 가기위해 지하철에 오른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의자에 앉아 한참을 기다렸으나 지하철은 오지 않았다. 한 십분쯤 지났을까 중간에 오던 지하철이 고장나서 멈춰서는 바람에 소통이 다소 늦어질 것이라는 직원의 멘트가 나오더니 다시 십분이나 흐른 시각에 지하철이 온다는 신호음이 울렸다./ 

 평소,같은 시각엔 항상 지하철이 한가했지만 지하철이 고장 나는 바람에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지하철이 오자마자 사람들은 길게 늘어서 있던 대열이 흩어지기 시작하더니 서로 먼저 타겠다고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겨우 올라탄 지하철에선 여기저기서 짜증 섞인 비명소리도 들려오고 한참 어수선해져 버렸다./ 

 사람이 너무 많아 이리 밀리고 저리 밀려서 겨우 복도 중간쯤에 자리를 고정할수 있었다./  손잡이도 잡지 못하고 현경이와 나란이 서있던 미나는 가슴이 사람들에 의해 눌려지자 두손으로 가슴쪽으로 손을 올려 사마귀처럼 웅크려서 방어를 했다./ 

 지하철의 문이 닫히고 한정거장을 지나칠무렵 미나의 엉덩이에 이상한 감촉이 전해왔다./ 처음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손은 떨어질 줄 몰랐고 약간씩 움직임이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닐때는 학교가 가까워서 걸어서 등교를 했으므로 등교때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해 본적이 없었고 간혹 버스나 지하철을 타더라도 그리 혼잡하지 않아서 아무런 일이 없었었다./ 

 그런데 막상 치한의 손이 다가오자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다. 처음엔 손을 피해 움직여서 다른 곳으로 가려 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좀처럼 제자리를 벗어나질 못했다./ 

 치한의 손은 점점 활발해지더니 용기를 얻었는지 미나의 엉덩이 아래쪽으로 계속 파고 들어 왔다./ 화가 난 미나는 고개를 돌려 그사람을 째려 봤는데 교복을 입은 짧은 머리를 한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어린 아이였다./ 

 그 중학생은 미나가 째려 보고 있다는 것도 모른채 시선은 다른 곳에 두고서 미나의 엉덩이를 열심히 더듬고 있다가 미나의 시선을 눈치 챘는지 금새 손을 뗐다./ 

 미나는 옆에 서있던 현경에게 지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눈짓과 표정으로 이야기 했다./ 

 두 정거장이 지날때까지도 좀처럼 사람은 줄지 않았다./ 

 그 중학생도 미나의 옆에 서 있기는 했지만 미나의 엉덩이를 더이상 더듬지는 않았다./ 

 그 중학생의 손은 다시 현경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경은 미나와는 달랐다./ 

 화가 난 얼굴로 그 중학생의 얼굴을 노려 보더니 커다란 소리를 내 질렀다./ 

 "이봐요! 그 손좀 치워 주시겠어요!" 

 미나도 깜짝 놀라 중학생에게 시선을 줬고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어린 학생은 얼굴을 들지 못하고 가득 들어찬 사람들을 힘겹게 밀쳐내고 출입구 쪽으로 나가더니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는 듯 했다./ 

 이리 밀치고 저리 밀치고 처음으로 황당한 일까지 당한 미나와 현경이는 목적지에 내려서 화장실로 달려가 흩어진 옷 매무새와 머리를 가다듬고 학교로 향했다./  

 다행히 학교에 도착했을때는 집에서 일찍 나와서 강의실에는 서너명만 모습을 비치고 있었다./ 

 처음 보는 얼굴들과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한참이 지나서 강의가 시작되었다. 수업을 담당하게 된 교수는 여성이었는데 텔레비변에서 몇 번 본적이 있었던 마일광이라는 유명한 교수였다.// 

 수업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돌아 왔을때 집에는 송미만 정원을 어슬렁 거리고 있었다./ 

 문으로 들어서자 마자 송미가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했다./ 

 "미나야. 안녕. 현경이도 오랫 만이야."/ 

 "응. 반가워. 그동안 몰라보게 예뻐 졌구나."/ 

 현경이가 말했다./ 

 "야-- 사년전에 키 조그맣고 안경쓰고 비쩍 마른 애가 이렇게 변하다니. 

너무 예뻐져서 얼굴도 몰라 보겠어."/ 

 "돈 좀 들였지 뭐."/ 

 "돈?"/ 

 "여기 저기 뜯어 고치고 눈도 수술하고. 요즘 세상에 성형 안하는 애들이 어딨어. 다들 시대에 맞춰 사는거지."/ 

 "근데 오늘도 어른들은 안 오시는 건가?"/ 

 "멀리 갔는데 금방 오겠어. 한 일주일쯤 있다 오겠지."/ 

 "가정부는?"/ 

 "가정부도 한 일주일쯤 후에 오려나봐."/ 

 "쌀쌀한 날씨에 방에 안 있고 왜 나와 있어?"/ 

 "그냥. 손님이 오기로 했거든."/ 

 "어떤 손님?"/ 

 송미는 새끼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이거."/ 

 "애인이 오기로 한 모양이구나."/ 

 "응. 너희들은 먼저 들어가 있어. 금방 오기로 했으니까. 오면 소개시켜 줄께."/ 

 현경이와 미나는 곧 안으로 들어갔다./ 

 미나가 옷을 갈아 입고 텔레비젼을 보면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때 송미가 남자 한명을 데리고 들어 왔다.// 

 밝은 웃음을 띈 송미가 그 남자를 데리고 와서 미나가 있는 소파에 앉히더니 말을 꺼냈다./ 

 "송미야. 인사해. 내 애인이야. 얘는 송미라고 동갑인 내 사촌이고 이 근사한 남정네는 심은철이라고 해."/ 

 미나는 엉거주춤 반쯤 일어서서 인사를 했고 그 사내도 약간 일어서서 인사를 하고 앉았다./ 

 "안녕하세요. 전 성미나라고 해요. 서울에 있는 학교를 다니기 위해서 왔어요."/ 

 예. 안녕하세요. 저는 심은철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도식적인 인삿말이 오가고 미나는 처음 보는 남자가 있어서 아무 말도 못하고 텔리비젼 화면만 주시하고 있었다./ 

 "현경이는 어디 간거야? 애인 소개시켜 준다고 했는데 금새 어딜 간 거야."/ 

 "응. 아직 샤워 중인가 봐. 곧 내려 온다고 했는데."/ 

 그때 현경이가 윗층에서 간편한 옷차림으로 물기에 적신 풋풋하고 화장기 없는 얼굴로 내려와 미나의 옆에 앉는다./ 

 "현경아. 내가 소개시켜 준다고 했던 내 애인이야. 인사해."/ 

 둘의 인사가 오갔고 송미가 먼저 말을 꺼냈다./ 

 "얼랠래. 너희 둘 은철씨한테 뿅 갔구나. 넘볼걸 넘봐라. 다른건 줄수 있어도 은철씨는 안돼."// 

 조금은 어색한 시간이 한시간쯤 흐른후 미나와 현경이는 송미하고 애인이라는 처음보는 남자와 헤어져 미나의 방으로 올라와서 침대에 누웠다./ 

 "현경아. 이제 뭐하지. 너무 시간이 남아 도니까 그것도 문제네."/ 

 "난 책이나 좀 보려구."// 

 미나와 현경은 같은 이층에 있는 서고에서 책을 얼마든지 읽어도 좋다는 말을 미나의 삼촌에게서 들었다./ 

 "미나야. 우리 같이 서고에 있는 책들 구경가지 않을래?"/ 

 "좋아. 가보자."// 

 미나와 현경이가 넓은 서고에 들어 섰을때 수많은 책들에 놀랐다./ 

 "이야- 마치 작은 도서관을 연상케 하는구나."/ 

 "그러게 말야. 이 많은 책을 다 읽으려면 평생 읽어도 못 읽겠다."/ 

 현경은 안쪽으로 들어가 책을 이것저것 훑어 보다가 커피색 겉장을 가진한권의 책을 골랐다./ 

 "그게 무슨 책이야?"/ 

 "오래된 소설책."/ 

 "소설 읽으려구."/ 

 "응. 그동안 책도 많이 읽지 못했으니까. 넌 뭘 골랐어."/ 

 "아니. 난 그냥 별로 책 읽고 싶은 생각 없어."/ 

 둘은 곧 서고를 빠져 나왔다./ 

 서고를 나와 미나의 방으로 가려는데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무슨 소리지?"/ 

 "글쎄 멀리서 들리는 비명소리 같은데."/ 

 "가보자."/ 

 "어딜. 무서워."/ 

 미나는 무서우니까 소리나는 쪽으로 가지 말자고 했지만 현경은 아뭇소리 없이 소리나는 쪽으로 향했다./ 

 자꾸만 소리는 커졌는데 소리나는 곳이 윗층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현경이는 꼿꼿하고 당당하게 소리나는 쪽으로 향했지만 미나는 현경의 뒤에 붙어 웅크린 자세로 살금살금 따라 나섰다./ 

 "아아아-- 아아아--" 

 소리는 점점 커졌다./  

 소리의 종착지에 다가온 두사람은 그 소리가 송미의 방에서 들려 온 것임을 알았다.// 

 "아아아-- 아악--"/ 

 미나와 현경이는 그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경험은 없었지만 대충 짐작할수 있었다./ 

 "미나야. 내려가자."/ 

 보일러 장치가 잘 된 집이어서 밖은 쌀쌀 했지만 안은 제법 더웠다./ 

 송미와 은철은 아무도 없는 집이어서 아마도 방문을 열어 놓고 대담하게 밀애를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집은 미나가 오래전 어릴적에 놀러와서 윗층에서 사촌들과 쿵쾅거리고 놀았어도 아랫층에 소리가 전달되지 않을 정도로 방음도 잘 된 집이어서 문을 열어 놓지 않으면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을 것이다.// 

 현경이는 송미의 방안을 한번 흘낏 쳐다봤지만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미나에게 나지막히 내려갈 것을 말했다./ 

 미나는 손을 내저으며 현경에게 먼저 내려가라고 말했다./ 

 "현경아. 너 먼저 내려가 있어."/ 

 "같이 내려가자. 들키면 곤란하쟎아."/ 

 "안 들키면 되지."/ 

 "그럼 난 먼저 내려간다."/ 

 "그래."/ 

 현경이는 미나를 남겨두고 그 자리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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