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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리 추억 중편

토토군 8 96 0 2025.06.22

미아리 추억 중편

 

그렇게 대략 몇 개월 정도를 그곳 미아리 에서 생활을 했고

그녀들과 나 사이에 미묘한 친밀감은 이제 가족 그 이상 이였다

여기서 잠시 그곳의 생리를 얘기 하자면

그녀들은 오후 5시에 이모 라는 사람의 인솔하에 목욕탕과 미용실을 간다

그리고 저녁 8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아침8시에 가계 문을 닫고 이모들은 퇴근을 하는데

퇴근 할때면 밖에서 문을 자물쇠로 꼭꼭 걸어 잠구고 퇴근을 한다

그래 그녀들은 그렇게 갇혀서 일하고 있는것 이다

감금이라고 보는게 맞다

나중에 알게 된일이지만 그녀들 대부분은 빚에 묶여서 도망갈 생각도 못했고

"또 대부분은 남들같은 제대로된 학창시절 등이 없이 어린나이에

이와같은 생활만을 오래 하다보니 언어구사 라던가 생각 자체가"

일반 사람들에 비해 조금 어눌할때가 많다

모두 개개인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어쩔수 없이 할수 있는 일은

몸을 팔고 웃음을 파는 일뿐이였다

하지만 장담 하건데 그 수십명의 여자들 중에 내가 느끼기에 참 못됐다 라고 느낀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모두 가슴 따뜻하고 정에 굶주려 있고 따뜻한 정이 있는 여자들이였다

그 이후로 이곳 저곳에서 많은 여자들을 대해왔지만

대부분 약싹빠르고 계산적이고 자기 잘난맛에 살아가는 일반 여자들을 봤을때

매우 심리적으로 혐오감을 느낀적이 많다

그래서 내 주위에 누군가가 사창가 또는 몸을 파는 여자들을 아주 비하 하는듯한

얘기를 하면 괜히 화가나서 열변을 토했던 적이 많다

나 또한 그곳에서 일하기 전까지는 그런식의 시선으로 보았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누구나 자기가 그 입장이 되지 않고서는 모르듯이

나또한 그런 그녀들을 이해하게 되었고 마음이 향하게 되었고

지금도 그런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분들을 비하하는 생각 일절 없다

그러던 어느날

이 이야기의 핵심인 대 사건(?) 이 벌어졌다

----------------- 2부

여느때와 같이 그날도 서로 마주보고 장사를 하고 있을때쯤

내 바로앞 가계 안에서 심상치 않은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놀라서 뛰어 들어가려 했으나 앉아 있는 아가씨들이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말렸다

무슨 일인지 매우 궁금했다

아가씨들도 매우 곤란하고 당황 하는듯했다

잠시후 그 고함 소리가 가까워졌는데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그 가계 이모였다

뭔가 매우 화가나서 아가씨중 한명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아가씨의

머리채를 끌고나와 발로 밟고 때리고 구타를 했다

이거 안되겠다 싶어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이모이기에

껴안고 웃으면서 말렸다

"에~이 이모 왜그래~참아요 참아~"

하면서 무서움에 눈치만 보고 있는 아가씨들에게 눈치로 싸인을 줬다

벌거벗은채로 매맞고 있던 그녀를 몇몇 아가씨들이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고

나와 다른 아가씨들 몇명이 괜한 아양으로 이모 화를 풀어주려고

이모를 데리고 나왔다

커피 한잔을 타주고 담배를 건네며 이모의 마음을 진정 시키려 노력했다

그렇게 때린 이유는

한쪽다리가 없는 손님이 와서 그녀를 초이스 했는데

그녀가 인상을쓰며 손님을 거부 했다는 그 이유였다..

그래서 버릇을 고쳐놓기 위해 그렇게 그녀를 두들겨 팼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머리속이 매우 복잡해졌다

평소에 아가씨들에게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며 마치 그녀들의 어머니 처럼 따뜻하던

그 이모 라는사람이,,

그 속 생각은 그녀들을 사람이 아닌 장사 하는 도구쯤으로 여기고 있다는것에

정말이지 너무 화가 났고 역겨웠다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아까 매를 맞았던 그녀는 다시 화장을 고치고 하얀 드레스를 입은채

자기 자리에 앉아 멍하니 문밖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

아니 눈물을 참으려 입술을 꼬옥 깨물고

문밖을 바라보고있었다

나와 마주보고 앉아 있는데 정말 내가 시선을 어디다 둬야할지...

나와 눈이 마주친다면 그녀는 얼마나 자존심이 상하고 모멸감을 느낄지...

평소에 삼촌 삼촌 하며 장난치던 사람에게 ...

자신이 발가벗은채 방바닥에서 얻어맞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는게..

매우 난감했고 또한 머리속도 복잡해졌다

그날은 평소의 그녀들이 아니였다

아까 있었던 일들에 대해 그녀들은 매우 화가 나있고 억울해 하는 표정들이 역력했다

난 그녀들 을 도와주고 싶었다

내가 뭘 어떻게 도와줄수 있을까??

한가지 머리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에는 매우 망설여지는 위험한 일이였다

그날 장사를 하는둥 마는둥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아침이 왔고 나는 그녀들 에게 평소 보다는 더욱 의미심장하게 작별 인사를 한후

퇴근(?)을 했다

평소 같았으면 택시를 타고 집에가서 잠을 잤겠지만

그날은 미아리 근처 어딘가에서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때웠다

아침 10시

작은 철근 쇠 막대기를 하나 구해서 품속에 넣고 다시 사창가 골목으로 들어갔다

평소와 다름없이 모든 가계는 커튼이 쳐져있고 밖에서 걸어잠군 자물쇠들이 걸려져있고

인적 없이 조용했다

아까 그 가계 앞에 도착했다

이모들은 모두 퇴근을 한것 같았다

담배를 한대 피우며 주변 동태를 살핀후

철근을 꺼내어 자물쇠 사이에 끼워넣고 힘을 줘서 비트니까 쉽게 자물쇠가 떨어져 나갔다

그렇게 내가 관리(?) 하던 가계 6개의 자물쇠를 모두 뜯어냈다

소리에 놀라 무슨일인가 내다보던 그녀들에게 얘기했다

도망갈사람은 지금 빨리 도망 가라고

그녀들은 매우 곤란하며 또한 고민하는듯하더니 이내 모두 안으로 들어가서

각자 짐을 챙겨 나왔다

가게당 5~8 명 정도의 아가씨들이 있으니

대략 30~40 명 정도의 여자들에 둘러쌓여진채로

그렇게 서있었다

그 자리에 몇명이 남아있었고 ,몇명이 도망을 갔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 역시도 경황이 없었다

아무일도 없이 빨리 이 순간이 지나기만을 바랬다

몇명과는 포옹을 했고 ,또 몇명과는 전화번호를 주고 받으며

주위에 누가, 보고있지는 않은지 주변을 살폈다

그렇게 서로 짧은 인사들을 나누고 각자 흩어졌다

나도 급히 택시를 잡아타고 일단 상계동 쪽으로 도망 쳤다

정말 손발이 벌벌벌 떨리고 내가 무슨일을 저질렀나 싶기도 했지만

후회는 하지 않았다

걷거나 서있을수가 없었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완전 다리가 풀려버렸다

어딘가에서 계속 전화가 왔다

휴대폰을 받을까 말까..혹시 벌써 들켜버린걸까...

지금처럼 발신번호 표시가 되지도 않는 때였기에

내 휴대폰이 울릴때마다 다리에 힘은 점점더 빠져 갔다

사람이 극도로 두려우면 숨을 쉬기도 힘들다 ,손도 발도 왜그렇게 떨리던지...

공중 전화를 통해 내 휴대폰 음성 사서함 을 들어보았다

아까 도망갔던 그녀들이 각자 고맙다고 언제 한번 꼭 보자는 내용의 메세지들이였다

눈물이 핑 돌았다

아침에 어느 공원에서 젊은놈이 펑펑 울어대니 산책 나와있던 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정말 무섭고 두려웠다

지금이라도 누군가가 다가와서 나를 잡아갈것 같았다

하지만 이모들은 오후 5시쯤 출근을 하니까 아직 은 이 사실을 모를것 같았다

잠시후 다시 음성 메세지를 확인했더니

아까 도망 갔던 아가씨들중 한명이

자기들 지금 돈암동에 있으니까 만나자고 했다

나는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약속했던 여관으로 들어가니 5명이 모여있었다

그때 잊을수 없던 기억이...

나는 매일 그녀들을 진한 화장을 한 얼굴들만 보아왔었다

하지만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로 다시 보니 너무도 어린아이들이였다

그때 처음으로 서로에 대해 사적인 이야기 들을 나누었는데

모두 17~19살 정도 나이어린 아이들이였다

가슴이 막막해졌다 그리고 내가 잘한짓을 했다고 여겨졌다

그 아이들은 나에게 너무 고맙다고도 했고 앞으로 어떻게 도망쳐 다닐꺼냐고

걱정도 해주었다

그러던중 한 아이가 자기집이 강원도 인데 모두 함께 내려가자고 했다

어차피 갈곳도 없는 우리였고 또한 최대한 멀리 도망 가야 했기에 모두 기뻐했다

그렇게 강릉에 도착했다

그 아이에 집은 매우 허름했고 어머니라는분이 한분 계셨는데

간만에 보는 딸과 우리들에게 전혀 관심이 없어보였다

그녀 또한 그런 어머니에게 별반 관심이 없어보였다

그렇게 그녀 집 에서의 도피(?)생활이 시작되었다

물론 내 휴대폰은 계속 울려댔고 받지는 않았다

혼자 밖으로 나와 음성메세지를 확인해 봤는데

이미 음성메세지에는 그곳 이모들과 무서운 남자들의 목소리로 가득차 있었다

"좋게 말할때 빨리 연락해라 너 죽여버린다 등의 내용들.."

정말 다리가 후들거리고 두려웠다

하지만 그 아이들에게 내색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곳 강릉에서 우리 6명은 정말 재미있게 놀았다

함께 요리도 하고 바닷가에서 뛰어놀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술마시며 이야기도 나누고,,,,,

협박 메세지는 계속 쌓여만 갔다

정말 두렵고 무서워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었다

괜히 이곳 강원도에 있어도 쉽게 잡힐것 같다는 두려움도 들고,,,

그때큰 결심을 했다

경찰서에 신변 보호를 요청 하기로,,

일단 미아리를 관할 하는 경찰서가 종암 경찰서 이다

사실 쫌 두렵기도 했다 경찰과 그런 업소는 서로 상부상조하는 사이란걸

어디서 많이 줏어들었기에....

그래도 그때 내가 믿을수 있는곳은 경찰 뿐이였다

어느 형사와 통화 연결이 되었을때

그간의 일을 상세히 설명을 했다

형사가 차분히 듣더니 직접 만나자고 했다

그래서 솔직히 말했다 직접 만나기는 쫌 꺼려진다고 죄송하지만 사실 꺼려진다고..

그랬더니 걱정하지 말고 자기들이 강릉으로 내려올테니 강릉 경찰서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리고 같이 내려온 5명의 여자 아이들도 함께 나오라고 했다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서 일단은 나혼자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고 여자 애들에게 그 일을 얘기하고 일단은 경찰서 근처까지 함께 갔다가

여차 하면 모두 흩어져서 도망가라고 당부를 했다

나도 아이들도 뜬눈으로 밤을 세웠다

다음날 아이들과 강릉 경찰서로 갔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신호를 보내기로 하고

나혼자 경찰서로 들어섰다

방금전 아이들이 눈물흘리며 걱정하는 모습이 잊혀 지지가 않았다

서울에서 내려온 형사 두명과 인사를 나눈후 그간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행히 두분 모두 친절했다

그런데 형사분들 에게서 뜻밖의 얘기를 들을수 있었다

"사실은 종암경찰서에서 미아리 텍사스에 관한 아주큰 수사가 진행 되고있는데

관련자들의 증언과 진술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극비로 진행 되는 일이기에 자기들도 매우 조심스러운 상태라고도 했다

그리고 우리의 신변보호는 자신들이 책임져 주겠다고도 했다"

또 하나 충격 적이였던건 사건이 벌어진지 대략 3~4일 정도밖에 안되어 있는데도

형사들은 나에 사건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었다

정말 충격이였다

하지만 다소 황당한 이야기가

"내가 청량리 588의 똘마니인데 미아리로 위장 취업해서 여자들을 꼬셔서 청량리

사창가로 빼돌렸다는 식으로 엉뚱한 소문이 퍼져 있다고 했다"

그래서 사실 자기들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고

이제 사실을 알고 보니 젊은 사람이 참 용기 있는 일을 해주었다고도 했다

나는 고민 끝에 밖에 기다리고 있는 동생 들을 모두 들어오라고 했다

그리고 각자 종이 에 빽빽히 진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나도 몰랐던 많은 얘기들이 있었다

각자 선불로 빚을지게 만들고 그 선불에 말도 안되는 이자들이 쌓여서 도망도 못가게

자물쇠로 걸어잠그고 일을 시켰으며 임신할경우 병원도 아닌 잘 알려지지도 않은 이상한 약을

먹여서 애를 지우게 하고 매일 구타가 이루어졌으며 등등...

그때 마음이 찡했다 ..

자기들은 그렇게 고생을 하면서도 내가 다치거나 아프면 나를 먼저 걱정해주고

조금은 호들갑스럽다 할정도로 나를 챙겨주던 모습들이 떠올라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렇게 형사들은 돌아갔고

나도 동네 친구들과 연락하며 미아리의 동태를 살펴보기도 했다

결과는 내가 예상했던 그 이상 이였다

이미 그곳 이모들과 건달들은 나를 찿아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고

그들의 분노는 상상 그 이상 이였다

일단 강릉에서 그렇게 계속 지낼수만은 없었다

아이들을 모아놓고 이제 각자 흩어져서 자기 삶을 살아가자고 제안을 했다

아직 어리고 철없는 아이들이 울고 불고 하며 이렇게 함께 살자고 했다

자기들이 돈벌어 올테니 모두 이렇게 함께 살자고..

그날 우리는 펑펑 울었다 정말 서로 서로 불쌍 하고 가엽어서 울고 또 울었다

그리고 약속했다

다시는 그런일에 발들이지 말고 학교 중단한 아이들은 다시 학교로 가고

제대로된 직장에 취직을 해서 서로 다시 만나자고 굳게 약속을 했다,

그때, 아이들이 각자 자신의 꿈을 얘기해줬었다

그리 거창하지도 않은....

예쁜 테라스가 있는 작은 카페의 맘씨 좋은 여주인,사람들에게 친절한 미용실 헤어디자이너,

맘놓고 구경할수있는 예쁜 옷들이 즐비한 작은 옷가게 주인...

머리가 노랗고,화장을 떡칠한 그 어린 아이들을 문전박대한 그런곳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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