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여인 - 2
가을날의 여인 - 2
“찻집 이름이 강변인데... 강이 보이질 않네요?.................”
“강변찻집에... 강이 없어서는 안 되죠... 저... 가게 뒤쪽에................”
“아하... 가게 건물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던 거였군요......................”
“가게 뒤로 가 보면... 나루터도 있어요..........................”
“나루터?... 어딜 왕래하는 나룻배죠?.........................”
“을숙도 갈대밭이에요........................”
“그럼... 뱃사공도 있겠군요?..........................”
“그럼요... 귀머거리 뱃사공인데... 너무... 근사한 할아버지에요.......................”
그렇게 대화를 해 봤지만 내 기억은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나는 그날 그녀에게 빠져들었습니다. 가을 내음을 풍기는 인상 서늘한 눈매와 고르고 하얀 치아 약간 각이 있지만
그게 오히려 이지적으로 보이게 하는 턱선 낮은 톤이고 약간의 비음이 섞였지만 아주 낭랑한 목소리 이러한 것들이 나를 흡인했던 것입니다. 그날 이후 나는 매일처럼 ‘강변찻집’을
찾았습니다. ‘강변찻집’에 갈 때마다 오솔길 변의 그 라면집도 들렀습니다. 그러나 나는 ‘호호라면’을 먹을 순 없었습니다.
“호호라면은... 혼자 오는 손님에게 팔지 않는다고 했잖아... 그냥라면 먹어..........................”
이렇게 멜빵 아저씨에게 번번이 퇴짜를 당했던 것입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 날은 좀 이른 시각에 ‘강변찻집’엘 갔습니다. 가을안개가 짙게 낀 날이었습니다. ‘강변찻집’은 낮게 깔린 안개 너울에 고즈넉이 싸여 있었습니다. 그녀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나는 가게 문을 밀치고 가게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녀의 다섯 살짜리 아들이 바닥에 주저앉아 장난감 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그림..................”
“그림... 그리고 있다구?... 어디서?.........................”
꼬마는 고개를 틀어 턱을 비쭉이 내밀고는 ‘저어기’ 하며 뒤쪽을 가리켰습니다. 나는 가게 뒤로 갔습니다. 그녀는 이젤 앞 앉은뱅이 의자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기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그러한 모습을 오래도록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안개에 싸여 그림을 그리는 여인 그건 내가 간간히 머리에 그려보는 아름다운 영상이었습니다. 짙은 안개
때문에 을숙도의 갈대밭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의 캔버스에는 안개에 덮인 갈대밭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보이지도 않는 갈대밭을 그린다... 그럼... 상상화인가요?.....................”
“어머!... 깜짝이야... 언제 왔어요... 이렇게 이른 시각에....................”
나는 그녀의 그 물음에 대답을 하지 않고 물음을 계속했습니다.
“상상화인가요?.......................”
“아녜요... 사실화예요....................”
“안개에 가려 갈대밭이 보이지 않잖아요?... 그런데 상상화?....................”
“모든... 그림은 상상이 섞여 있어요... 상상이 없다면... 그건 사진이지 그림이 아녜요.................”
“그렇긴 하네요... 근데... 상상을 하며 그릴 그림이라면 가게 안에서 그려도 될 텐데...................”
“가게 안엔 안개가 없잖아요... 안개가 내 살갗에 닿아야 안개의 느낌을.....................”
“그렇군요... 시나리오 작가가 상황을 체험하는 것과 같은 이치군요...........................”
야설, 야한소설, 성인이야기, 경험담, 야썰, 성인소설, 창작소설, 부부이야기, 부부경험, 경험소설, 연애소설, 성인글, 관능소설, 실화소설, 19금소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