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를 잃어버린 카페의 은밀한 오후
팬티를 잃어버린 카페의 은밀한 오후
새벽이 깊어갈 무렵, 나는 침대에 누워 하루를 되새겼다. 너무나 힘든 하루였다. 나이트에서 돌아온 뒤, 낮에 먹은 냉면이 배탈을 일으켰는지 살살 아파왔다. 남편은 월요일 저녁에 친구들과 동해안, 아마 속초쯤으로 일 때문에 떠났다. 2주에 한 번 꼴로 1박 2일 아니면 무박 2일로 자주 가는 일정이었다. 어제 아침부터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괜찮은 친구를 구경시켜주겠다며, 자기가 만든 애인이라고 후훗 웃었다. 나이는 30대 중반이라는데, 모습은 영 40대 초반 냄새가 났다. 여자들의 직감이란 무서운 법. 말투가 어눌하고 목소리가 반쯤 허스키, 내가 딱 싫어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도 재미있게 시간 내준다는데, 재미삼아 나가보기로 했다.
봄 컨셉으로 간만에 긴 치마를 골랐다. 치마 뒤편이 갈라진 스타일, 여기 노출님들이 좋아할 만한. 위에는 추울까 봐 흰색 폴라에 자주색 체크 무늬 큰 자켓을 걸쳤다. 친구가 나오라는 곳으로 향했다. 어느 카페였는데, 낮이라 손님도 없어 한쪽 테이블에 앉았다. 핸드폰에 MP3 이어폰 꽂고 기다렸다. 10분 먼저 간 탓일까, 10분이 왜 이리 지겨운지. 뒤척이다 카운터를 바라보니, 처음엔 여자인가 싶었는데 알바 같은 남학생이었다. 대학생은 아닌 듯, 카페 분위기로 보아. 나 혼자 손님이라 은근한 노출 욕구가 발동했다. 치마 속 팬티가 젖은 듯한 상상 속에서 절정이 오는 기분. 젖은 듯 보이는 팬티가 칙칙한 느낌, 벗어버리자 싶었다.
10여 미터 떨어진 카운터, 학생 뒤통수 쪽이라 슬쩍 엉덩이를 들었다. 손으로 치마 옆 호크와 지퍼 내리고 팬티 잡아 허벅지 부근으로 내렸다. 오늘따라 엉덩이가 왜 이리 무거운지 웃음이 나왔다. 치마 밑으로 슬쩍 내려진 팬티를 허벅지까지 조심스레 이동했다. 허벅지 사이에 걸쳐지고, 팬티가 작아서인지 젖어서인지 잘 안 내려왔다. 다시 호크 잠그고 지퍼 올린 후, 허벅지까지 내려온 팬티를 마저 내리고 다리까지 내려 아이씽, 그때 친구가 남자랑 같이 들어왔다. 미치겠당. 어쩌겠어, 그대로 멈춤. 카아, 입속에서 단내가 났다. 화끈거리는 속마음이 타올랐다. 얼른 치마 내리고 자세 고쳐 앉으며 친구와 남자친구 인사. 앉아서 받을 순 없어 조심스레 일어서 인사하는데, 이게 뭡니까? 후후, 팬티가 슬그머니 종아리 쪽으로 내려가 발목 부근에 걸렸다. 어쩔 수 없이 털썩 주저앉아 발 모아 더 내려가지 않게 했다. 간간히 대화 나누었다.
차 주문하는데 그 남자 알바가 다가와 하필 내 옆에 서서 받았다. 치마 더 내릴 수도 없고 슬근 바라보니, 눈치 챈 듯했다. 팬티가 노란색이라 바닥 카펫 초록이라 더 확 드러났다. 알바 가고, 친구가 화장실 간다며 나가자 느끼한 남자친구가 꼬치꼬치 묻는 말에 웃음 날리며 대답했다. 알바가 차 들고 오더니 내 쪽에 마지막으로 내려놓으며 묘한 웃음. 아들 같은 녀석이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팬티는 발목에 걸려 축 늘어져 바닥에 누워 있었다. 후훗, 발로 빼려 했는데 알바가 친구 안 보고 나만 보며 미소 날리니 꼼짝달싹 못 했다.
친구가 차 마시며 10분도 안 돼 나가자고 했다. 거길 빨리 가자며 무슨 영화를 보러간다. 참 내, 영화는 지들끼리 갈 것이지 나를 왜 끼워. 난 괜찮으니까 가시라고, 분위기상 내 갈 자리가 아니라고 웃었다. 끝까지 같이 가자고 하네. 그나저나 팬티 들고 나가야지. 할 수 없다, 일어서 발로 팬티 한쪽 지긋이 밟고 한 발 빼고 이어 또 한 발 뺐다. 친구와 남자친구 카운터 계산 중에 엎드려 팬티 주우려는데 친구가 뭐하냐 얼른 나가자 야단. 오늘따라 굼뜬다며. 알았어 하며 집지도 못하고 그냥 나왔다. 카운터 남자애 계산대 돈 집어넣으며 날 빤히 쳐다보며 웃네. 웃는 얼굴 어떻게 할 수도 없어 같이 웃으며 나왔다.
계단 내려가는데 치마 밑으로 바람 들어가니 차마 말 못 할 시원함. 카페 2층이라 1층 내려오는데 작은 쇼핑백, 책 한 권 달랑 있는데 두고 왔다. 친구에게 미안하다 주차장에서 다시 카페로 올라가니 유리문 닫혀. 통통 두들겨도 안 열어줌. 어딜 갔나, 카페 옆 복도 화장실 눈에. 아, 화장실 갔나 보다. 나도 아까부터 가고 싶었는데. 화장실로 갔더니 남녀 공용. 여자 변기 3개, 맞은편 남자 4개. 불공평. 맨 앞칸 빈 듯 들어갔는데 좌변기 아니고 앉아서 보는 구식. 짜증. 치마 올려 배까지 걸고 그냥 앉았다. 확실히 팬티 없으니 편함. 오줌 쫘악 내리고 휴지 찾는데 옆칸 그림자. 무얼 하는지 흔드는 소리. 바닥 타일 위 신발. 헉, 그 알바. 변기 쪽 서서 무얼 흔드는지 흥얼대며. 옆칸으로 몸 부딪치듯 숨소리. 휴지통 던져지는 소리. 좀 있다 문 열고 나감.
조심스레 문 열고 옆칸 가보니 휴지통 구석. 안 보니 내 팬티. 세상에 그렇게 많이 싸서 다 젖고도 남을 만큼. 들고 갈까 하다 어디에 갖고 갈 데 없어 휴지로 싸서 구석 밀어 넣음. 카페로 갔더니 학생 알바 쇼핑백 들고 카운터 나옴. 들어가니 놀람. 나도 많이 놀람. 쇼핑백 찾아 주차장 내려오니 친구랑 느끼한 남자 차 안에서 시시덕거리며 날 반김. 미친 것들, 에구 그렇게 좋냐. 팬티 없이 그 친구들과 영화관 간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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