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 인형
주머니 속 인형
그녀는 나의 과외 선생님이었다.
내가 고3 때 그녀는 대학을 갓 졸업한 스물두 살.
나와는 네 살 차이.
우리 집에 과외를 하러 올 때 어머님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책상에 나란히 앉아 공부할 때 가끔 그녀의 다리에 내 다리가 슬쩍 슬쩍 닿곤 했다.
그날도 그랬다.
그녀가 설명하는 동안 계속 닿아 있었다.
“좋아...”
“좋냐고... 이렇게 내 다리가 닿아 있으니...”
내가 슬며시 그녀의 허벅지를 만지자 그녀는 눈을 감고 잠시 고개를 치켜들었다.
자신감을 얻고 책상 밑으로 몸을 숙여 그녀의 중요한 부분을 탐험했다.
오랄을 시작했고 잠시 후 불편하다 싶어 그녀를 안고 침대로 옮겼다.
계속하다 마침내 삽입하려는 순간
“안에다 하면 안 돼”
“하지 말아요”
“아니... 안에다 하면 안 된다고...”
그러면서 내 얼굴을 잡아당기고 귓볼을 빨아쥐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정 직전 그녀 말대로 빼었다.
그리고도 가끔씩은 때론 그녀가 잡아당기고 때론 내가 먼저 원해 관계를 가졌다.
물론 그때부터 달라진 건 그녀가 항상 가방에 콘돔을 준비해 왔다는 것.
이쁘다기보다 못생겼던 그녀...
그러나 섹스에는 항상 적극적이었고 나를 배려하려 노력하는 게 보였다.
우리가 사랑을 한 것일까.
아니다. 우리 둘 다 알고 있었다.
우리는 나름대로 성감을 서로에게 높여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웃기는 이야기지만 단지 배설을 위한 것이 아닌 서로의 만족을 동시에 추구하는 성행위는 지극히도 노력에 가깝다.
우리 둘 다 타고난 색녀나 색남도 아니었으니까.
성행위를 나누면서 느낀 건 서로에서 느껴졌던 이성으로의 팽팽한 긴장감이 누그러졌다는 것.
이래서 정말 사랑하는 사람도 성관계를 맺고 나면 식어버린다는 말이 나오는구나 싶었다.
식었다라기보다 우리의 관계는 애초에 식을 것도 없는 그런 사이.
그냥 편했다.
대학에 입학한 뒤에도 우리는 그냥의 섹스 파트너로 남았다.
그녀 역시 내가 편했고 나 역시 그녀에게 편한 존재라고 둘은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웃긴 것은 우리는 우리가 원할 때 배설하는 성관계 이상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우정을 느끼고 있었다는 것.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뭐 열열하지는 않지만 사귀는 사람도 있었다.
내가 묻지 않았는데 그녀가 나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글쎄... 어떤 존재냐면 그냥 주머니 속에 숨겨진 인형 같은 것이란다.
서로가 서로에게.
언제나 주머니를 열고서 서로에게 적당한 환상을 체험시키고 외로움을 달래다 다시 주머니를 닫고서 아무런 휴유증 없이 현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그런 주머니 속의 인형 말이다.
주머니 속의 인형.
나도 그랬다.
대학을 들어가고 가슴이 뛰게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지만 그녀와의 성관계는 또 다른 것이었다.
그냥... 글쎄... 나에게 배설의 욕구가 느껴질 때마다 주기적으로 서로를 해소시켜주는 그런 관계.
물론 우리의 관계는 어느 일방의 욕정을 채우기 위해 하는 관계가 아니었으므로 서로 간에 의견을 고려하기 위해 적당히 참기도 하고.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또 우리의 관계는 인간이 욕정으로 더 비참하게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발판이라고.
우리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게 되었을 때는 그때는 우리 역시 수많은 사람이 헤어짐과 만남을 계속하는 것처럼 그냥 헤어지면 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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