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유혹과 물방울무늬 스커트
마법사의 유혹과 물방울무늬 스커트
그이는 오늘도 늦는다.
결혼 4년째, 아이는 없다. 언젠가부터 그이는 변했다. ‘띵동’ 초인종이 울린다. 왜 이렇게 몸이 굳어지는지. 현관 밖에 서 있는 남편이 무섭다.
“당신 오늘도 늦었네요.” 후욱 코를 찌르는 술 냄새. 비틀대며 시선 한 번 주지 않고 방으로 들어간다. 비틀비틀 현관문 걸어 잠그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누워 잠든 남편. 물끄러미 그의 얼굴 내려다본다. 술에 취해 하루의 피곤을 몰고 와. 이렇게 침대에 팽개쳐버리고 잠드는 남편. 양말 벗겨 빨래통에 담고. 넥타이와 와이셔츠 벗겨 옷걸이에 걸고. 혁대 풀어 바지 벗겨 내리고. 조용히 그의 옆에 누웠다. 술 냄새, 그의 땀 냄새. 하지만 오늘 그이는 나를 때리지 않았다. 그걸로 만족한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본다. 남편의 내면 어느 곳에 이런 어둠과 광포가 숨어 있었는지를. 그러자 다정하고 따뜻하던 연애시절의 그가 떠오르며. 눈물이 난다.
깜빡 잠이 들었나. 뭔가 짓누르는 느낌에 눈을 떴다. ‘?’ 언제 벗겨냈는지 알몸이 되어 있고. 여전히 취한 그가 거친 몸짓으로 날 끌어안고. 목과 얼굴 입술에 난폭한 키스를 퍼붓고 있다. ‘흡.. 잠깐만 여보 잠깐만요.’ 이미 단단해진 그의 성기가. 벌려진 내 두 다리 사이로 파고들어. 문 찾아 거칠게 헤집고 다닌다. ‘여보 잠깐 나 준비도 안 됐어요 응? 제발 하려거든 조금만 있다가 해요.’ 순간 남편 몸 일으키더니. 사정없이 뺨을 후려친다. ‘짜악’ “기집년이 왠 말이 많아. 서방이 원하면 벌릴 것이지 썅.” 그의 손찌검보다 그의 욕설이 더 아픈 걸 그는 알까? 내 몸은 젖지 않았고 그를 원하지도 않는 걸. 순간 아래로부터 아릿한 통증이 느껴진다. ‘흐윽’ 남편의 성기가 메마른 내 몸을 뚫고. 사정없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의 거친 헐떡임이 귓가에 쏟아진다. ‘헉...헉...헉...헉...헉..’ 메마른 내 몸에서 퍼지던 고통도. 묵직한 불쾌감으로 변해가고. 남편의 엉덩이짓에 따라. 허공에서 흔들리는 두 무릎이 슬퍼 보였다. 그리고 눈물이 난다. ‘난 당신 아내야. 내게 이러지 마 응? 여보 예전의 당신으로 돌아와 줘요. 이렇게 날 막 대할 때마다 나 자꾸 죽고 싶어져요. 당신의 다정한 말 한마디면 난 구원 받을 수 있는데 그게 그렇게 어렵나요?’ 머릿속으로만 맴도는 그에게 향한 독백. 짐승처럼 엉덩이짓만 해대는 남편의 몸뚱아리. 어느 순간 점점 엉덩이짓이 빨라지며. 호흡이 가빠지더니. 절정의 순간 내 온몸을 부셔져라 끌어안고. 온 힘을 다해 날 짓이기는 남편. 그리고 다시 고개 드는 통증. “흐윽 여보 제발.” 애원하며 남편의 어깨를 밀어보지만. 가학의 열정에 휩싸였는지. 더 힘주어 나의 메마른 곳을 파헤치는 그. “헉 헉 눌러주니 좋지? 애원까지 하구 말이야 헉..어..허어억...” 일순 남편의 몸이 경직되더니 부르르 떨린다. 그리곤 메말라 아픈 내 몸 안에. 끈끈한 그의 분비물을 꾸역꾸역 밀어 넣는다. ‘이 느낌 이젠 구토가 나. 한번이라도 다정하게 사랑한다 말해봐. 내 샘은 기쁨으로 젖어올 걸. 이젠 더 이상 당신은 내가 알던 옛날의 당신이 아니야.’
이른 아침 남편 출근시키고 장 보러 나왔다. 따뜻한 오전 햇살 받으며 마트 들러. 화장지며 비누, 샴푸, 일상의 자잘한 소모품들 바구니에 담고. 계산하고 거리로 나왔다. 손에 들려진 꾸러미 제법 무겁다. ‘택시 타야 할까.’ 횡단보도 근처로 가 짐 내려놓고 택시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저기요.” “?” 돌아보니 왠 청년이 수줍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아까 계산하시구 지갑 안 가져 가셨죠?” 그리고 내미는 그의 손에 내 지갑 들려있다. “어머 내 정신 좀 봐 고마워요.” “하하 아뇨 당연히 해야 하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많이 사시고 그냥 들고 가세요?” “내?” “저희 마트는요 고객 원하시면 배달도 해드리거든요.” “아.. 몰랐네요.” “제가 들어 드릴게요.” “아.. 괜찮아요 택시 타면 돼요.” “멀리서 오시나 봐요.” “가까워요 하지만 짐이..” “그럼 그냥 걸어가세요.” 청년 싱긋 웃더니 내가 말릴 틈도 없이. 두 개 꾸러미 양손에 번쩍 들곤 앞장서 걷기 시작한다. 왠지 싫지 않다. 활발하고 다정하고 씩씩한 그의 음성. 나란히 오전의 햇살 아래 그와 함께 집으로 걷는 길. 물방울무늬 스커트 자꾸 흔들리고. 거리는 마법에 걸린 듯하다. “저기요 궁금한 거 물어봐도 될까요?” “?” “가끔 저희 매장에 오시잖아요. 아름다워 보여서 바라보곤 했거든요.” 그리곤 땅 보고 씨익 수줍게 웃는다. 이상하다. 순수하고 다정한 이 청년으로부터. 가끔씩 날 봤다라는 말 듣자. 아랫배 밑으로 뭔가 찌르르 지나간다. “그래서 궁금한 건요. 결혼하신 분일까. 이 시간에 오시는 걸 보면 한 것 같기도 하고 어쩔 땐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했어요.” “아 내.. 그러시구나 죄송해요 괜한 걸 물어봐서.” 내 표정 굳어 보여서일까. 이 청년도 더 이상 말이 없다. 아파트 단지 내로 접어들고. 꾸러미 들고 있는 그의 양 팔뚝 본다. 팽팽한 긴장 속에 부풀어 올라 단단해진. 나를 위한 배려로 인해 힘 소진하고 있는 그의 팔. 이번엔 좀 더 뚜렷한 궤적으로. 아랫배로부터 등 뒤로 찌르르.. 전류가 흘러간다. 엘리베이터 올라 13층 누르고. 그와 단 둘이 남겨졌다. ‘위이잉’ 좁은 곳에서의 침묵. 그의 옅은 땀 냄새와 아침에 발랐을 스킨향이. 내 코끝 지나 유두 위까지 파고든다. ‘미끈’ 알 수 없지만 내 몸 흥건히 젖어있다. 그의 따스한 친절 탓일까. 어느덧 문 열리고 현관 앞에. 그가 꾸러미들 내려놓으며 인사한다. “저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 “잠깐.” “?” “음료수 한 잔 마시고 가요. 수고했는데.” 쥬스 따르며 소파에 앉아. 내 뒷모습 보고 있을 그의 시선 생각하자. 소름 돋았다. 가슴 심하게 뛰어 잔 든 손 떨린다. “학생인가요?” “아.. 내.. 제대하고 복학하려고요. 좀 늦었어요 28살인걸요.” “그러시구나 전 30살이에요 아줌마죠.” “하하하.. 아줌마인 것 도 모르고 괜히 맘 설레었잖아요. 앞으로 누나라고 부르죠 뭐.” “그러세요.” 왠지 수줍어하면서도 흘끗 나를 엿보는 그의 눈길에. 가슴 싸아아 아려온다. 이런 수줍으면서도 다정한 호기심으로 날 보는 남자의 눈빛. ‘이렇게 젊고 다정한 남자는 자신의 연인에게 어떤 말을 건네며 사랑을 속삭일까? 내면 깊이 끓어오르는 욕망을 어떻게 연인에게 표출할까? 거칠게? 부드럽지만 뜨거운 열정으로? 만약 그의 욕망이 부드러움으로 표출된다면 이 남자에게 안겨보고 싶다.’ 처음 만났지만 날 아름답게 봐주며 먼발치에서 동경하던 남자. 따스한 친절로 나의 수고 덜어준 남자. 마주앉아 음료 마시는 코끝에 또다시 그의 체취 스며든다. ‘훅’ 그 향기가 코끝 넘어 가슴으로 유두 끝으로 온 전신으로. 날카로운 칼날처럼 퍼져나가는 느낌에 몸 떨려온다. 견딜 수 없다. “잠깐만요.” “내?” 무얼 기다리라는 건지 애매한 표정으로 날 올려다보는 그를 두고. 작은 방으로 들어왔다. 등 뒤로 문 닫고 기대어서 호흡 골라본다.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얼굴에 열기 몰려올라 화끈거려. 아직 한 번도 이런 적 없잖아. 저 남자로부터 퍼져오는 다정함에 미칠 것 같아. 저 남자에게 몸 던져버리고 싶은 이 느낌 이상해. 정말 그래버리고 싶어.. 내가 미친 걸까. 이러지 마 이러지 말자.. 하지만.. 정말 지금 당장 저 남자 품에 안기고 싶어.’ 요동치는 가슴 느끼며 서랍 깊은 곳 넣어둔 타로카드 꺼냈다. 카드 섞는 손 심하게 떨린다. 그때 바닥으로 떨어지는 카드 한 장. 곧 셔플 멈춘다. 실수로 떨어진 카드지만 그 카드에 운 걸고 싶다. 조심스레 들어올려 뒤집자. 눈앞에 다가오는 카드의 그림. ‘The Magician (마법사) 타로 메이저카드 두 번째 상징.’ 그 의미 떠올려보며 두 눈 꼭 감는다. ‘저 남자를 유혹할 거야. 날 이상한 여자로 볼까? 하지만 카드는 성공할 거라 말해주고 있어. 이 방에서 나가면 그를 내 품에 안을 거야. 내게 필요한 건 사랑이야. 단지 그것뿐인 걸. 다정한 사랑.’
“미안해요 기다리게 해서.” “예? 아 아니요.” 그의 앞으로 다가가며 심호흡 해본다. “누님 덕에 잘 마셨어요. 제가 좀 오래 있었네요. 그럼 다음에 봬요.” 서 있는 날 올려다보며 엉거주춤 일어서는 그. 뭔가 행동해야 할 기회는 지금뿐인데. 목엔 뭐가 잠긴 듯 온 몸 굳어지고. ‘어떻게 해야 하나.’ 일어선 그가 내게 살짝 인사하곤 문 쪽으로 걸어가려 하는데. “잠깐만.” 나도 모르게 뭔가에 떠밀리듯 다급함에. 뒤에서 그의 허리 껴안고 말았다. “?” “잠깐만 잠깐만요 잠깐만요.” 그의 등 꼭 끌어안으며. 단단한 근육 움직임 내 여린 가슴과 배 위로 흠뻑 새겼다. 그의 몸 앞으로 꼭 깍지 낀 내 두 손 부들부들 떨린다. “저 누..님?” 그가 손 올려 내 양손 잡는다. “왜.. 그러세요?” “그냥 잠깐만 이렇게 있어요.” 뭐라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손의 힘 살짝 뺐다. 그가 서서히 돌아서서는. 심하게 흔들리는 내 두 눈을. 한없이 맑고 커다란 눈으로 내려다본다. 살짝 발 들며 그의 입술에 키스했다. 도톰하고 따뜻한 그의 입술. 향긋하고 다정한 감미로움. 곧 온몸으로 뭔가 알 수 없는 희열 뻗쳐나간다. 등 뒤에 조심스레 날 감싸 안아 힘 주는. 그의 억세면서도 부드런 두 팔. 눈 감고 그의 목에 팔 두르며. 힘껏 그의 품에 안겨가며 입 벌렸다. 따뜻하고 부드런 그의 혀 왈칵 넘어오고. 내 부들부들 떨리는 가녀린 육신을. 두 팔로 힘껏 끌어안아. 깊고 깊은 그의 가슴속으로 날 이끌고 있다. 세계가 멈췄다. 거리의 소음도. 똑딱이던 벽시계 소리도. 오직 날 끌어안은 그의 몸에서 뻗어 나오는 열기와. 입안 가득 들어와 영혼까지 빨아올릴 듯. 애타게 혀 감싸안는 그의 혀. 오직 지금 존재하는 건 그와 나뿐이다. 그가 힘껏 모든 걸 빨아들인다. 내 깊은 곳에 있던 외로움과 슬픔이. 흥건한 침과 함께 그의 입안으로 사라져간다. 문득 그가 입 뗀다. 온 신경 곤두서 그를 마주한다. 조심스레 내 두 뺨 쓰다듬는 그의 손길. ‘역시.. 그의 손길엔 다정함이 묻어나.. 왈칵 눈물이 나..’ 내 눈물 보던 그의 입술 다가와 눈물 지워간다. 뺨 쓰다듬던 손 조심스레 어깨 위에 머물고. 미세한 떨림 느껴지도록 조금씩 조금씩 가슴 위로 내려오고. “후욱” 그가 두 가슴 감싸쥐자. 댐 터지듯 속에 쌓여있던 호흡 쏟아져 나온다. 어느새 그는 내 상의 벗겨내고. 소파 위에 길게 눕히고. 물방울무늬 스커트 허리 위로 걷어 올리고. 하얀 면 팬티에 손가락 걸어 잡아당기며. 내 눈 바라보고 있다. “후회 안 하죠?” ‘뭘? 내가 뭘 후회하니? 태어난 걸 후회할까? 남편과 결혼한 걸? 널 이제야 유혹한 걸? 그런 말 말자 그냥 날 안아주렴.’ 나는 대답 없이 그냥 눈 감고 고개 옆으로 돌리며. 그의 몸짓 편하도록 살짝 허리 들어줬다. 허벅지 스치며 벗겨져가는 팬티와 그의 손가락에. 참을 수 없는 떨림 온몸으로 퍼져간다. 어제까지만 해도 메말라 있던 나의 몸을. 환한 오전의 햇살 아래 넘칠 듯이 젖어버린 모습 그대로. 그의 눈앞에 드러낸다. 그가 보고 있을 그곳으로부터 그의 시선만으로도. 뜨겁고 날카로운 기운 미칠 듯 온몸 사로잡아가고. 눈 감고 고개 옆으로 돌린 채로. 양 무릎 활짝 그의 어깨 위에 놓고. 소파 자락 꼭 움켜쥐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짧은 시간. 그는 뭘 하는 걸까? 그때 언뜻 언뜻 할퀴는 듯한 그의 숨결이. 촉촉이 윤기 흘러 햇살 아래 빛나고 있을 나의 샘 위로 다가온다. 한번씩 그가 내쉬는 숨결 갈라진 틈으로 스쳐 지나갈 때마다. 꼭 감은 내 두 눈에 불 튄다. 따스한 입김 매끈한 내 음모 밑으로 느껴지는 듯싶더니. 허전한 듯 버려진 듯 애처롭게 물결치던 나의 샘을. 한 입 가득 머금어버린다. “흐윽” 순간 견딜 수 없는 벅찬 느낌 온 전신으로 퍼져 올라간다. 절벽으로 떨어지는 듯 허위허위 손 뻗어. 그의 머릿결 감싸쥐고. 한 입 가득 머금은 그의 입 틈으로. 뜨겁고도 축축한 미칠 것만 같은 촉감의 혀가. 매끈하게 젖어버린 샘가로 계곡으로 골짜기로. 소중한 보물 찾아 헤매듯 온통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흐으으윽” 울음과도 같은 신음 토해내며. 그의 혀 따라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져갔다. 끝없는 암흑으로 까맣게 떨어지다가. 다시 솟구쳐 올라 하늘 끝까지 튕겨져 갔다가는 다시 나락으로. 입안 바싹 말라버리고. 내 자신도 이해 못 할 신음 격렬하게 토해냈다. 정신 아득해지도록. 어느 순간 그의 벗은 맨몸 내 상체 덮어오며. 나의 말간 젖가슴 두 손으로 움켜쥔다. 초점 흐려진 눈 떠 그의 얼굴 보니. 코끝 닿을 듯 그의 눈동자 눈 아플만큼 광채 발하고 있다. 고개 돌려 그 눈빛 피하자. 어느샌가 내 온 몸 위로 겹쳐 올라온 그의 뜨거운 육체가. 단단한 가슴 나의 여린 가슴과 배 무겁게 짓누른다. 또다시 나의 입술 덮쳐오는 그의 얼굴에. 정신없이 그의 목 휘어 감으며 혀 밀어 넣었고. 숨 막힐 듯 내 몸 끌어안으며 몸 부딪혀오는. 그의 뜨겁고 단단한 성기가. 아랫배에 음모 위로 안쪽 허벅지로. 길 잃은 듯 사납게 휩쓸리는 게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순간 나의 몸 위로 길 찾은 듯. 어디선가 ‘미끌’ 살집 밀리는 느낌 들다가. 그의 완력에 숨 막혀갈 무렵. 그가 커다랗게 숨 내쉬며 내 안으로 깊이 들어왔다. “하아” 머리 뒤로 몰려드는 저릿한 느낌. 이상하다. 온 몸에서 반응하는 미세한 쾌락 떨림이. 척추 따라 목 뒤로 몰려오더니. 모든 느낌 이곳으로만 몰려든다. 내 양 무릎 양쪽으로 열어젖히고. 뜨겁고 단단한 그의 강한 육신 전부를 내게 눌러오며. 커다란 동작으로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친 듯 하지만 난폭하진 않게. ‘그래 그렇게 날 안아주렴. 너의 다정스런 강함에 난 굴복했어.’ 머릿속 하얗게 비어버리고. 온몸에 느껴지는 감각만으로 세계 이해되고. 귓가에 그의 다급한 숨결과. 젖가슴 위로 비벼오는 그의 단단한 땀에 젖은 가슴과. 활짝 열려진 하얀 허벅지 안쪽으로 끊임없이 부딪혀오는 그의 굳센 허벅지가. 소용돌이 쳤다. 홍수 난 듯 터져버린 나의 샘 안으로. 가득하도록 나를 온통 부셔버릴 듯 채우며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다시 밀려들어오고 빠져나가고 밀려가고. 정신 놓았던 걸까. 그의 움직임에 따라 점점 파도에 밀려 오르다. 평생 본 적 없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는 순간. 그의 목에 매달려 마구 고함 쳐댄 것 같다. ‘멈춰!’ 이 남자가 계속 움직인다면 정신 깨져버려 죽을 것 같아. ‘멈춰!’ 그의 몸짓 더욱 거세지고. 그가 들어왔다 나가는 길 따라. 격렬한 쾌감 온몸 찢는 듯 나를 삼켜갔다. “윽..윽..흐윽” 숨 끊어지는 순간처럼 단말마 비명만 입가 맴돌고. 격렬해진 그의 몸짓에 따라. 소파 위에 구겨지듯 온 몸 흔들렸다. 차츰 그의 호흡 높아질 무렵. 커다란 소리 지르며 아주 깊이 그가 내 안으로 밀려들어 오는 순간. 아랫배 깊은 곳으로 따뜻한 파도 쉴 새 없이 부딪혀오는 걸 느끼며. 아주 깊은 어둠 속으로 떨어졌다. 차츰 온 몸 덜덜 떨던 그의 호흡 가라앉고. 어디론가 멀리 튕겨져 갔던 나의 의식도 조금씩 제자리 찾아오고. 얼마의 시간 흘렀는지 궁금해질 무렵. 꼼짝 않고 내 위에 쓰러져 있던 그가. 힘겨운 듯 일어나 내 눈 보며 말했다. “어쩌죠? 그만 안에 사정해버렸어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괜찮아요.” 걱정스런 그의 눈길 한없이 귀여워져. 다시 그의 목 꼭 끌어안고 입 맞춘다. 점점 환한 햇살 현실감 던져줄 무렵. 우리 둘 일어나 주섬주섬 옷 입고. 그러다 눈 마주치면 쑥스러운 듯 싱긋 미소도 지었다. 옷 다 입고 현관 앞 선 그의 헝클어진 머릿결 손으로 매만져 주는데. 그런 날 등 뒤로 포근히 감싸 안으며 입 맞추는 이 남자. 왜 또 눈물 나려는지. “누님 저 갈게요.” 약간 더듬는 그의 말 들으니. 또 만나고 싶단 말 하려 했을까. 어떤 말 하려다 그는 말 더듬었을까. 다시 한번 그를 꼭 끌어안고. 이마에 짧은 입맞춤 전해줬다. 아쉬운 눈빛 남기며 떠나는 그 배웅하고. 다시 혼자만의 거실로 돌아왔다. ‘꿈이었을까?’ 내 안에 이런 내 모습 숨겨져 있었다는 게 무척 낯설다.
점심 먹을까 하다 청소 먼저 하기로 했다. 베란다 문 열고 각 방문 열고. 안방으로 향하다가 바닥에 떨어진 카드 주워들었다. ‘The Magician (마법사)’ ‘언제 여기 흘렸지?’ 손에 쥐고 물끄러미 카드 문양 바라보며 안방 문 열었다. 그리고 무심코 고개 들어 방안 본 순간. 내 온몸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여..보?” 방문 앞에 남편 출근 때 복장 그대로. 아무 표정 없는 얼굴로 팔짱 끼고. 대사원의 수호석상처럼 버티고 서 있었다. “여..보..여..보..” 내 입안엔 ‘여보’라는 말만 끊임없이 맴돌았고. 그의 무표정한 얼굴 더욱 공포스럽게 다가와. 점점 뒷걸음쳐 거실로 나갔다. 아무 표정 없는 남편 성큼성큼 거실 따라 나오고. 핏기 하나 없는 얼굴로 혁대 풀기 시작했다. 바클 부위 위로 가도록 휘두르는 남편의 폭력. 딱 한 번 경험해봤다. 작은 쇳조각 살 파고들며 찢고 지나가는 고통. 점점 뒤로 뒤로 물러난다. 그의 표정 없음 미칠 듯 두렵다. “여보..여보..잠깐..잠깐..” 그가 손 빠르게 들어올렸다 내렸다. “아악” 목 줄기에 피어오르는 고통. 목 휘감고 쇠 버클 앞니 때려. 둔탁한 통증 입 전체로 퍼져나갔다. “그만! 그만! 오지 마.. 제발! 여보.. 그만.. 오지 마.. 제가 잘못했어 제가 잘못 했어요 응?” “서류 놓고 가서 다시 왔지. 살짝 감기 기운도 있고. 집에 내 아내 없더군.” 또다시 그의 손 크게 반원 그리며 허공 가른다. “악!” 양 뺨 감싸는 고통. 끝의 쇠 버클 뒤통수 찍었다. 머리 움켜쥐며 쓰러지는 귓가에 윙윙거리는 소음 울린다. 그리고 손바닥에 묻어나는 피. “어딜 갔나 기다리다 잠깐 누웠지. 내 아내 집에 오더군. 왠 남자랑 말이지.” 다시 그의 손 올라가자. 절박해진 마음에 뒤로 물러났다. ‘그래 변명할 필요도 없겠지 다 봤을 테니. 하지만 이렇게 날 때릴 권리 당신한테 있니? 당신한테 난 뭐니? 왜 때리는데? 그래 나 바람났어. 그게 어때서? 그게 어때서?’ “그게 어때서~!” “뭐야?” 갑자기 내지른 내 절규 들은 남편의 눈자위 허옇게 뒤집어졌다. 그런 남편의 모습 처음이다. ‘이 사람 날 죽일지 몰라.’ 점점 내게 다가오는 그 피해. 베란다 쪽으로 뒷걸음쳐가며 소리 질렀다. “오지 마! 거기 멈춰! 그만! 그만! 제발 더 이상 오지 마!” 점점 다가오는 그의 얼굴. 베란다까지 밀려가 13층 허공 바람 느끼자. 절망 밀려왔다. ‘그만해 이제 날 더 힘들게 하지 마 응? 우리 이렇게 살려고 결혼한 거 아니잖아. 오늘 일 내가 잘못한 거 알아. 하지만 여보.. 아니 오빠.. 이럴 수밖에 없던 나 이해해 달라고 하면 너무한 걸까? 오빠 제발 이제 그만하자.’ 고개 돌려 밑 보니. 그 청년 막 현관 빠져나가 걸어가는 게 보였다. 다시 고개 돌려보니 남편 바로 앞까지 와. 혁대 쥔 손 들어올리고. 정말 순간이었다. 13층 허공에 수놓듯이 펼쳐지던 물방울무늬 스커트. 아주 짧은 허공에 머물던 순간. 절망적인 눈빛으로 내 이름 부르던 남편의 모습 보였고. 우리 처음 만난 날 그리고 애틋한 연애시절도 떠오르고. 온통 눈앞에 환한 햇살과 바람소리만 가득한 순간 이어지고. 그리고..
정말이지 그런 소름 끼치도록 둔탁한 소리는 처음 들었다. 그녀 집 나와 몇 발자국 옮겨 갔을까. 등 뒤로 뭔가가 떨어졌다. 얼마나 소리 크고도 소름 끼쳤는지. 그 자리에 얼어붙어 뒤돌아볼 엄두 나질 않는다. 뭘까. 갑자기 주위 사람들이 비명 질러댄다. 흠칫하는 맘으로 뒤돌아본 그곳에는. 아! 눈 아프도록 선명한 물방울무늬 스커트. 그리고 이상하게 뒤틀린 그녀의 손. 그 손 아래 꼭 쥐어져 있는 한 장의 카드. ...........The Magician (마법사)
마법사의 카드를 뽑았다면 당신의 능력은 생기를 찾을 것이다. 그는 ‘지금’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인가가 당신의 내면에서 끓어오르고 있다. 당신은 아마 흥분된 상태일 것이며 변화를 갈망하고 있을 것이다. 마법사는 당신의 계획을 실행에 옮길 창조적인 에너지를 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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