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관상
엄마의 관상
스물세 살이면, 슬슬 결혼을 생각해야 하는 나이일까.
적어도 우리 집에서는 그랬다. 언니는 스물다섯, 나는 스물셋. 우리 자매는 엄마의 이상한 ‘결혼 반대 방식’ 때문에 아직도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 하고 있다. 엄마의 방법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충격적이기까지 한 것이었다.
언니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 엄마는 언니를 조용히 불러 앉혔다. “대학생이 되면 남자도 사귀고, 결혼 생각도 하겠지. 하지만 엄마 눈에 안 드는 남자라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헤어지게 만들 거야. 그렇게 알고 골라서 사귀어라.”
그때는 웃으며 넘겼다. 엄마가 관상을 좀 본다는 건 알았지만, 설마 그 정도로 극단적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
그리고 내가 대학에 입학하자, 엄마는 똑같은 말을 나에게도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엄마는 파출부, 간병인, 온갖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우리 자매를 대학까지 키워주셨다. 할아버지가 재산이 많았음에도 손 하나 내밀지 않고, 홀로 우리를 지켜주신 고마운 엄마였다. 그래서 엄마의 말을 가볍게 넘길 수 없었다.
언니는 대학 2학년 때, 꽤 괜찮은 남자친구를 사귀었다. 군대도 다녀왔고, 부모님이 장사를 크게 하는 집 아들이었다. 졸업 후 가업을 이을 예정이라 안정적이었다. 언니는 그 남자와 장래를 약속했다고 나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엄마는 단호했다. “그 남자는 역마살이 강해. 한곳에 정착 못 하고, 결혼해서 아이만 낳으면 한눈 팔 남자야. 절대 안 된다.”
언니는 울면서 엄마와 대판 싸웠다. 하지만 엄마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리고 결정적인 사건이 터졌다.
언니가 그 남자친구를 집으로 데려온 날, 엄마는 언니를 심부름으로 멀리 보냈다. 돌아왔을 때, 언니의 남자친구는 알몸으로 목욕을 하고 있었고, 엄마도 그와 함께 있었다. 남자는 놀라서 도망쳤고, 언니는 배신감에 울부짖었다. 엄마는 태연하게 말했다. “헤어지라고 했을 때 안 들었으니, 이렇게라도 해야겠더라. 경고했잖니.”
그 후 언니는 남자를 포기했다. 엄마와의 사이에는 깊은 앙금이 남았지만, 우리 자매는 엄마를 원망할 수 없었다. 엄마가 우리를 위해 얼마나 험한 세상을 헤쳐왔는지 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내 차례였다.
대학 오리엔테이션에서 만난 선배 오빠. 훤칠하고 건장한 체격에, 지질학과라 여행을 좋아하는 활기찬 사람이었다. 두 달 만에 나는 그에게 처녀를 바쳤다. 마음도, 몸도 완전히 주었다. 오빠는 나를 소중히 대해주었고, 우리는 진지하게 미래를 꿈꿨다.
“엄마, 이번엔 진짜야. 오빠 데리고 올게.”
엄마의 카페로 오빠를 데려갔다. 엄마는 처음엔 상냥하게 웃으며 맞아주었다. 그러나 곧 나를 밀실로 데려가 단호하게 말했다. “당장 그 남자와 헤어져. 역마살이 너무 강해.”
나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엄마, 왜 그래? 오빠는 좋은 사람이야!”
엄마의 관상은 이번에도 정확했다. 오빠는 광산 일을 하는 집안이었다. 산을 돌아다니며 광맥을 찾는 일이 주업이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할 수 없었다. 엄마가 보는 앞에서 더 적극적으로 오빠에게 안기고, 애정 행각을 보였다.
그리고 얼마 전,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오빠가 서울에 온다고 해서 엄마 카페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강의가 끝나자마자 가려고 했는데, 엄마가 은행에 도장을 두고 왔다며 집에 들러 가져오라고 했다. 30~40분이면 충분할 거라 오빠에게 말하고 집에 갔다.
카페에 도착해 보니, 엄마가 보이지 않았다. 아르바이트생에게 물어보니 14번 테이블에 오빠와 함께 있다고 했다.
나는 살금살금 다가가 이야기를 엿들었다.
“학생, 이제 우리 미라와 그만 만나요.” “……네.”
오빠의 대답이 들려왔다.
“미라 엄마를 먹고 미라를 만날 수는 없겠지?”
엄마의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내 머릿속이 하얘졌다.
오빠는 결국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엄마가 그 밀실로 데려가 노팬티 차림으로 유혹했고, 결국 그와 관계를 가졌다고 했다.
“찰싹!” 나는 오빠의 뺨을 세게 때렸다. 눈물이 터졌다.
“그래도… 너희 엄마는… 너보다는 훨씬 빡빡하더라.”
그 말과 함께 오빠는 떠났다.
엄마에게 돌아가 따지자, 엄마는 태연하게 말했다. “봐라. 내가 헤어지라고 했을 때 들었으면 이런 일 없었잖니. 다른 남자 사귀어라.”
이제 나는 남자를 사귀지 않는다. 언니도 그렇다.
엄마의 ‘결혼 반대 방법’은 너무도 강력했다. 우리는 엄마를 원망하면서도, 그 험한 세상에서 우리를 지켜준 엄마를 사랑한다.
하지만… 우리 자매의 결혼은 아마 영원히 멀게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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