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유리 파편
봄날의 유리 파편
봄의 따사로운 햇살이 거실 창문을 통해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화사한 개나리꽃이 길게 늘어선 창밖 풍경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그녀는 마흔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를 간직하고 있었지만, 거울 속에 스며든 잔주름들이 세월의 무게를 은근히 알려주었다. 어린 시절 코흘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사십이라는 숫자가 그녀를 이곳까지 밀어 넣었다.
한적한 오후, 혼자 사는 집 안이 갑자기 처량하게 느껴졌다. 드라이브라도 하고 싶었지만 몸이 귀찮음을 호소했다. 배가 고파오는 가운데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간편한 돈까스를 주문하기로 마음먹었다. 배달 아르바이트 학생의 깔끔하고 점잖은 인상이 떠올라 마음이 조금 놓였다.
욕실로 들어가 세수를 하려던 순간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어두고 들어오라고 했더니 곧 배달 온 총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잘생긴 얼굴에 단정한 머리 모양새로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음식값을 나중에 받겠다는 그의 앳된 목소리가 어색하면서도 정감 있었다.
그 순간 세면대 위 양치컵을 건드려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발을 디딜 수 없는 상황에 그녀는 당황하며 도움을 청했다. 총각은 놀란 얼굴로 욕실 문을 열고 들어와 청소기를 가져와 유리 조각을 깨끗이 빨아들였다.
첫걸음을 내딛자 발바닥에서 따끔한 통증이 올라왔다. 작은 유리 파편이 깊게 박힌 듯 피가 배어 나왔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총각은 주저 없이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려 소파로 옮겼다. 젊은 남자의 강하고 따뜻한 체취가 그녀의 코끝을 강렬하게 자극했다.
그는 핀셋으로 파편을 빼내고 약을 바르며 붕대를 정성스럽게 감아주었다. 자상하고 능숙한 손길이 그녀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러다 보이지 않는 작은 파편을 찾기 위해 그는 그녀의 발바닥을 입으로 가져갔다. 부드러운 혀가 상처 부위를 더듬고 빨아들이는 순간, 짜르르한 전율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그녀의 다리가 저도 모르게 떨려왔다. 간지러움과는 다른, 설명할 수 없는 강렬한 자극이 발바닥에서부터 종아리를 타고 올라가 깊은 곳을 울렸다. 으으음…… 나도 모르게 작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의 혀가 더욱 부드럽게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몸은 점점 뜨거워지며 흥분으로 물들어갔다.
그의 손이 종아리를 부드럽게 잡아오는 순간,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욕망의 파도를 느꼈다. 마음은 안 된다고 외치고 있었지만 육체는 이미 젊은 남자의 손길에 완전히 굴복하고 있었다. 부르르 떨리는 몸과 함께 소파를 움켜쥐는 그녀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총각의 얼굴도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그의 눈빛에는 숨길 수 없는 뜨거운 갈망이 가득했다.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울음을 터뜨렸다. 미안해요…… 내가 미쳤나 봐요…… 그 순간 총각이 그녀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뜨거운 숨결과 탄탄한 젊음의 체온이 그녀를 완전히 감쌌다. 그녀의 팔도 저도 모르게 그의 등을 끌어안았다.
그러나 곧 정신이 돌아온 그녀는 그를 세게 밀쳐냈다. 안 돼…… 안 돼…… 나는 나이 많은 아줌마예요…… 총각은 당황한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았다가 곧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녀는 욕실로 들어가 차가운 물로 얼굴을 적셨다. 거울 속 붉게 달아오른 얼굴이 낯설게 느껴졌다. 혼자 사는 외로움이 이렇게까지 그녀를 흔들 줄은 몰랐다. 가슴 한구석이 텅 빈 듯 허전함이 밀려왔다.
거실에는 아직 총각이 놓고 간 배달 음식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봄 햇살은 여전히 창문을 통해 따뜻하게 들어오고 있었고, 개나리꽃도 변함없이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만은 그날 이후로 결코 예전 같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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