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이중생활
의사의 이중생활
그 의사는 동네 가정의학과를 운영하는 평범해 보이는 40대 중반의 남자였다.
겉으로는 늘 하얗고 마른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환자들을 대했지만 그 속내는 오랜 시간 쌓인 욕망과 권력의 그림자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모범생으로 불렸다. 의대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지역 병원에서 레지던트를 마친 뒤 부모님의 도움으로 작은 동네에 자신의 가정의학과를 열었다. 처음엔 성실한 의사로 소문이 났다. 감기 하나부터 만성질환까지 친절하게 봐주고 주사도 잘 놓는다고 동네 주민들이 입을 모았다.
결혼은 스물아홉에 했다. 아내는 같은 병원에서 일하던 간호사 출신으로 지금은 병원 경영과 가정을 함께 챙겼다. 두 사람 사이에 아이는 없었고 그 때문에 아내는 늘 불안해하며 그를 더 강하게 붙잡으려 했다. 그는 그런 아내를 사랑한다고 믿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권태로움을 느꼈다.
병원을 운영한 지 8년째 되던 해 첫 번째 불륜이 시작되었다. 당시 20대 후반의 젊은 간호사가 들어왔고 그녀의 탄력 있는 몸매와 순진한 눈빛이 그를 자극했다. 진찰실에서 늦은 밤까지 차트를 정리하다가 자연스럽게 신체 접촉이 늘었고 결국 진찰대 위에서 그녀를 안았다. 그 후로도 여러 명의 간호사가 병원을 거쳐 갔고 그중 몇 명과는 은밀한 관계를 이어갔다.
그는 합리화했다. 아내와의 섹스가 점점 시들해졌고 스트레스도 심했으며 자신은 병원을 위해 밤낮없이 일한다고. 그래서 가끔 젊은 여자들의 부드러운 살결과 뜨거운 신음이 필요하다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새로 온 간호사에게도 처음엔 호감만 있었지만 그녀가 조금씩 마음을 열자 참을 수 없었다. 진찰실 불을 희미하게 켜놓고 그녀의 분홍 원피스 아래로 손을 집어넣었고 그녀의 다리를 벌려 깊숙이 박아댔다.
그는 아내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항상 조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아내가 미스 오라는 기존 간호사로부터 모든 이야기를 듣고 병원으로 찾아와 그녀를 몰아세운 것이다. 그는 그날 밤 병원에 몰래 숨어서 상황을 지켜보며 불안과 동시에 이상한 쾌감을 느꼈다.
그의 내면에는 오랜 시간 쌓인 권력에 대한 욕망이 있었다. 작은 동네 병원 원장이라는 위치가 주는 우월감. 젊은 여자들을 자신의 손으로 만지고 신음하게 만드는 지배감. 그는 그것을 멈출 수 없었다. 새로운 간호사가 병원을 나가더라도 또 다른 누군가가 들어올 것이고 그 역시 결국 자신의 품으로 끌어들일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그는 낮에는 친절한 동네 의사로 환자들을 대하고 밤에는 욕망의 늪에 빠진 남자가 되었다. 분홍 간호사복을 입은 젊은 여자들이 그의 진찰실을 드나들 때마다 그는 또다시 불타오르는 욕정을 느끼며 미소 지었다. 그 미소 뒤에 숨겨진 것은 끝없는 갈증과 위험한 쾌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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