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 그리고 금지된 불꽃
입학식 그리고 금지된 불꽃
너무도 떨리는 마음으로 아침을 맞이했다.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그 특별한 날이었다. 아이보다 내가 더 가슴이 두근거려서 도저히 진정이 되지 않았다.
아침부터 나는 화장을 정성껏 곱게 하고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매만졌다. 그리고 침대에 앉아 검은 스타킹을 천천히 끌어 올리는데 거울 속 내 다리가 미끈하고 날씬하게 빛났다. 6년 동안 수영으로 단련한 몸매가 35살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만큼 탄력 있고 아름다웠다. 나는 거울을 보며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입학식은 11시. 나는 하얀 블라우스에 검은 투피스를 입고 왼쪽이 살짝 찢어진 치마로 은근한 멋을 더했다. 아이에게 코트를 따뜻하게 입혀주고 나도 파란 코트를 걸쳤다. 집을 나서자 아이와 손을 꼭 잡고 또각또각 구두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학교 정문에 커다란 현수막이 보였다. ‘여러분의 입학을 축하합니다!’ 나는 문득 학부형이 되었다는 사실이 실감 나서 아이의 손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아이를 재잘거리는 아이들 속으로 보내고 엄마들 사이에 섰다. 아이가 자꾸 나를 돌아보며 손을 흔들었고 나는 미소를 가득 머금은 채 과장되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교장선생님의 훈시가 이어지고 담임들이 호명되기 시작했다. 우리 반 담임은 “김명석 선생님!”이라는 이름과 함께 유일한 남자 선생님이었다. 스물여덟쯤 되어 보이는 건장한 체격에 군대를 막 나온 듯한 절도 있는 인사. 여기저기서 엄마들이 수군거리며 걱정스러운 말을 쏟아냈다. 나 역시 살짝 불안한 마음으로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코트를 벗는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같은 반 엄마의 전화였다. 그녀는 담임이 첫 부임이라며 불만을 터뜨렸고 결국 나는 떠밀리듯 반대표 엄마가 되었다.
며칠 후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이번엔 김명석 선생님 본인이었다. 우렁차고 씩씩한 목소리로 환경미화 도움을 청했다. 나는 입학식 날 입었던 옷차림으로 학교에 갔다.
교실에서 몇몇 엄마들과 함께 청소를 하던 중 수다스러운 영호 엄마가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 결국 나는 반대표라는 이유로 모두를 이끌고 근처 돼지갈비집으로 갔다. 술자리가 이어지고 영호 엄마의 장난으로 나는 소주 석 잔을 단숨에 비웠다. 선생님은 난감해하다가 대신 노래방을 쏘겠다고 했다.
노래방에서 흥이 고조되던 중 엄마들이 나를 선생님 품으로 떠밀었다. 비틀거리며 안겨버린 나는 그의 단단하고 뜨거운 가슴을 느꼈다. 부르스를 추던 중 그의 몸이 점점 더 밀착되면서 아랫배에 단단하고 뜨거운 무언가가 느껴졌다. 나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지만 취한 몸은 그의 품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 다음 날. 과음 때문에 힘들어하던 나는 다시 학교로 불려갔다. 혼자서 청소를 하다 보니 밤이 깊었고 결국 나는 선생님을 도우러 다시 학교로 뛰어갔다. 새벽 2시까지 함께 작업하다가 피곤에 지쳐 교탁에 엎드려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선생님이 내게 츄리닝을 덮어주고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의자에 앉아 자신의 바지 속에 손을 넣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충격으로 벌떡 일어난 순간 그는 나를 붙잡았고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폭주했다.
그는 나를 거칠게 바닥에 쓰러뜨리고 묶은 뒤 강제로 몸을 탐했다. 고통과 공포 속에서도 그의 거대한 존재감이 내 안을 가득 채우며 알 수 없는 쾌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그날 밤, 나는 눈물과 신음 속에서 그와 육체를 나누었다.
며칠 후 그는 집까지 찾아왔다. 무릎을 꿇고 진심 어린 고백을 하며 나를 끌어안았다. 처음의 강제적 만남이었음에도 나는 그의 뜨거운 키스와 욕망을 거부하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를 탐하며 뜨거운 밤을 보냈다. 그의 검은 피부와 단단한 몸, 내 안을 깊숙이 채우는 열기가 나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그렇게 우리는 담임과 학부형이라는 금기를 넘어 애인으로서 1년이라는 시간을 은밀하게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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