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욕의 라이벌 - 1부

1. 25m자유형 단판 승부

　1학기가 끝나가는 어느날, 하교길에서 선미로부터 곧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로 전학갈 예정이란 사실을 들었다.

「비겁해!」

　무심코 나온 말이다. "승부하지 않고 가는거야?" 라는 의미였지만 선미에게는 다른 뜻으로 받아들여 진듯 하다.

「뭐가??」

　선미는 거의 싸우려고 달려드는 기세였다.

　나와 선미가 다니는 시립 고등학교는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학교였다. 시골의 고등학교에 비해서는

진학에도 힘을 쓰고 있고, 오히려 동아리 활동은 별로 활발하지 않았다. 실제로 수영부에서도 연습에 참가하는  성실한 부원은 극단적으로 적고 2학년 학생중에 연습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은 나와 선미의 둘 뿐이었다.

그런 탓인지 나에게 있어서 선미는 유일한 라이벌이었다.

　이따금 출전하는 수영대회에서도 남녀의 차이는 별로없었다. 나는 남자인 주제에 실력이 별로 여서 기록이나

성적은 언제나 막상막하였다.

「먼저 어느 쪽이 연인을 사귈 수 있을지 승부할까?」

　저번에는 이런 일도 승부했다. 어느날 연습이 끝나고 오는 길에 둘이서 걸으면서 서로의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왔을때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나는 별로 좋아하는 사람도 없는데 그냥 후배중에 신경이 쓰이는

사람이 있다고 고백했다. 선미도 마음속에 두고 있는 선배를 가르쳐 주었다.

　물론 농담 섞인 대화였지만 나는 선미의 매정한 「승부」라고 하는 말에 몹시 당황해 버렸다.나중에서

무엇인지 모르게 초조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2학년이 된지 얼마 안된 무렵 선미가 마음에 두고 있다던 선배와 사귀기 시작했다는 소문이 들렸다 .

쇼크였다!! 추월당해 졌다고 하는 감정은 아니었지만 선미 자신으로부터 보고가 없었던 것도 그렇지만...

분명하게 나중에 다른 감정이 생겼다.

　역시 선미가 신경이 쓰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1개월도 되지않아 그녀가 그 선배와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헤어진 이유는 몰랐지만 나는

선미에게 그것을 묻지 않았고 그녀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뭐 그래도 좋았다. 우리 둘의의 관계가 이것저것 때문에 삐걱거리는 것보다는 지금의 관계로 계속 남아있고

싶었다. 그런데.....이번에는 정말로 내 곁에서 선미는 멀어져버린다.

「비겁하구나」

「뭐가?」

　입을 비쭉 내밀며 도발적으로 나의 얼굴을 올려다 보는 선미.... 작은 몸을 크게 보이려고 몸을 앞에 내밀고

양손을 허리에 대며 씩씩거렸다.

그것은 마치 「화내고 있습니다」라고 하는 느낌으로... 묘하게 일부러 과장하는 듯한 냄새가 났다.

　크게 부풀린 뺨은 조금 붉었다. 햇볕에 그을린 17살의 신선한 피부가 인상적이다. 언제나 어깨까지 내려온

머리카락을 뒤로 묶고 있어서 날카롭고 작은 얼굴 생김새가 한층 더 돋보였다. 좀 더 키가 큰다면 여자 아이들

에게도 인기있을지도 모른다.

　별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지도 않아서 종종 수영부의 선수처럼 어깨가 벌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보통의

여자보다도 가는 몸매도 좋았다. 단지 수영복 너머로 보는 선미의 가슴이나 엉덩이는 아무리 좋게 말해도

크다고는 말할 수 없었지만....

　선미의 「뭐가!」라는 외침에 순간적으로 나는 말이 막혔다. 나 자신도 왜 "비겁해”이라고 말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승부가 나지 않았잖아!!」

　난처한 나머지 입에서 나오는대로 얼버무렸다.

「 아직 우리의 승부가 나지않았잖아!! 전학가려면 제대로 한판 붙고 나서 가라구!!」

　선미는 그 말에 간신히 수긍을 했는지 미소를 지었다.

「좋아... 우리의 마지막 승부가 되겠네!」

　역시 “마지막”이라는 말에 가슴이 아파왔다.

「그러면, 마지막 승부다. 진 사람은‥‥」

　언제나처럼 지는 사람이 하교길에 군것질거리를 사주는‥‥이라고 말하려고 했을 때 갑자기 나의 마음의

음침한 구석에 무엇인가 비집고 들어왔다.

「구멍 보여주기」

　선미는 이해못한 표정이다. 당돌하게 “구멍”이라고 한 것이 이상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무슨 구멍?? 이라고

묻고있는 느낌이다.

「진 사람은 출발대 위에서 수영복을 벗고 엉덩이를 보여주는거야!!」

　그 때 간신히 선미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띄웠다. “수영복을 벗는다”라고 하는 부분에 조금 반응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의식적으로 익살스러운 말투로 농담하듯이 설명했다.

「내가 진다면 "선미님께 졌습니다. .완패했어요. 패배자의 엉덩이를 봐주세요" 라고 할거야 크크」

　내친김에 선미에게 엉덩이를 향하여 교복 바지 위로 팬티를 벗는 액션을 더했다.

「아―　그런식으로... 그런데 그러면 마치 이기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것 같지 않아?」

「이긴 사람을 향해 엉덩이 내민다고?」

「그러면 더욱 더 바보취급 당하는거네∼」

　선미는 즐거운 듯이 깔깔 웃었다.

「머리에 손을 올리고 엉덩이를 내미는 것은 어때?　자∼　엉덩이를 봐달라고 하는게 느껴져?」

　선미는 스스로 제안했다. 나는 「좋아~」라며 일부러 밝게 대답했다.

「자....무르기 없다?　마지막 승부!」 「좋아!　승부닷―」

　이렇게 말하고 나와 선미의 마지막 승부와 벌칙이 결정되었다. 일주일 후 1학기말의 시험 휴일이 끝나기

직전에 풀에서 25m 자유형으로 단판 승부를 하게 되었다.

　선미는 자신이 지는 것을 상상도 하고 있지 않는 것 같아서 엉덩이를을 까는 사람은 나라고 말하는 듯했다.

「절대 안진다고」라며 자신 만만한 말투로 얘기한다.

하지만 나도 「절대」지지 않을 생각이었다.

　왜 그런 일을 순간 생각해냈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갑자기 무엇인가 마음의 틈새에 비집고 들어갔다는것

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쭉 그녀에게 품고 있던 마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에서 삐뚤어진 형태로

토해내졌는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일주일간 나는 은밀하게 연습해 만전의 태세로 승부에 임할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수영복을 벗어

엉덩이를 까는 순간을 기대할 것이다.

　단지 벌칙을 이 정도로 끝낼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나는 새로운 계획을 가다듬었다.이것이 마지막 찬스다.

　　　　　　　*　　　　　　　*　　　　　　　*

　나는 사진부에 있는 친한 친구에게 협력을 부탁하기로 했다. 지수라고 하는 여자아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소꿉친구로 뭐든지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였다.

짧은 머리가 어울리는 귀여운 얼굴에 다른 남자 학생으로부터 대단한 인기가 있는 존재였지만, 그녀는 그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인기만점인데 남자친구도 없었고 이렇게 나와 건전한 친구 관계로 지내올 수 있었다는 것은... 그녀가 남성에

대해서 별로 이성으로서의 의식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금 동성애적 성향이 있던 것 같기도 하다.

「여자 아이를 좋아하니?」라고 물은 적도 있었지만 그녀는 「어느쪽이 좋은지 확실히 잘 모르겠어」라고

대답했다. 스스로도 남성을 좋아하는지 여성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실은 내가 중학교 3년 때 그녀에게서 고백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매정하게 거절했다. 아무래도

여자로 느껴지지가 않는다라고 하는 이유로.......

그일이 있고나서 그녀는 끊임없이 「그것이 원인이 되어 나는 남성을 사랑할 수 없게 되었다」라고 주장했지만

고백한 당시 그녀 스스로도 어딘지 진지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고백하지 말것이지.....실제로 지수에게는 후배인 여자애인이 있는 것 같았지만 자세한 것은

물은 적이 없다.

나는 그녀에게 이번 계획을 이야기했다. 나는 마지막에 선미의 모든 것을 보고 싶다고 고백했다.

내가 선미를 좋아한다는 것은 이미 이야기했고 지수 자신도 성적인 면으로 그녀가 끌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반드시 이 계획을 도와 준다고 생각했다.

물론 불안감도 있었다. 성적 욕망이 앞서는 비열한 계획에, 소꿉친구인 지수를 이용하다니 자신을 바보

취급하는게 아닐지 욕먹을 각오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의외롭게도 시원하게 게다가 적극적인 표정으로 「좋아」라고 승낙해 주었다. 나의 진지함에

압도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곧바로 그녀는 밝은 얼굴로 이렇게 덧붙였다.「 나도 한번, 그 아이의 알몸을 보고 싶어!」

그리고 나는 일주일 후의 승부를 위해서 은밀하게 연습을 거듭했다. 실패는 용납되지 않는다. 우선은 승부에

이겨서 그녀에게 엉덩이를 까는 벌을 받게 해야한다.

그리고 그녀의 불쌍한 모습을 지수의 카메라로 몰래 찍는다.그 다음은 찍은 사진을 이용해 그녀를 불러낼

생각이었다. 거기서 쭉 동경해왔던 그녀의 나체를 직접 이 눈에 새길 생각이었다. 물론 양심에 찔리기는 했다.

그러나 이것이 마지막이다. 그녀와 접촉할 기회는 이것 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것이다.

이 시점에서 내가 세운 계획은 단지 그녀의 알몸을 감상만 할 예정이었다.　그것을 추억으로서 모든 것을

끝낼 생각이었다.　선미의 전라를 눈앞에 보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