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이닝 역투로 구원승' 두산 이영하 "마음의 빚, 갚고 있는 중"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영하(27·두산 베어스)는 구원 등판해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 5탈삼진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되고도 "아직 마음의 빚을 갚는 중"이라고 말했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서 이영하는 3-3으로 맞선 7회에 등판해, 2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이영하가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키자, 두산 타선이 8회말에 2점을 뽑았고 두산은 5-3으로 승리했다.
이영하는 시즌 첫 승리(1패 2홀드)를 챙겼다.
경기 뒤 만난 이영하는 "개막전에서 역전 결승 홈런을 맞아, 마음의 빚이 있다"며 "개막전에서 우리가 승리했으면, 분위기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아픈 기억부터 꺼냈다.
3월 22일 인천에서 벌인 SSG 랜더스와 개막전에서 두산은 5-4로 앞서가다,
8회말에 오태곤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맞아 5-6으로 패했다.
당시 이영하는 8회에 등판해 1사 후 박성한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오태곤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이영하는 "개막전에서 등판하자마자, 공 11개를 연속해서 직구로 던졌다. (포수) 양의지 선배가 슬라이더 사인을 낼 때도, 내가 직구를 고집했다"며 "주 무기 슬라이더를 2스트라이크 이후에 쓰고 싶은 마음에, 직구를 계속해서 던졌고,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고 곱씹었다.

첫 역전패는 뼈아팠지만, 이영하는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다.
그는 "양의지 선배가 슬라이더를 연속해서 던져도 충분히 타자를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금은 양의지 선배의 사인대로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하는 개막전에서 1이닝 1피안타 2실점 해 패전 투수가 됐지만, 이후 4경기에서는 5⅓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2일까지 이영하의 성적은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2.84다.
2일 키움전 투구는 개막전과 달랐다.
이영하는 최고 시속 152㎞의 직구(12개)를 갖췄음에도, 슬라이더(14개)를 더 많이 던졌다. 느린 커브도 3개를 섞으며 강약을 조절했다.
이영하는 "아직도 마음의 빚을 갚아나가는 중"이라고 몸을 낮췄지만, 이승엽 감독은 부상자가 즐비한 상황에서 불펜의 중심을 잡는 이영하에게 고마워한다.
두산 불펜 자원 홍건희, 이병헌, 최지강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다.
이영하는 "선발 곽빈까지 투수진에 부상자가 많지만, 남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은 팀 성적(3승 6패)이 좋지 않지만,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며 "시즌이 기니까, 나도 개막전에서 진 빚을 모두 갚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군 복귀를 앞둔 이병헌, 최지강 등을 향해 "우리가 잘 버티고 있을 테니, 완벽하게 나아서 돌아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영하는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선발 경험이 풍부하고, 지금은 핵심 불펜으로 뛰는 이영하는 FA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영하는 "가끔 FA에 관한 생각이 들긴 한다"고 웃으면서도 "팀이 좋은 성적을 내야 나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지금은 타자와의 싸움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