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맨유 팬이야" 손흥민 발언에 난리난 맨유 팬들, 왜?
토토군
0
57
0
2023.09.23
[포포투=김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현지 팬들이 손흥민의 발언을 두고 농담을 던졌다.
영국 '더 선'은 "맨유 팬들은 손흥민의 인터뷰 이후 손흥민에게 맨유에 합류해달라고 애원했고, 손흥민이 맨유의 팬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라며 손흥민의 인터뷰 내용을 조명했다.
손흥민은 최근 EA 스포츠에서 제작한 축구 게임 EA FC 출시 행사에 참석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던 와중 손흥민은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능력치를 갖고 있는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손흥민은 패스는 폴 스콜스, 슈팅은 루드 반 니스텔루이, 힘은 웨인 루니, 드리블은 호나우두, 그리고 스피드는 티에리 앙리를 꼽았다.
손흥민이 언급한 선수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맨유 팬들의 반응이 이해가 된다. 스콜스, 반 니스텔루이, 루니는 모두 맨유의 레전드들이다. 손흥민이 다섯 명 중 세 명을 맨유의 레전드로 뽑자 맨유 팬들이 열광한 것이다.
스콜스는 흔히 말하는 '퍼거슨의 아이들' 중 하나로, 현지에서는 'Class of 92' 멤버로 불린다. 라이언 긱스, 데이비드 베컴, 니키 버트, 게리 네빌, 필립 네빌, 테리 쿠크와 함께 어린 시절부터 맨유에서 커리어를 쌓으며 많은 기대를 받았던 선수다. 1990년대 중반 맨유에서 프로 데뷔한 이후 줄곧 맨유에서만 뛰었던 맨유의 원 클럽 맨이기도 하다. 현역 시절 스콜스는 맨유와 함께 리그 우승 11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2회, 잉글랜드 축구협회컵(FA컵) 우승 3회 등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반 니스텔루이도 맨유 팬들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만한 레전드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2001년 PSV 에인트호번을 떠나 맨유에 입단한 이후 한동안 팀의 주포로 활약했다. 반 니스텔루이는 맨유에서 리그 우승 1회, FA컵 우승 1회 등을 차지했고, 2002-03시즌 프리미어리그(PL) 득점왕을 차지하며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로 떠나기 전까지도 맨유를 상징하는 선수들 중 하나였다. 현역 말미에 당시 유망주였던 손흥민과 독일 분데스리가의 함부르크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이기도 하다.
루니는 맨유의 아이콘과도 같은 선수로 여겨졌다. 어린 시절 에버턴을 떠나 맨유에 합류한 루니는 맨유에서만 10년 넘게 뛰며 2000년대와 2010년대 맨유의 전성기의 중심에 있었다. 우수한 신체 능력에서 나오는 저돌적인 드리블과 강력한 슈팅, 패스 등을 모두 겸비한 만능 선수이기도 했다. 루니가 맨유에서 남긴 기록은 559경기 253골 134도움, 이는 맨유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이다. 루니는 맨유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는 것은 물론 PL로 그 범위를 넓혀도 레전드로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모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레전드들이었으니, 맨유 팬들이 손흥민의 발언에 열광할 만하다. 영국 '더 선'은 손흥민의 발언을 접한 맨유 팬들의 반응을 공개했는데, 몇몇 팬들은 손흥민이 맨유를 응원한다며 맨유로 오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말을 던지는 모습을 보였다.
매체가 공개한 반응들을 살펴보면 맨유 팬들은 "손흥민은 의심할 여지 없이 맨유 팬이다", "손흥민이 맨유에 합류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냥 맨유로 와라", "손흥민은 집에 맨유 침대 시트와 벽지가 있을 것이다"라며 손흥민을 환영했다.
'더 선'은 손흥민이 실제로 과거에 자신이 맨유 팬이었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어떤 팀을 응원했냐는 질문에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었기 때문에 맨유였다"라며 맨유를 응원했다고 답했다.
이어 손흥민은 "박지성은 국민적 영웅이다. 한국에서도 박지성은 두 개의 심장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는 나에게 국민 영웅이자 좋은 친구다. 박지성은 한국 선수들에게 희망과 기회를 줬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PL에서 뛴 최초의 한국인 선수다. 그래서 맨유를 응원했다. 하지만 지금은 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 훗스퍼는 맨유와 적대적인 라이벌 관계는 아니지만, 경쟁하는 관계다.
손흥민의 현재 소속팀과는 별개로 손흥민 정도의 나이라면 박지성과 맨유를 응원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당시 박지성은 손흥민의 말처럼 국민 영웅이었다. 국내에서도 주말 밤 PL이나 평일 새벽 UCL에서 맨유 경기가 있을 때마다 중계를 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때문에 현재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인 축구를 좋아하는 남성들이라면 누구나 박지성의 경기를 보고, 맨유를 응원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더 선'은 박지성이 과거 손흥민이 맨유로 이적하더라도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점도 짚었다. 매체에 의하면 박지성은 지난 2021년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이미 PL에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다. 난 손흥민이 맨유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정도라고 믿는다. 사소하지만 유일한 문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현재 뛰고 있기 때문에 손흥민이 자신이 좋아하는 등번호인 7번을 달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거다"라며 손흥민이 맨유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박지성의 말처럼 당시 손흥민은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는 중이었다. 2021-22시즌 손흥민은 PL에서 23골을 터트리며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로는 물론 아시아 선수가 PL에서 득점왕을 거머쥔 건 손흥민이 최초였다.
사진=토트넘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도 최초의 기록을 하나 세웠다. 바로 토트넘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인 주장이 된 것이다.
토트넘은 지난달 중순 시즌이 시작되기 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구단의 주장으로 임명됐다. 손흥민은 지난 2014-15시즌 처음으로 주장을 맡았고, 이제 위고 요리스로부터 주장 완장을 받았다. 제임스 메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부주장으로 임명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손흥민은 구단 채널을 통해 "이 거대한 클럽의 주장이 된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정말 놀라웠고,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난 이미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가 주장이 되어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새 시즌,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으며 이 셔츠와 주장 완장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것이다"라며 주장이 된 소감을 밝혔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은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의 새로운 주장이 될 만한 이상적인 인물이다. 모두가 손흥민이 월드 클래스 선수라는 걸 알고 있다. 손흥민은 라커룸에서 많은 선수들의 존경을 받는다. 그는 스쿼드 내에서 여러 그룹들에 걸쳐 있다. 단지 그의 인기 때문이 아니라 손흥민이 토트넘, 그리고 한국에서 주장으로서 성취한 것들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어 구단 채널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나는 우리 모두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좋은 행동과 훈련에서 좋은 태도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있는 라커룸이 제일 중요한 곳이다. 이번 시즌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시즌이다. 하나로 뭉쳐야 한다. 중요한 시즌에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라고 말했다. 동료들은 박수로 답했다.
손흥민이 토트넘의 주장으로 임명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케인의 뮌헨 이적이 가까워질 때쯤 나왔다. 온스테인의 설명처럼 오랫동안 토트넘의 주장 완장을 찼던 요리스가 이번 여름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요리스가 자리를 비운 동안 토트넘의 주장직을 수행했던 케인마저 이적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토트넘에 남은 선수들 중에는 사실상 손흥민 외에 주장이 될 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평가였다.
더욱이 손흥민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오랫동안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주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선수다. 주장 완장을 차고 많은 A매치 경기들을 소화한 것은 물론 월드컵에도 참가한 경험이 있다. 리더십 면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이제 주장으로서 국가대표팀만이 아니라 토트넘까지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