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감독의 독한 한마디 "신성현, 아직 멀었습니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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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9
![이승엽 감독의 독한 한마디 이승엽 감독의 독한 한마디](https://cdnfor.me/data/images/42/5f38d56fabca3672d9e9a60bfc7c5d.jpg)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아직 멀었습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최근 1위팀 SSG 랜더스와 연습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른 신성현(32)에게 칭찬을 자제했다. 신성현은 지난 23일 SSG와 첫 연습경기에서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으로 맹활약하며 9-7 승리를 이끌었고, 27일 치른 두 번째 연습경기에서도 3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4타점을 기록해 6-4 승리에 앞장섰다.
두 경기 모두 좋은 타구를 생산했다. 신성현은 23일 컨디션 난조를 겪은 숀 모리만도를 상대로 1회초 좌월 3점 홈런을 터트렸고, 27일에는 2-2로 맞선 5회초 장지훈에게 역전 3점포를 뺏었다. SSG 선수들 대부분 경기 감각을 찾는 과정에 있긴 했으나 1위팀 주축 투수들에게 낸 성과라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사령탑은 "아직 멀었다"는 말로 평가를 대신했다. 이 감독은 "SSG는 테스트 과정이라 정규시즌이랑 똑같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결과가 나온 것은 본인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긴 하지만, 그 경기로 (신성현도) 만족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맞는 말이다. 신성현은 2017년 한화 이글스와 트레이드로 두산에 온 뒤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두산은 당시 우타 거포 유망주로 기대하고 신성현을 데려왔는데, 뜻하지 않게 수비가 발목을 잡았다. 그때는 3루수 허경민-유격수 김재호-2루수 오재원(은퇴)-1루수 오재일(삼성)로 꾸린 내야진이 워낙 탄탄하다 보니 신성현의 수비로는 주전을 밀어내기 어려웠다.
줄어든 기회는 타석에서 보여줬던 장점마저 점점 희미해지게 했다. 그렇게 흘러간 시간이 6년이다. 신성현은 두산에서 통산 1군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65(170타수 28안타), OPS 0.531, 4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가운데)과 신성현(오른쪽) ⓒ곽혜미 기자
구단이 다음 시즌 신성현을 향한 물음표를 지우지 못할 때 손을 내민 게 이 감독이다. 이 감독은 구단에 신성현의 타격을 직접 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감독은 마무리캠프 훈련에서 신성현의 타격을 지켜본 뒤 길게 고민하지 않고 "조금 더 보고 싶다"며 다음 시즌 동행을 결정했다.
이 감독은 신성현을 비롯해 모든 야수가 타격 훈련을 할 때 옆에서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야간 훈련을 진행할 때는 이 감독이 선수들에게 직접 공을 올려주며 티볼 훈련을 하기도 한다. 이 감독은 이때 신성현을 집중적으로 지도하며 타격의 방향성을 제시해줬다. 최근 공개한 구단 TV '베어스티비' 영상에서 이 감독은 다른 선수들을 지도할 동안 신성현에게 정확한 자세로 계속 티볼을 칠 것을 주문했는데, 신성현은 이 감독이 다른 선수들을 다 봐줄 때까지 그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방망이를 휘둘렀다. 신성현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 감독은 신성현이 계속해서 정교하게 타격을 다듬어 나가면서 원석에서 벗어날 수 있길 기대했다. 이 감독은 "꾸준하게, 무던하게, 힘들지만 참고 이겨내면서 반복 연습을 하다보면 정말 나빴던 게 없어지면서 좋은 것을 본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무턱대고 연습하는 게 아니라 어떤 문제가 있고, 도움이 되는 운동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며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