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위→1위' 9월 돌풍 원동력…붕괴 위기서 어떻게 기적처럼 살아났나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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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6
▲ 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이영하, 김강률, 최지강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9월 들어 돌풍을 일으키며 5강 판도를 다시 뒤흔들려 하고 있다.
두산은 16일 현재 시즌 성적 62승57패1무로 6위에 올라 있다. 4위 SSG 랜더스와는 0.5경기차, 5위 KIA 타이거즈와는 경기차가 없다. 두산은 15일부터 광주에서 KIA와 주말 3연전을 치르고 있다. 16일까지 승리를 더해 6연승을 달리고, SSG가 이날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패하면 단숨에 4위까지 올라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9월 들어 두산은 뒷심을 잘 발휘하고 있다. 9월 11경기에서 8승3패, 승률 0.727를 기록해 2위에 올라 있다. 9월 승률 1위 NC 다이노스(10승3패, 승률 0.769) 다음으로 가장 꺼려지는 팀이 두산인 셈이다.
두산의 9월 돌풍 원동력을 꼽자면 단연 불펜이다. 두산 불펜은 9월 평균자책점 2.03으로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대부분 구단이 시즌 막바지 들면서 투수들이 전반적으로 지치고, 부상 이탈자들이 많아지면서 평균자책점이 전반적으로 치솟는 경향을 보였는데, 두산은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 10개 구단 불펜 9월 평균자책점 4.56을 한참 밑돈다.
8월까지만 해도 두산 불펜은 크게 지쳐 있었다. 필승조의 주축이었던 김명신(ERA 4.11) 박치국(5.11) 정철원(6.55) 홍건희(7.45)이 동시에 지친 탓이다. 시즌 초반부터 4명의 부담이 크긴 했지만, 7월에 구단 역대 최다인 11연승을 달리는 동안 앞만 보고 달린 여파가 뒤늦게 찾아왔다. 결국 홍건희는 마무리투수 보직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정철원에게 넘길 수밖에 없었다.
동생들이 지쳤을 때 묵묵히 힘을 보탠 선수가 있었다. 현재 투수조 맏형인 김강률이다. 김강률은 8월 8경기에서 8이닝,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하면서 필승조 투수들이 조금이나마 숨을 쉴 틈을 줬다. 두산은 8월 10승13패로 지는 경기가 더 많아 필승조를 조금 더 아낄 상황이 많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9월 들어서는 이영하와 최지강이 큰 힘이 됐다. 박치국이 최근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아쉬움을 금방 날릴 정도였다. 이영하는 9월 들어 제구에 안정감을 찾으면서 4경기 1승, 4⅓이닝,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한때 마무리투수를 맡았을 정도로 구위가 빼어낸 투수였기에 이영하의 반등은 두산으로선 꽤 반가웠다.
▲ 김강률 ⓒ 두산 베어스
▲ 이영하 ⓒ 두산 베어스
▲ 최지강 ⓒ 두산 베어스
9월 확대 엔트리에 맞춰 1군에 올라온 최지강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5경기에서 1승, 6⅓이닝,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덕분에 기존 필승조들이 이닝 부담을 줄이면서 충전할 시간을 더 벌 수 있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최)지강이가 워낙 구위는 좋다. 타자가 누구든 본인의 공을 던지면 쉽게 공략을 당할 투수는 아니다. 어린 투수들이 스스로 제구가 안 되고 힘들어 하면 도망가다 보니 궁지에 몰리는 피칭을 한다. (최지강은)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풀카운트에서 낮게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기도 했다. 지금 2~3경기 연속 잘 던진 것 같은데, 결과가 좋아지면 자신감이 생기고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기존 필승조는 정상 궤도로 돌아오고 있다. 정철원은 9월 4경기에서 세이브 3개를 챙기면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고, 홍건희는 아직 불안하긴 해도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김명신은 지난 8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⅓이닝 3실점에 그치는 바람에 평균자책점은 4.50으로 높지만, 6경기에서 1승, 3홀드를 챙겼다.
두산은 최근 5연승을 달리는 동안 선발승은 2차례뿐이었다. 브랜든 와델과 라울 알칸타라가 1승씩 챙겼고, 나머지 경기는 최지강, 이영하, 김명신 등 불펜들이 1승씩을 나눠서 책임졌다. 국내 선발진이 불안한 상황에 최근에는 곽빈까지 흔들려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불펜이 든든히 버텨주면서 5강 싸움을 계속 이어 가고 있다.
두산 불펜은 계속해서 든든히 뒷문을 닫아주면서 2021년 이후 2년 만에 가을야구이자 감독 이승엽의 첫 가을야구를 이끌 수 있을까.
▲ 이승엽 ⓒ곽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