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고프, US오픈 우승...세리나 이후 첫 미국인 10대 챔피언
토토군
0
43
0
2023.09.10
US오픈 우승 트로피에 입 맞추는 19세 고프. EPA=연합뉴스
고프는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아리나 사발렌카(세계 2위·벨라루스)를 2시간 6분 만에 2-1(2-6 6-3 6-2)로 물리쳤다. 2004년생 고프는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300만 달로(약 40억원). 종전 그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2022년 프랑스오픈 준우승이었다.
이번 우승을 고프는 세계랭킹을 3위까지 끌어올릴 전망이다. 고프의 개인 최고 순위다. 사발렌카와의 역대 전적에서도 4승 2패로 앞서나갔다. 사발렌카는 시비옹테크(세계 1위·폴란드)와 함께 '차세대 테니스 여제' 후보를 다투는 강호다. 사발렌카는 이번 대회 결승에 진출하면서 세계랭킹에서 1위 등극을 확정했다. 고프는 2017년 슬론 스티븐스 이후 6년 만에 US오픈 챔피언에 오른 미국 선수가 됐다. 미국인 10대 선수가 우승한 것은 1999년 대회에서 세리나 윌리엄스가 우승한 이래 처음이다. 윌리엄스는 메이저 대회에서 23회 우승한 '테니스 여제'다. 지난해 은퇴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코트에 드러누워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고프. AP=연합뉴스
'테니스 천재'로 성장한 고프는 14세 때 프랑스오픈 주니어 여자 단식에서 우승했다. 이후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15세 때는 600위권이었던 세계랭킹을 4년 만에 6위까지 끌어올렸다. 자신의 롤모델인 '세리나 윌리엄스의 후계자'로 불린 것도 이때부터다. 기업들은 앞다퉈 고프와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미국 포브스에 따르면 고프는 2022년 스폰서 계약을 통해 약 100억원 이상을 벌어 들였다. 키 1m75㎝인 고프는 빠른 발과 강한 체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날은 정교한 샷과 지구력을 무기로 상대를 압박한다.
고프는 롤모델 세리나 윌리엄스처럼 '차세대 여제'의 길을 걷는다. AP=연합뉴스
고프는 MZ세대 특유의 '긍정 마인드'로 슬럼프를 이겨냈다. 그는 경기 후 카드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고, 현지 맛집을 찾아 다닌다. 선수들은 피하는 초콜릿 케이크를 즐겨 먹는다. 마블 영화 시리즈의 광팬인 고프의 뒤엔 든든한 응원군인 '수퍼 히어로'도 버티고 있다. 바로 미국 영화배우 새뮤얼 잭슨이다.
고프는 10대답게 마블 영화와 초콜릿 케이크로 스트레스를 푼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승리가 확정되자 코트에 드러눕고 감격의 눈물을 흘린 고프는 "어릴 적 아빠가 이 대회에 데려왔던 기억이 난다. 바로 저기 앉아서 비너스(세리나의 언니)와 세리나의 경기를 봤다"면서 "내가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게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보름 전 신시내티 오픈에서 우승했을 때, 많은 사람이 그게 나의 정점이라고 말했지만, 지금 난 US오픈 트로피를 우아하게 들고 있다"면서 "그들이 나에게 끼얹었다고 생각한 것은 물이 아니라 기름이었다. 난 지금 불타오르고 있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