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없고, 실패하고… 삼성-한화 역대급 레전드, 이대로 팀과 멀어지나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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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9
▲ 삼성의 레전드인 이승엽 감독은 두산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모든 선수들이 이른바 '원클럽맨'을 꿈꾸지만 모두에게 주어질 수 있는 영예는 아니다. 현역을 한 팀에 모두 바친 선수들은 그 다음 인생에서도 프랜차이즈와 계속 함께 하길 바라지만 그 또한 아주 극소수에게만 주어진 기회다. 그래서 이런 사례가 더 특별하다.
올해 나란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뒤 최근 선수단 개편에 나선 삼성과 한화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팀이 배출한 가장 큰 프랜차이즈 스타들과 인연을 맺지 못하거나, 혹은 인연을 꽤 불명예스럽게 정리했다. 그리고 이런 사례는 한둘이 아니었다.
올해 두산과 3년 총액 18억 원에 계약한 이승엽 감독은 자신의 KBO리그 커리어를 오로지 삼성에만 바친 레전드 중의 레전드다. 현역 은퇴 이후에도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언젠가는 삼성으로 돌아와 팀과 인연을 이어 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현역에서 은퇴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좀처럼 그 인연이 이어지지 않았고, 결국 이 감독이 두산 유니폼을 입으면서 당분간은 적으로 만나게 됐다.
프로야구 원년 구단인 삼성은 이승엽 이전에도 이만수나 양준혁과 같은 리그 최정상급 레전드를 배출한 바 있다. 이만수 양준혁은 이승엽 못지않게 삼성 팬들의 지지를 받았던 대구의 영원한 스타였다. 다만 이들도 현역 은퇴 이후 삼성과는 공식적인 인연이 끊겼다. 이만수 감독은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거쳐 SK(현 SSG)와 계약했고, 수석코치와 감독 모두 SK에서 지냈다. 양준혁 위원은 현재 방송에서 활약 중이다.
반대의 지점에는 한화가 있다. 한화 역시 당대를 대표하는 스타들을 많이 배출한 팀이었다. 우승 경험은 적지만 이들이 배출한 레전드의 목록은 다른 팀들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송진우 장종훈 한용덕 정민철 등 1980년대에서 1990년대를 주름잡은 스타들이 많았다.
이들은 모두 한화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송진우 장종훈은 꽤 오래 코치직을 수행했고, 한용덕 감독은 수장의 자리에도 올라 포스트시즌 진출을 견인하기도 했다. 정민철은 코치를 거쳐 단장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팀에 없다. 명예로운 퇴진은 아니었다.
가장 오랜 기간 팀에 남아 있었던 정민철 단장도 최근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고, 한화는 손혁 신임 단장 체제로 말을 갈아탔다. 정 단장은 한화 팬들의 큰 기대를 받았으나 궁극적으로 성적을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구단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동정론도 거세는 등 여러 지점에서 평가가 엇갈리기도 한다.
보통 한 번 팀을 떠나거나, 너무 오래 인연이 이어지지 못하면 그대로 팀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 현역 시절 팀의 상징으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역시 세상사가 마음대로 될 수는 없다는 것을 상징하는 2022년의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