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우승 이끈 ‘어머니의 쪽지’... 클라크 “하늘에서 보고 계시죠?”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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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무명의 클라크, 메이저 대회 제패<BR>매킬로이 등 특급 스타들 꺾고<BR>첫 우승 이후 한 달 만에 우승 추가<BR>“너보다 큰 것 위해 경기해라”<BR>세상 떠난 어머니 가르침 새겨
윈덤 클라크(가운데)가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컨트리클럽에서 제123회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10년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분노와 좌절을 주체하지 못했던 그는 최근 멘털 코치와 함께 훈련하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우승 소감으로 그는 “엄마,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EPA 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 스코티 셰플러(27·미국), 리키 파울러(35·미국)…. 특급 스타들이 북적이는 제123회 US오픈(총상금 2000만달러) 리더보드에 윈덤 클라크(30·미국)는 어울리지 않는 손님 같았다. 우승 경험은 단 한 차례. 2018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웰스파고 챔피언십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클라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컨트리클럽 북코스(파70·7423야드)에서 열린 대회 내내 견고한 플레이를 이어갔다. 이 코스에선 US오픈이 처음 개최됐고, PGA 투어 대회가 열린 것도 83년 만이었다. 전통적인 US오픈 코스와 달리 페어웨이 폭이 넓은 대신,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경사가 심했다. 코스를 경험해 본 선수가 거의 없었다.
19일 최종 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출발한 클라크는 매킬로이가 1타 차로 따라붙어도 차분하고 단단한 표정을 유지했다. 스타 선수들이 메이저 대회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실수를 연발하는 사이, 클라크는 정교한 쇼트게임과 과감한 공략으로 끝까지 선두를 지켰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70타를 친 클라크는 2위 매킬로이(9언더파)를 1타 차로 꺾고 상금 360만달러(약 46억원)를 받았다.
큰 무대, 쟁쟁한 스타들 사이에서 주눅 들지 않은 클라크는 마지막 파 퍼트를 넣고 눈물을 쏟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US오픈 우승 경쟁을 벌이면서 그는 어머니를 생각했다고 한다. “엄마가 여기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최고의 경기를 하는 꿈이 이뤄지고 있잖아.” 3살 때 클라크를 처음 골프 연습장에 데려간 어머니는 “언제나 바위처럼 든든한 사람”이었다. 어머니는 점심 도시락에, 운동 가방에, 책가방과 골프백에 “Play Big”이라고 쓴 쪽지를 자주 넣어줬다. “너 자신보다 큰 것을 위해 경기해라. 많은 사람을 돕고 좋은 영향을 끼치는 롤 모델이 되라”는 뜻이었다.
10년 전 여름, 유방암과 싸우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다. 당시 대학생이던 클라크는 “골프가 주는 압박감, 전화를 걸 어머니가 없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경기하다 말고 분노를 쏟아내며 박차고 나가 어딘지 모를 곳을 향해 미친 듯이 운전하곤 했다. 골프를 그만두려다가 변화를 주기 위해 대학을 오클라호마주립대에서 오리건대로 옮겼다. PGA 투어에 데뷔한 2018-2019시즌엔 성적이 괜찮았지만, 다음 시즌부터 컷 탈락이 10번 이상 반복되며 다시 주저앉았다.
감정적이고 경기 중 지나치게 흥분하던 클라크는 멘털 코치를 두고 훈련을 시작했다. 장비를 교체하고 아이언 각도를 조절하면서 아이언샷이 크게 향상됐다. 이번 대회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기한 파울러와는 대학(오클라호마주립대) 선후배 사이다. 지난 3월 연습하다가 파울러 퍼터를 써보고는 똑같은 퍼터를 주문했고, 이후 퍼팅 성적도 좋아졌다.
클라크는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이번 대회 때도 골프백에 쪽지를 넣어주셨을 것”이라며 “‘더 큰 것을 위해 경기하라’는 어머니 메시지는 날마다 실행하려고 애쓰는 소중한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했다. “늘 긍정적이고 나의 가장 좋은 면을 보아주던 어머니는 나를 자랑스러워하셨을 것”이라며 “오늘의 내가 된 건 어머니 덕분”이라고 했다.
PGA 투어 통산 23승(메이저 4승)을 거뒀으나 2014년 이후 메이저 대회 우승이 끊긴 매킬로이는 또 한 번 준우승에 그쳤다. 세계 랭킹 1위 셰플러가 3위(7언더파), LIV 소속 캐머런 스미스(30·호주)가 4위(6언더파), 1~3라운드 선두를 달리며 재기를 알린 파울러와 호주 교포 이민우(25)가 공동 5위(5언더파)였다. 전날 3라운드 전반 9홀에서 역대 US오픈 9홀 최소타 타이 기록(29타)을 작성한 김주형(21)이 공동 8위(4언더파)에 올랐다.
윈덤 클라크(가운데)가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컨트리클럽에서 제123회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10년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분노와 좌절을 주체하지 못했던 그는 최근 멘털 코치와 함께 훈련하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우승 소감으로 그는 “엄마,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EPA 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 스코티 셰플러(27·미국), 리키 파울러(35·미국)…. 특급 스타들이 북적이는 제123회 US오픈(총상금 2000만달러) 리더보드에 윈덤 클라크(30·미국)는 어울리지 않는 손님 같았다. 우승 경험은 단 한 차례. 2018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웰스파고 챔피언십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클라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컨트리클럽 북코스(파70·7423야드)에서 열린 대회 내내 견고한 플레이를 이어갔다. 이 코스에선 US오픈이 처음 개최됐고, PGA 투어 대회가 열린 것도 83년 만이었다. 전통적인 US오픈 코스와 달리 페어웨이 폭이 넓은 대신,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경사가 심했다. 코스를 경험해 본 선수가 거의 없었다.
19일 최종 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출발한 클라크는 매킬로이가 1타 차로 따라붙어도 차분하고 단단한 표정을 유지했다. 스타 선수들이 메이저 대회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실수를 연발하는 사이, 클라크는 정교한 쇼트게임과 과감한 공략으로 끝까지 선두를 지켰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70타를 친 클라크는 2위 매킬로이(9언더파)를 1타 차로 꺾고 상금 360만달러(약 46억원)를 받았다.
큰 무대, 쟁쟁한 스타들 사이에서 주눅 들지 않은 클라크는 마지막 파 퍼트를 넣고 눈물을 쏟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US오픈 우승 경쟁을 벌이면서 그는 어머니를 생각했다고 한다. “엄마가 여기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최고의 경기를 하는 꿈이 이뤄지고 있잖아.” 3살 때 클라크를 처음 골프 연습장에 데려간 어머니는 “언제나 바위처럼 든든한 사람”이었다. 어머니는 점심 도시락에, 운동 가방에, 책가방과 골프백에 “Play Big”이라고 쓴 쪽지를 자주 넣어줬다. “너 자신보다 큰 것을 위해 경기해라. 많은 사람을 돕고 좋은 영향을 끼치는 롤 모델이 되라”는 뜻이었다.
10년 전 여름, 유방암과 싸우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다. 당시 대학생이던 클라크는 “골프가 주는 압박감, 전화를 걸 어머니가 없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경기하다 말고 분노를 쏟아내며 박차고 나가 어딘지 모를 곳을 향해 미친 듯이 운전하곤 했다. 골프를 그만두려다가 변화를 주기 위해 대학을 오클라호마주립대에서 오리건대로 옮겼다. PGA 투어에 데뷔한 2018-2019시즌엔 성적이 괜찮았지만, 다음 시즌부터 컷 탈락이 10번 이상 반복되며 다시 주저앉았다.
감정적이고 경기 중 지나치게 흥분하던 클라크는 멘털 코치를 두고 훈련을 시작했다. 장비를 교체하고 아이언 각도를 조절하면서 아이언샷이 크게 향상됐다. 이번 대회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기한 파울러와는 대학(오클라호마주립대) 선후배 사이다. 지난 3월 연습하다가 파울러 퍼터를 써보고는 똑같은 퍼터를 주문했고, 이후 퍼팅 성적도 좋아졌다.
클라크는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이번 대회 때도 골프백에 쪽지를 넣어주셨을 것”이라며 “‘더 큰 것을 위해 경기하라’는 어머니 메시지는 날마다 실행하려고 애쓰는 소중한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했다. “늘 긍정적이고 나의 가장 좋은 면을 보아주던 어머니는 나를 자랑스러워하셨을 것”이라며 “오늘의 내가 된 건 어머니 덕분”이라고 했다.
PGA 투어 통산 23승(메이저 4승)을 거뒀으나 2014년 이후 메이저 대회 우승이 끊긴 매킬로이는 또 한 번 준우승에 그쳤다. 세계 랭킹 1위 셰플러가 3위(7언더파), LIV 소속 캐머런 스미스(30·호주)가 4위(6언더파), 1~3라운드 선두를 달리며 재기를 알린 파울러와 호주 교포 이민우(25)가 공동 5위(5언더파)였다. 전날 3라운드 전반 9홀에서 역대 US오픈 9홀 최소타 타이 기록(29타)을 작성한 김주형(21)이 공동 8위(4언더파)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