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챔피언에서 PBA우승으로…‘돌아온 승부사’ 최성원 “당구팬들 욕많이 한거 안다. 그게 당구”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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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31
30일 PBA5차전 휴온스배 결승전
휴온스 팀동료 팔라존에 세트스코어 4:1 승
8강, 4강전 부진 딛고 결승서 완벽한 경기
고비마다 뱅크샷 14방, 분위기 가져와
휴온스 팀동료 팔라존에 세트스코어 4:1 승
8강, 4강전 부진 딛고 결승서 완벽한 경기
고비마다 뱅크샷 14방, 분위기 가져와
![세계챔피언에서 PBA우승으로…‘돌아온 승부사’ 최성원 “당구팬들 욕많이 한거 안다. 그게 당구” 세계챔피언에서 PBA우승으로…‘돌아온 승부사’ 최성원 “당구팬들 욕많이 한거 안다. 그게 당구”](https://cdnfor.me/data/images/17/cec1649dc089c4dc0d690f22e29349.jpg)
‘과거 최성원’을 기억하는 당구팬들에게서 비난도 들었다. 박광열과의 8강전도, 이상용과의 4강전도 힘들었다. 질뻔한 경기를 꾸역꾸역 이기고 올라왔다. 결승전 상대는 ‘미스터 퍼펙트’ 팔라존. 휴온스 팀동료이자 이미 두 번이나 우승한 강호다. 결승전을 앞두고 팔라존의 일방적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막상 경기 결과는 최성원의 세트스코어 4:1 승리였다.
4대회 연속 128강 탈락 수모, 5개대회만에 정상
“우승으로 그 동안 마음고생 다 털어냈다”
30일 밤 경기도 고양 킨텍스PBA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3/24시즌 5차전 ‘휴온스PBA챔피언십’ 결승전은 ‘승부사’ 최성원을 다시 확인시켜준 무대였다. 4:1(15:1, 15:9, 9:15, 15:8, 15:1)스코어가 말해주듯 완승이었다. 애버리지 2.760에 하이런 12점은 덤이었다.“우승으로 그 동안 마음고생 다 털어냈다”
“우승이다!” 최성원이 5세트에서 뱅크샷으로 우승을 확정짓고 환호하고 있다.상대인 하비에르 팔라존은 폭발적인 공격이 트레이드 마크다. 하지만 결승전에선 맥을 못췄다. 최성원에겐 고비마다 터진 14방의 뱅크샷이 큰 힘이 됐다. 끌려가거나 상대가 추격해올 때 뱅크샷 한 방으로 흐름을 바꿨다. 게다가 올시즌 유독 힘을 못쓰고 있는 국내파 선수로는 첫 우승이기도 하다.
1세트. 결승전뿐 아니라, 이번 대회 최성원의 최고 세트가 아닐까. 불과 2시간 전 4강전에서 보여준 무기력한 경기력과는 딴판이었다. 팔라존이 초구 뱅크샷을 놓치자 6점, 9점 단 두 번의 공격으로 세트를 끝냈다. 당구팬들은 직전 4강전과 180도 달라진 모습에 어리둥절해 했다.
2세트. 한방 먹은 팔라존이 초반 기세를 올렸다. 8이닝까지 9:8 팔라존 리드. 그러나 다음 이닝서 최성원의 7점짜리 장타가 터져나왔다. 15:9로 끝. “어? 최성원이 이길 수도 있겠는데” 실시간으로 지켜본 당구팬 사이에서는 슬슬 이런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결승전 테이블 위에 자신의 이름을 쓰는 세리모니를 하고 있는 최성원.3세트. 팔라존이 배수진을 쳤다. 3이닝만에 11점을 쳤다. 그러자 최성원도 뒤질세라 9점으로 맞섰다. 하지만 팔라존의 뒷심이 더 셌다. 4이닝 3점, 5이닝 1점을 더해 한 세트를 만회했다. 5이닝만에 15:9 팔라존 승. 최성원도 잘 쳤지만, 팔라존이 더 잘쳤다. “역시 팔라존이지, 이제부터 시작이야.”
4세트. 최성원이 이기면 우승까지 7부 능선을 넘는 셈. 팔라존으로서는 절대 내줄 수 없는 판이다. 최성원이 초구부터 3이닝까지 7점으로 치고나갔다. 그러나 팔라존이 ‘7점 받고 1점 더’ 8점으로 레이즈업했다. 장군멍군. 박빙으로 흐를 것처럼 보이던 경기는 5이닝에 최성원 4득점으로 상황이 급반전했다. (11:8 최성원 리드) 이어 팔라존의 두 번 공타가 나왔고, 최성원이 6이닝 2점, 7이닝 2점으로 4세트마저 가져갔다. 15:8 최성원 승.
3나란히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휴온스 팀동료 최성원과 팔라존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상식 후 최성원과 휴온스 선수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마지막 5세트. 분위기는 이미 최성원 쪽으로 넘어왔다. 팔라존이 내리 3개 세트를 따내며 역전 우승을 노리기에는 힘들어 보였다. 팔라존은 초구마저 놓쳤다. 2이닝까지 스코어는 2:1로 최성원 리드. 이때까지만 해도 이날 경기가 다음 이닝서 끝날줄 어느 누구도 몰랐다. 최성원은 집중력이 살아났고,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갔다. 어느새 13:1이 됐다. 뱅크샷 한방이면 끝이었다. 마지막 배치는 어렵지않은 뱅크샷 기회. 최성원의 큐를 떠난 공은 테이블을 한 바퀴 돌아 정확히 두 공을 맞췄다. 이날 14번째 뱅크샷이자 챔피언쉽포인트였다. 우승을 확정한 최성원은 큐를 번쩍 들고 환호했다.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최성원은 그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털어놨다. “제가 이번 시합 전까지 한번도 승이 없어 마음고생이 넘무 심했다. 스트레스도 심했다”고 말했다. “내가 여기서 뭐하는 거지” 이런 자책까지 드는건 당연했다.
대회를 돌아보면 128강전부터 결승까지 힘들지 않은 경기가 없었다. “첫판(루피 체넷에 3:1승)을 어렵게 통과하고 이후 운이 많이 따랐다. 4강전도 질 거 같은데 이겼다”. 실제로 최성원은 64강전(정해창 3:0)을 제외하고는 모두 힘든 경기였다. 32강전에선 임성균에게 3:2로 이겼고, 이어 강승용에 3:1승(16강) 박광열에 3:2승(8강) 이상용에 4:2승(준결승)을 거뒀다.
강승호와의 64강전에서 5.625의 어마어마한 애버리지를 기록한 다비드 사파타는 웰뱅톱랭킹상(상금 400만원)을 받았다.특히 중간에 지나치게 소극적인 플레이를 보이기도 했다. 최성원도 이를 의식했나보다. “8강전, 4강전을 보고 당구팬들이 많이 욕했을텐데, 당구는 팔이 안따라 주면 바보가 된다. (잘 안될 때도 있고) 결승전처럼 잘 칠 수도 있다. 그게 당구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8강전, 4강전의 최성원과 결승전의 최성원은 전혀 다른 선수였다. 그러나 최후의 승자는 최성원이었다.
“우승으로 이제 마음 고생 털어버렸으니, 앞으로 대회에서 더 열심히 하겠다.”
우승상금 1억원. 승부사의 귀환을 환영한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