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F 세계선수권] '짜릿한 역전 우승' 강민혁-서승재, 9년 만에 男 복식 정상…韓 배드민턴, 역대 최다 金 3개(종합)
토토군
0
65
0
2023.08.28
▲ 2023 BWF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 복식에서 우승한 강민혁(오른쪽)과 서승재 ⓒ연합뉴스/EPA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배드민턴의 '황금세대'가 2023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다인 금메달 3개를 따내며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 복식 강민혁(24)-서승재(26, 이상 삼성생명) 조는 27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로얄 아레나에서 열린 2023 BWF 세계개인선수권대회 남자 복식 결승전에서 덴마크의 킴 아스트룹-앤더스 라스무센 조에 2-1(14-21 21-15 21-17)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강민혁-서승재는 2014년 고성현-신백철 조 이후 9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복식 정상에 올랐다.
강민혁과 서승재는 이달 초 호주오픈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 기세를 이번 대회에서도 이어간 이들은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우승을 놓고 맞붙은 조는 홈 관중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아스트룹-앤더스 조였다. 1세트를 내주며 위기에 몰렸지만 끈질긴 근성으로 물고 늘어지며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 환호하는 서승재(앞)와 강민혁 ⓒ연합뉴스/EPA
특히 서승재는 채유정(28, 인천국제공항)과 호흡을 맞춘 혼합 복식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이번 대회 남자 복식과 혼합 복식을 제패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서승재는 '레전드' 박주봉 현 일본 대표팀 감독(1985년, 1991년 세계선수권 2관왕)과 김동문(1999년 세계선수권 2관왕)에 이어 단일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을 차지했다.
1세트를 14-21로 내준 강민혁-서승재 조는 2세트부터 기사회생했다. 덴마크의 빠른 템포의 공격에 고전한 이들은 2세트부터 수비가 살아났다. 또한 랠리 싸움에서도 상대를 압도하며 21-15로 2세트를 잡았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강민혁-서승재 조는 강민혁의 정교한 밀어넣기로 연속 득점을 올렸다. 10점을 먼저 넘은 강민혁-서승재 조는 이후에도 경기를 주도했다. 20-17로 앞서며 승기를 잡은 이들은 3세트를 잡으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 2023 BWF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서 2관왕(남자 복식, 혼합 복식)에 등극한 서승재 ⓒ연합뉴스/EPA
앞서 열린 여자 단식 결승전에 나선 세계 랭킹 1위 안세영(21, 삼성생명)은 카롤리나 마린(스페인, 세계 랭킹 6위)을 2-0(21-12 21-1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올림픽 다음으로 규모가 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남녀 단식을 통틀어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안세영은 4강까지 진출했다. 올해 한층 성장해서 돌아온 그는 생애 처음으로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올해 BWF 월드투어에서 7차례 정상에 오른 안세영은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했다. 한국 선수로는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여자 단식 세계 1위에 오르는 성과를 이뤘다.
▲ 2023 BWF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안세영 ⓒ연합뉴스/EPA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또 하나의 업적을 달성했다. 그는 한국 선수 가운데 세계선수권대회 남녀 단식에서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방수현도 1993년 영국 버밍엄 대회에서 결승에 올랐지만 '인도네시아의 국민 영웅' 수지 수산티에게 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방수현 이후 30년 만에 이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 오른 안세영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마린을 만났다. 마린은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최초 비(非)아시아인 금메달리스트다. 또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3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 2023 BWF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 단식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환호하는 안세영 ⓒ연합뉴스/EPA
배드민턴 여자 단식 최강자로 군림한 그는 왼쪽 무릎 수술을 받으며 하향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에서 6번째 정상에 오르며 재기에 성공했다. 또한 올해 세계 랭킹 10위권에 다시 진입했고 6위까지 올랐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여자 배드민턴 '빅4'인 타이쯔잉(대만, 세계 랭킹 8위)을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세계 랭킹 2위)는 4강에서 물리쳤다.
마린은 과거 전성기 기량을 회복한 듯 상승곡선을 그리며 결승에 진출했다. 그는 4번째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노렸지만 '무결점'으로 성장한 안세영의 벽을 넘지 못했다.
▲ 2023 BWF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혼합 복식에서 우승한 서승재(왼쪽)와 채유정 ⓒ연합뉴스/EPA
혼합 복식 세계 랭킹 5위 서승재-채유정 조는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1위 정쓰웨이-황야충(이상 중국, 세계 랭킹 1위) 조를 2-1(21-17 10-21 21-18)로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서승재-채유정은 한국 혼합 복식 선수로는 6번째로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주봉 감독은 1985년 유상희와 짝을 이뤄 참가한 캐나다 캘거리 세계선수권대회 혼합 복식에서 우승했다. 이후 박 감독은 장명희와 호흡을 맞춘 1989년 자카르타 대회와 1991년 코펜하겐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김동문-라경민 조는 1999년 코펜하겐 대회와 2003년 버밍엄 대회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이후 한국은 혼합 복식에서 중국과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서승재-채유정은 한국 혼합 복식의 간판으로 활약했지만 지난해 8월 호주오픈 우승 이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 2023 BWF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혼합 복식 우승을 확정한 뒤 환호하는 서승재(가운데)와 코칭스태프와 기뻐하는 채유정 ⓒ연합뉴스/EPA
이 경기 전까지 서승재-채유정은 정쓰웨이-황야충과 상대 전적에서 9전 전패에 그쳤다. 특히 지난 5월 중국 쑤어주에서 열린 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는 첫 세트를 가져온 뒤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단단하게 준비한 서승재-채유정은 설욕에 성공했다. 두 선수 모두 왼손을 쓰는 '왼손 듀오' 서승재-채유정은 준결승에서 세계 2위 와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 조를 이긴 데 이어 거함 정쓰웨이-황야충까지 무너트리며 혼합 복식의 새로운 강자로 우뚝섰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은 역대 최고 성적인 금메달 3개(여자 단식, 남자 복식, 혼합 복식) 동메달 1개(여자 복식 : 김소영-공희용)를 합작했다. 한국은 1999년 대회 이후 24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한국 배드민턴 선수단은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