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키움에 울었던 마무리···고우석, 이제 가을도 접수한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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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5
LG 고우석이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점 차 승리를 지켜 세이브를 거둔 뒤 미소지으며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LG 마무리 고우석(24)은 포스트시즌 진기록을 갖고 있다. 역대 최소 투구 패전, 딱 1개를 던지고 패전 투수가 된 유일한 투수다.
2019년 키움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0이던 9회말 등판해 던진 초구에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중월 솔로홈런을 맞고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이후 2차전까지 진 LG는 3차전을 승리했지만 결국 1승3패로 탈락했다. 고우석은 2차전에도 나가 실점했지만 3차전에서 세이브를 거뒀다. 이후 다음 시즌 초반까지도 고우석이 고척돔에서 키움과, 그 중 박병호와 대결할 때마다 당시의 악몽이 소환되기도 했다. 그해 처음 마무리를 맡아 35세이브나 거두고도 가을야구에서 맞은 한 방의 충격은 고우석에게 가장 큰 성장통이었다.
3년이 지난 올해, 마무리 4년차인 고우석은 KBO리그를 지배했다. 역대 최연소 40세이브(42세이브)를 기록하고 생애 첫 세이브왕에 올랐다. 그리고 가을야구의 문도 완벽하게 열었다.
고우석은 지난 24일 키움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3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2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았다.
LG는 키움과 2020년에도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 마주했다. 연장 13회까지 이어진 접전에서 고우석은 9회 동점 상황에 나가 1.2이닝을 던지고 내려갔다. 실점은 없었지만 1안타 사사구 3개를 허용해 여전히 앳된 마무리였다.
2년 만에 다시 키움을 만난 올해 가을야구에서 고우석은 달라져 있다. 압도적인 피칭으로 출발했다. 이미 키움이 실책으로 자멸해 승기가 LG에게 넘어간 채 마운드에 올라 공 9개로 경기를 끝내버렸다. 첫 두 타자인 이지영과 이용규에게는 오로지 직구만 던져 삼진과 내야 땅볼로 잡아내기도 했다.
고우석은 “(2019년) 그때와 지금의 키움은 선수 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그때 실패가 경험이 될 수 있게 하겠다 생각해서 노력했고 3~4년 만에 결과로 나온 것 같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기초적인 계획도 없이 경기에 나갔다. 뭘 던지면서 감을 잡을지 그런 생각도 없이 포수 사인만 보고 던졌다. 타자의 장단점을 파악해도 경기에서는 기억하지 못했다. 경험 부족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성장한 올해의 고우석은 LG를 플레이오프 직행으로 이끈 주역이다. 마무리를 맡은 4년 중 올해 가장 안정적으로, 꾸준히 LG의 뒷문을 지켜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큰 점수 차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지 않다. 선발 구성에서 밀린다는 키움 역시 3차전에 에이스 안우진을 투입해 승부할 전망이다. 경기 후반 불펜 싸움이 되고 LG가 승리한다면 고우석 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시리즈에 가본 지도 20년이 된 LG는 오랜 숙원을 안고 가을야구로 나섰다. 1차전에서는 홈팬들이 원정 응원석까지 점령해 매진을 이뤘다. 응원은 뜨겁고 선수들의 책임감은 무겁다.
고우석은 “팬들의 응원은 언제 봐도 놀랍다. 동시에 결과를 내지 못하면 화살이 날아오는 것이 인기 팀의 숙명이다. 불안함 반, 설렘 반으로 플레이오프를 기다렸다”며 “출발을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4년 전 고개 숙였던 LG 마무리가 이제는 가을도 지배할 기세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LG 마무리 고우석(24)은 포스트시즌 진기록을 갖고 있다. 역대 최소 투구 패전, 딱 1개를 던지고 패전 투수가 된 유일한 투수다.
2019년 키움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0이던 9회말 등판해 던진 초구에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중월 솔로홈런을 맞고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이후 2차전까지 진 LG는 3차전을 승리했지만 결국 1승3패로 탈락했다. 고우석은 2차전에도 나가 실점했지만 3차전에서 세이브를 거뒀다. 이후 다음 시즌 초반까지도 고우석이 고척돔에서 키움과, 그 중 박병호와 대결할 때마다 당시의 악몽이 소환되기도 했다. 그해 처음 마무리를 맡아 35세이브나 거두고도 가을야구에서 맞은 한 방의 충격은 고우석에게 가장 큰 성장통이었다.
3년이 지난 올해, 마무리 4년차인 고우석은 KBO리그를 지배했다. 역대 최연소 40세이브(42세이브)를 기록하고 생애 첫 세이브왕에 올랐다. 그리고 가을야구의 문도 완벽하게 열었다.
고우석은 지난 24일 키움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3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2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았다.
LG는 키움과 2020년에도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 마주했다. 연장 13회까지 이어진 접전에서 고우석은 9회 동점 상황에 나가 1.2이닝을 던지고 내려갔다. 실점은 없었지만 1안타 사사구 3개를 허용해 여전히 앳된 마무리였다.
2년 만에 다시 키움을 만난 올해 가을야구에서 고우석은 달라져 있다. 압도적인 피칭으로 출발했다. 이미 키움이 실책으로 자멸해 승기가 LG에게 넘어간 채 마운드에 올라 공 9개로 경기를 끝내버렸다. 첫 두 타자인 이지영과 이용규에게는 오로지 직구만 던져 삼진과 내야 땅볼로 잡아내기도 했다.
고우석은 “(2019년) 그때와 지금의 키움은 선수 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그때 실패가 경험이 될 수 있게 하겠다 생각해서 노력했고 3~4년 만에 결과로 나온 것 같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기초적인 계획도 없이 경기에 나갔다. 뭘 던지면서 감을 잡을지 그런 생각도 없이 포수 사인만 보고 던졌다. 타자의 장단점을 파악해도 경기에서는 기억하지 못했다. 경험 부족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성장한 올해의 고우석은 LG를 플레이오프 직행으로 이끈 주역이다. 마무리를 맡은 4년 중 올해 가장 안정적으로, 꾸준히 LG의 뒷문을 지켜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큰 점수 차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지 않다. 선발 구성에서 밀린다는 키움 역시 3차전에 에이스 안우진을 투입해 승부할 전망이다. 경기 후반 불펜 싸움이 되고 LG가 승리한다면 고우석 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시리즈에 가본 지도 20년이 된 LG는 오랜 숙원을 안고 가을야구로 나섰다. 1차전에서는 홈팬들이 원정 응원석까지 점령해 매진을 이뤘다. 응원은 뜨겁고 선수들의 책임감은 무겁다.
고우석은 “팬들의 응원은 언제 봐도 놀랍다. 동시에 결과를 내지 못하면 화살이 날아오는 것이 인기 팀의 숙명이다. 불안함 반, 설렘 반으로 플레이오프를 기다렸다”며 “출발을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4년 전 고개 숙였던 LG 마무리가 이제는 가을도 지배할 기세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