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MVP 김단비, 마침내 되찾은 '우승의 맛'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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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4
김단비가 비로소 우승을 다시 맛봤다.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은 2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부산 BNK 썸에 64-57로 승리했다.
챔프전 MVP를 차지한 김단비에게는 특히 뜻깊은 우승이었다. 2007년 신한은행에서 데뷔하며 프랜차이즈 스타로 뛰어온 김단비는 지난해 FA 시장에서 15년 만에 처음으로 이적을 택했다. 그 팀은 우리은행.
김단비가 우리은행 이적을 택한 이유는 오로지 우승이었다. 신한은행 시절 코치-선수로 한솥밥을 먹었던 위성우 감독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 선택은 곧 부담이 돼 돌아왔다.
위성우 감독은 "우승을 위해 김단비를 영입했다. 하지만 김소니아가 반대급부로 떠나기도 했고, 그래서 부담이 있었다. 단비도 그렇고 저도 부담이 있었다. 사실 제가 부담을 느끼는 것보다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 단비를 옆에서 지켜보는 게 힘들었다"고 했다.
김단비는 "우리은행을 와서 잘해야 하는 것도 있었고, 신한은행에 너무 오래 있었다. 신한은행은 저에게 고향 같은 곳이었다. 그런 곳을 뒤로 하고 우리은행에 왔다. 그래서 주변에서 왜 프랜차이즈 스타를 포기하고 왜 우리은행까지 와서 고생하냐고 이야기를 할까봐 스스로 걱정을 했다. 제가 한 선택이 잘못된 선택이 될까봐 걱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국 김단비는 그 부담을 이겨냈다. 우리은행의 공수의 중심으로 활약하며 박혜진, 김정은, 박지현과 함께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김단비는 시즌 내내 우리은행 공격 시스템의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며 압도적인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정규리그 MVP 역시 김단비의 몫이었다.
남은 관문은 이제 챔피언결정전 우승.
김단비는 4강 플레이오프부터 기어를 올렸고 챔프전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9년 만의 우승에 다가서기 위해서였다.
김단비가 받치고 박지현, 김정은이 폭발하는 경기가 계속됐다. 결국 우승은 우리은행의 몫이었다.
결국 김단비는 챔프전 MVP까지 석권했다. 총 75표 중 63표를 얻으며 기자단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3차전에서 우승을 결정지은 후 눈물을 쏟아낸 김단비는 "안 울려고 했다. 그런데 지현이가 울면서 저도 터지더라. 막내들이 우는 모습을 보니까 벅차 올랐다. 그래서 저도 눈물이 났다"며 "신한에서 우승했을 때는 별 생각이 없었다. 어쨌든 제가 16년 차 정도다. 그 세월이 생각난다. 저한테 우승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런 상황에서 우승을 해서 그런지 더 좋았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동시에 다음 시즌에 대한 의지도 다졌다.
김단비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뤘으니까 마음이 해이해질 수 있다. 다음 시즌은 더 힘든 시즌이 될 것이다. 올 시즌은 여러모로 운도 따라줬던 시즌이었다. 다음 시즌은 더 힘든 시즌이 될 것이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해서 다시 우승을 할 수 있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