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기 싫은 역전패… 전희철 감독 “내 자신에게 실망스런 경기”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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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5
사진=KBL 제공 |
오래 기억될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됐다.
프로농구 SK가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며 우승 트로피에 거의 닿았던 손을 거뒀다. 5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에서 77-86으로 패하면서 시리즈 3승3패 동률을 허용했다. 이제 SK는 시나리오에 없었을 챔프전 최종 7차전을 준비해야 한다.
내용을 뜯어보면 충격은 배가 된다. SK는 팽팽하던 전반을 46-43으로 마쳤고 이어진 3쿼터에 지역방어를 기반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면서 한때 15점 차까지 앞섰다. 적지 안양을 찾은 SK 팬들의 함성은 홈 팬들 못지 않을 정도로 뜨거웠다. 그렇게 SK가 2년 연속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드는 듯 했다.
예상 못한 반전이 찾아왔다. 4쿼터 시작과 함께 SK 선수단이 마치 패닉에 빠진 듯 경기를 풀어내지 못했다. 허일영의 오펜스 파울로 쿼터 첫 턴오버가 나올 때부터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그 틈을 노린 인삼공사는 ‘게임체인저’ 대릴 먼로가 코트 공기를 뒤바꿨고, 무려 20-0 스코어런에 성공했다. 58-69가 일순 78-69 리드로 변모했다. 흐름을 놓친 SK는 그렇게 고개를 떨궜다.
경기를 마친 SK 전희철 감독은 “15점 리드 역전패는 제 잘못이다. 4쿼터에 판단을 잘못했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이어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모습 또한 제가 선수들 체력 조절에 실패한 것”이라며 자책했다.
이어 사령탑은 “4쿼터에 대릴 먼로가 나왔을 때, 맨투맨 수비를 할까 고민했다. ‘2개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쉽다. (내 판단미스로) 선수들 맥이 풀리는 상황이 나왔고 분위기를 넘겨줬다”며 승기를 놓친 순간을 복기했다.
마지막으로 “3쿼터까지의 경기력은 좋았고 선수들도 잘 뛰어줬다. 그 이후의 플레이에 대해서는 내 자신에게 실망을 많이 하고 있다”며 고개를 떨궜다.
다 잡은 경기를 놓치며 상심이 커진 SK는 분위기를 넘겨준 채 7차전을 맞이하게 됐다. 14시즌 만에 찾아온 KBL 챔프전 끝장전은 오는 7일 오후 6시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안양=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