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현의 세번의 토요일···세 번째는 아니 있었다면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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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9
LG 정주현. 경향신문 OB
매번 토요일이었다. 유별난 ‘이슈’의 중심에 꼭 정주현(31·LG)이 있었다. 어쩌면 우연의 연속이었다. 결과적으로 ‘이슈 메이커’가 된 측면이 컸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토요일 대구 LG-삼성전에서 첫 번째 이슈가 터졌다. 7회말 2루에서 벌어진 태그 플레이가 화두였다. 삼성 김태군이 좌익선상 안타를 때리고 2루에 살아 들어가는 듯했지만, 태그하려는 LG 2루수 정주현의 글러브에 손이 밀려 베이스를 놓쳤다. 정주현은 태그 플레이 중 중심이 무너지며 의도와는 무관하게 글러브에 힘을 싣게 됐다. 김태군으로서는 충분히 억울할 수 있는 상황.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이례적으로 반응했다. 다음날 “각 심판조 및 비디오판독센터에 수비시 고의적으로 베이스 터치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엄격히 판정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될 만한 장면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정당한 태그 범위를 다시 한번 살피겠다는 뜻이었다.
지난 20일 잠실 한화-LG전은 또 한번의 토요일 이슈로 뜨거웠다. 9회말 LG 공격. 무사 1루, 대타로 나온 정주현이 볼카운트 1-0에서 1루주자 신민재가 2루로 출발한 사이 한화 배터리가 피치아웃을 하자 어떻게든 공을 걷어내려 방망이를 던진 장면이었다. 4심합의 끝에 타격 방해로 정리됐지만, 결국 오심이었다. KBO 심판위원회는 경기가 1시간이 채 흘러가기도 전에 보도자료를 통해 판정의 오류를 인정했다. 야구 규칙 6.03 ‘타자의 반칙 행위’ 4항 ‘타자가 제3스트라이크 투구 또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배트를 페어 또는 파울지역으로 던져 포수(미트 포함)를 맞혔을 경우’에 ‘타자는 반칙 행위로 아웃된다’는 문구도 야구팬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졌다.
지난 27일 광주 LG-KIA전에서 정주현의 세 번째 토요일 이슈가 터졌다. LG가 3-6으로 추격하던 7회초 1사 1·2루, 홍창기 타석. 풀카운트가 되는 과정에서 2루주자 정주현이 3루로 뛰다가 아웃됐다. LG 더그아웃의 염경엽 감독은 대로 한 듯 손으로 3루 쪽을 가리키며 즉각 반응했다. ‘작전 미스’라는 지적이었다.
세 번째 토요일 이슈는, 처음 두 번의 토요일 상황과는 과정이 조금 달랐다. 정주현의 판단 문제가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정 선수에게 한번 일어나기 어려운 시끄러운 일이 3주 연속 토요일마다 정주현에게 발생한 것은 참 공교로웠다. 더구나 3번째 토요일 이슈는 정주현에게는 너무도 아팠다. 염 감독은 지난 28일 정주현을 1군 엔트리에서 뺐다.
원정 3연전 중 선수를 엔트리에서 빼고 2군으로 보내는 경우는 대체로 국한돼 있다. 부상 선수가 발생해 교체하거나 불펜진을 비롯해 특정 보직에 빈자리가 생겨 급히 보강하려할 때다. 1군 붙박이 주전은 아니지만, 정주현처럼 15년차 ‘준베테랑’ 선수에게도 흔한 일은 아니다. 결국 정주현에 대한 조처는 ‘문책’이었다. 염 감독으로서는 따뜻함보다는 차가움으로 현장 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과 다름없었다.
정주현은 최근 백업 2루수로 쏠쏠한 활약을 하던 중이었다. 이날도 2회 대주자로 나온 뒤 안타로 출루했다가 ‘일’을 내고 말았다. 외줄타기를 같던 토요일의 행보. 정주현은 아슬아슬 행보 끝에 줄을 놓쳤다.
팀 순위표 단독 선두로 뛰쳐나가며 순항하는 LG가 여전히 풀지 못하는 2루수에 대한 숙제도 재조명된다. 지난해 외국인타자들이 연이어 실패한 뒤 올해는, 염 감독이 부활을 기대했던 서건창이 답이 되지 못하고 1군 엔트리에서 빠져있다. ‘전천후’ 김민성이 내야 전 포지션을 다니며 활약하고 있지만, LG의 2루수 공격력은 여전히 취약하다. 올시즌 LG 선발 2루수의 타율은 0.245로 8위다.
안승호 기자 [email protected]
매번 토요일이었다. 유별난 ‘이슈’의 중심에 꼭 정주현(31·LG)이 있었다. 어쩌면 우연의 연속이었다. 결과적으로 ‘이슈 메이커’가 된 측면이 컸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토요일 대구 LG-삼성전에서 첫 번째 이슈가 터졌다. 7회말 2루에서 벌어진 태그 플레이가 화두였다. 삼성 김태군이 좌익선상 안타를 때리고 2루에 살아 들어가는 듯했지만, 태그하려는 LG 2루수 정주현의 글러브에 손이 밀려 베이스를 놓쳤다. 정주현은 태그 플레이 중 중심이 무너지며 의도와는 무관하게 글러브에 힘을 싣게 됐다. 김태군으로서는 충분히 억울할 수 있는 상황.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이례적으로 반응했다. 다음날 “각 심판조 및 비디오판독센터에 수비시 고의적으로 베이스 터치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엄격히 판정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될 만한 장면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정당한 태그 범위를 다시 한번 살피겠다는 뜻이었다.
지난 20일 잠실 한화-LG전은 또 한번의 토요일 이슈로 뜨거웠다. 9회말 LG 공격. 무사 1루, 대타로 나온 정주현이 볼카운트 1-0에서 1루주자 신민재가 2루로 출발한 사이 한화 배터리가 피치아웃을 하자 어떻게든 공을 걷어내려 방망이를 던진 장면이었다. 4심합의 끝에 타격 방해로 정리됐지만, 결국 오심이었다. KBO 심판위원회는 경기가 1시간이 채 흘러가기도 전에 보도자료를 통해 판정의 오류를 인정했다. 야구 규칙 6.03 ‘타자의 반칙 행위’ 4항 ‘타자가 제3스트라이크 투구 또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배트를 페어 또는 파울지역으로 던져 포수(미트 포함)를 맞혔을 경우’에 ‘타자는 반칙 행위로 아웃된다’는 문구도 야구팬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졌다.
지난 27일 광주 LG-KIA전에서 정주현의 세 번째 토요일 이슈가 터졌다. LG가 3-6으로 추격하던 7회초 1사 1·2루, 홍창기 타석. 풀카운트가 되는 과정에서 2루주자 정주현이 3루로 뛰다가 아웃됐다. LG 더그아웃의 염경엽 감독은 대로 한 듯 손으로 3루 쪽을 가리키며 즉각 반응했다. ‘작전 미스’라는 지적이었다.
세 번째 토요일 이슈는, 처음 두 번의 토요일 상황과는 과정이 조금 달랐다. 정주현의 판단 문제가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정 선수에게 한번 일어나기 어려운 시끄러운 일이 3주 연속 토요일마다 정주현에게 발생한 것은 참 공교로웠다. 더구나 3번째 토요일 이슈는 정주현에게는 너무도 아팠다. 염 감독은 지난 28일 정주현을 1군 엔트리에서 뺐다.
원정 3연전 중 선수를 엔트리에서 빼고 2군으로 보내는 경우는 대체로 국한돼 있다. 부상 선수가 발생해 교체하거나 불펜진을 비롯해 특정 보직에 빈자리가 생겨 급히 보강하려할 때다. 1군 붙박이 주전은 아니지만, 정주현처럼 15년차 ‘준베테랑’ 선수에게도 흔한 일은 아니다. 결국 정주현에 대한 조처는 ‘문책’이었다. 염 감독으로서는 따뜻함보다는 차가움으로 현장 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과 다름없었다.
정주현은 최근 백업 2루수로 쏠쏠한 활약을 하던 중이었다. 이날도 2회 대주자로 나온 뒤 안타로 출루했다가 ‘일’을 내고 말았다. 외줄타기를 같던 토요일의 행보. 정주현은 아슬아슬 행보 끝에 줄을 놓쳤다.
팀 순위표 단독 선두로 뛰쳐나가며 순항하는 LG가 여전히 풀지 못하는 2루수에 대한 숙제도 재조명된다. 지난해 외국인타자들이 연이어 실패한 뒤 올해는, 염 감독이 부활을 기대했던 서건창이 답이 되지 못하고 1군 엔트리에서 빠져있다. ‘전천후’ 김민성이 내야 전 포지션을 다니며 활약하고 있지만, LG의 2루수 공격력은 여전히 취약하다. 올시즌 LG 선발 2루수의 타율은 0.245로 8위다.
안승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