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달라진 불펜?…‘안방마님’ 유강남은 말한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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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2
프로야구 롯데의 발걸음이 가볍다. 4월을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서 마쳤다. 8일까지만 하더라도 9위였으나 8연승을 내달리며 속도를 높였다. 2010년 6월 3~12일 이후 약 13년 만에 맛본 8연승이다. 톱니바퀴가 잘 맞아 떨어지는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마운드, 그 가운데서도 불펜이다. 연승 기간 평균자책점 0.81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이 부문 최하위(4월 19일까지 불펜진 평균자책점 6.75·10위)였다는 것을 떠올리면 더욱 놀랍다. 드라마틱한 변화다.
◆ 새 안방마님의 존재감
새로운 안방마님 유강남(31)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유강남은 지난겨울 스토브리그서 롯데와 손을 잡았다. 4년 총액 80억 원(계약금 40억, 연봉 총액 34억, 인센티브 6억)에 계약했다. 부담감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새로운 투수들과 배터리 호흡을 맞추기 위해선 알아야할 것도, 연구해야할 것도 많았다. 유강남은 “저 한 명 왔다고 해서 큰 틀이 바뀌는 건 아니지 않나. 내가 할 수 있는 것, 잘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팀에 녹아들고자 노력했다. 그 누구보다 파이팅을 많이 외치는 포수 중 한 명이다. 불펜 피칭을 할 때면 공 하나하나에 “좋다” “잘한다” 추임새가 끊이질 않는다. 유강남은 “투수는 조금 특수한 포지션 아닌가. 경기장 가장 높은 곳(마운드)에서 외롭게 혼자 싸워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안 좋은 부분이 보이면 정확하게 얘기해주지만, 그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도 다르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 개개인의 장점, 극대화
그래서일까. 어린 투수들의 성장이 눈에 띈다. 김진욱(21), 최준용(22) 등이 대표적이다. 4월 한 달 간 10경기, 4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둘은 각각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1순위), 2020년 1차 지명으로 롯데 선택을 받은 유망주다. 지난해 살짝 부진했지만 올해는 초반부터 달리는 중이다. 필승조 한 축을 지키고 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유강남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더그아웃 등에서 조언을 구하는 모습도 종종 목격된다.
특별히 무엇인가를 바꾼 것은 아니다. 개개인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데 주력했다. 유강남은 “(김)진욱이 같은 경우는 구위는 좋은데 제구가 좀 흔들렸다. 굳이 그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았다. 투수들은 컨트롤이 안 잡힐 때 직구로 해결하려는 성향이 있다.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아보자 했는데, 결과적으로 자신감이 붙으면서 직구까지 위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최)준용이는 욕심도 많고 생각도 많다. 훈련을 너무 많이 해서 자제시킬 정도다. 다른 팀에서 봤을 때부터 이미 대단한 투수였다. 자신의 공을 믿고 던지면 될 듯하다”고 전했다.
◆ 반전의 서막, 이제부터 진짜
진격의 4월을 보냈다. 개막 전 아무도 롯데를 우승후보로 꼽지 않았기에 더 의미 있다. 13년 만에 8연승, 11년 만에 1위(10경기 이상 기준) 등 많은 표현들이 쏟아지지만 정작 본인들은 담담하다. 유강남은 “이제 (2023시즌이) 한 달 지났다. 들뜨지 않으려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흐름을 끝까지 유지해나가는 것”이라면서 “들뜨지 않으려 한다. 하루하루 선수단 모두가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결과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다부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개인적으로도 해야 할 것들이 많다. 포지션 특성 상 공부의 연속이다. 유강남은 “초반에 고전한 부분이 있다. 포수 위치나 볼 배합 등만 하더라도 투수들이 편하게 느끼는 대목이 다르다. 시합을 거듭할수록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기본기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디테일한 부분에서 롯데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유강남은 “사실 많은 생각을 한다. 4월처럼 5월 이후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