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송구·펜스 직격타’ 국대 3루수, 아시아 넘어 세계를 향해 홈런! [D-2 BFA컵]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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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4
여자야구 국가대표 내야수 김현아. 화성 | 황혜정기자. [email protected] |
[스포츠서울 | 화성=황혜정기자] “하나도 안 떨리는 걸요?”
당찬 말투 너머엔 실력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심어져 있다. 여자야구 국가대표 내야수 김현아(23)가 당당한 출사표를 던졌다.
김현아는 대표팀 주전 3루수다. 공수에서 맹활약이 기대되는 자원이다. 강한 어깨로 3루에서 1루까지 총알 송구를 보낼 수 있다. 타석에서도 100m 거리 펜스를 맞출 정도로 장타력까지 겸비했다.
“강한 어깨는 유전이에요.” 김현아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어깨를 키우기 위한 운동을 특별히 많이 하지 않았는데 힘있는 송구가 나온다고.
김현아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표팀에 발탁됐다. 얼핏 보면 쉬운 길을 걸어온 것처럼 보이지만, 김현아는 야구를 그만둔 적이 있다.
중학생 때 유소년 야구 클럽 활동을 하던 남동생을 따라 야구를 시작한 김현아는 여자야구 선수로서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대한민국에는 아직 여자야구 선수를 위한 프로팀은 물론 실업팀이 없다. 4대 구기 종목(축구, 야구, 농구, 배구) 중에 여자 프로·실업팀이 없는 종목은 야구가 유일하다.
김현아는 긴 고민 끝에 야구를 내려놓은 뒤 학업에 열중했다. 그 결과 지난 2020년, ‘명문’ 이화여자대학교에 당당히 입학했다. 김현아는 체육과학부 소속으로 통계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다.
여자야구 국가대표 내야수 김현아가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화성 | 황혜정기자. [email protected] |
그러나 야구를 향한 미련은 남아있었다. 입학 후 학내 축구동아리에서 활동도 해봤지만, 어릴 때부터 함께 해온 야구를 다시 시작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렇게 1년 동안 팀에 들어가지 않고 개인 레슨을 통해 실력을 되찾은 뒤 이듬해 국가대표에 도전,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당히 선발돼 이젠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김현아는 대표팀에서 중심 타선을 맡았다. 주로 5번타자 3루수로 나서는 그는 클러치 상황에서 타점을 생산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김현아는 “부담은 크게 없다. 감독님께서도 내가 매번 안타 치고, 홈런 치라고 5번에 배치하신 건 아니다. 하던 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여자야구에선 내야 인플레이 타구가 많이 나온다. 내야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소한 실책은 곧 실점과 연결된다. 이번 대표팀은 젊은 내야진으로 구성돼 있다. 3루수 김현아를 비롯해 2루수 이지아(21), 유격수 박주아(19), 1루수 장윤서(18)가 합을 이뤄 주자를 아웃시킬 준비를 마쳤다. 김현아는 “우리 내야수들의 케미스트리는 100%”라며 “우리 플레이만 잘 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야구 국가대표 내야수 (왼쪽부터) 김현아, 이지아, 박주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화성 | 황혜정기자. [email protected] |
김현아에게 국제대회는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고 넘어설 수 있는 소중한 계기다. 여자야구 대표팀이 홍콩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4위 안에 들면 세계야구월드컵 출전권을 받게 된다. “일본, 미국 등 세계 야구 강국과 맞붙어보고 싶어요. 새로운 벽을 느껴보고 싶어요.” 김현아의 눈이 빛났다.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여자야구 대표팀은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와 함께 B조에 속했다. 오는 26일 오후 12시(이하 한국시간) 일본과 경기를 시작으로, 27일 오전 10시 인도네시아와 조별리그 2차전을, 28일 오전 10시 필리핀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김현아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로 가기 위해 호쾌한 장타를 날릴 준비를 마쳤다. 곧 시작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