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NL 최하위 세자르호, 해결사가 보이지 않는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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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0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해결사가 보이지 않는다. 좀처럼 반전의 실마리를 못 찾고 있다.
한국은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한 세트도 얻지 못한 채 4연패를 기록 중이다. 대회에 참가한 16개 팀 중 최하위다. 한국은 일본, 독일, 폴란드, 캐나다를 상대로 모두 0-3 완패를 당했다. 특히 캐나다와의 상대 전적은 15전 전승으로 앞서 있었지만, 이번 VNL에서는 캐나다가 웃었다.
네덜란드와 도미니카공화국도 1주차 4경기에서 무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승점 2점을 챙기며 14위에 랭크됐고, 도미니카공화국은 브라질과 일본을 상대로 각 1세트를 챙기면서 한국보다 우위에 있다.
VNL 경기 결과에 따라 FIVB 랭킹도 요동치고 있다. 한국은 대회 전 14위였지만 현재 태국, 캐나다에 밀려 16위로 내려앉았다.
그동안 10여 년 동안 대표팀 중심을 잡았던 베테랑 3명이 빠졌다. 윙스파이커 김연경과 미들블로커 김수지, 양효진은 도쿄올림픽 이후 태극마크를 반납했고, 모처럼 대표팀 일정 없는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베테랑들의 공백은 커 보인다. 이미 예고된 일이기도 했다. 세대교체 과정에서 분명 시행착오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승패를 떠나 경기 내용에서 아쉬움이 큰 것이 사실이다. 캡틴 박정아와 아포짓 김희진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해결사의 부재가 더 부각되는 이유다.
팀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랠리를 결정 짓는 한 방만 나온다면 분위기 반전도 이룰 수 있다. 결정력 싸움에서도 밀렸고, 수비 후 반격 과정도 불안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 연속으로 득점을 내주면서 무너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선수들의 의지도 꺾인 모습이었다. 폴란드전에서도 1세트를 9-25로 내준 바 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줄 코트 위 해결사도, 리더도 보이지 않는다.
다른 팀들도 작년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 세대교체를 하는 과정에 놓여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폴란드도 5월에 대표팀을 소집해 훈련에 돌입했다. 다만 폴란드는 2021-2022시즌 폴란드리그 챔피언인 체믹 폴리스의 우승 멤버인 리베로 마리아 스텐젤, 윙스파이커 마르티나 우카식, 미들블로커 아그니에슈카 카콜레브스카를 주전으로 기용하면서 전력 차이를 좁혔다. 윙스파이커 올리비아 루잔스키를 아포짓으로 기용하면서 말비나 스마르젝, 막달레나 스티시악의 빈자리를 채우기도 했다.
독일도 베테랑 아포짓 루이자 리프만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지만 한나 오르트만 등을 중심으로 해외파 공격수들을 앞세워 공격력을 끌어 올렸다.
일본과 태국 등은 이미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경험을 쌓은 신예 자원들이 어느덧 주축 멤버로 탄탄한 전력을 구성하고 있다. 중국도 그동안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던 주팅, 장창닝이 빠졌지만 2000년생 리잉잉이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캐나다도 반 라이크와 알렉사 그레이를 쌍포로 적극 활용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팀이다.
이탈리아 역시 파올라 에고누가 없어도 1999년생 180cm 아포짓 실비아 은와칼로가 맹공을 퍼붓고 있다.
한국에서 VNL 2주차 필리핀 원정을 준비하고 있는 라바리니 감독은 9일 “세자르가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완전체로 훈련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다. 훈련 시간이 적었다는 걸 감안하면 1주차는 이보다 더 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열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한국이다. 이럴 때일수록 세계의 벽에 부딪혀야 한다. 부딪혀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도약의 밑거름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진_FIV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