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정영삼, 아카데미 연다... "인천에서 시작하는 이유는..."
토토군
0
48
0
2022.08.04
레전드 정영삼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지난 5월,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정영삼은 은퇴를 결정했다. 2007년 데뷔 후 15년 만에 내린 결정이었다.
가스공사의 전신인 전자랜드 시절부터 정영삼은 팀을 이끌어온 전설이었다. 정영삼이 곧 전자랜드였고, 전자랜드가 곧 정영삼이었다.
그런 정영삼이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그가 선택한 길은 엘리트 선수를 꿈꾸는 유망주들을 위한 아카데미 운영.
정영삼은 이달부터 인천에서 'ZERO3 ELITE BAKSETBALL_LAB' 운영을 시작한다. 인천을 필두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정영삼은 루키더바스켓과의 통화에서 "요즘은 매일 쉬고 있다. 운동을 워낙 오래하니 훈련하는 게 지겨울 정도가 됐다"며 웃어보인 뒤 "훈련하지 않는 여름이 낯설긴 하지만 그래도 좋다. 지금은 건강을 위한 러닝 같은 운동만 하고 있다"며 근황을 설명했다.
전자랜드, 한국가스공사의 레전드였던 그가 아카데미 운영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영삼은 "고민을 많이 했다. 저도 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여의치 않은 부분이 많았다. 무엇을 하면 일도 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아카데미를 열게 됐다. 주변에서 응원도 많이 해줬고 제가 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의견도 들었다. 사실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웃음) 괜히 했다가 욕 먹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일단 부딪혀보자고 생각했고,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저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둘째 아이는 전문적으로 엘리트 농구를 배우고 있고, 저도 엘리트 선수를 했었다. 농구선수로 성장하면서 배우고 느꼈던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이제 농구를 배우는 초중고 엘리트 선수들 혹은 대학생 선수들에게 잘 가르쳐주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사실 스킬 트레이닝 쪽에 워낙 잘하고 유명한 선생님들이 이미 많다. 그래서 제 입장에서는 정말 큰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정영삼이 강조하는 것은 기본기 습득이다. 그는 자신의 아카데미를 통해 선수들이 기본기를 확실히 다지고, 이것이 그들이 원하는 화려한 플레이까지 할 수 있는 토대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정영삼은 "많은 선수들과 상담을 했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사실 얘기를 들어보면 다들 화려한 농구를 하고 싶어한다. NBA도 많이 보고 그러니 그런 생각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그런 농구를 위해서는 탄탄한 기본기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런 것들이 못 갖춘 선수들이 많다는 얘기를 현장에서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건물도 다 짓고 나면 멋있지만, 막상 처음 지을 때는 땅을 파고 철근을 올려야 하지 않나. 처음에는 볼품이 없어도 그게 잘 만들어지면 나중에 멋진 건물이 된다. 선수도 다르지 않다고 본다. 진짜 좋은 선수가 되고,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서는 기본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재 아마농구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지도자 분들이 선수를 하나 하나 기본기를 꼼꼼히 가르쳐주기는 힘들다. 저는 그런 부분들을 돕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정영삼이 아카데미 운영의 터전으로 삼은 곳은 인천. 당연히 그에겐 정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정염삼은 "인천에서 아카데미를 시작하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며 웃어보였다.
정영삼은 "스킬 트레이닝 시설이 서울이나 다른 경기도 지역에는 많은데 인천에는 많이 없더라. 제가 인천에서 오래 살기도 했고 그래서 인천에서 시작하려고 한다. 인천에는 저나 전자랜드 시절 동료 선수들을 보고 엘리트 농구를 시작한 선수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선수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 와이프도 인천에서 한다고 하니까 좋아했다"고 말했다.
정영삼은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제대로 된 집중 지도를 위해 1대1 혹은 1대2 지도 시스템으로 아카데미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을 듣고 주변에서는 "장사하기는 글렀다"며 핀잔도 많이 줬었다고.
정영삼은 "주변에서 엘리트 농구하는 선수들의 부모님들이 제게 좋은 선수가 되려면 무엇이 제일 중요하냐고 자주 물어보신다. 사실 화려한 플레이를 가르쳐주는 스킬 트레이닝 센터는 많지만, 안정적으로 기본적인 것부터 알려주는 곳은 별로 없는 것 같더라. 제 나이를 생각했을 때 지금이 아니면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직접 선수들을 트레이닝하는 것도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일단 코칭에 진정성을 최대한 담고 학생들의 레벨을 제대로 올릴 수 있도록 한 타임에 1대1, 아니면 1대2 정도로만 가르치는 식으로 하려고 한다. 사실 수강생들을 많이 모아서 여러 명을 한 번에 가르치면 저도 돈도 많이 벌고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그 얘기를 듣더니 그렇게 할 거면 왜하냐고 뭐라고 하더라.(웃음) 그래도 수익성보다는 선수들을 제대로 집중적으로 가르치면서 제가 확실하게 에너지를 쏟아서 가르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정영삼이 운영하는 'ZERO3 ELITE BASKETBALL_LAB' 수강은 정영삼의 개인 SNS에 등록된 연락처를 통해 문의 가능하다.
사진 = 강정호 기자,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