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선배→대표팀 동료… 17년 만에 뭉친 '양현종과 아이들'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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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1
▲ 왼쪽부터 김원중-양현종-고영표. ⓒ투손(미국),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투손(미국), 고유라 기자] "이렇게 만날 줄 몰랐죠".
다음달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 모인 야구 대표팀. 28명의 선수는 각각 다른 인연으로 얽혀 있다. 소속팀도 다르고 던지는 모습도 다른 양현종(KIA), 고영표(kt), 김원중(롯데) 세 투수는 광주동성중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세 선수는 처음으로 대표팀에 함께 합류했다. 15일(한국시간) 애리조나 투손 대표팀 숙소에 체크인하자마자 양현종을 만난 고영표는 "드디어 형이랑 같이 야구한다"며 벅차했다. 그리고 곧 양현종과 만난 김원중 역시 짠 것도 아닌데 "드디어 형이랑 같이 하게 됐다"고 반가워했다.
양현종과 고영표는 3살 차이, 김원중과는 5살 차이로 학교를 같이 다닌 적은 없다. 그럼에도 고영표와 김원중이 양현종을 닮고 싶은 선배로 여길 수 있었던 건 그들이 중학생일 때 고등학생이던 양현종이 다니던 광주동성고가 광주동성중과 바로 붙어 있어 훈련장을 같이 썼기 때문이다.
고영표는 "내가 중3이고 원중이가 중1일 때(2006년) 현종이 형은 고3이었다. 우리는 그야말로 현종이 형을 우러러보는 꿈나무였다. 그리고 이제는 대투수가 됐다"며 옆에 있던 양현종을 자랑스럽게 바라봤다. 김원중도 "우리 학교 선배 누가 있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형"이라며 거들었다.
김원중은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다. 대표팀에서 같이 하게 되니까 느낌이 또 남다르다. 현종이 형은 시즌 때 만나면 아프지 말고 무리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사실 아프지 않은 게 제일 중요한 거라 계속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며 학교 선배이자 야구 선배 양현종의 미담을 전했다.
고영표는 "만약에 우리 셋이 WBC에서 1경기를 책임지게 된다면 재미있는 그림이 나올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모를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는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며 WBC에서 나올 이색 장면을 미리 상상해보기도 했다.
고영표와 김원중이 양현종을 만나 마냥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라면, 양현종은 이들을 보고 만감이 교차했다고. 양현종은 "예전에는 너무 어린 아이들이었는데 이제 같은 유니폼을 입으니까 세월이 빠르구나 싶고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진다"며, 마지막 대표팀이라 더 특별한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사진을 부탁하자 고영표와 김원중은 양현종을 '극진히' 가운데로 모셨다. 양현종은 짐짓 쑥스러운 뒤 미소를 지으며 두 선수와 나란히 섰다. 철없는 나이 때부터 동경했던 선배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나라를 대표하게 된 두 후배, 그리고 그들을 든든하게 이끄는 선배는 이번 대표팀을 어떤 새로운 추억으로 물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