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타이틀 좀 없으면 어때… SSG 10년 기둥들의 성장,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토토군
0
42
0
2022.10.09
![당장 타이틀 좀 없으면 어때… SSG 10년 기둥들의 성장,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당장 타이틀 좀 없으면 어때… SSG 10년 기둥들의 성장, 튼튼하게만 자라다오](https://cdnfor.me/data/images/e2/a982030cb981f825cbfd2f0da53b42.jpg)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육성이라는 KBO리그의 새 단어와 트렌드가 거셌지만 SSG는 여전히 베테랑의 팀이었다. 오랜 기간 팀에서 뛴 선수들이 여전히 팀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상대적으로 육성 진도는 더뎠다. 그 사이 주축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KBO리그 최고로 치솟았다.
올해는 시즌 시작부터 최종일까지 1위를 지키는 대업을 달성했지만, 그러다보니 역시 젊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쓰기는 어려운 환경이었다. 코칭스태프나 프런트를 마냥 탓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팬들을 즐겁게 했다. 그냥 젊은 선수들이 아니었다. 확실한 주축으로 성장한 이 선수들 덕에 SSG는 나름대로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
이제는 어엿한 외야 사령관으로 자리한 최지훈(25), 내야 사령관으로 또 한 번의 풀타임 시즌을 보낸 박성한(24)의 성장은 당장의 성적을 담보함은 물론 팬들의 미래 구상을 즐겁게 했다. 두 선수는 올해 골든글러브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음을 만천하에 증명했고, SSG의 현재이자 미래가 되는 소득을 얻었다.
지난 2년간 꾸준히 앞으로 걸음을 내딛은 최지훈은 3년차 시즌인 올해 리그 최고의 외야수 중 하나로 성장했다. 자신의 최대 목표였던 144경기 전 경기 출전이라는 훈장을 벨트에 두른 최지훈은 모든 경기에 나섰음에도 3할 타율(.304)을 끝내 지켰고, 여기에 173개의 안타와 31개의 도루를 보탰다. 수비에서는 이제 박해민(LG)이나 정수빈(두산)과 같은 최고수들에게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한 인정을 받았다.
지난해 깜짝 3할 유격수가 되며 큰 관심을 모은 박성한은 올해도 그 기세를 이어 가며 지난해의 활약이 운이 아니었음을 과시했다. 시즌 140경기에서 타율 0.298, 56타점, 12도루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수준의 공격 생산력을 이어 갔다. 시즌 막판 수비에서 다소 흔들리기는 했지만 중반까지는 이 분야에서도 정상급 선수가 될 잠재력을 증명했다. 막판 고비에서 마냥 추락하지 않고 다시 벼랑을 기어오르며 마지막까지 3할에 도전했다는 건 박성한이 기초체력을 갖춘 선수임을 훌륭하게 증명하고 있었다.
외야에는 이정후(키움), 호세 피렐라(삼성), 나성범(KIA)이라는 '3대장'이 버티고 있다. 최지훈의 성적이 굉장히 뛰어났던 것은 사실이지만 골든글러브 투표에서는 다소 불리한 여건이다. 유격수 부문에서도 오지환(LG)이라는 20홈런-20도루 유격수가 하필 올해 나왔다. 역시 무게추는 다소 기울어져 있다. 골든글러브급 성적을 내고도 수상에 실패한다면 이 또한 아쉬운 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두 선수는 아직 20대 중반의 선수들이다. 그리고 20대 중반의 선수들 중 해당 포지션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앞으로 이런 기량과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당장 올해 타이틀을 거머쥐지 못하더라도 기회는 계속 올 것이다. 골든글러브라는 훈장이 없다 해도 그렇게 실망할 필요는 없는 이유다.
두 선수뿐만이 아니었다. 마운드에서도 김원형 SSG 감독이 가장 눈여겨 본 좌완 선발 오원석(21)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오원석은 올해 24번의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4.16을 기록하는 등 기어이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웠다. 4.50의 평균자책점 등 세부 지표에서 발전할 필요는 있으나 올해 규정이닝을 채운 22명의 선수 중 하나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만 21세 이하 투수는 이의리(KIA)와 오원석이 전부였다.
시즌 중반 장타력을 선보이며 커다란 잠재력을 발휘한 전의산(22)의 등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좌완에 대한 약점,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떨어진 타격감, 그리고 보완 여지가 있는 1루 수비와 별개로 77경기에서 13개의 대포를 쏘아 올리며 SSG 홈런 공장의 차기 공장장 후보로 낙점을 받았다. SSG 팬들은 네 명의 기둥들이 튼튼하게 자라는 그 과정에서 미래까지 이야기 할 수 있는 즐거운 안주를 손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