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정민철 단장 "팬들 기대 부응 못해 죄송…멀리서도 한화 응원하겠다" [춘추 피플]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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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5
3년간 한화 리빌딩 작업을 진두지휘한 '레전드' 정민철 단장이 임기 만료로 팀을 떠났다. 정 단장은 "팬들이 기대하는 결과를 내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멀리서도 한화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민철 한화 전 단장(사진=스포츠춘추 DB)
[스포츠춘추]
또 한명의 독수리 레전드가 한화 이글스를 떠났다. 지난 3년간 한화의 리빌딩 작업을 진두지휘한 정민철 단장이 임기를 마치고 한화와 작별했다.
성적은 단장 책임, 흥행은 감독 책임.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내려오는 격언이다. 정 단장의 재임 기간 한화는 3년 연속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공개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라도 누군가는 3년 연속 꼴찌 성적을 책임져야 했다. 아직까지 선수 육성과 체질 개선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도 단장의 몫으로 돌아왔다.
한화와 팬들을 향한 정민철 단장의 사랑만큼은 진심이었다(사진=스포츠춘추 DB)
정민철 단장은 2019년 10월 8일 한화 10대 단장으로 부임했다. 선임 당시 구단은 "중장기적 강팀 도약이라는 구단의 비전을 실현할 적임자"라고 정 단장을 소개했다.
그러나 정 단장의 임기는 처음부터 시련의 연속이었다. 한화는 오랜기간 잘못된 구단 운영과 투자실패가 누적돼 대수술이 필요한 중환자였다. 기량과 몸값이 반비례하는 베테랑은 많고, 선수층은 얇았다. 구단 운영 시스템도 10개 구단 가운데 제일 뒤처졌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했지만 당장의 성적에 급급해 뒤로 미뤄두고 있었다.
결국 누적된 팀의 적폐가 2020년 초반 18연패와 최하위 추락으로 돌아왔다. 이 사태를 계기로 한화는 공개 리빌딩 실험을 시작했다. 클럽하우스의 나쁜 문화를 청소하기 위해 베테랑을 정리했고, 육성 시스템과 데이터 분석 역량도 강화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등 외국인 코칭스태프도 영입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대놓고 탱킹을 시도한 만큼 작년 최하위 성적은 어느 정도 예견한 결과. 팬들도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리빌딩 2년째인 올해도 최하위에 그치자 여론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했다. 한화의 방향성에 대한 비판과 회의론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임기가 끝난 정 단장이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돌아보면 지난 3년은 야구인 정민철 인생에서 최대 시련이었다. 사랑하는 팀 한화의 최하위도 마음 아팠지만,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후배들을 팀에서 쫓아내는 악역까지 맡아야 했다. 단장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인데 모든 비판은 단장에게 집중됐다. 리빌딩의 성과를 수치화하기는 쉽지 않지만 꼴찌 성적표는 쉽게 눈에 띄었다.
그러나 정 단장은 떠나면서도 변명하지 않았다. 스포츠춘추와 통화에서 정 단장은 "지난 3년간 한화 팬들이 기대하신 만큼의 결과를 내지 못해 죄송하다. 내 능력이 모자랐다.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고, 내 능력의 한계를 자성하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신인드래프트에서 김서현을 지명하는 정민철 단장(사진=한화)
정 단장은 후임 손혁 단장과 올 한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구단의 미래를 준비했다. 팀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로 영입한 손 단장과 신인드래프트, 스카우트는 물론 원정경기까지 동행하며 자신이 떠난 뒤를 준비했다. 정 단장은 "손 단장님은 합리적이고 스마트한 분이라 구단을 잘 이끌어가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 단장은 "한화를 사랑하는 야구인으로서, 박찬혁 대표이사님이 계시는 동안 팀이 강팀으로 올라섰으면 한다"는 바람을 말했다. 정 단장은 "그동안 야구계에서 많은 분과 만났지만, 야구단 수장으로 박 대표님 같은 분을 만나기 쉽지 않다. 박 대표님이 계실 동안에 한화가 꼭 장기적인 강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화를 떠난 정 단장의 거취를 놓고 야구계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이와 관련 정 단장은 "지금은 아무 생각이 없다"면서 "돌아보니 프로 선수가 된 뒤로 20년 넘게 한 번도 쉰 적이 없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부족했다. 지금은 가족들에 대한 책임을 다 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정 단장은 "비록 이제는 구단을 떠나지만, 밖에서도 한화가 잘 되기를 응원하겠다. 남은 한화 구성원들에게 많은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셨으면 한다"고 속마음을 표현했다. 비록 리빌딩의 결실은 못 보고 떠나지만, 한화를 향한 그의 사랑만큼은 한결같은 진심이었다.
[스포츠춘추]
또 한명의 독수리 레전드가 한화 이글스를 떠났다. 지난 3년간 한화의 리빌딩 작업을 진두지휘한 정민철 단장이 임기를 마치고 한화와 작별했다.
성적은 단장 책임, 흥행은 감독 책임.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내려오는 격언이다. 정 단장의 재임 기간 한화는 3년 연속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공개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라도 누군가는 3년 연속 꼴찌 성적을 책임져야 했다. 아직까지 선수 육성과 체질 개선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도 단장의 몫으로 돌아왔다.
한화와 팬들을 향한 정민철 단장의 사랑만큼은 진심이었다(사진=스포츠춘추 DB)
정민철 단장은 2019년 10월 8일 한화 10대 단장으로 부임했다. 선임 당시 구단은 "중장기적 강팀 도약이라는 구단의 비전을 실현할 적임자"라고 정 단장을 소개했다.
그러나 정 단장의 임기는 처음부터 시련의 연속이었다. 한화는 오랜기간 잘못된 구단 운영과 투자실패가 누적돼 대수술이 필요한 중환자였다. 기량과 몸값이 반비례하는 베테랑은 많고, 선수층은 얇았다. 구단 운영 시스템도 10개 구단 가운데 제일 뒤처졌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했지만 당장의 성적에 급급해 뒤로 미뤄두고 있었다.
결국 누적된 팀의 적폐가 2020년 초반 18연패와 최하위 추락으로 돌아왔다. 이 사태를 계기로 한화는 공개 리빌딩 실험을 시작했다. 클럽하우스의 나쁜 문화를 청소하기 위해 베테랑을 정리했고, 육성 시스템과 데이터 분석 역량도 강화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등 외국인 코칭스태프도 영입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대놓고 탱킹을 시도한 만큼 작년 최하위 성적은 어느 정도 예견한 결과. 팬들도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리빌딩 2년째인 올해도 최하위에 그치자 여론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했다. 한화의 방향성에 대한 비판과 회의론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임기가 끝난 정 단장이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돌아보면 지난 3년은 야구인 정민철 인생에서 최대 시련이었다. 사랑하는 팀 한화의 최하위도 마음 아팠지만,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후배들을 팀에서 쫓아내는 악역까지 맡아야 했다. 단장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인데 모든 비판은 단장에게 집중됐다. 리빌딩의 성과를 수치화하기는 쉽지 않지만 꼴찌 성적표는 쉽게 눈에 띄었다.
그러나 정 단장은 떠나면서도 변명하지 않았다. 스포츠춘추와 통화에서 정 단장은 "지난 3년간 한화 팬들이 기대하신 만큼의 결과를 내지 못해 죄송하다. 내 능력이 모자랐다.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고, 내 능력의 한계를 자성하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신인드래프트에서 김서현을 지명하는 정민철 단장(사진=한화)
정 단장은 후임 손혁 단장과 올 한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구단의 미래를 준비했다. 팀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로 영입한 손 단장과 신인드래프트, 스카우트는 물론 원정경기까지 동행하며 자신이 떠난 뒤를 준비했다. 정 단장은 "손 단장님은 합리적이고 스마트한 분이라 구단을 잘 이끌어가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 단장은 "한화를 사랑하는 야구인으로서, 박찬혁 대표이사님이 계시는 동안 팀이 강팀으로 올라섰으면 한다"는 바람을 말했다. 정 단장은 "그동안 야구계에서 많은 분과 만났지만, 야구단 수장으로 박 대표님 같은 분을 만나기 쉽지 않다. 박 대표님이 계실 동안에 한화가 꼭 장기적인 강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화를 떠난 정 단장의 거취를 놓고 야구계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이와 관련 정 단장은 "지금은 아무 생각이 없다"면서 "돌아보니 프로 선수가 된 뒤로 20년 넘게 한 번도 쉰 적이 없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도 부족했다. 지금은 가족들에 대한 책임을 다 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정 단장은 "비록 이제는 구단을 떠나지만, 밖에서도 한화가 잘 되기를 응원하겠다. 남은 한화 구성원들에게 많은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셨으면 한다"고 속마음을 표현했다. 비록 리빌딩의 결실은 못 보고 떠나지만, 한화를 향한 그의 사랑만큼은 한결같은 진심이었다.